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성규 · 한국인
요약 보기
연준 금리 인상과 미 재무부 완화 정책의 엇박자로 금 가격이 오히려 상승 요인을 얻는다고 주장. 금은 2026년 1월 이후 약 25% 조정을 받아 회복기이며, 2030년경 최고가 경신 예측. 중국의 금 매집과 달러 신뢰 약화(러시아 외환 동결 사례, 미국 부채 40조 달러)를 근거로 제시. 은은 산업 수요 증가로 2035년경 금을 능가할 수 있다고 주장.
다듬은 글
만약 이번 금리 인상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 오히려 금값이 오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금을 샀는지, 과열로 직원들이 점심을 못 먹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손님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 현장 분위기는 고요의 바다입니다. 금은 좀 이상합니다. 떨어질수록 사지 않고, 오를수록 삽니다. 그게 심리입니다.
금값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금리, 환율,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인플레이션, 즉 물가입니다. 여러분도 이 세 가지를 머릿속에 기억해 두시고 제 얘기를 들으시면 더 재미있을 겁니다.
9월 16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4%가 됐습니다. 저는 이번에 동결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정할 때 보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즉 CPI나 PCE가 예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3% 정도였고, 기준금리 3.75% 대비 높지 않은 수치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연준은 이를 무시하고 만장일치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앞으로 한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중간선거(11월 3일)를 앞두고 돈을 풀려고 합니다. 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나스닥과 S&P500을 떠받치려고 단기 국채를 발행하죠. 그런데 연준은 반대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두 기관의 정책이 어긋난 겁니다. 만약 이 금리 인상이 시장과 경제에 타격을 준다면, 그 반작용으로 금값이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주식, 코인, 부동산과 금을 같은 출발선에서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은 이미 조정을 받은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올해 1월 말 온스당 5,30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9월 들어 물가 지표에 따라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30년간 고객을 상담하고 금을 사고팔며 지켜본 현장은 이렇습니다. 2025년 금값이 최고가를 경신할 때 포모(FOMO)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남들이 다 사는데 나만 못 사는 것 같은 심리였죠. 김치 프리미엄도 15~20%까지 붙었습니다. 외국보다 비싸게 사도 사람들이 샀다는 뜻이고, 그만큼 과열이었습니다. 당시 직원들이 점심을 못 먹을 정도였죠.
그런데 2026년 1월 금과 은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조정이라 하기엔 너무 깊어서 최대 25%가 빠졌습니다. 현장 분위기를 한마디로 하면 고요의 바다입니다.
보통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팝니다. 그런데 금은 떨어지면 안 사고 오르면 사는 이상한 흐름입니다. 반대로 지금은 자산가, 이른바 '찐부자'들이 "지금이 바겐세일 기간"이라며 금을 사고 있습니다. 손님 수는 2025년의 10분의 1 정도로 줄었지만, 금의 거래량은 줄지 않았습니다.
단기 금리와 달러보다 더 눈여겨볼 구조적 요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미국의 행동입니다. 미국 국가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었고, 1년 이자만 1조 3천억 달러입니다. 미국 국방비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미국이 부채를 실질적으로 갚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달러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 변화나 정책 충돌이 생기면, 금값이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둘째, 중앙은행의 금 매입입니다. 특히 중국은 22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고, 올해 금 수입량은 이미 1,000톤을 넘었습니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나라 중 2위인데, 국채 일부를 금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미국이 러시아의 미국 국채를 동결한 사건입니다. 중국은 이를 보고 달러 자산의 안전성에 불안을 느꼈습니다. - 스위프트(SWIFT) 국제 송금망을 미국이 95% 장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결제망을 막으면 경제가 마비될 수 있어, 중국은 이를 가장 무서워합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견제, 달러 패권에 대한 싸움이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금 매입은 단순한 자산 배분이 아니라 지정학적 싸움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금값이 한때 100만 원 아래로 내려오자 상승세가 끝났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고요합니다. 하지만 조정은 필수이고, 아름다운 조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저는 조정을 10~15%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25%가 가까이 빠졌습니다. 지금 금은 조정 구간을 지나 회복기로 가고 있습니다. 회복기에는 횡보를 거친 뒤 반등, 그리고 급등이 올 것으로 봅니다.
역사적으로 금은 큰 폭의 조정을 거쳤습니다.
- 2008년 리먼 사태 때 35% 하락 - 2013년 미국 긴축 정책 때 18% 하락 - 2026년 1월부터 25% 하락
모든 자산은 큰 상승 뒤 조정을 거치고, 횡보 후 다시 반등해 왔습니다. 금값은 물가에 비례해 우상향해 왔고, "금값 사상 최고가 경신" 뉴스를 30번 넘게 들었을 정도입니다.
1970년대와 비교하는 질문이 가장 많습니다. 1970년대는 닉슨 쇼크로 금본위제가 폐지됐고, 1·2차 오일 쇼크와 강력한 금리 인상이 있었습니다. 1974~1976년 2년간 금값이 49%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고정환율 시대였고, 중동이 단합해 오일 가격을 올린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릅니다. 금값이 다시 49%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정보 시스템과 경보 체계도 훨씬 발달했습니다.
