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코앞의경제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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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등 은행주가 25년 만에 PBR 1배를 돌파한 배경으로 감액배당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금 구조 변화를 꼽는다. 같은 시기 요주의여신(7.9조, 2021년 대비 49%↑)과 NPL 커버리지 비율(204.3%→171.7%) 악화를 부실 경고로 제시한다. 메리츠금융 사례로 배당 없이 자사주 소각하는 모델을 소개하고, 은행주 상승 지속 여부는 3월 주총 감액배당 결의와 4월 1분기 NPL 커버리지 확인을 체크포인트로 제안한다. 일본 메가뱅크와 달리 한국 금융지주는 해외수익 비중이 낮아 상승 한계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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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숫자 하나가 바뀌었습니다. KB금융의 PBR이 1배를 돌파했습니다. 주가가 회사의 장부 가치를 넘어선 것입니다. 이게 왜 대단하냐면, 한국의 금융지주 체제가 만들어진 지 25년이 됐는데 그 25년 동안 단 한 번도 넘지 못한 벽이기 때문입니다. 시가총액은 61조 원을 넘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협하는 수준입니다.
더 놀라운 건 KB금융만 오른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올해 들어 2월 12일까지 KB금융 31.9%, 신한금융 31.2%, 하나금융 33.7%, 우리금융 35.2%. 네 곳 모두 30%를 넘겼습니다. 여러분은 은행주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셨나요? 배당이나 좀 받고, 올라봤자 한 자릿수인 지루한 주식. 이렇게 생각하셨던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그 지루하던 은행주가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섹터가 됐습니다.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왜 갑자기 25년 묵은 벽이 무너졌을까요? 실적이 좋아서요? 물론 실적도 역대 최대입니다. 하지만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실적은 좋았습니다. 그때는 왜 넘지 못했을까요? 실적 말고 다른 뭔가가 바뀐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좋은 소식 뒤에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숫자가 있습니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같은 은행에서 부실 대출도 사상 최대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두 숫자가 동시에 역대 최대라는 것. 이게 무슨 뜻인지 오늘 풀어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25년 묵은 벽을 무너뜨린 진짜 힘. 실적이 아니라 세금 구조의 변화입니다. 둘째, 사상 최대 이익 뒤에서 자라고 있는 시한폭탄. 셋째, 같은 은행주인데 돈 버는 구조가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모델. 다 들으시면 은행주 뉴스가 완전히 다르게 읽히실 겁니다.
먼저 지난해 네 금융지주의 순이익을 합치면 약 18조 원입니다. KB금융 5조 8,430억, 신한금융 4조 9,716억, 하나금융 4조 29억, 우리금융 3조 1,413억. 전부 역대 최대입니다. 보통은 "이익이 좋으니까 주가가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2024년에도 KB금융은 순이익 5조 원을 처음 넘었습니다. 그때 PBR은 얼마였을까요? 0.5배였습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는데도 장부 가치의 절반밖에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같은 실적인데 이전에는 0.5배였고 지금은 1.06배입니다. 뭔가 다른 게 바뀐 겁니다. 바뀐 건 실적이 아니라 돈의 흐름입니다.
올해부터 두 가지가 동시에 바뀌었습니다. 하나는 감액 배당, 다른 하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입니다.
감액 배당을 마트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같은 물건을 샀는데 A 계산대에서는 만 원을 내면 세금 1,540원을 떼고 8,460원을 거슬러 줍니다. B 계산대에서는 같은 만 원을 내도 세금이 없습니다. 만 원 그대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느 줄에 서시겠습니까? 이게 일반 배당과 감액 배당의 차이입니다.
일반 배당은 회사가 장사해서 번 이익, 즉 이익잉여금에서 배당합니다. 배당소득세 15.4%를 떼고, 1,000만 원을 받으면 154만 원을 세금으로 냅니다. 감액 배당은 다릅니다. 회사의 자본준비금에서 돈을 꺼내 배당합니다. 법적으로는 주주가 처음 낸 출자금을 돌려받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세금이 없습니다. 같은 1,000만 원을 받아도 그대로 통장에 꽂힙니다.
