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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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는 부채 누적과 자산 거품 붕괴 과정으로 과거 평균보다 낮은 성장이 예상되며, 미국은 올해 상반기 침체 가능성이 있고 향후 2년간 성장률 둔화가 전망된다. 중국은 중성장 시대로 극단적 위기는 아닐 것으로 보며, 달러는 3차 하락 추세에 진입했다고 본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00원 안팎이며 하락(원화 강세) 추세로 전환됐다고 전망한다. 국내 경제는 가계·기업 부채 부담으로 소비·투자 중심의 저성장이 불가피하나 지표 저점은 통과 중이며, 금리는 물가 안정으로 추세적 하락 국면이라고 본다. 가계는 자금잉여 주체이고 대기업은 현금성 자산이 많아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며, 올해·내년은 채권보다 주식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아 주식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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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와 환율 전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단기 파동도 알아야 하지만, 거시 경제 전반의 큰 흐름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시간에 걸쳐 나눠 보려고 합니다. 첫 시간에는 글로벌 경제와 환율을 분석하고 전망해 보겠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우리 경제를 분석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발표자 소개
저는 대신증권과 하나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했습니다. 주로 이코노믹스 스트래티지스트로서 거시 경제, 환율, 금리, 주가를 전망하고, 이를 토대로 자산 배분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2015년부터는 서강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
금융회사에 다니면서 많은 부자들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시대에 당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개인에게 당하면 일부 자산을 잃지만, 시대에 당하면 모든 자산을 잃을 수 있습니다. 거꾸로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면 개인의 부를 축적할 수 있고, 기업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두 시간 동안 시대의 흐름, 즉 거시 경제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현황
글로벌 경제는 여러분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처럼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동안 부채가 너무 많이 쌓였고, 일부 자산가격에는 거품이 생겼으며, 이제 그것이 붕괴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과거 평균보다 낮은 성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좋았던 미국 경제도 올해 상반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은 과거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환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뒤에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은 이른바 G2로서 과거처럼 고성장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중성장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경제가 극단적인 위기에 빠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유로존과 일본 경제, 그리고 주요 신흥국 경제도 살펴보겠습니다.
환율 전망: 달러 약세 전환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입니다. 저는 달러 가치가 3차 하락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망합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까지 올라갔지만, 현재는 1,400원 안팎입니다. 이제 원화가 상승하는 추세, 즉 환율이 떨어지는 추세로 전환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제의 사이클과 부채 문제
경제는 장기적으로는 성장합니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중간중간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충격 같은 경기 침체를 겪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저를 '닥터 둠'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런 위기를 미리 경고해 왔기 때문입니다. 2021년 상반기 코스피가 3,000을 넘었을 때 4,000 전망이 많았지만, 저는 2,2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돌아보면 이런 하락은 투자자에게는 자산을 불릴 기회였고, 기업에게는 성장 기회였습니다.
세계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하지만, 실제 경제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사이클을 그립니다. GDP는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의 지출, 그리고 수출에서 수입을 뺀 값으로 구성됩니다. 2008년 미국 위기 때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수출도 안 되니 경제가 크게 나빠졌습니다. 수요가 그만큼 부족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 지출을 늘리는 재정정책을 펼쳤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0%대로 내리고 돈을 크게 풀었습니다. 그 결과 2019년까지 세계 경제는 꾸준히 회복됐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소비, 투자, 수출이 다시 급격히 나빠지자 정부와 중앙은행은 또다시 돈을 풀었습니다. 그 덕분에 경제는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2020년 세계 경제는 -2.8% 성장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에는 6.3% 성장하며 급격한 V자 회복을 했습니다. 그만큼 정부가 돈을 많이 쓰고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었다는 뜻입니다.
이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한데, 두 번의 위기를 거치며 전 세계 부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선진국은 정부 부채가 많이 늘었고, 최근 일부 조정되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정부 부채가 증가했습니다. 중국 등 신흥국은 기업 부채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마디로 세계가 부채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부채 성장과 1997년 외환위기
우리나라도 부채로 성장한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른바 IMF 사태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1986년부터 1988년까지 3저 호황으로 경제가 아주 좋았습니다. 기업들은 미래를 낙관하며 투자를 크게 늘렸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수요가 부족해지면서 기업들이 부실해졌습니다. 그 결과 1997년 외환위기가 왔습니다.
당시 IMF 처방에 따라 약 169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빅딜과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30대 재벌 중 11개 그룹이 해체됐습니다. 당시 가계 부채는 GDP 대비 50% 수준, 정부 부채는 6% 수준으로 건실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 부채가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높고, 가계 부채는 한때 GDP 대비 100%까지 올라갔습니다. 우리나라는 부채 축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기업 부채도, 가계 부채도 세계 평균보다 높습니다. 기업 부채가 높으니 과거처럼 투자를 하기 어렵고, 가계도 과거처럼 소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비와 투자 중심으로 낮은 성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우리나라 정부 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정부가 지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가계 부채와 내수 침체
그럼에도 우리 내수는 아직 굉장히 힘듭니다. 그 이유는 가계 부채입니다. 가계 부채를 설명하려면 다시 1997년 외환위기 때로 돌아가야 합니다. 당시 일부 대기업이 과잉 투자를 했고, 그 대기업과 은행이 부실해지면서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약 169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빅딜 구조조정을 했고, 금리까지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이익을 많이 냈습니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실물 경제에 비해 통화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났습니다. M2를 GDP로 나눈 '마샤 K'가 급증했습니다. 실물에 비해 돈이 많이 풀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이익을 내면서 투자를 줄였고, 은행에서 돈을 덜 빌렸습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은행 대출의 약 71%가 기업 대출이었고 가계 대출은 29%였습니다. 기업들이 돈을 덜 빌리자 은행은 가계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가계 대출이 기업 대출보다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가계가 소비를 했지만 결국 가계 부채가 늘어난 것입니다.
