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홍철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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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결론: 워시 연준의장 발언은 기존 매파 기조의 반복이며, 지표 신뢰도가 낮아 금리 방향 판단에 지표보다 정치·여론 요인을 더 봐야 한다는 입장. 워시 발언 평가: 9월 인상 확률이 하루 만에 35%에서 57%로 뛴 것은 말 한마디에 시장이 흔들린 것이며, 경제지표 분석의 의미가 약하다고 주장. 지표 신뢰도: 미국 고용·GDP 등 대부분 지표는 장님과 코끼리 비유처럼 부분 정보이며 사후 수정도 커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봄. 연준 의사결정: 연준 위원 다수가 반트럼프 성향이어서 통화정책이 정치적으로 이뤄지며, 중앙은행장은 소수의견을 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설명. 빅테크·AI 투자: 헤지펀드가 빅테크에 숏을 걸어 두어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여론 형성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 빅테크 조달금리는 국채 대비 약 80bp 이상이며 25bp 인상이 투자 수익성을 훼손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낮다고 평가. 재정적자: 미국 재정적자 비율은 최근 개선 추세이며 GDP 대비로 보면 부채 우려는 과장됐다고 주장. 금리 전망: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졌으나 시장 과잉반응 가능성을 시사. 장기금리 상승은 이유 없이 움직이는 것이라 더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 환율·금: 원/달러 환율이 7년간 상승 후 하단선을 깨 기술적 변곡 신호로 보며, 금은 차트상 상승 시점이라고 판단. 리스크: 금리 변동성 확대 시 급격한 움직임 가능성, 단기 투자 시계에서는 변동성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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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파지도 문농철의 다른 시각 시작하겠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예, 안녕하세요. 문홍철입니다.
케빈 워시 발언, 새로운 건 없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100일 연설을 했는데, 언론 보도는 대부분 '매파적'이라는 쪽이었습니다. 벌써 100일이나 됐군요. 그 보도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9월 인상 확률이 하루 만에 35%에서 57%로 뛰었습니다. 말 한마디로 확률이 왔다 갔다 할 거면 경제 지표 분석을 왜 하겠습니까. 거꾸로 얘기하면, 경제 지표를 볼 필요가 없다는 얘기죠. 중앙은행장이 이렇게 얘기하면 우르르 그쪽으로 갈 텐데, 굳이 고용이나 물가를 왜 보겠어요.
전반적인 총평을 하신다면요? 예전과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원래 매파였어요. 전보다 더 매파적이었거나 덜 매파적이었으면 그에 맞는 평가가 나왔겠지만, 하던 얘기가 똑같아서 새로울 게 별로 없습니다.
새로운 건 시장의 기대입니다. 물가와 고용 지표가 망가져서 시장은 9월에 금리를 안 올리겠구나 생각하고 있었고, 내심 워시 의장에게 기대를 걸었죠. 지표가 나빠졌으니 비둘기적 스탠스가 나오거나 9월 인상은 없겠구나 했는데, 중앙은행장이 말 한마디 하니까 시장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다시 프라이싱을 한 겁니다.
선제적 정책 발언, 한국은행 디스?
워시가 "낡았거나 부정확한 지표와 단일 관측에 의존해 선제적으로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이건 좀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이 이번에 금리를 두 번 올린 것도 선제적 인상이었잖아요. 가랑비에 옷 젖듯, 가래로 막을 걸 호미로 막겠다는 건데 원시 의장이 감히 한국은행 정책을 이런 식으로 디스하는 거죠.
제가 이걸 설명드린 건 워시의 입장에서 본 것이지 제 생각이 아닙니다. 자막 넣어 주세요. "문홍철 팀장님의 입장이 아니고 워시의 입장입니다." 워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모든 건 사후적으로 알 수 있다는 거죠. 올빼미는 지혜롭지만 늦게 온다는 얘기예요. 일이 다 끝난 뒤에야 지혜를 발표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금 나오는 대부분의 미국 지표가 그렇습니다. 이번 달 고용이 잘 나왔네 못 나왔네, GDP가 좋네 나쁘네 하는데 아무 의미가 없어요.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코를 만지면 굵은 뱀이고, 귀를 만지면 가마니 같고요. 5년쯤 지나면 전체 코끼리가 보이겠지만, 5년 뒤 지표를 보는 사람은 없잖아요. 케빈 워시의 말이 정확히 그걸 꿰뚫고 있는 겁니다.
