저자: 경제해적단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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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 기대에도 원/달러 환율이 13개월 만에 1,368원대로 급락한 원인을 한국 요인에서 찾는다. 반도체 수출 호조(8월 반도체 수출 466억 달러, +209%)와 무역흑자 누적 2025억 달러,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환원에 따른 달러 매도 기대, 한국은행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인상(3.00%), 외환보유액 역대 최대 증가(+143억 달러)가 원화 강세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주주환원 환전은 일회성이고, 배당·자사주 매도 외국인의 달러 송금, 서학개미 달러 수요, 중동 리스크, 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되돌림 요인이라고 본다. 증권사 전망치(9월 1350원대, 연말 1300원 등)를 소개하며 단기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정리한다. 달러 매수는 실수요는 분할 환전, 미국주식 투자자는 종목이 우선, 투자 대상으로서는 자산의 5~10% 보험 수준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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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달러가 떨어졌습니다. 이거 경제 교과서를 정면으로 뒤집는 일입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전 세계 돈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원화는 약해지고 환율은 올라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우리가 지겹도록 봐온 공식이죠. 그런데 지난주 연준 의장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한 바로 그 주에 원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석 달 전 1,561원에서 지금 1,350원대, 200원이 빠졌습니다. 공식이 깨진 겁니다. 이유는 미국에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 있습니다. 정확히 세 가지인데, 그 중 하나는 여러분이 최근 뉴스에서 분명히 보셨을 겁니다.
다만 그게 환율과 연결된다는 건 아마 모르셨을 겁니다. 오늘 그 세 가지를 다 풀어 드리고, 지금 달러를 사야 하는지까지 답을 드리겠습니다. 좋아요, 구독, 알림 설정 꾹 눌러 주세요.
올해 상반기 환율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1분기 평균이 1,466원, 2분기 평균은 1,500원을 넘겼습니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7월 초에는 일주일 종가 평균이 1,525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다 방향이 꺾입니다. 7월 1일 장중 고점이 1,559.20원이었는데, 8월 24일에는 1,376.5원까지 내려옵니다.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183원이 빠진 겁니다.
8월 19일에는 주간 거래 종가가 1,397.7원을 찍으면서 11개월 만에 1,300원대 종가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8월 3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종가가 1,368.6원. 작년 7월 24일 이후 1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어제 종가도 1,368.7원이었고, 오늘 새벽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1,358원까지 호가가 나왔습니다.
숫자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오시죠? 이렇게 바꿔 보겠습니다. 미국 여행을 간다고 치고 1,000달러를 환전한다고 해봅시다. 6월 고점이었던 1,561원으로 바꾸면 156만 1,000원이 나갑니다. 지금 1,363원으로 바꾸면 136만 3,000원입니다. 차이가 19만 8,000원, 딱 20만 원이죠. 3인 가족이면 60만 원입니다. 같은 돈으로 같은 여행을 가는데 넉 달 차이로 60만 원이 왔다 갔다 한 겁니다. 이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의 크기입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됐을까요? 먼저 짚고 갈 이상한 지점이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의장이 올해 5월에 바뀌었습니다. 케빈 워시라는 사람입니다. 취임하고 두 번의 회의에서는 계속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시장은 이 사람이 조용히 갈 거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8월 28일 미국 잭슨홀에서 열린 연설에서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요지는 이랬습니다. 물가가 목표치인 2퍼센트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돌려 말했지만 뜻은 분명합니다. 물가가 안 잡히면 금리를 올리겠다는 겁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이 일주일 전 39.9%에서 57%로 뛰었습니다. 그날 달러 인덱스도 0.55% 올랐습니다.
여기서 환율의 기본 원리를 한 번만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오늘 영상에서 계속 쓸 그림이니까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나라마다 물통이 하나씩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물통에는 이자율이라는 이름의 수도꼭지가 달려 있습니다. 미국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제일 콸콸 나오면, 전 세계 돈은 미국 물통으로 흘러갑니다. 한국에 있던 돈도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미국으로 갑니다.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늘면 달러 값이 오르고, 그게 바로 환율 상승입니다.
지금 미국이 하려는 게 바로 자기 수도꼭지를 더 트는 겁니다. 상식대로면 환율은 1,400원, 1,450원으로 다시 올라가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안 올라갔습니다. 오히려 그 연설 다음 거래일인 8월 31일에 환율은 3.9원이 더 떨어져서 1,368.6원에 마감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는 신호를 보낸 바로 그 주에 원화가 13개월 만에 최고 강세를 찍은 겁니다.
이건 미국 쪽 힘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한국 쪽에서 그 힘을 압도할 만큼 강하게 환율을 끌어내리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게 뭔지 하나씩 보겠습니다.