예전 은은 금의 아우처럼 같이 움직였고, "가난한 자의 금"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은이 AI, 양자컴퓨터, 로봇, 태양광, 전기차, 무기, 의료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원자재로 변했습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한 대에는 1kg의 은이 들어갑니다. 로봇 한 대에도 20g이 들어갑니다. 2029년부터 로봇과 전기차가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은은 6년 연속 수요가 공급을 웃돌아 재고로 메워 왔습니다. 새 은광산이 발견돼도 실제 생산까지 15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2035년쯤에는 개인이 은을 사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산업 수요에 밀리기 때문입니다. 그 무렵 은이 금을 넘어 왕좌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금과 달러는 안전자산의 두 축이며, 보통 반대로 움직입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미국 부채가 40조 달러를 넘고, 이자 비용이 국방비보다 많아진 지금, 미국이 부채를 실제로 갚을 의지가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개인의 빚에 비유하면, 돌려막기를 하면서도 갚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면 되니 갚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극단적으로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한다면 달러 지위는 무너지고, 금값은 2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단기간에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미국은 10년물 국채 이자가 높으니 단기채를 발행해 빚을 빚으로 막고 있습니다. 이런 편법이 계속되면 무리한 정책의 후유증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한국 걱정이나 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부채가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미국 부채를 주목하는 것은 결국 우리 경제와 자산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미국 금리와 금값의 관계
일본은 우리보다 더 많습니다. 미국이 패권 국가이자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미국 나스닥이 오르면 대한민국 코스피도 올라갑니다. 미국의 금값이 오르면 우리나라 금값도 오릅니다. 이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에요. 그래서 관심을 갖는 겁니다. 그러니 이해해 주십시오. 그래서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을 계속 주시하셔야 합니다. 제가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다시 3.75%에서 4.00%로 올렸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최근 5%를 넘었습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금은 악재라고 하는데, 최근 금값은 상당히 강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까 제가 일부에서 말씀드렸듯이, 지금은 미국의 행태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금값은 이미 조정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와 연준의 엇박자
지금 미국 행정부 재무부 쪽과 연준 쪽의 스탠스가 엉켰습니다. 재무부 쪽은 돈을 풀자는 입장입니다. 시장이 활성화돼야 부채도 갚을 수 있으니, 빅테크 그룹을 많이 밀어줘서 생산량을 늘리면 부채 해결도 되고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거기에는 복병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중간선거에서 이겨야 하니까, 일단 국민들을 편하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줘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돈을 푸는 겁니다. 유동성이라고 하죠. 돈이 많으면 투자를 많이 하게 되니까,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가 단호하게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보편적으로 금값은 떨어지고, 금리를 내리면 금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지금 금리가 인상됐는데도 금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나요? 아닙니다. 코인 가격과 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요. 왜일까요? 금이 가장 좋아하는 요인이 바로 불확실성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미국 재무부와 연준이 엇박자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경제적으로 부담은 없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갑자기 재무부 장관이 단기채를 막 발행합니다. 뭐 하는 겁니까? 지금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왜 돈을 더 풀까요? 이렇게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는 것들이 오히려 금 시장에서는 호재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이 단기채를 계속 발행하거나 경제 상황을 우려해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되면 금은 호재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최근 금값을 떠받친 가장 큰 힘 중 하나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었습니다. 지금도 중앙은행들은 계속 금을 사고 있습니까? 맞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금도 금을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 포인트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금이 20% 이상 조정을 받았는데도 세계 중앙은행들은 계속 금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이거 시그널 아닙니까? 그리고 기쁘게도 우리나라에서도 이번에 13년 만에 처음으로 실물금을 사들였습니다. 왜 이 시점일까요? 이상하죠. 자, 보십시오.
세계 중앙은행이 계속 금을 사는 이유는 뭘까요?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견제입니다. 달러의 신뢰가 약해질 것 같거든요. 미국에서 하는 액션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 안전자산인 금으로 바꿔 보자는 겁니다. 금은 5천 년 전부터 화폐 구실을 해 왔습니다. 최초의 신화가 나온 수메르 신화에도 금이 나오고, 성경에도, 코란에도 금이 나옵니다. 금은 약속이고, 절대 안 변합니다. 그러니 외형이 변하지 않는 일관성을 가진 자산입니다. 전 세계가 인정했기 때문에 안전한 겁니다. 전 세계가 금을 사 모으고 있다면, 여러분, 안전한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조정을 받은 상황이고, 우리나라도 13년 만에 금을 사들였는데 얼마나 안전합니까? 전 세계 중앙은행의 석학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고 경제를 잘 알겠습니까? 그런 분들이 선택한 겁니다.
저 같은 경우도 금 거래를 하는 사람이라 자꾸 금을 사라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절대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 저는 금을 사도 이익이고, 팔아도 이익입니다. 여러분이 금을 사든 팔든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런 조정에 절대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그래 왔고, 안전한 중앙은행의 석학들이 인정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인가
한편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릅니다. 대표님처럼 실물금을 오래 다뤄 오신 입장에서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게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 길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미국은 달러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고 있고,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서도 여러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그중에 가상화폐가 들어갑니다. 비트코인의 탄생 비화를 보면,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블록체인으로 암호화해서 만든 목적이 바로 미국의 무분별한 화폐 발행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너희가 이렇게 무한정 화폐를 찍어내면 안 된다는 취지로 나온 것이 비트코인입니다. 그런데 이 프레임을 갑자기 '디지털 금'이라는 단어로 바꿨습니다.
누가 바꿨을까요? 미국이 바꿨습니다. 금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미국의 행태를 보면 그렇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보십시오. 1971년 금 본위제가 폐지됐습니다. 그러자 금값이 단기간에 24배 급등했습니다. 그게 무엇을 뜻하냐면 달러의 지위가 상실됐다는 겁니다. 그때 미국에서 난리가 났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만든 게 페트로달러입니다. 사우디에 가서 "너희 석유를 결제할 때 달러만 쓰자, 우리가 너희를 지켜 주겠다"라고 해서 달러를 살려냈습니다.
지금도 비슷하지 않나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각국 간 무역 대금을 결제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디지털 CBDC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 연방준비제도는 사조직입니다. 국가가 발행하는 것이 CBDC, 즉 디지털 화폐인데,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을 사려면 달러로 사야 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지니어스 법입니다. 스테이블코인 1달러당 1코인으로 법제화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USDT, USDC 같은 것들이 있는데, 만약 이 보유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와 동일시되지 않으면 상폐시켜 버리겠다는 식입니다. 그럼 결국 달러를 사야 하죠. 그다음 나온 것이 크립토 시장 구조법입니다. 이번에 표결에서 부결됐죠. 이 코인이 상품인지 증권인지 법적으로 아직 정리가 안 됐습니다. SEC가 관할해야 하나, CFTC가 관할해야 하나. 그래서 법적으로 정리하자는 겁니다.
그렇게 법제화되면 어떻게 될까요? 법제화된 상장주, 즉 우량주는 살아남을 겁니다. 그리고 급격히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동성은 움직이니까요. 금값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부터 올랐는데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돈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주식시장으로 옮겨갑니다. 여기 불타오른다고 해서 증권으로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영원할까요? 주식도 그 피크가 있습니다. 금도 급격히 오른 뒤에 25%의 조정을 받았잖아요. 주식도 그렇게 될 겁니다. 그러면 유동성은 어디로 갈까요?
케빈 워시가 금리를 인상했고, 더 올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돈이 너무 많이 풀렸으니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겁니다. 은행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이자도 많아지니 돈이 은행으로 몰릴 겁니다. 그리고 돈이 너무 많이 풀렸으니 이것도 움직일 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돈이 코인 시장으로 갈 것 같습니다. 거기서 한꺼번에 불타오르겠죠. 트럼프에게는 어떤 속셈과 정책이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될 겁니다.
제가 강조했던 것, 금은 이미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자금이 다시 금 시장으로 들어올 거라고 봅니다.