'데이터 디펜던트'의 위험
사람들이 "데이터 디펜던트"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굉장히 위험한 말입니다. 데이터가 말이 안 되는데 그걸 가지고 디펜던트 하다니요. 그나마 고용과 물가가 낮게 나온 건 디플레 쪽으로 가는 경제에 대한 신호라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건 워시 개인보다 연준의 중론이에요. 중론 자체가 지표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지표는 엉터리인데, 그 엉터리 지표도 제대로 보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에 근거해서 통화정책을 하겠어요? 주로 정치적으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적절치 않은 거죠.
워시의 얘기는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건데요. 미국 고용 지표는 100만 건씩 하향 수정되기도 합니다. 그걸 왜 보느냐는 거죠. 그렇다고 수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통화정책을 점검하지도 않습니다. 처음에 지표가 좋다고 금리를 올리고, 나중에 틀렸다는 게 드러나도 금리를 내리지 않아요. 결국 처음부터 모든 게 엉망이라는 겁니다.
워시는 이런 엉망진창 속에서 실수를 줄이겠다는 입장입니다. 방법은 지표를 절대적으로 보지 않는 것과 보완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고용이라면 인디드, 챌린저, 잡포스팅 같은 기업들이 자체 통계를 만듭니다. 여러 통계를 함께 보면 서로 어긋나기도 하고 일치하기도 하는데, 이걸 종합적으로 보고 통화정책을 하자는 게 워시의 의견입니다. 다만 이건 주류 의견은 아닙니다. 주류는 여전히 데이터 디펜던트에 머물러 있죠.
단기금리와 양적완화 오해
워시는 "양대 책무 달성을 위한 주된 정책 수단은 단기금리이며,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진정한 위기에서만 쓰고 그 외에는 가급적 제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좀 있는데요. 연준은 지금까지 양적완화를 한다,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얘기를 하지만 실제로는 그 프로그램이 끝난 지 한참 됐습니다.
워시가 핵심으로 보는 건 장기채 매매를 연준이 직접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기채 매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없어요. 중앙은행이 단기채를 사고팔아 시장금리를 기준금리에 맞추는 건 전통적 통화정책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워시가 QE를 싫어한다고 오해하시는데, 싫어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연준은 QE를 안 한 지가 한참이에요. 요즘 연준이 단기채를 매입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이긴 하지만 QE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워시가 그것을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요. GDP 대비 연준 대차대조표는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갔습니다.
그러니 워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QE 하면 장기채 악재고 금리가 올라야 한다"고 받아들이는 건 이해합니다. 그런데 워시가 실제 의도하는 건 그것과 좀 다릅니다. 앞으로 위기가 올 수 있고, 경제가 나빠질 수도 있죠. 경제가 안 좋다고 장기채를 사지 말라는 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위기가 오면 어떡하냐? 그때는 장기채를 사야죠. 진정한 위기인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합니까?
커뮤니케이션의 역설
워시가 자주 한 말이 있습니다. "연준은 발언을 줄이고, 목적이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며, 전망과 설명의 양이 아니라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실제 정책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겠다는 얘기인데, 옛날에 했던 얘기와 똑같죠.
저는 이 부분에 대한 시각이 사람들과 다릅니다. 사람들은 중앙은행이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시그널을 투명하게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가 보는 정보는 제한돼 있고, 정치적 압력도 있어서 통화정책이 그렇게 잘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투명하게 하면 문제가 증폭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버퍼를 둬야 해요. 미래에 행동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을 넓게 남겨 둬야 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을 모호하게 하는 겁니다.
이걸 가장 명확하게 실천한 사람이 금융위기 이전의 그린스펀 의장이었죠. 그는 대중에게 인터뷰도 많이 하지 않았고, 의회 증언에서도 말을 아꼈습니다. 유튜브에 그의 증언이 있을 텐데 들어보면 무슨 말인지 잘 모릅니다. 그가 멍청해서 그런 게 절대 아닙니다. 시장이 충격받지 않도록, 시장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나중에 정책의 유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한 겁니다.