연간 배당 2,000만 원을 받는 분이라면, 일반 배당은 세금 308만 원, 감액 배당은 세금 0원입니다. 300만 원 넘는 차이가 매년 반복됩니다. 숨겨진 팩트도 하나 있습니다. KB금융이 보유한 비과세 배당 재원이 11조 원이 넘습니다. 현재 연간 현금배당이 1조 6,200억 원이니, 감액 배당으로 전환하면 이론상 7년 넘게 비과세 배당을 줄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한 셈입니다.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오래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변화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배당소득 분리과세입니다. 원래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쳐 세금을 매겼습니다. 종합과세라고 하는데, 세율이 최대 45%까지 올라갔습니다. 배당을 많이 받을수록 세금 폭탄을 맞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자산가들이 오히려 배당을 싫어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배당소득만 따로 떼어 별도 세율을 적용합니다. 2,000만 원 이하는 14%, 2,0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는 20%, 3억 초과 50억 이하는 25%, 50억 초과는 30%입니다. 금융소득이 연 1억 원인 자산가를 예로 들면, 종합과세 실효세율 약 38%로 세금이 약 3,800만 원이었습니다. 분리과세를 선택하면 세율 약 20%, 세금 약 2,000만 원입니다. 차이는 매년 1,800만 원입니다.
감액 배당과 분리과세가 동시에 작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감액 배당분은 세금이 0원이 될 수 있고, 일반 배당분도 최대 세율이 45%에서 20%로 내려갑니다. 수도관 비유로 말하면, 은행주로 돈이 흘러가는 수도관에는 밸브가 두 개 있었습니다. 배당소득세 밸브와 종합과세 밸브입니다. 두 밸브가 꽉 잠겨 있어서 자산가들의 돈이 가고 싶어도 못 갔습니다. 올해 이 두 밸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은행주가 달라진 게 아니라 돈의 흐름이 달라진 겁니다.
금융지주들도 이 흐름을 읽었습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BNK금융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 감액 배당 안건을 상정합니다. 우리금융은 작년에 이미 도입했습니다. 주주환원율도 크게 뛰었습니다. KB금융 52.4%, 신한금융 50.2%, 하나금융 46.8%로 전년 대비 약 10%포인트씩 올랐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변화도 하나 더 있습니다.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 4곳에 LTV 담합 과징금 2,720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과징금이 조 단위까지 갈 수 있다고 걱정했는데, 실제 금액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2,720억 원은 연간 순이익 18조 원의 약 1.5% 수준입니다. 이 소식이 나오자 투자심리가 풀리면서 은행주 상승에 가속이 붙었습니다.
정리하면, 감액 배당이라는 새 수도관이 뚫리고, 분리과세라는 밸브가 열리고, 과징금 불확실성까지 걷히면서 돈이 한꺼번에 은행주로 몰렸습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한 겁니다.
좋은 소식만 듣고 바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사상 최대 이익의 뒷면을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건강검진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의사가 "체력 수치는 역대 최고입니다. 근육량도 좋고 활동량도 많으세요"라고 말합니다. 기분 좋으시겠죠. 그런데 의사가 다음 장을 넘기며 말합니다. "그런데 혈압이 경계선이고,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고 있으며, 혈당이 주의 단계입니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는데 안쪽에서 위험 신호가 쌓이고 있는 겁니다. 지금 은행이 바로 이 상태입니다.
요주의 여신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직 부실은 아니지만 연체가 1개월에서 3개월 사이인 대출입니다. 건강검진의 '주의' 판정에 해당합니다. 이 요주의 여신이 지난해 말 기준 7조 9,291억 원입니다. 2021년 대비 49% 증가했습니다. 5조 3,000억 원대에서 8조 원 가까이로 불어난 겁니다. 매년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2022년 6조 원대, 2023년 6조 2,000억 원대, 2024년 7조 1,000억 원대, 2025년 7조 9,000억 원대입니다.
왜 무서운 숫자냐면, 요주의 여신은 부실의 예고편이기 때문입니다. 주의 판정을 받은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다는 건, 조만간 질환 판정을 받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이미 부실 단계에 들어간 대출도 늘었습니다. 고정이하여신, 즉 이미 부실로 분류된 대출이 4조 5,489억 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습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NPL 커버리지 비율입니다. 은행의 비상금 비율이고, 건강으로 치면 면역력입니다. 부실 대출이 터졌을 때 은행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비율이 높을수록 든든합니다. 이 비율이 2024년 말 204.3%였는데 2025년 말 171.7%로 떨어졌습니다. 1년 만에 32.6%포인트가 빠졌습니다. 200% 선이 무너졌습니다.
이 숫자가 뜻하는 건, 은행들이 충당금을 열심히 쌓고 있지만 부실이 불어나는 속도가 충당금을 쌓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면역력은 올리고 있는데 병이 퍼지는 속도가 더 빠른 상황입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데 왜 부실도 같이 늘까요? 사상 최대 이익이 어디서 나왔는지 보면 답이 보입니다. 은행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 수익입니다. 이자 수익을 늘리려면 대출을 많이 해주면 됩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대출 자산 자체가 크게 늘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이자 마진은 줄었지만, 대출 규모를 키워 이자 수익 총액을 방어한 겁니다.