미국의 부채 청산 시도
미국이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보십시오. 옛날 오바마 정부 때 기념주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실제로 실행하려고 했습니다. 부채가 너무 많으니 어떻게 갚을까 해서, 이 기념주화에 1조 달러의 가치를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빚을 좀 청산하자는 것이었죠. 실패했지만 시도는 했습니다. 그다음이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달러의 주인을 바꿔서 결제 수단으로 전환시켜 버린 겁니다. 또 금이 있습니다. 예전에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해 놨다가 이후에 42달러로 변환시킨 적이 있습니다. 지금 금 1온스는 오늘 기준 약 4,400달러 정도입니다. 그러면 금의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커지죠. 미국이 보유한 금이 약 8,000톤 정도 되니, 42달러 고정 가격을 4,400달러로 바꿀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이게 무리수인 것은, 그렇게 해도 미국 부채의 1년치 이자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도 시스템을 바꾸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어떤 자산을 코인이라고 가정해 보죠. 그 코인의 가치를 갑자기 10만 배로 올려 버리는 겁니다. 1달러를 10만 배로 올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 가격대로 일본이 미국에서 가져가고, 일본은 그 회사에 돈을 주는 것이죠. 그러면서 그 코인을 팔아서 부채를 탕감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 미국은 여러 구상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고, 제 말이 절대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소견입니다. 전문가로서 이런 상황에는 이렇게 될 수도 있고, 저런 상황에는 또 이렇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죠. 그러니 제가 지금 딱 잘라 말씀드리는 것은 그냥 제 생각입니다. 시청하시는 여러분은 "아, 이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고 있구나" 정도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엔캐리 트레이드와 일본
지난 7월 엔화가 40년 만에 가장 싼 수준, 1달러당 164엔까지 갔습니다. 뉴스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때문이라고만 하는데, 일본은 왜 금리를 못 올릴까요? 올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번에도 일본 얘기가 나오네요. 어쩔 수 없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우리는 미국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웃 나라인 일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통화가 여기 집중돼 있고, 전 세계에 통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본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금리를 올리기도 못 하고, 내리기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거의 30년 동안 디플레이션이었습니다.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옛날에는 제로금리였습니다. 은행에 돈을 넣어도 이자가 없었고, 어느 순간에는 마이너스 금리도 나왔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겼는데 은행이 "당신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 줄 테니 오히려 돈을 내라"는 셈이었죠.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일본 기준금리가 0.75%인가요? 30년 만에 1%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제로금리 시절에는 어디에 투자해도 이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 돈을 일본 안에 묶어 둘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어떻게 했겠습니까? 일본 자금이 해외로 나갔습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가까운 우리나라도 왔습니다. 그때 재산 구조조정 관련 대출 같은 것들에도 일본 자금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거기서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일본 돈은 높은 이자를 찾아 움직이는 겁니다. 그러니 엔화가 우리나라로 오고, 가장 탐욕스러운 나라인 미국으로도 갔습니다. 미국은 그때 금리를 3% 정도 줬으니까요. 그러니 미국에 두고, 호주에도 두고 하면서 일본 자금이 해외로 나갔습니다. 이걸 조금 유식한 말로 엔캐리 트레이드라고 합니다.
그럼 일본은 왜 금리를 올리기 힘들까요? 지금 일본 금리는 1%인데, 미국은 4%로 올렸습니다. 1 대 4입니다. 아직도 차이가 크죠. 사실 미국 입장에서는 "제발 금리 좀 올려라"라고 하고 싶을 겁니다. 일본이 산 미국 국채를 팔고, 상품도 일본으로 빠져나가니까요.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플라자 합의입니다. 미국이 제로금리라서 답이 안 나오니, 미국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했습니다. 지금 상태로 일본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저는 미국이 틀림없이 강제로 개입할 거라고 봅니다. "우리가 나서기 전에 너희가 알아서 좀 해라"라는 메시지죠.
그러면 일본은 왜 금리를 올리기를 주저할까요? 답이 있습니다. 일본의 국가 부채가 어마어마합니다. 일본 GDP의 두 배만큼 부채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단순 비교는 조심해야 합니다. 일본은 금융자산도 있고 나라가 가진 자산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미국 부채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돈을 더 풀고 있습니다. 특히 AI 부문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죠. 이런 와중에 금리를 올리면 막대한 부채 이자가 높아집니다. 일본 정부로서는 "부채가 이렇게 많은데 이자만 내기도 너무 힘들다"는 상황이니, 금리 인상은 너무 힘든 겁니다. 그래서 계속 금리를 낮추는 것이죠. 만약 일본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세계 흐름에 맞춰야 하고 우리만 동떨어질 수 없다"며 과감하게 금리를 올렸다고 가정해 보죠.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까 말씀드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시작됩니다. 해외에 나가 있던 엔화 자금들이 "일본 금리가 올랐으니 우리 그냥 일본으로 돌아가자"라고 하면서 청산이 일어납니다. 그 자금들이 한꺼번에 일본으로 들어오면, 해외 자산이 흔들리고 모든 자산이 녹아내릴 겁니다. 이 녹아내리는 시점에 금은 어떻게 될까요? 금융위기나 재난, 전쟁이 나면 금은 안전자산이니 당연히 오를 것 같죠? 아닙니다. 금값도 떨어집니다.
미국이 망한다는 가정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국방비를 엄청나게 쓰니까 강한 나라는 살아남는다는 식이죠. 말 안 들으면 쳐 버리면 된다는 식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갑자기 무너지진 않겠지만, 갑자기 뭔가를 선언하는 식의 충격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위기가 왔다고 해 보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합니다. 돈이 막 빠져나가니까요. 그러면 자산들이 녹아내립니다. 부동산도, 주식도 무너지고, 코인도 무너집니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 금도 맥을 못 춥니다.
다르게 말하면, 금융위기가 와서 미국 달러의 지위가 약화되면, 금융위기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은 안전자산뿐입니다. 그때는 현찰, 그리고 금이 안전자산입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일본이 금리를 2% 이상 급등시켜 버리면, 거기에 대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시작되면서 쓰나미를 맞는 느낌이 듭니다. 여러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일에는 방어벽이 있어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자산이 쓰러지는 것은 심리 때문입니다. 심리가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 위기가 올 때 금이 "내가 지킬게"라고 버티고 있어도,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심리의 물결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금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 수요와 국제 금값
일본처럼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서 개인과 기관의 금 매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국제 금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일본은 옛날에 경제 대국이었고,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까지 사들이며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 일본은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경제력이 많이 올라가서 거의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 가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1억 명이 넘는 경제 대국에서 기관이나 개인이 계속 금을 사 모은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금값은 오를 겁니다.
옛날에 재미있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가 많이 일어나는 나라입니다. 어느 날 쓰나미가 한 번 휩쓸고 지나간 뒤 헬기에서 상공 촬영을 했는데, 이상한 산 하나가 보였습니다. 높은 산은 아니었는데, 자세히 보니 뭐였겠어요? 개인 금고였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이런 위험을 많이 겪었습니다. 지진도 많고 전쟁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저축을 많이 했는데, 그 금고 안에 무엇이 있었겠습니까? 금이 있었습니다. 안전자산인 실물금을 직접 갖고 있었던 겁니다.