안타깝게도 금융위기가 벌어졌고, 시장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그럴 때는 중앙은행이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모든 걸 맡겠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잠깐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잠깐 쓰고 말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잘못된 겁니다.
어린아이가 사탕을 쪽쪽 빨고 있는데 뺏으면 울죠. 지금 시장이 그렇습니다. 그동안 중앙은행이 사탕을 계속 먹여 주고, 지표도 해석해 주고, 금리 경로도 다 알려 줬는데 갑자기 알려 주지 않겠다고 하니까 시장이 짜증을 냅니다. "알려줘, 더 밀어붙일 거야, 변동성 높일 거야." 그래서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스에 워시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불투명한 의사소통이 시장에 도움이 안 되고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라는 말이 맨날 나오죠.
시험 전에 선생님이 범위를 알려 주면, 학생들은 거기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안 보죠. 그런 학생이나 시장이 떼를 쓴다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시면 큰일 납니다.
9월 금리 전망과 연준의 구조
워시가 얘기한 것을 일곱 가지 정도로 정리해 왔는데, 말씀하신 대로 들어서는 잘 모르겠네요. 9월 금리는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워시는 개인적으로는 비둘기에 가깝다고 봐야죠. 그런데 왜 매파 얘기를 하느냐고요? 직장 생활을 잘 모르는 분들이 이런 얘기를 자꾸 하시는데, 사장이 여러분을 팀에 꽂았다고 해서 여러분 마음대로 할 수 있나요? 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예전 사장 사람들이에요. 그 열 명이 전부 예전 사장이 꽂아 놓은 사람들인데, 트럼프의 연준 의장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너희 다 아웃"이라고 할 수는 없죠.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기억해 두세요. 중앙은행장은 소수 의견을 내지 않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원칙이에요. 그런데 이걸 잘 모르고 의장이 금리를 혼자 결정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중앙은행장은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고, 표가 팽팽할 때는 힘이 세죠. 그러나 지금 연준 인사들은 대부분 반트럼프 쪽인데, 의장이 "저는 금리를 내릴 겁니다, 경제가 안 좋다고 봅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직장 생활을 해보면 다 알게 되는 얘기죠.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하면, 의장이 나머지를 설득해서 다수 의견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수 의견의 의장이 들어가 있는 겁니다. 케빈 워시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모든 연준 인사가 인상하자고 하면, 워시는 소수 의견을 내야 하죠.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세계 어떤 중앙은행장도 소수 의견을 내지 않아요. FOMC가 끝나면 이번에 소수 의견이 누구였고 누가 반대했다는 뉴스가 뜨지만, 연준 의장은 거기에 절대 뜰 수 없어요. 한국은행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은행장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의견이 팽팽할 때 조율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한쪽으로 쏠려 있으면 나만 다른 쪽으로 갈 수는 없어요. 그린스펀도 그렇게 못 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이런 걸 오해하지 마세요. 트럼프가 앉혀 놨으니 비둘기가 아니라고 하면 틀린 거고, 비둘기는 비둘기인데 그렇다고 비둘기 말을 하면서 실제로는 안 올린다고 전망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점을 찍고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반트럼프 인사들이에요. 연준 이사는 일곱 명이고, 그중 한 명이 의장일 뿐입니다. 거기에 지역 연은 총재 다섯 명 정도가 더해져서 결정하죠. 이 사람들 대부분이 반트럼프예요. 그러니 워시를 연준과 동일시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이들을 매파라고 보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이든 시절 물가가 연준 목표보다 훨씬 높을 때도 금리를 50bp씩 내렸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그때 왜 50bp를 내렸을까요? 바이든이니까요. 이런 얘기를 하면 그 사람들은 싫어하겠죠. 논리는 이미 마음속에 정해져 있고, 논리는 그냥 갖다 붙이는 겁니다.
지금은 지표가 아리까리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고용은 나쁘고 물가도 별로 안 오르고 있죠. 물론 유가 때문에 물가가 올라갈 수도 있어요. 그러면 인상 명분이 생겨 보이기도 하죠. 그리고 AI 혁명과 빅테크의 막대한 투자에 반감을 가진 헤지펀드들이 미국 빅테크에 숏을 많이 걸어 놨습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은 금리를 빨리 올려야 자기가 돈을 법니다. 그래서 계속 언론이나 칼럼, 블로그를 통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9월 인상 확률은 오히려 높아지겠죠.