가계의 금융부채를 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보면, 2001년과 2002년에 급증했습니다. 당시 생긴 가계 부채 문제가 지금까지 후유증을 남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채/자산 비율이 많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금융부채는 정체된 반면 금융자산은 늘고 있어 오히려 개선되고 있습니다. 플로우 개념으로 보면 우리 가계는 상당한 잉여를 내고 있습니다.
경제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 해외로 나뉩니다. 가계는 자금 잉여 주체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가 금융회사에 맡긴 돈이 빌린 돈보다 많습니다. 그 잉여 자금을 기업이 쓰고, 정부가 쓰고, 남은 돈이 해외로 나갑니다. 특히 최근 5년을 보면 가계 잉여가 많이 늘었습니다. 작년에는 가계가 금융회사에 저축한 돈이 빌린 돈보다 216조 원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 돈은 극단적으로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며 많은 부자를 봤습니다. 1조 원 넘게 가진 분도, 수천억 원을 가진 분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돈이 이 잉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이미 쓸 만큼 쓰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1억 원이 떨어져도 소비가 거의 늘지 않을 분들입니다. 반면 어려운 분들은 정말 많습니다.
제가 증권사를 옮길 때 일부 언론이 엄청난 돈을 받고 이직했다고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그 보도가 나가자 동창회나 지인들에게서 돈을 내라는 연락이 왔고, 많은 어려운 분들이 도움을 요청해 왔습니다. 학생도 찾아왔고, 일부 중소기업인도 찾아왔습니다. 심지어 한 화가가 그림을 사 달라고 찾아와 그림을 샀는데, 얼마 후 물감을 살 돈이 없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곧 갚겠다고 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금융자산은 이렇게 많이 늘고 있지만 그 격차도 극단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우리 가계의 잉여는 많이 늘고 있습니다. 이 잉여가 기업의 자금 부족을 메우고,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우고, 해외 주식 투자로도 나가고 있습니다. 가계 자금 잉여가 늘어나고 있어 양극화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위기는 아닙니다.
소비 둔화와 내수
2001년, 2002년 가계 부채가 급증했다는 것은 가계가 금융회사에 이자를 매달 내야 하고, 때로는 원금도 갚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소비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 민간 소비는 연평균 2.3% 증가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GDP는 연평균 3.3% 성장했습니다. 가계 부채가 많으니 소비가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우리 경제의 저성장 원인입니다.
작년 내수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먼저 자동차,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 소비가 줄었습니다. 미래 소득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런 큰 지출을 미루게 됩니다. 이어 옷, 신발 같은 준내구재 소비도 줄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영화 관람, 외식 같은 서비스 소비까지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그러나 모든 지표의 저점은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계 소비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럼에도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수출이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제 전망은 0.9%입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침체는 아닙니다. 소비가 점차 회복되면서 2분기, 3분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조금씩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금리 전망
은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이미 추세적으로 하락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중간중간 올랐다 떨어지기도 했지만, 추세는 하락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명목금리입니다.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입니다. 실질금리는 사전적으로 추정하기 어려워서, 흔히 명목 GDP 성장률보다 실질 GDP 성장률을 실질금리의 대용 변수로 씁니다.
우리 잠재성장률은 올해부터 향후 5년 동안 1.8%이고, 2040년에는 0%대로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KDI도 2030년부터 0%대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이렇게 낮은데 금리가 오를 수 있을까요? 최근 금리가 올랐던 것은 물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목표인 2% 안팎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 경제에 돈이 남아도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투자율과 저축률을 비교해 보면, 투자는 돈의 수요이고 저축은 돈의 공급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해서 투자가 저축보다 많았습니다. 돈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과잉 투자하면 망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 뒤 투자율이 급락했고, 저축이 투자보다 높아졌습니다. 돈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진 것입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우리 경제 전체가 돈이 남아도는 상태입니다.
물론 이것도 양극화입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여전히 힘듭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한국의 자금순환표를 보면 작년 말 현재 946조 원에 달합니다. 대기업들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돈이 남아돌고 있습니다.
자산 배분 방향
저는 매 분기마다 자산 배분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주식 비중을 늘릴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채권 투자를 많이 말씀드렸는데, 올해와 내년에는 채권보다 주식 수익률이 훨씬 높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려면 여러 금융상품에 나눠 투자하는 자산 배분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두 번째 시간에 우리 경제를 분석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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