여러분이 지금 갖고 있는 금도 있겠죠. 통장도 있고, ETF 펀드도 있고, KRX 금시장 같은 실물금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실물금은 내가 사면 실제로 금을 줍니다. 내가 직접 갖고 있는 거죠. 그런데 파생상품들은 금이 이동하지 않습니다. 종이와 숫자만 이동하는 겁니다. 간편하고 계산하기 편해서 편리하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죠.
일본은 여러 일을 겪다 보니 "실물금을 내가 가지고 있어야 부모, 아내, 자식을 가장으로서 내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전쟁이 나고, 기아나 지진, 해일, 금융위기, 해킹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정전이 되고 돈의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은행에 가서 내 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가장 빛나는 것이 바로 실물금입니다. 쓰나미가 있었을 때 그 금고가 남아 있었던 근거입니다. 실물금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죠. 금고 속 금은 분실되지 않았고, 물에 떠내려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금이 내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실물금은 여러분의 보험입니다.
일본이 금을 사고, 특히 기관이 금을 사면, 결국 전 세계 흐름에 따라갈 겁니다. 일본만 유달리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개인이 이미 실물금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니 앞으로도 기관이 중요합니다. 기관은 정부가 될 수도 있죠. 이런 곳에서 계속 금을 사 모으는 이유는 보험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5천 년 전부터 절대적인 화폐로서 기능해 온, 전 세계가 인정한 금이야말로 소중한 안전자산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환율과 금, 마지막 조언
대표님께서 원화 가치가 흔들릴 때 금에 대해 한 가지만 조언한다면 무엇이라고 하시겠습니까? 사실 지금은 환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환율은 상대성입니다. 예를 들어 달러가 있으면 그 달러에 대한 우리나라 화폐 가치를 얘기하는 거죠. 그리고 엔화에 대한 우리나라 가치도 얘기합니다. 그러니 각 나라마다 환율이 다르고, 그래서 금 가격도 나라마다 다릅니다. 조금 우스갯소리로 말씀드리면, 미국에 갔는데 환율 때문에 미국이 금이 쌉니다. 싸죠. 그럼 이 금을 환율이 높은 나라에서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요? 몰래 가져가면 그게 밀수입니다. 불법이죠.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냐면, 각 나라마다 환율이 달라서 금값도 다르고, 그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서 금값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있으면서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환율이 흔들릴 때 금이 얼마나 유용한지, 얼마나 소중한지 증명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두 가지만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 금을 사시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다만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레버리지, 즉 대출입니다. 빌려온 돈으로 금에 투자하지 마십시오. 대출을 받아 10배, 20배씩 배팅하거나, 남에게 빌린 돈으로 하면 장기적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마음이 급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장기적으로 보라는 겁니다. 최소한 중기적으로 보십시오. 제가 말하는 중기는 5년, 장기는 10년입니다. 이 두 가지를 확립하신다면, 저는 아주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25% 조정받은 금을 지금 사십시오. 반등에서 분명 오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금 시장 상황
여전히 미국 물가와 국채 금리도 다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5년은 금값이 전례 없는 대폭등을 보였습니다. 1년에 금 가격이 70% 이상 오를 정도로 전례 없는 규모였습니다. 그에 반해 2026년 하반기 현재는 전고점 대비 약 25% 정도 조정받은 상황입니다. 현재는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그리고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에 따라 금 가격이 4,3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금값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과거에는 금값의 상승과 하락의 폭이 온스당 100달러에서 150달러 정도였다면, 지금은 300달러에서 500달러 정도까지 벌어질 만큼 변동성이 굉장히 큰 시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값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는 무엇일까요? 금값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움직입니다. 첫 번째는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입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따라 금 가격이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연준은 5% 대의 금리를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스탠스를 취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시절에는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서, 코로나 발발 당시 약 5%였던 금리가 지금은 3.5~3.75%까지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졌고, 시장에서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졌습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미국 연준이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은 금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핵심 변수로 시장에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9월 15~16일 미국에서 9월 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존에는 완화적인 스탠스였고, 워시 연준 의장 부임 이후 여러 차례 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이번 9월 FOMC에서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시장의 80% 가까이 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미국 연준이 기존의 완화적인 금리 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한다면, 이것은 금 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에 굉장히 강력한 메시지를 주게 될 것입니다.
지금 시장은 9월 15~16일 미국 FOMC 회의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2026년과 2027년 금값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회의가 이번 9월 FOMC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금값의 향방은 미국 연준의 정책과 아주 긴밀하게 얽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올해 1월 말 온스당 5,30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1월에 정확히 5,589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렇게 가파르게 상승했던 금 가격은 급락을 거쳐 지금 최대 30%까지 조정을 받은 상황입니다.
단기 그래프로만 보면 이런 급등과 급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추세선을 더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한 해만 봐도 금과 은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가파르게 오른 곡선은 반드시 하락과 조정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점 없이 계속 올라가는 장은 나중에 무서운 하락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에 70%까지 올랐던 금 가격이 25~30% 조정을 받은 것은 큰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당연한 수준입니다. 가격이 많이 오르면 차익 실현 매물이 반드시 쏟아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중앙은행은 금을 사면 시세와 상관없이 꾸준히 보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어느 정도 수익이 실현되면 매물을 내놓습니다. 2025년과 2026년 1월까지는 금뿐 아니라 은 시장 전체가 상승 곡선이 굉장히 컸던 시기였습니다.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보통 전쟁이 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는데, 왜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는 금값이 떨어질까?
이를 이해하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짚어야 합니다. 러우 전쟁을 촉발한 가장 큰 사건은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의 해외 외환보유액 약 3,000억 달러를 동결한 일입니다. G7과 협의해 이뤄진 이 조치는 금 시장에서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각국은 "우리가 가진 달러 자산은 미국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탈달러화가 본격화된 계기가 바로 러우 전쟁입니다.
그래서 비서방 국가들은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기 시작했고, 그 핵심이 금이었습니다. 2022년 이전 연간 500톤 수준이던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러우 전쟁 이후 연간 1,000톤을 넘어설 정도로 늘었습니다. 중앙은행이 금을 바라보는 인식이 상당히 바뀐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금값은 5,300달러 부근까지 갔다가 지금 4,350달러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온스당 약 1,000달러가 하락한 셈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원유 전쟁이라서 러우 전쟁과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 압박이 커지면서 금값은 다시 4,000달러 부근까지 밀렸습니다. 이후 종전 기대감으로 4,750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최근 전쟁이 격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상선 공격이 이어지면서 원유가 배럴당 다시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낳고, 이것이 결국 연준의 금리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큰 틀에서 보면 2025~2026년 금값은 이런 상관관계 속에서 올랐다가 내리고, 다시 오르며 지금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값에는 환율도 큰 영향을 줍니다. 과거 금값이 급등할 때 국내 환율은 1,560원을 넘었습니다. 정부가 1,500원 방어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국 막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환율이 1,340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국내에서 사는 금 가격은 기본적으로 국제 금시세 × 환율의 결과입니다. 국제 금값이 급등해도 환율이 급락하면 국내 구매자는 체감상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국제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실제 거래소에서는 그만큼 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환율 때문입니다.