금리와 빅테크, 미국 국가부채
미국 국가부채가 상당한데, 금리가 오르면 부채 문제도 있고, 미국 주식시장에도 안 좋죠. 부채가 금리를 결정하고, 금리가 빅테크 주가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빅테크의 투자 규모가 너무 커졌어요. 잉여현금흐름을 다 써도 모자라서 금융권에서 새로운 금융기법까지 동원해 돈을 빌려 투자하고 있습니다.
빌려서 사업하는데 금리가 0.25%p 올라가면 위험하지 않냐고 하는데요, 빅테크들은 지금 10% 이상의 금리로도 빌립니다. 기존에 금리를 막 50~70bp씩 올렸을 때 같은 부담이 더해지는 셈이죠. 빅테크들의 조달 비용은 일반 회사채 기준으로 보면, 신용도가 높은 A나 트리플A 빅테크는 국채금리 대비 대략 플러스 80bp 정도입니다. 오라클처럼 신용도가 낮은 곳은 더 높고요. 사모 시장에서는 금리가 공개되지 않지만, 대략 국채 대비 80bp에 150bp 이상을 더 주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기준금리 25bp가 과연 문제가 될까요? 돈을 많이 벌 거라면서요. 방금 "자신이 없어서"라고 하셨죠. 자신이 없으면 금리는 핑계라는 얘기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닷컴 버블 때도 그렇고 금리가 주식시장을 무너뜨린 트리거처럼 보였던 적이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니 주식이 무너지고 기업들이 줄줄이 흔들렸다는 식이죠. 그런데 인과관계가 쉽지 않아요. 이미 사람들이 나쁘게 보고 있었는데 금리가 오른 것인지, 금리가 주가를 떨어뜨린 것인지 가리기 어렵습니다.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일 수도 있어요. 까마귀가 날아서 배가 떨어졌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처럼요. 중앙은행의 정책이 잘못돼서 그럴 수도 있고요. 주가 하락은 이미 과거에 결정됐고, 그걸 핑계로 연준이 금리를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25bp가 빅테크 조달 비용에 문제가 될 정도였으면, 애초에 그런 투자를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100bp를 올려도 수익성이 훼손될 투자라면 원래 하면 안 되는 투자입니다. 물론 AI 산업은 지금 시작 단계이고, 생산성이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전제가 있어요. 그렇다고 지금 투자를 안 할 수도 없는 딜레마가 있죠. 그런데 수익과 생산성이 확실하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은 별 문제가 안 됩니다.
빅테크의 ROE를 보면, 돈을 잘 벌 때는 30~60%, 40~50%도 나옵니다. 금리가 4~5%로 오른다고 해서 ROE가 그렇게 훼손된다면, 그건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람들이 빅테크와 AI 투자를 근본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과정에서 금리를 핑계로 삼은 건지, 아니면 진짜 금리 상승이 투자에 훼손을 주는 건지를 깊이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보면 보이는 모순
제가 요즘 보는 것 중 하나가 단순한 겁니다. 세상을 단순하게 보자고요. 빅테크가 투자를 많이 하면 설비투자가 늘어납니다. 설비투자는 GDP 항목에 바로 들어가요. 설비투자가 늘면 GDP가 바로 늘어나죠. 글로벌 IB들이 올해와 내년 미국의 성장과 물가를 상향 조정했는지만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금리가 올라가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설비투자가 많이 늘어난다는데, 올해와 내년 미국 성장과 물가에 대한 IB 전망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낮아지고 있어요.
미래의 생산성이 있을 거라면 지금 투자가 많으니까 미국 경제가 좋아야 하고, 경제가 좋으니 금리도 올라야 하는데, 왜 GDP와 물가 전망은 그대로 두는가요? 모순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들이 모순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그냥 금리가 미워서일 수 있어요. 빅테크에 안 좋은 뉴스를 퍼뜨려야 할 이유가 있는 거죠. 그래야 숏을 쳐 놓은 포지션에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음모론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런 측면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이 빅테크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는 건지, 아니면 이미 주가 하락 쪽에 배팅을 해놓고 논리를 찾는 과정에서 기준금리와 장기금리를 얘기하는 건지 봐야 합니다.