식당에 비유하면, 음식 한 그릇당 남기는 마진은 줄었는데 손님을 두 배로 늘려 총매출을 올린 것입니다. 매출은 올라가는데 식중독 위험은 커집니다. 손님이 많아지면 재료 관리가 어려워지니까요. 대출을 많이 해주면 이자는 많이 법니다. 하지만 대출이 늘면 부실도 함께 늘어납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잘 안 보입니다. 다들 잘 갚으니까요. 문제는 경기가 꺾이는 순간 한꺼번에 터진다는 겁니다.
지금 위험 신호가 어디서 오고 있을까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입니다. 경기 회복이 반도체 같은 수출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잘되는 곳은 잘되는데 안 되는 곳은 점점 더 안 됩니다. 동네 식당이나 가게 중에 요즘 장사가 안 된다는 곳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빌린 대출이 연체되기 시작하는 겁니다. 여기에 금리 변동성이라는 변수도 있습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 취약 차주부터 연체가 빠르게 늘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은행은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아야 하고, 충당금이 늘면 순이익이 줄고, 순이익이 줄면 주주환원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상 최대 이익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어지는 겁니다.
건강검진 비유로 마무리하면, 지금 은행은 체력은 역대 최고인데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당장 쓰러지지는 않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이 검진 결과를 보고 "체력 좋으니 괜찮겠지" 하는 사람과 "콜레스테롤 관리부터 하자" 하는 사람은 대응이 완전히 다를 겁니다.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은행주는 사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산다면 어떤 은행주를 사야 하는지. 여기에도 상식의 함정이 있습니다.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 아니냐고 보통 생각하시죠. 그런데 메리츠금융지주를 보면 이 상식이 깨집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2조 3,501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배당은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0원입니다. 그런데 주주환원율은 67.1%로 KB금융의 52.4%보다 높습니다. 업계 최고입니다. 배당을 0원 주는데 주주환원율이 가장 높다니, 말이 될까요? 말이 됩니다. 비밀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있습니다.
피자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피자 가게의 공동 주인이라고 해봅시다. 주인이 여덟 명이고, 피자 한 판을 여덟 조각으로 나눠 하나씩 가져갑니다. 그런데 주인 중 두 명이 자기 지분을 가게에 되팔고 나갔습니다. 피자는 그대로 한 판인데 먹는 사람이 여섯 명이 된 겁니다. 각자 가져가는 조각이 자동으로 커집니다. 이게 자사주 소각입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사서 없애면 전체 주식 수가 줄고, 남은 주식 한 주가 받는 이익 몫이 자동으로 커집니다.
메리츠금융은 이를 숫자로 보여줬습니다. 1조 4,500억 원을 전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썼습니다. 메리츠금융의 PER은 7.2배입니다. PER은 쉽게 말해 투자금 회수 기간입니다. 7배라면 지금 가격에 투자하면 7년 남짓이면 원금을 회수한다는 뜻입니다. 이 PER의 역수로 자사주 매입 수익률을 계산하면 13.9%가 나옵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소각하는 것만으로 주당 가치가 13.9% 올라가는 효과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반면 KB금융의 배당수익률은 약 2.4%입니다.
세금까지 따져 봐야 합니다. 배당은 받을 때 세금을 냅니다. 일반 배당이면 15.4%, 감액 배당이면 0%입니다. 다만 모든 기업이 감액 배당을 하는 건 아닙니다. 반면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가 줄면서 주가가 오르는 방식이고, 주식을 팔기 전까지는 세금이 없습니다. 세금을 미뤄두는 효과가 있습니다. 메리츠금융의 김영범 부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는 자사주 소각이 배당보다 주주가치를 더 높인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주가가 싸게 거래될 때 자사주를 사면 더 많은 주식을 없앨 수 있어서 남은 주식 가치가 더 크게 오르는 원리입니다.
은행주로 돈 버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KB형, 매년 현금 배당을 받는 모델입니다. 감액 배당과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은퇴 후 생활비를 보충하고 싶은 분,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이 중요한 분에게 맞습니다. KB금융은 올해 1차 주주환원 재원으로 2조 8,200억 원을 잡았습니다. 현금배당 1조 6,200억 원, 자사주 매입·소각 1조 2,000억 원입니다. 업계 최대 규모입니다.