환율이 1,560원대에서 1,300원대로 떨어진 배경에는 반도체 기업들이 보유하던 달러 자산을 원화로 바꾸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9월에는 수출기업들의 법인세 납부도 몰려 있어 보유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생깁니다. 그래서 환율이 1,34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국내에서 금을 사려는 분들에게는 과거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경제 위기 시 원-달러 환율 7,000원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달러 인덱스는 최고 101~103까지 오를 만큼 강세입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는 약세가 되는데, 환율이 7,000원까지 간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과거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수출을 주도하는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다만 제 판단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 경제는 탄탄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무역 흑자를 꾸준히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개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은 금을 사는 것입니다. 1달러를 사는 데 원화 7,000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폭락한다는 뜻이고, 그 전에 국제적으로 가격을 인정받는 금을 확보하는 것이 개인 자산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얼마나 탄탄한데" 하는 시각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금이 가진 가치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환율 7,000원을 걱정하기 전에 우리가 분단 국가라는 현실, 그리고 안보에 대한 인식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러 협력과 북한군의 러시아 참전 같은 상황이 앞으로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금이 꼭 필요한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금을 보유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투자 관점으로 볼 수도 있고, 자산의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전략으로 가져갈 수도 있으며, 안보 측면에서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금을 살 때는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확실히 느끼는 것은 금의 지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금을 장신구의 개념으로 많이 생각했습니다. 순금 목걸이나 팔찌를 착용하면 주변의 부러움을 샀고, 건강에 좋다며 금을 몸에 지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금을 투자 수단이나 세금 절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굉장히 늘었습니다.
실제로 금거래소에는 많은 시니어 분들이 찾아오십니다. 은행 예금 금리가 4% 내외에 그치고,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실질 이자가 물가보다 높지 않다고 느끼시는 겁니다. 그래서 예금보다 조금 더 안전한 자산으로 금 투자를 고려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변화만 봐도 금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도 과거에 금을 단순한 자원으로 인식했다면, 지금은 어떤 면에서 달라졌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엔화가 40년 만에 가장 싼 수준인 달러당 155엔대까지 갔습니다. 일본은 왜 금리를 올리지 못할까요? 그리고 올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금 가격은 국제 금시세가 기준이지만, 자국 통화의 가치에 따라 자국민이 사는 금 시세는 달라집니다.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공포와 엔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은 오랜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해 온 나라입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GDP 대비 약 130% 수준인데, 일본은 GDP 대비 부채가 무려 260%로 전 세계 압도적 1위입니다. 부채가 워낙 많으니 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국가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크게 늘어납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위험하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국가 부채를 정부가 관리하고 있어 생각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근 일본은 초저금리와 엔캐리 관련 정책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내 금시세나 국제 금시세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금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향후 강세로 바뀔 경우 국제 금시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체크해 두면 좋겠습니다.
금값이 100만 원 아래로 내려오자 상승세가 끝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투자자 심리는 어떨까요?
2025년은 금값 100만 원 돌파라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있었던 해였습니다. 2025년처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른 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특별했습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최고가는 3.75g당 118만 원까지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많은 분들이 금 투자에 열광 아닌 열광을 하던 분위기였습니다.
대중 심리는 반드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모임에 나간 순이 엄마의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모임의 화두가 금 투자입니다. 영이 엄마도, 철수 엄마도 다 금을 샀다고 합니다. 얼마를 벌었다더라, 50만 원에 산 금이 지금 100만 원이 됐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듣고 순이 엄마는 나만 안 사면 이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면서 패닉 바잉이 일어납니다.
이런 패닉 바잉은 대체로 금이든 주식이든 상승 그래프의 꼭짓점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저희 거래소에서도 금 상승의 꼭대기에서 구매하신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금 투자를 해도 될까, 될까" 하고 망설이다가, 자고 일어나면 오르고 또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것을 보고 "안 되겠다, 지금 사야겠다"며 마지막에 투자하신 분들입니다. 그 이후 하락과 횡보의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전 고점은 2026년 1월 29일입니다. 그 뒤로 금값은 하락하기 시작해 2026년 9월까지 꾸준히 하락과 횡보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9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상승장이 끝난 것 아니냐고 물어보십니다.
하지만 2025~2026년만 보지 말고 2020년, 2022년부터 스프레드를 넓게 펼쳐 보면 달라집니다. 전 고점 대비 하락한 것은 맞지만, 2022년, 2023년, 2024년보다 지금 금값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고점 이후의 차익 실현 매물과 미국-이란 전쟁 이후의 추가 하락이 금값 하락을 결정지은 핵심 요인입니다. 이 요인들이 일부 해소되면 금값은 다시 조정을 받고 상승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엇 때문에 하락했고 무엇 때문에 상승했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금값 하락의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입니다. 통상적인 전쟁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가 늘고 금값이 오르는 패턴입니다. 러우 전쟁 때 우리가 배운 내용입니다. 그런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원유 전쟁이라 패턴이 다릅니다. 원유는 전 세계인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원자재입니다. 전쟁 전 리터당 1,600원 선이던 휘발유가 2,100~2,2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유가 급등은 곧 물가 상승을 뜻하고,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반드시 관리해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이 유가가 미국의 금리 정책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꾸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값 100만 원 시대는 끝났을까요? 금값을 떨어뜨린 요인이 제거되면 금값은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가설을 세워 보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어떤 형태로든 휴전이나 종전을 맞이하면 유가는 서서히 안정될 것입니다. 유가가 안정되면 미국 연준도 긴축적 경계감보다는 횡보나 하락, 동결 이후 인하 같은 기조를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금값이 다시 오를 동력이 생깁니다.
글로벌 IB 은행들은 금값의 중장기 추세를 어떻게 볼까요? 골드만삭스, JP모건, 도이치방크, 씨티은행, UBS 같은 IB 은행 다수는 2026년에서 2027년 상반기까지 금값을 온스당 4,900~5,100달러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4,300달러 선임을 감안하면 15~20% 정도 상승할 여력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해 금 한 돈을 약 82만 8,000원이면 살 수 있는데, 금값이 15~20% 오르면 다시 100만 원 시대가 돌아올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금값은 4,35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이 언제 나갈지 모르지만, 9월 15~16일 미국 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9월 FOMC가 2026년 하반기와 2027년 상반기 금값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장 분위기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80%를 넘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브렌트유 등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만큼 급등했습니다. 노동통계국 발표를 보면 CPI, PPI, PCE 같은 지수가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이런 물가 지표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전쟁 격화에 따른 유가 급등입니다. 현재 조기 종전 기대감도 시장에서 그리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 내에서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보다 훨씬 높습니다. 만약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금값은 조금 더 겨울을 견뎌야 할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은 이자나 배당을 주지 않는 금의 보유 기회비용을 높입니다. 그러면 미국 채권이나 10년물, 30년물 같은 달러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금값은 지금 4,350달러 선인데, 9월 15~16일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하방 압박을 받아 4,000달러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합니다. 반대로 인상 없이 동결한다면 금값이 빠르게 4,7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방송이 나갈 시점에는 연준의 결과가 이미 나와 있을 것입니다. 시장은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결정에 따라 금값이 하방 압박을 받을지 다시 상승할지가 갈릴 것입니다.
