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효석 · 한국인
요약 보기
AI/기술주 급락의 원인은 개인 레버리지(7월)에서 사업체 레버리지(10월, 코어위브 등)로 옮겨갔다는 진단. 코어위브는 9% 금리에 발행한 채권이 80억 수준에 거래되고 2년 내 부도확률 60%로 신뢰가 무너진 상태. 돈은 많지만 심리로 유동성이 돌지 않음. 메타 실적·에이전트 수익화 스토리, 스페이스X의 AI 데이터센터 실적이 관건. 애플은 투자 안 해 현금이 많다는 점이 부각. 과도한 공포는 경계하되 포지션 방어 필요, 전면 붕괴로 보지는 않음.
다듬은 글
시장의 문제는 투자자에서 사업체로 옮겨 가고 있다
지금 시장의 문제는 7월에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너무 많이 쓴 게 문제였는데, 10월에는 사업체들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코위브 같은 경우죠.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써서 문제였을 때는 레오폴드만 문제인 것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그 뒤에도 레오폴드 같은 사람들이 진짜 많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가 털려서 힘들었죠. 지금 사업체도 코위브만 문제일까요? 아니요, 다른 회사들도 다 레버리지를 써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술주들이 빠져도 너무 많이 빠집니다. 이게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습니다.
제 동생도 "언니, 이만큼 돈이 생겼는데 포트폴리오가 이 정도인데 어디에 투자할까?" 하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굳이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불안할 때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돌지 않는 것이다
지난주부터 기술주 상황이 급변하고 "자본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모든 일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까지 갑자기 상황이 바뀐 것에 당황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자본이 부족하다"는 말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없다는 뜻일까요? 부채가 늘어나는데 그걸 감당할 돈이 없다는 뜻일까요?
더 정확한 표현은 "돌아다니는 돈이 없다"입니다. 돈이 없는 건 아닙니다. 돈은 많이 있죠. 돈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은 아직 투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돈이 돌아다니지 않는 겁니다. 유동성은 돈의 양도 중요하지만 돈이 얼마나 빨리 돌아다니느냐도 중요합니다. 그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게 심리적인 요인인데, 이 심리가 갑자기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하필 이 얼어붙은 시기가 이번 주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 타이밍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메타와 테슬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목할 점
지난주에는 메타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주에도 메타가 있고, 테슬라도 로보택시를 공개했습니다. 공개 행사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본장에서는 후반에 다 빠졌습니다. 로보택시 발표로 주가가 올라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이 정도면 대단하네"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니까 실적을 봐야 할 것 같고요. 테슬라는 로보택시가 실제로 상용화되기 시작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 부분이 테슬라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체크해 봐야 합니다.
메타는 뮤즈라는 에이전트를 발표하고 엄청나게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얼마나 실적을 희생해야 할지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뮤즈를 거의 공짜로 풀었다는 건 비용을 쓴다는 뜻입니다. 만드는 데도 돈이 많이 들었을 텐데 돈은 안 받으니 지출만 나가는 거죠.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메우나요? 적자가 나거나, 투자가 많이 들거나 하겠죠.
그래서 저커버그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번 분기 매출은 많이 늘었지만 투자도 많이 해야 해서 당분간은 돈이 없습니다. 언제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돈을 벌 거고, 케펙스가 들어가긴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에이전트를 다 먹어서 우리가 어마어마할 겁니다"라고 가시적인 이야기를 해 주느냐에 따라 주가가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메타 주가는 이미 신고가에 와 있습니다. 실적 발표 전에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도 바뀔 수 있습니다. 메타 주가가 신고가를 쓰는 순간부터 시장의 네거티브 요인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높더라도 심리가 좋아지고, 금리가 안정되고, 메타가 에이전트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좋아지는 거고요. 반대로 돈도 없고 투자할 돈도 없는데 실적 기대도 안 나오고 망했다고 되면 곤란해집니다. 결국 저커버그가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제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의 영역으로 들어간 거죠.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투자가 쉽지는 않습니다.