두 번째는 메리츠형, 배당 없이 자사주 소각으로 주당 가치를 계속 높이는 모델입니다. 당장 현금이 필요 없고 5년, 10년 뒤 자산이 커지길 원하는 분에게 맞습니다. 메리츠형은 주가가 쌀수록 소각 효율이 높아지므로, 오히려 주가가 빠질 때 더 유리한 구조입니다.
두 모델 모두 좋은 모델입니다. 중요한 건 남들이 좋다니까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상황에 뭐가 맞는지 따지는 것입니다.
이제 진짜 중요한 질문입니다. 지금 은행주가 더 오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미 너무 오른 걸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같이 봐야 합니다.
좋은 쪽 시나리오부터 보겠습니다. 일본 은행주와 비교하면 흥미로운 그림이 나옵니다. 일본 은행주도 한때 우리처럼 만년 저평가였습니다. PBR이 0.5배, 0.3배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부터 일본 정부가 기업가치 재고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은행주가 폭등했습니다. 미쓰비시UFJ의 PBR은 2023년 3월 0.6배에서 지금 1.54배까지 올랐습니다. 2년 반 만에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한국 금융지주가 걸어가는 길이 일본과 비슷해 보입니다. 밸류업 정책, 주주환원 확대, 비과세 배당 도입. 큰 방향이 겹칩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2월 들어 KB금융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가 12곳이고, 미래에셋증권은 21만 6,000원을 제시했습니다. 현재가보다 30% 이상 높은 숫자입니다. 나머지 금융지주들도 PBR 1배를 돌파하면, 신한금융은 0.9배에서 1.1배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0.8배에서 1배로 올라갈 여지가 있습니다.
여기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 3대 메가뱅크의 해외 수익 비중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70%가 넘습니다. 미쓰비시UFJ 73.5%, 미즈호 73.7%입니다. 돈을 일본 안에서만 버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 오는 겁니다. 한국 금융지주의 해외 수익 비중은 약 11%입니다. 70%대와 11%, 차이가 엄청납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일본 은행주가 PBR 0.6배에서 1.5배까지 간 건 주주환원만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돈을 벌어 오는 성장 엔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금리가 내려가도 해외에서 수익을 만들 수 있었으니 성장 스토리가 살아 있었던 겁니다. 한국 금융지주는 아직 그 엔진이 약합니다. 이자 수익의 대부분을 국내 대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처럼 세 배 간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이 차이를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방향은 비슷하지만 엔진이 다릅니다.
나쁜 쪽 시나리오도 보겠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떠올려 보세요.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출에서 연체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은행은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순이익이 줄고, 주주환원도 줄어듭니다. 수도관의 밸브가 다시 잠기는 겁니다.
여기에 관치금융 리스크도 있습니다. 물가가 올라 국민들 생활이 어렵다고 느끼면 정부가 "은행이 대출이자를 깎아줘라" 같은 압박을 할 수 있습니다. 은행 이익이 18조 원이나 되니 비판 여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압박이 현실화되면 수익성에 직접 타격이 갑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고점 대비 20~30% 하락도 가능합니다. 특히 빚을 내서 은행주를 산 분들은 반대매매 위험까지 있습니다.
반대쪽 이야기도 있습니다. 매도 압력이 극대화되는 순간이 바닥에 가장 가까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일본 은행주도 상승 도중에 20%씩 빠진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건전성 우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큰 흐름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핵심은 큰 흐름이 살아 있는지 꺾였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여러분이 직접 갖고 계셔야 한다는 겁니다.
숫자로 체감해 보겠습니다. 1억 원을 KB금융에 넣어 두었다고 해봅시다. 올해 주가가 31.9% 올랐으니 3,190만 원의 평가이익입니다. 배당수익률 2.4%를 더하면 240만 원의 배당이 추가됩니다. 올해만 약 3,430만 원의 수익입니다. 같은 은행에 예금을 넣었다면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주식은 감액 배당이면 세금이 없습니다. 예금과 주식의 세후 수익 차이가 벌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주식은 예금과 달리 원금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가장 중요하게 기억하셔야 합니다. 은행주가 달라진 게 아니라 돈의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그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여러분이 직접 체크하셔야 합니다.
첫째, 내가 투자한 은행의 건강검진표를 직접 확인하세요. NPL 커버리지 비율, 은행의 면역력을 분기마다 직접 확인하는 겁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인 다트(DART)에서 보유한 금융지주 이름을 검색하면 팩트북이라는 자료가 나옵니다. 거기에 이 숫자가 다 있습니다. 기준선을 알려드리겠습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지면 경고 신호입니다. 지금 네 곳 은행 평균은 171.7%로, 이미 200% 선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이 숫자가 두 분기 연속 하락하면 비중 축소를 검토해 보셔야 합니다. 다음 확인 시점은 4월 중순 1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달력에 표시해 두세요.