경제학자 중에는 물가 압력은 있지만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자가 아니라서 인상이나 동결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동결된다면 금값에는 호재입니다. 동결 이후 워시 의장이 점진적인 완화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치적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 금리는 3.5~3.75%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4%까지 올린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최근 두 번 연속 금리를 올렸고, 유럽연합도 인상했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고 금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워시 의장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 이번 회의가 굉장히 주목됩니다. 그 결과에 따라 금값의 향방도 정해질 것입니다.
금값 폭락에 대비해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지 고민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실물 금 보유자와 금 ETF, 종이 금 투자자별로 어떤 대응을 권하시겠습니까?
한국에서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최근 금 투자 1위 수단으로 선정된 KRX 금시장을 통한 투자입니다. 둘째, ETF를 통한 투자입니다. 셋째, 현물 금 투자입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KRX 금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매수·매도 수수료가 0.2%로 매우 저렴하다는 것, 그리고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들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점입니다. 작년에는 KRX를 통한 금 투자가 크게 열광을 불러왔습니다. 매수세가 많았는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흔히 말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2025년에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한국 거래소를 통한 금 투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ETF도 투자 방법 중 하나이지만 양도소득세 문제가 있어 오늘은 넘어가겠습니다. 세 번째인 현물 금 투자도 많이 하시는데, 이 부분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현물 금투자는 가장 큰 장점이 내가 실제로 금을 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직접 소유할 수 있고, 국가나 여러 통제로부터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반면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제도권 내에서 정상화된 금을 구매할 경우 부가가치세 10%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다소 제약으로 나타나기는 합니다.
하지만 KRX를 통한 금투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매수·매도 수수료가 굉장히 적은데, 이것이 금투자를 주식과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시각을 만들어 줍니다. 그러면 금 가격이 고점이라서 앞으로 하락할 것 같다고 판단하는 분들은 KRX에 있는 금 자금을 다 매도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최근 상반기에도 KRX의 순수매수 금액보다 매도 금액이 훨씬 많았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KRX를 통한 금투자는 철저하게 지수를 통한 투자이기 때문에, 하락이 예상되면 매도가 많아지고 상승이 예상되면 매수 세력이 많아집니다. 이런 특성이 장기투자에는 굉장히 제약이 되는 상황입니다.
반면 현물 골드바를 사시는 분들은 금 가격이 내려갔다고 팔고 나중에 다시 사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현물 골드바 투자자들은 가격이 내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수를 통한 투자보다 현물 투자가 실질적으로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특이한 결과를 현장에서 많이 봅니다. 실제로 KRX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시던 분들이 실물 골드바를 사러 방문하시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실물 골드바를 구매하는 가장 큰 장점은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까지 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면서 물려주고 싶다는 증여·상속 측면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현물 골드바를 선호하고, 자산 운용 관점에서 수익률을 내고 싶은 분들은 KRX를 더 선호하시는 것 같습니다. 다만 어느 한 가지 채널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KRX도 해 보시고, ETF도 해 보시고, 현물 골드바도 반드시 구매해 보시길 권합니다. 여러 번의 구매 경험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 나에게 가장 맞는 투자 방법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KRX든 현물 골드바든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저도 현물 골드바 투자와 KRX 투자를 함께 하고 있고, 그런 방법들을 추천해 드리는 편입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KRX 투자는 실제로 금을 만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금투자를 하면서도 금 100g이 어느 정도 무게인지, 실제로 현물 골드바를 가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경험이 없어 굉장히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KRX 금투자에서 주의하실 점이 하나 있습니다. KRX 금투자는 지수를 통한 투자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물 골드바를 인출하려고 하면, 인출하는 시점의 시세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금값이 50만 원일 때 부가가치세 5만 원을 부담하면 현물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KRX를 통해 50만 원어치 투자한 것이 100만 원이 되었습니다. 이제 실물을 가지고 싶어서 인출하게 되면, 100만 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10%, 즉 1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금 투자를 오랫동안 하실 계획이 있는 분들은 저점부터 꾸준히 현물 골드바를 구매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이런 점을 참고하시면 투자에 도움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80년대식 마이너스 70%대 폭락처럼, 지금의 금 하락이 장기 대세 하락장의 초입인지 아니면 1970년대 대폭등 직전의 숨 고르기 국면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1970년대의 금 가격 폭등과 폭락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저는 1970년대와 지금 2026년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970년대에는 노플레이션 당시 인플레이션이 19% 정도로 굉장히 높았습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가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은 결국 화폐 가치의 하락을 의미합니다. 현금 1억 원의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1년 뒤에는 8천만 원 정도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반인들은 어떻게든 자산을 지켜야 하고, 그때 가장 먼저 구매하는 것이 바로 금입니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많은 사람이 금을 사니 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준이 금리를 아주 빅 자이언트 스텝으로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급락했고, 금값도 함께 급락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는 약 30% 정도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연준 의장이 쓸 수 있는 카드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초고금리를 유지하면서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당시와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 40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경 5천조 원에 이른다는 이야기가 최근 많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120%를 넘어섰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로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었고, 최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폴 볼커처럼 꺼낼 수 있는 카드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금리를 1%만 올려도 국가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거의 1조 달러 정도 늘어나는데, 이는 미국의 1년 국방비 예산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금값이 폭락하는 상황은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금을 바라보는 인식이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국가 전략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고, 그 다변화의 최선봉에 있는 것이 바로 금입니다. 