지난 1일에 나온 8월 수출입 동향을 보겠습니다. 8월 수출이 982억 5천만 달러였습니다. 작년 같은 달보다 17% 늘었습니다. 참고로 올해 6월과 7월은 1위와 2위 기록입니다.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수출 1천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이 안에서 반도체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466억 5천만 달러입니다. 작년 대비 209% 증가입니다. 세 배가 넘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8월 전체 수출의 거의 절반이 반도체 하나에서 나왔습니다. 그것도 석 달 연속 4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수입은 635억 1천만 달러였으니 무역수지는 347억 5천만 달러 흑자입니다. 석 달 연속 300억 달러가 넘는 흑자입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무역 흑자는 202억 5천만 달러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2억 2천만 달러가 더 쌓였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실감 나게 바꿔 보겠습니다. 202억 5천만 달러면 지금 환율로 대략 27조 6천억 원입니다. 8개월 동안 한국이 외국에 물건 팔아서 받은 돈에서 사다 쓴 돈을 뺐더니 27조 원이 넘게 남았다는 겁니다. 정부 1년 예산이 700조 원대인 걸 생각하면, 그 4%가 넘는 규모가 무역 하나에서 나온 겁니다.
수출로 받은 돈은 달러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직원 월급 주고, 세금 내고, 협력 업체 대금 치르려면 원화가 필요합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는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야 합니다. 시장에 달러가 늘어나면 달러 값이 떨어지고 환율이 내려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서를 하나 붙여야 합니다. 무역 흑자가 크다고 환율이 자동으로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한국은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를 냈습니다. 그런데 환율은 1,400원, 1,500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벌어들인 달러가 한국에 안 남고 다시 밖으로 나갔기 때문입니다. 이건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지금 알아야 할 건 규모의 문제입니다. 미국 재무부 추정으로, 한국 개인 투자자가 1년 동안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이 300억 달러 이상입니다. 큰 돈이죠. 그런데 올해 무역 흑자는 8개월 만에 202억 5천만 달러입니다. 나가는 파이프는 그대로인데 들어오는 파이프가 너무 굵어져서, 이제는 다 상쇄가 안 되는 지점까지 온 겁니다.
여러분이 뉴스로는 봤지만 환율과 연결은 안 시켜봤을 사건입니다. 8월 19일 SK하이닉스가 약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서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틀 뒤인 8월 21일에는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90조 원에서 11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올해 주주환원 방안을 의결했습니다. 두 회사가 발표한 금액을 단순히 합치면 130조 원에서 150조 원 수준입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뉴스죠. 그런데 이게 왜 환율 얘기냐? 한 가지만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자사주를 사거나 배당을 주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원화가 필요합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려면 원화로 사야 하고, 국내 주주에게 배당을 주려면 원화로 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이 벌어 놓은 돈은 대부분 뭘까요? 달러입니다. 반도체를 수출해서 받은 달러입니다. 그러면 답이 나옵니다. 부족한 원화를 만들려면 달러를 팔아야 합니다. 그것도 조 단위로 시장에 달러가 쏟아지고 원화 수요가 폭증합니다. 환율이 내려갑니다.
이게 그냥 이론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실제 사례가 이미 있었습니다. 지난 7월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 ADR을 통해 조달한 265억 달러를 국내로 들여온 일이 있었습니다. 한 증권사가 이 기간 환율을 뜯어 봤는데요. 환전 기대감이 반영된 7월 3일부터 14일까지 약 57원이 빠졌고, 실제 환전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7월 15일부터 8월 11일까지 약 74원이 더 빠졌습니다. 그 기간 누적 하락폭이 약 129원입니다. 기업 한 곳의 자금 유입만으로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힌 겁니다.
다만 이 129원 전부가 SK하이닉스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로 들여온 이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장외에서 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시장에 직접 풀린 달러는 조달액보다 훨씬 적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이 정도 규모의 달러가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 심리를 바꿔 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주주환원 규모는 그 ADR 조달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지난달 환율이 계속 밀린 것도 월말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에 주주환원 기대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저는 이게 판을 바꾼 결정이라고 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에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습니다. 3년 반 만의 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8월 27일, 한 달 만에 또 올렸습니다. 2.75%에서 3.00%로, 두 달 연속 인상, 이른바 '빅 0.25'입니다. 금통위원 일곱 명 중 여섯 명이 찬성했습니다.
시장은 이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종사자 100명에게 물었더니 79%가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거의 여덟 명 중 여섯 명이 틀린 겁니다. 기준금리가 3%대로 다시 올라선 건 약 1년 6개월 만입니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같은 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확 올려 버렸습니다. 반도체 경기 덕분입니다.