현금을 가진 애플이 버티는 이유
이 와중에 애플은 은근히 잘 버티고 있습니다. 돈이 없다는 상황에서 애플은 돈이 많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LLM 개발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동안, 애플은 "나는 안 할 건데"라며 투자를 하지 않았고 현금을 계속 쌓아 왔습니다. 그래서 애플 주가가 계속 좋은 상황이고, 지금 흐뭇하게 웃고 있는 쪽은 애플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토큰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중국 딥시크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수록 써야 하는 토큰 가격은 떨어집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얼마나 떨어지나 보자" 하면서 살 수도 있는 거죠. 지금은 돈이 있는 사람이 좋은 상황이 된 겁니다.
아이폰 듀얼은 사실 기대가 되나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전 예약 접수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금요일에 시작됐는데 지금 주문하면 내년 1월에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생각보다 늦어지는 만큼 수요가 괜찮은 거라고 시장이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X가 통신과 AI 데이터센터까지 넘보는 이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통신주 쪽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이번 주 AT&T도 실적 발표가 있는데, 번스타인은 투자의견을 낮췄습니다. 스페이스X가 여기까지 발을 뻗치니까, 이제는 우주 회사가 아니라 AI 회사인가 싶기도 합니다. 통신 영역까지 확장하면 기존 통신 기업들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행보를 보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페이스X의 AI 데이터센터 관련 실적일 것 같습니다. 지난 실적에서 가장 서프라이즈였던 건 AI 데이터센터를 아주 공격적으로 짓겠다는 발표였습니다. 지금 AI 데이터센터를 제대로 못 하는 기업들이 힘든 상황이고, 코위브 같은 회사들이 자금 조달을 잘 못 하고 차입이 너무 많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스페이스X는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말까지 2기가, 내년에는 10기가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데이터센터에 대한 시장 센티먼트는 만들기만 하면 돈이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에너지도 없고, 돈도 없고, 땅도 없고, 허가도 못 받고, 전력 우려도 많다 보니 이걸 다 잘해내는 기업이 있다면 크게 부각받을 수 있을 겁니다. 스페이스X가 그 기업 중 하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실적에서 스페이스X가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어떤 실적을 내놓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위브 문제는 왜 전염 우려를 낳나
코위브가 문제가 된 이유는 부채가 너무 심각하다고 해서입니다. 코위브는 엔비디아 GPU를 자기 돈으로 사 와서 구독 서비스로 파는 회사입니다. 본인 돈으로 사 오려면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코위브의 신뢰도가 낮습니다. 지지난주 시장에 나가 돈을 빌려 달라고 했더니 9%는 내놓으라는 답이 왔다고 합니다. 9%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죠.
예를 들어 코위브가 9% 쿠폰을 약속하고 100억 원을 빌렸다고 해 봅시다. 1년 뒤 100억 원을 갚겠다는 차용증을 줬는데, 그 차용증을 다른 곳에 팔려고 하니 80억 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10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이 80억 원에 팔렸다는 건,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2년 안에 부도가 날 확률이 55%, 반 이상이라는 뉴스도 봤습니다. 2년 내 부도 가능성이 60%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런 상황이면 누가 그 종이를 사겠습니까? 80억 원까지 할인해 주면 사고, 그 이하면 안 산다는 거죠.
이게 코위브만의 문제일까요? 이런 구조를 가진 기업들 전반의 문제일까요? 7월과 10월, 두 번의 위기를 비교해 보면, 7월에는 투자자 레버리지가 문제였고 10월에는 사업체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레오폴드만 문제인 것처럼 보였지만 그 뒤에도 레버리지가 털린 사람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코위브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레버리지를 써서 문제입니다. 레버리지가 털리면서 AI는 계속 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레버리지가 털리면 죽는 거고, 아니면 살아서 계속 가는 거죠.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면 위기가 이미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코위브 부도 가능성 60%가 80%가 되고 실제로 부도를 내는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죠. 언제, 어떻게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요.