둘째, 3월 주주총회에서 감액 배당 결의 여부를 확인하세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감액 배당 안건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주총 통과 전입니다. 감액 배당이 통과되면 올해 받는 배당부터 세금이 0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는지 먼저 따져 보셔야 합니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친 금액입니다. 2,000만 원을 넘는 분은 분리과세 혜택이 크고 감액 배당의 가치가 극대화됩니다. 2,000만 원 이하라면 세금 차이가 제한적이니, 배당보다 주가 상승 여력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셋째, 나는 매년 현금이 필요한 사람인지, 자산을 불리고 싶은 사람인지 먼저 결정하세요. 이게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은퇴 후 생활비를 보충해야 하는 분이라면 KB금융이나 신한금융처럼 현금배당이 큰 금융지주가 맞습니다. 당장 현금이 필요 없고 5년, 10년 뒤 자산이 커지길 원하는 분이라면 메리츠금융처럼 자사주 소각 중심 기업도 살펴볼 만합니다. 두 모델을 섞는 것도 방법입니다. 절반은 배당형, 절반은 가치 상승형으로 나누는 겁니다.
방어 전략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한꺼번에 들어가면 위험합니다. 분할 매수를 고려해 보세요. 세 번에 나눠서 한 달 간격으로 매수하는 방식입니다. 첫 매수 후 주가가 빠지면 두 번째 매수를 더 좋은 가격에 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첫 매수분에서 이미 수익이 나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건전성 우려나 관치금융 이슈로 은행주가 10~15% 조정을 받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그때 NPL 커버리지 비율이 150% 위를 유지하고 있고,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후퇴하지 않았다면, 그 조정은 오히려 추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현금을 일부 확보해 두신 분이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장밋빛 전망만 드리는 건 무책임하니 리스크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금리가 다시 오르면 취약 차주 연체가 급증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이 나오면 은행 수익성에 직접 타격이 갈 수 있습니다. 셋째, 일본 은행주처럼 해외 수익이라는 성장 엔진이 약하기 때문에 상승폭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알고 투자하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 영상에 나온 종목들은 이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나 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처음에 물었습니다. 25년 동안 한 번도 넘지 못한 벽이 왜 지금 무너졌을까요? 이제 답이 보이실 겁니다. 실적이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실적은 좋았으니까요. 바뀐 건 돈이 흘러가는 길이었습니다. 감액 배당이라는 새 수도관이 뚫렸습니다. 같은 배당을 받아도 세금이 0원이 되는 길이 열린 겁니다. 여기에 분리과세라는 밸브까지 동시에 열리면서 최대 45%였던 세율이 20%로 내려왔습니다. 과징금 불확실성까지 걷히니, 막혀 있던 돈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뒷면도 봤습니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같은 은행에서 요주의 여신이 4년 만에 49% 늘고 있었습니다. 은행의 면역력인 NPL 커버리지 비율은 200% 선이 무너졌습니다. 겉으로는 역대 최고 체력인데 안쪽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건강검진표를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의 판단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배당 많이 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상식도 메리츠금융이 깨뜨렸습니다. 배당 0원인데 주주환원율은 업계 최고입니다. 배당형과 가치 상승형, 두 모델의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같은 은행주를 완전히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은행주처럼 세 배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실 때는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일본 메가뱅크의 해외 수익 비중은 70%, 우리 금융지주는 11%입니다. 방향은 비슷하지만 엔진이 다릅니다.
이제 뉴스에서 은행주 급등이라는 헤드라인을 보셔도 흔들리지 않으실 겁니다. 외국인 매도 뉴스가 나와도 겁먹지 않으실 겁니다. 그 숫자 뒤에 뭐가 있는지 이제 아시니까요. 4월에 1분기 실적이 나오면 NPL 커버리지 비율을 꼭 확인하세요. 3월 주총에서 감액 배당이 통과되는지 지켜보세요. 그리고 내가 현금이 필요한 사람인지, 자산을 불리고 싶은 사람인지 먼저 정하세요. 그 답이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결정합니다.
경제 뉴스는 어렵지 않습니다. 구조를 알면 다 읽힙니다. 이 채널에서는 앞으로도 복잡한 시장 이야기를 여러분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드리겠습니다. 알림 설정해 두시면 놓치지 않으실 겁니다. 오늘도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앞의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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