이게 환율에 왜 중요한지는 아까 그 수도꼭지로 돌아가면 바로 보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수도꼭지는 3.75%에서 4%, 한국 수도꼭지는 2.5%였습니다. 격차가 최대 1.5%포인트까지 벌어졌습니다. 돈이 미국 쪽으로 흐르는 게 당연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미국이 3.50%에서 3.75%, 한국이 3.00%입니다. 격차가 0.5%에서 0.75%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여전히 미국이 높지만, 벌어진 틈이 절반 이하로 좁혀진 겁니다. 여기에 성장률 전망까지 올라갔습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이자도 예전만큼 차이 나지 않고 경제도 잘 돌아가는 나라가 된 겁니다. 돈이 나갈 이유가 줄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도 이번 결정을 두고, 물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과 함께 환율을 안정권으로 속도감 있게 진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사실상 환율을 보고 금리를 올린 셈입니다.
오늘 아침 이 흐름을 뒷받침하는 숫자가 하나 더 나왔습니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422억 8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 만에 143억 3천만 달러가 늘었습니다. 1971년에 월별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입니다. 종전 기록이 2009년 5월의 142억 9천만 달러였는데, 그걸 넘어섰습니다. 나라 곳간의 달러가 이만큼 쌓였다는 건, 환율이 흔들릴 때 정부가 쓸 수 있는 방어막이 그만큼 두꺼워졌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 들으시면 그림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 반도체는 터지고, 대기업은 달러를 풀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외환보유액은 역대급으로 쌓였습니다. 환율은 계속 내려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여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 반대로 봐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네 가지만 짚겠습니다.
첫째, 지금 환율을 끌어내리는 힘의 상당 부분이 일회성이라는 점입니다. 주주환원 환전은 매달 반복되는 일이 아닙니다. 한 번 바꾸면 끝입니다. 게다가 증권가에서는 발표된 금액이 전부 환전되지도 않을 거라고 봅니다. 회사들이 이미 갖고 있는 원화와 국내 영업으로 들어오는 현금을 감안하면, 실제 환전 비중은 전체 재원의 40%에서 60%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더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배당을 받은 외국인 주주는 그 원화를 다시 달러로 바꿔서 본국으로 보냅니다. 자사주 매입에 응해서 주식을 판 외국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달러가 들어오는 국면이지만, 몇 달 뒤에는 나가는 국면이 옵니다. 되돌림 압력이 생긴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우리가 지난 2년간 봐왔던 구조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바로 해외 주식 투자입니다. 미국 재무부가 올해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 보고서는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한국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를 직접 지목했습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6%까지 늘었는데도 원화가 약해진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본 겁니다.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가 보관하고 있는 미국 주식 금액은 1,856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57조 원입니다. 5월에 2,041억 달러까지 불었다가 6월과 7월에 줄었는데, 8월 들어 다시 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미국 주식 사기가 유리해지죠. 그러면 서학개미들이 다시 달러를 삽니다. 달러 수요가 늘면 환율은 다시 올라갑니다. 환율 하락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만드는 구조인 겁니다.
셋째, 중동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 환율이 1,500원을 뚫었던 것도, 6월에 1,561원까지 갔던 것도 결국 이 문제였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나올 때마다 유가가 뛰었고, 환율이 같이 뛰었습니다. 한국은 원유를 거의 전량 수입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달러를 더 사서 내보내야 합니다. 여기서 상황이 다시 악화되면, 지금까지의 하락은 순식간에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넷째, 다시 미국 금리입니다. 이달 15일과 16일 FOMC에서 실제로 금리를 올린다면, 시장은 한 번 더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지금은 인상 확률이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라 시장이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달러가 못 오르고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실제로 인상이 확정되고 앞으로 더 올릴 수 있다는 신호까지 나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금 환율을 끌어내리는 힘은 강하지만 상당 부분 한시적입니다. 반대로 환율을 밀어 올리는 힘은 지금은 약해 보이지만 구조적입니다. 이 차이를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증권사 전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IM증권은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9월 중 1,350원대 진입을 예상했습니다. 한 달 뒤 전망치는 1,350원, 연말 전망치는 1,3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망은 벌써 앞부분이 맞아 버렸습니다. 오늘 아침 환율이 이미 1,350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9월 중에 갈 거라던 자리에 9월 3일에 도착한 겁니다. 그만큼 지금 흐름이 빠릅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에 따른 달러 매도 가능성을 반영해서 1차 지지선을 1,340원에서 1,350원으로 봤습니다. 지금 위치가 바로 그 문턱이라는 얘기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러 인덱스가 96에서 97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환율 하단이 1,360원 안팎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전체 예상 범위는 1,340원에서 1,520원으로 넓게 열어뒀습니다. 위쪽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겁니다. 