달러 자산은 미국의 재무부나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언제든지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금은 어떤 형태로도 제재가 되지 않는 자산입니다. 최근 중국이 엄청난 양의 금을 매입하는 행보를 보면, 달러 자산에 대한 제재를 미리 방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의 위치가 과거보다 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금투자가 어떤 의미 있는 결과를 낼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은 지난 수십 년간 큰 상승과 긴 조정을 반복해 왔습니다. 현재 금 시장이 장기 상승 사이클의 초반, 중반, 후반 중 어디쯤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면, 2010년대 초반에서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중과 많은 국가들은 금을 그렇게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소중한 자산은 미국 달러와 미국 채권이었고, 이것이 가장 무위험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 러우 전쟁이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가장 큰 기폭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미국 달러 자산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고, 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금보다 달러 자산을 보유하겠다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에는 오히려 금을 매도하는 스탠스였습니다. 금은 보관 비용이 들고 이자도 나오지 않으니, 4%대 이자를 주는 미국 국채를 사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러우 전쟁 이후 중앙은행들의 스탠스가 전환되었고, 그 중심에 브릭스 국가들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행보는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13개월 연속으로 중국이 금을 매집하고 있고, 공식 통계상 중국 인민은행이 보유한 금은 약 3,000톤 정도라고 합니다. 미국이 포트녹스에 보관한 금은 약 8,000톤 정도입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중국이 보유한 금이 8,000톤 이상, 혹은 만 톤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중국이 왜 이렇게 금에 열을 올리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달러는 국제 무역과 상품 거래의 핵심 결제 수단입니다. 만약 달러의 지위가 흔들려 제2, 제3의 기축통화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통화가 될까요? 유로화일까요, 위안화일까요, 엔화일까요, 아니면 원화일까요? 어떤 자국 통화도 달러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달러의 시장 지배력이 굉장히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금이라는 것이 중국 인민은행의 생각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 금거래소나 홍콩 금거래소를 통해 무역 결제를 위안화로 하고 있습니다. 무역 상대국이 위안화로 받은 결제대금을 상하이나 홍콩 금거래소로 가져오면 현물 금으로 교환해 주는 프로세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것이 달러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안화 자체만으로는 국제적 신뢰나 공신력이 약하기 때문에, 중국도 금을 기반으로 한 국제 통화의 지배력을 가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중국의 이런 스탠스를 모르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로 제재를 가할지는 정치적인 부분이라 다 알 수는 없지만, 거래의 핵심 매개체가 금이라는 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2022년에 시작된 금 강세장은 현재 중반부 정도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중반부에서 고점을 달리다가 현재는 조정을 받아 약 30% 정도 하락한 상황입니다. 금 강세장이 끝난 것이냐는 질문이 많은데, 단기적인 측면만 봐서는 안 되고 길게 바라보며 금이라는 수단이 어떤 역할을 할지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고객들에게 많이 설명드립니다. 실제로 금이 향후 굉장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면, 금 가격은 온스당 2만 달러, 3만 달러까지도 갈 수 있는 상방 연료가 있습니다. 다만 추세만 따라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반드시 존재하므로, 상방이 열려 있다고 보더라도 신중해야 합니다. 금이 전 세계 통화에서 과거보다 훨씬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면, 금 강세장 후반에는 더 가파르게 상승할 여지가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은 단기간에 예측할 수 없으니, 장기적인 스탠스에서 금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유심히 지켜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도 13년 만에 금 매입을 재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왜 다른 나라들은 다 중앙은행이 금을 사는데 한국은행은 안 사느냐,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말씀하십니다. 고점에서 사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들도 금 강세장의 고점이나 조정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했을 것이고, 금을 보유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금 매입은 두 가지 트랙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실물 골드바로 샀을 것이라고 예상하시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금액을 ETF로 투자했습니다.
ETF로 투자한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104톤의 금은 전량 영국 영란은행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금은 보관에도 비용이 들고, 작년에는 한국은행 관계자가 영국에 가서 실제로 금이 있는지 현장 실사도 나갔습니다. 이때 전체 금괴를 확인할 수는 없었고, 영란은행이 제시한 표본을 가지고 구매한 금이 맞다고 확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만약 104톤의 금을 한국에서 보관한다면 여러 비용이 들고, 달러 유동성이 필요할 때 금을 팔아 달러를 확보하려면 해외 운송과 보안 등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는 ETF로 투자했습니다. 필요할 때 ETF를 매도해 외환보유고의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나머지 상당수는 KRX를 통해 현물 골드바를 구매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의 금에 대한 스탠스가 변화했고, 그 중심에는 미국의 무역 정책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른바 MAGA, 위대한 미국을 다시 건설하겠다는 기조입니다. 일각에서는 MAGA 정책이 메타, 아마존, 구글, 애플 같은 몇몇 기업을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자국 우선주의가 표방되면서 과거처럼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FTA로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15%의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자국 우선주의는 각국 중앙은행 입장에서 금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금 시장에서 훨씬 중요한 이슈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달러 신뢰 하락과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 흐름에 대해 말씀드리면, 사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지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영국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였고, 그 이전에는 금본위제를 기반으로 금과 은이 통화의 주체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달러의 강세는 굉장히 강력합니다. 전 세계 무역은 실시간으로 거래되며, 그 거래는 철저하게 스위프트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러시아나 이란 같은 비서방 국가들이 스위프트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달러를 무역 거래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된다는 뜻입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 속에서 미국이 이란에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도 있습니다. 이란은 석유를 중국에 많이 수출하고, 그 대금으로 위안화를 받습니다. 그 위안화는 상하이나 홍콩 금거래소를 통해 금으로 전환됩니다. 결국 제재 대상인 달러를 피해 제재가 되지 않는 금으로 거래하는 시스템인 셈입니다.