부채 걱정, 숫자로 보자
장기금리가 정부 부채 때문에 안 좋다고들 합니다.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부채가 안 좋다는 근거가 뭔지요? 부채가 40조 달러로 많다고들 하죠. 맞아요. 그런데 미국의 명목 GDP가 32조 달러 정도입니다. 그러니 부채 규모 자체로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면 이해는 할 수 있겠죠. 그럼 부채 증가 속도를 보여 주는 지표가 뭐가 있을까요? 그냥 막연히 부채가 빨리 늘어난다, 앞으로 더 빨라질 거다, 트럼프가 돈을 많이 쓸 거다, 국회의원들이 돈을 많이 쓸 거다라고 하죠. 세상에 돈을 쓰지 말자는 국회의원이 있겠어요? 그런 얘기는 뻔합니다. 그러니 뻔한 얘기는 빼고, 명확한 숫자로 판단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GDP 대비 연간 재정적자가 얼마나 나는지 보는 겁니다. 그런데 이 그래프를 아무도 보여 주지 않아요. 왜일까요? 그래프를 보여 주면 적자가 줄고 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죠. 부채 규모는 커졌지만, 재정적자의 비율은 줄고 있는 겁니다.
그래프를 한번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국은 빼고 봐야겠네요. 한국은 위험하니까요. 한국 외 선진국들의 GDP 대비 재정적자를 보면 0 근처입니다. 0은 재정 균형을 의미하죠. 지금 세계에서 부채가 가장 문제 되는 나라라는 일본과 미국을 보겠습니다. 일본은 거의 0에 가깝고, 코로나 이후 계속 개선됐어요. 코로나 전보다 더 좋아진 상태입니다. 일본이 이러다 재정흑자가 나겠냐고요? 그러면 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는 거죠. 적자가 있어도 적자 폭이 줄어들면 부채 증가 속도가 줄어드는 겁니다. 적자가 아예 없으면 총부채 증가가 멈추고요.
미국 그래프도 보겠습니다. 최근을 보면 추세가 확 줄어들고 있어요. 재정이 개선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그림은 아무도 안 보죠. 그러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 총액이나 부채 이자 비용 얘기만 합니다. GDP 자체가 커졌으니까요. GDP 대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말이 됩니까? 한 달에 100만 원 버는 가정의 부채 500만 원과, 한 달에 1,000만 원 버는 가정의 부채 500만 원은 다르죠. 부채가 같다고만 얘기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장기금리는 계속 올라가고 있고, 여러 사람이 우려하고 있으며, 심지어 재무장관이 나서서 이를 누르려는 행동까지 하는 걸로 읽힙니다. 그렇다면 너무 올라간다는 위협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이유가 없어요. 이유 없이 움직이는 게 제일 무서운 겁니다.
주식 트레이더 중에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종목이 아무 이유 없이 오르면 무조건 사야 한다고요. 이유 없이 오르는 건 더 강한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유는 나중에 갖다 붙이면 됩니다. 금리도 사람들이 한번 미워하기 시작하면 이유 없이 오르고, 이유 없이 엔화가 약해지고, 그 이유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금융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여러분의 투자 시계에서 장기는 없어요. 여러분의 투자 기간은 대개 단기입니다. 단기로는 잘 돌아오지 않고, 장기로는 돌아옵니다. 그런데 돌아올 때 변동성이 엄청납니다. 미친 듯이 움직이고, 홍수처럼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그래서 그런 때를 조심해야 합니다. 일단 추세는 인정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달러원 환율과 금
달러원 환율을 보면 7년 동안 계속 올라갔습니다. 하단을 받쳐 주던 하얀 선이 있는데, 이 선이 7년 동안 한 번도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선을 밑으로 깼어요. 기술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트레이더들은 굉장히 섬뜩함을 느낍니다. 저도 섬뜩합니다.
금도 차트상으로 딱 오를 때가 됐습니다. 아까 이유 없이 오르면 무조건 사야 한다고 했죠. 금도 지금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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