상상인증권은 앞으로 12개월 예상 범위를 1,325원에서 1,4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이걸 다 합쳐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장이 지금 바로 앞에 두고 있는 벽은 1,340원에서 1,350원 구간입니다. 여기서는 오히려 싸진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붙을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며칠 안에 쭉쭉 빠질 자리는 아닙니다. 다만 더 길게 보면 1,300원에서 1,325원까지 열어두는 전망도 분명히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남은 폭이 크지 않지만, 몇 달 단위로 보면 더 내려갈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고점 1,561원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린 200원, 그 대부분은 이미 지나갔다는 겁니다. 남은 구간은 그때만큼 크지 않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제일 궁금해하실 질문입니다. 이건 여러분이 어떤 목적으로 달러를 쓰는지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세 가지 경우로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여행이나 유학처럼 실제로 달러를 써야 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지금이 나쁘지 않습니다. 아주 좋다고는 말씀 못 드립니다. 1,360원도 역사적으로 보면 결코 낮은 환율이 아니거든요. 2022년 이전에는 1,200원만 넘어도 고환율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높은 자리입니다. 다만 1,561원에 비하면 확실히 낫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는 시한이 있습니다. 다음 달에 떠나는 여행 경비를 연말 1,300원을 기대하면서 미룰 수는 없죠. 이럴 때 제가 권하는 건 하나입니다. 나눠서 바꾸세요. 필요한 금액을 몇 번에 나눠서 몇 주 간격으로 환전하는 겁니다. 바닥을 맞추려고 하지 마세요. 프로들도 못 맞춥니다. 대신 평균을 만드세요. 그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두 번째, 미국 주식에 투자하시는 분들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환율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1,561원에서 산 주식은 환율이 1,363원이 된 지금, 주가가 그대로여도 원화로 따지면 12% 넘게 손실입니다. 반대로 지금 환전해서 사면, 나중에 환율이 오를 때 그만큼이 수익으로 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습니다. 환율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사면 안 됩니다. 환율이 여러분 수익률을 흔드는 폭은 잘해야 10%대입니다. 종목 선택은 수익률을 반으로 만들 수도 있고 두 배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는 명확하죠. 환율은 타이밍을 잡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하기로 한 투자의 비용을 조금 아끼는 도구입니다. 순서를 바꾸지 마세요. 살 종목이 먼저고, 환율은 그다음입니다. 굳이 활용하시겠다면 이렇게 하세요. 매달 일정 금액을 미국 주식에 넣는 분이라면, 환율이 1,350원 아래로 더 내려올 때 평소보다 조금 더 환전해 두는 정도. 그 이상은 욕심입니다.
세 번째, 달러 자체를 투자 대상으로 보고 사려는 경우입니다. 이건 조금 다르게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달러는 주식이 아닙니다. 주식은 회사가 돈을 벌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근거가 있습니다. 달러는 그런 게 없습니다. 통화끼리의 상대 가격일 뿐이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몇 년씩 제자리에 있기도 합니다. 이자가 붙는 달러 예금이라고 해도 원화 예금 금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간입니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냉정하게 보면 위험과 보상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아래로 남은 폭은 시장이 대체로 크지 않다고 보는 반면, 위로는 중동 상황이나 FOMC가 터지면 순식간에 100원이 열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 달러를 사는 건 사실상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쪽에 거는 배팅에 가깝습니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자산의 일부를 달러로 들고 있는 건 위기에 대비하는 보험으로서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집에 소화기를 두는 거랑 같습니다. 소화기는 수익률로 평가하는 물건이 아니죠. 평생 안 쓰고 버리는 게 제일 좋은 결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산의 5%에서 10% 정도를 달러로 들고 있는 건 보험입니다. 여기서 더 떨어질까 봐 조바심 내면서 전 재산을 달러로 옮기는 건 투기입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행동입니다.
지난 6월 뉴스와 유튜브에는 1,500원이 뉴노멀이라는 말이 넘쳤습니다. 앞으로 1,500원대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때 그 말을 믿고 1,550원에 달러를 산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겁니다. 지금 그분들은 190원 가까이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반대로 1,300원대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달 만에 시장의 언어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환율은 예측하는 게 아니라 대응하는 겁니다. 예측이 꼭 맞아야만 하는 상황에 들어와 있다면, 그건 이미 여러분이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라는 신호입니다.
오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이번 200원의 하락은 미국이 달러를 놓아서 생긴 게 아니라, 한국이 반도체로 달러를 쓸어 담고 대기업이 그 달러를 시장에 풀어서 만들어진 하락입니다. 그러니까 반도체 호황이 꺾이거나 대기업의 환전이 끝나면 이 힘도 같이 식습니다.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구조를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다음에 환율이 크게 흔들릴 때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환율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더 떨어진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여기가 바닥이라고 보시나요? 혹시 이미 달러를 사 두셨다면 얼마에 사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댓글로 남겨 주시면 하나하나 읽어 보겠습니다. 오늘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립니다. 다음 영상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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