코위브 하나 때문에 기술주와 반도체도 흔들렸습니다. 영향을 안 준 게 아니니까, 2년 안에 부도 이야기가 나오면 지금 괜찮은가 싶은 생각이 계속 드는 거죠. 코위브 혼자만의 문제라면 괜찮은데, 코위브가 엔비디아 GPU 판매량 중 거의 10% 가까이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코위브가 망하면 엔비디아도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엔비디아가 나섰던 거죠. 젠슨 황이 "코위브는 잘되고 있다. 왜 너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러냐"고 했는데, 사람들이 이제 의심을 시작했습니다.
코위브를 보는 시각은 두 가지입니다. AI 업계에서는 "잘되고 있는데 왜 그러냐"고 보고, 돈을 빌려주는 쪽에서는 "저러다 망하겠다"고 봅니다. 얼마나 커질지도 모르겠고, 돈은 많이 쓰는데 이익은 안 나고, 언제 이익이 날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코위브 상황이 진정되고 더 이상 전염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번 주 실적 발표가 여러 기업에서 나오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코위브 부도 확률이 이미 60% 정도이고, 몇몇 업체들은 레오폴드처럼 파산했다는 얘기도 돕니다. 이런 얘기가 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상황의 심각성이 상당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끊어야 할 건 전염 효과입니다. 코위브 문제가 코위브에만 머물지 않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로 번지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돈이 돌아다닐 수 없게 됩니다. 밖에 나가기만 하면 지뢰를 밟으니 가만히 있게 되는 거죠. 누군가 나서서 돈을 풀면 상황이 일순간에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젠슨 황이 될 수도 있고, 빅테크 중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 정부가 풀 수도 있습니다. 누가 어떤 시점에 돈을 풀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돈을 쏘는 사람의 판단이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건,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언제 돈을 쏠지 생각해 보면 문제가 충분히 드러나고, 이 정도면 사도 되겠다, 이 정도면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쏘지 않겠느냐는 점입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쏘지 않겠죠. 그래서 시장을 많이 보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상황이 더 나빠져야 조치가 나와서 해결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시장이 안 좋아서 걱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바닥이 나오는 순간 누군가는 다시 끌어 올려 줄 힘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콩국수집 비유로 보는 AI 수요
제가 코위브 상황을 콩국수집에 자주 비유하는데, 진주집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콩국수를 먹을 사람은 계속 있습니다. 여기서 콩국수집은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곳이고, 코위브는 농부에게 콩을 받아 박스에 넣어 파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코위브가 돈을 너무 많이 빌려서 박스에 넣어 파는 걸 못 하게 된다고 해서, AI 데이터센터나 AI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망가질까요? 콩을 못 만들어서 콩국수를 안 먹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콩국수가 먹고 싶은 사람은 여전히 먹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기준을 명확하게 잡아야 합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훼손됐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금 문제가 생기는 건 콩국수를 만드는 쪽, 즉 공급과 자금 구조입니다. 그 안의 지저분하고 까다로운 레버리지가 정리되면, 누군가 나가떨어지든 정리가 되든, 그 뒤에는 다시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콩국수를 만들어야 팔 수 있으니까요. 더 열심히 만들게 되지 않을까요? 다만 그 과정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얘기도 나오고 저런 얘기도 나온다, 끝났나 보다" 하는 소리가 나올 것 같습니다. 핵심은 콩국수를 먹을 사람이 계속 있느냐입니다. 콩국수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안 먹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콩국수를 드시겠습니까? 댓글로 콩국수를 좋아하시는지 알려 주세요. 저는 콩국수는 안 좋아하지만 진주집은 좋아합니다. 그럼 콩국수가 없으면 다른 걸 먹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흔들릴수록 근본을 의심하지 않기
콩국수 비유로 말씀드렸지만, 시장이 너무 흔들리고 주가도 빠지다 보면 사람들은 근본적인 것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AI가 끝났나 보다"라고요.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AI에 대한 수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기가 있고 흔들리는 상황에서 포지션이나 포트폴리오를 지키려는 노력은 하셔야 하지만, 완전히 끝났다고 자포자기하거나 비관론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주는 실적 발표가 많은 시즌입니다. 무사히 넘기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콩국수 댓글 의견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효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