과거에 비해 달러의 위상이 상당히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달러가 굉장히 강세인 것도 사실입니다. 달러를 대체할 제2, 제3의 통화가 지금 시장에서 강력하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제2의 기축통화가 생긴다면 그 자리에 1순위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은 금이라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브레튼우즈 3.0'이라는 가설을 내놓은 경제학자들도 있습니다. 금을 베이스로 국가 간 거래를 하되, 실시간 거래는 지표상으로 정리하고 분기나 연 단위로 그 결과값을 금으로 교환하자는 구상입니다. 이것이 실제로 시장에 얼마나 정착될지, 일부 국가에만 쓰일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보다 탈달러 기조가 훨씬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흔히 말하는 브릭스 국가, 즉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중국 같은 나라들이 탈달러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결제 시스템이 더 견고해지면 달러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일부 국가에 국한된 시스템이지만, 서방 국가들이 브릭스의 결제 시스템에 동조해 금 기반 결제를 한다면 달러에는 매우 치명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도 이런 부분을 모르지 않아서, 최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빠르게 추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을 스테이블코인에 접목시키겠다는 미국의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제가 경제학자가 아니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고,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참고하며 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찰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향해 가고 있고, 국채 이자로 갚아야 할 돈이 미국의 1년 국방예산보다 커진 상황을 역사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위기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최근 베선트 재무장관이 미국 국채 바이백 규모를 20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두 배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 발표 이후 미국의 국가부채가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40조 달러는 원화로 약 5경 5천조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약 125% 정도입니다. 프랑스나 일부 유럽 국가들도 많은 국가부채로 우려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달러를 원하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습니다. GDP 대비 120%를 넘는 국가부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나라이기에, 재무부는 이 국가부채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 재무부와 연준의 스탠스를 보면, 재무부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미국 채권 금리를 조정하려는 것 같고, 연준은 케빈 워시 의장의 매파적 성향으로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스탠스인 것 같습니다. 두 기관의 스탠스가 달라서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것 같습니다. 최근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비농업 취업자 수와 실업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가 굉장히 탄탄합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2.7%인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1% 수준입니다. 실업률도 4%대로 경제학자들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으로 봅니다. 이런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를 조금 올려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스탠스입니다. 반면 재무부는 국채의 유동성이나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국가부채가 40조 달러이니 미국에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미국은 현재 굉장히 탄탄한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가부채가 50조, 60조 달러가 되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 부채가 40조 달러에 육박하는 현 상황이 금 시장에 던지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면, 통화의 본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달러든 유로든 원화든 엔화든 위안화든, 국가는 필요에 따라 통화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우세하면 미국 전 국민에게 1인당 5천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5천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600만 원입니다. 이는 돈을 더 풀어 국민에게 나눠주겠다는 정책입니다. 이처럼 자국 통화는 원하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자원입니다. 반면 금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광물입니다. 더 많이 캐고 싶다고 캘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화성에 엄청난 양의 금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지구로 가져오는 운반 비용이 천문학적이라 경제적으로는 의미가 없다고들 합니다. 금은 유한한 자원이고, 금을 제외한 기축통화 달러는 사실상 무한한 자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달러를 지속적으로 많이 찍어낸다면 전 세계가 달러를 바라보는 시각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달러가 제재의 대상이 되고 탈달러화, 즉 디달러라이제이션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되지 않겠다는 기조 속에서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매력이 떨어지고, 결국 달러 기반 시스템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원, 즉 무한한 자원인 달러를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유한하지만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금을 매개로 거래할 것인가. 이것이 세간의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마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미국에서 최근에 달러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입법인 클래리티 법안들이 빠르게 통과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서방 국가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무역 기조가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더 빠르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다만 이런 것들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자리를 잡을지는 아주 복잡한 요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의 경제적 변동성도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고, 그로 인해 변동성이 훨씬 커졌습니다.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 무역 기조를 가진다면, 금은 과거보다 또 다른 역할을 반드시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금본위제는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무너졌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불과 6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이죠. 앞으로 달러가 가진 기축통화의 지위가 지속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어떤 균열이 생긴다면 그 역할을 차지할 수 있는 금이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금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거시적 관점에서 세계 경제와 전 세계 무역 기조 속에서 금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확신이 있다면, 자산의 일부를 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현물 골드바를 보유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자산가 입장에서 이미 국가에 세금을 다 내고 취득한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할 때는 또다시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자산가들은 어떻게든 절세를 통해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고 싶어 하고, 국가는 어떻게든 과세하고 싶어 하니, 절세하려는 국민과 과세하려는 국가 사이에 반드시 충돌이 생길 거라고 봅니다. 금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활용되어 왔고, 앞으로 과거보다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면 개인의 부를 미래까지 인플레이션을 막아가며 지켜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은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금과 은, 백금은 시장에서 비슷한 사이클로 움직입니다. 금이 하루에 2% 정도 오르면 은은 5% 정도, 백금은 7~8%, 많게는 10% 정도 오르곤 합니다. 이 변동폭(스프레드)은 금보다 은이 크고, 은보다 백금이 더 큽니다. 반대로 말하면 금이 하락할 때는 은이 더 빨리, 더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 상승을 이끄는 동력은 반드시 금입니다. 상승장이 만들어질 때 금이 먼저 오르고 은과 백금이 따라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늘은 금 위주로 설명드렸지만 은과 백금도 비슷한 사이클로 적용된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중국이 금을 계속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중국이었죠.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 6천억 달러 정도로, 우리나라의 열 배쯤 됩니다. 기존에 미국 국채 보유 1, 2위가 중국과 일본이었는데, 지금 중국은 미국 국채를 정리하고 자산을 금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 스탠스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계기는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해외 외환보유액을 동결한 사건입니다. 중국은 이것을 보고, 자신들이 가진 미국 국채와 달러 자산도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금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2강으로 불릴 만큼 경제력이 크게 성장했고, 대만 침공에 대한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 시진핑 주석은 대놓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보에 미국이 간섭하지 말라고요. 대만을 무력 통일하더라도 미국은 제재하지 말라는 뜻이었죠. 만약 중국이 외환보유액 상당수를 달러 자산으로 갖고 있다면 제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런 계획을 가진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 금으로 보관하겠다는 속내로 미국 국채를 빠르게 금으로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미국도 중국의 이런 행보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현재 미중 무역 전쟁은 일단 휴전 상태이고, 미국이 다시 중국의 무역·경제 제재를 가하면 중국도 희토류 수출 제한 같은 맞불 작전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해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는 기존의 미국 1강 체제, 즉 달러 자산을 기반으로 한 무역 시스템에서 중국의 경제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면서 미중 2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달러 자본이 시장에 얼마나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할지, 그리고 중국의 행보가 어떨지 우리가 궁금해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보의 중심 핵심 포인트에 금이 들어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중국과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탈달러를 위해 미국채를 팔고 금을 사들이는 움직임은 장기 환율과 금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굉장히 많은 양의 금을 매집하고 있죠.
2026년 6~7월까지만 해도 금값은 하락세였습니다. 당시 최저점은 온스당 4,0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시점에는 온스당 4,350달러 정도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6~7월에는 4,000달러 선에서 그 벽이 깨질지 말지가 시장의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만약 4,000달러가 깨지면 3,800, 3,600, 3,200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가장 큰 배경은 비서방 국가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탄탄한 금 매수세였습니다. 이들이 4,000달러 부근에서 하방을 탄탄하게 지지해 준 것이죠. 과거와 달리 지금의 중앙은행 금 매수세는 상당히 다릅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 금은 보유만 해도 미국 국채나 달러 자산처럼 이자를 주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같은 대규모 기관은 수십조, 수백조 원의 기금을 운용해서 수익을 내야 합니다. 반면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을 굴려 수익을 내는 것보다 국가의 전략 자산을 확보하는 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금값이 4,000달러 선에서 떨어질 때 중앙은행은 저점 매수의 타이밍으로 볼 수 있습니다. 4,000달러에서 산 금이 5,000달러가 됐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온스당 1,000달러의 차익을 누렸다며 좋아할 상황은 아닙니다.
개인 투자자는 4,000달러에 사서 5,000달러에 팔면 큰 수익을 냈다고 생각하지만, 국가는 전략 자산 보유, 유사시 달러 유동성 확보, 전략 자산 확보라는 관점에서 금에 접근합니다. 그래서 개인과는 전혀 다른 스탠스를 가진 금 매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최근 꾸준히 금을 사들이는 행보는 결국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저항일 수 있고, 달러 중심의 무역 시스템 기반에 또 다른 무역 시스템을 넣어 보고 싶다는 중국의 전략이 지금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흐름이 앞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중국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