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규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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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공급 사이클이 길어 가격 패턴이 예측 가능하다고 주장. 2019년 이후 금 공급 감소로 슈퍼사이클 진입, 채굴 케팩스 정체로 신규 공급 증가는 2029~2030년쯤 가능하며 그때가 고점일 수 있다고 봄. 화폐량 대비 금 보유량 기준 금 2만 달러(M2 기준 5만 달러)를 제시하고, 부채·수요 측면에서 1970년대보다 상승이 더 격렬할 것이라 주장. 2만 달러는 목표가가 아니라 통과점이라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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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문제는 더 심각하고, 수요는 그때보다 16배나 늘어난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때보다 상승률이 더 낮을까요? 저는 적어도 1970년대보다 상승률이 오히려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할 만큼, 이번 상승장은 더 격렬합니다.
1부에서 지금 2026년 10월 기준 4,100달러인 금 가격이 2030년에 2만 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왜 그럴까요? 이걸 설명하려면 길어지는데, 이번 2부 하나로 끝낸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쉽게 풀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어디까지 오를지, 언제 고점일지 예측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런데 금은 그렇게까지 어려운 자산이 아닙니다.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역사가 매우 깊습니다. 5천 년 동안 금이 화폐로 쓰였고, 수많은 금 폭등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폭등기가 주식처럼 매번 다른 이슈로 움직인 게 아니라 상승하는 패턴이 늘 일정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셈입니다.
둘째, 금은 다른 자산과 달리 공급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대부분의 자산은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원자재는 공급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금, 구리, 우라늄, 돼지고기, 대두 같은 원자재가 모두 그렇습니다. 다만 농산물이나 돼지고기처럼 공급 주기가 짧은 품목은 돼지가 6개월, 소가 3년 정도면 키울 수 있어서 가격이 들쭉날쭉합니다. 반면 금, 은, 철, 구리, 백금, 팔라듐 같은 금속류는 사이클이 매우 깁니다. 금을 생산하려면 보통 10년, 길면 20년이 걸립니다. 금광 회사를 차리고, 금광대를 탐사하고, 유망한 광산을 고르고, 인허가와 부지 매입, 채굴 준비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값이 3년 전 2,000달러에서 지금 4,100달러가 됐다고 해서 "공급을 늘려 볼까?" 하고 쉽게 결정할 수 없습니다. 공급 데이터도 긴 추세를 갖게 됩니다.
약 360년치 금 공급 데이터를 금 가격과 겹쳐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나옵니다. 금 공급량이 줄어드는 시점부터 금의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고, 공급이 2~3년 정도 늘어난 시점이 고점이었습니다.
- 공급이 줄었던 시점인 2019년, 2002년, 1970년, 1933년부터 금의 슈퍼 사이클이 왔습니다. - 공급이 2~3년 늘었던 2011년, 1980년, 1947년이 금의 최고점이었습니다. - 지금은 아직 공급이 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급이 늘기 시작하는 시점이 2030년 정도가 될 거라고 보는 것입니다.
공급이 언제 늘기 시작할지 정확히 집을 수는 없습니다. 금광 기업의 상황에 따라 딜레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2030년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탐사한 광산 1,000개 중 실제로 개발되는 곳은 1개, 즉 0.1~1%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탐사 훨씬 전부터 금광 기업들은 자본적 지출, 즉 케펙스(CAPEX)를 씁니다. 중장비를 사고, 부지를 선정하는 데 돈을 쓰는 것입니다. 이 케펙스를 보면 기업들이 실제로 금을 캘 계획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케펙스가 3년째 정체되어 있습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늘었지만, 그 3년 전에 갑자기 튀었던 이유를 보면 당시 ESG 키워드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금광 기업은 대표적인 반환경, 비인권 기업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어린 아이들을 노동 착취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규제가 강해지자 기업들은 ESG 경영을 보여 주려고 친환경 중장비를 사거나 R&D 투자에 돈을 썼습니다. 정작 금을 캐는 데는 돈을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5년 넘게 케펙스가 사실상 정체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금광 기업들의 개발 일정을 보면 가장 빠른 곳이 2029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게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9년부터 공급이 늘어나고, 공급이 2~3년 연속 강하게 오를 때가 고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2030년이 고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개발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금의 상승 사이클은 더 길고 더 높이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둘째는 5천 년의 역사를 돌이켜 보는 것입니다. 금 가격이 2만 달러를 넘는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또 어그로 끌려고 하는구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5배 오른다고 하면 가능성 있는 얘기로 들리지만, 금이 5배 오른다고 하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오해 때문입니다.
금이 안전자산인 건 맞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안전자산과는 다릅니다. 금이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위기 때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달러를 안전자산이라고 하면서 경기 침체가 오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금도 인플레이션 위기가 오면 가격이 10배 이상 오릅니다. 지난 100년 금 상승 사이클 중 10배 이하로 오른 경우는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현재 사이클은 2019년에 시작됐고, 대략 3배 정도 올랐습니다. 금 상승 사이클은 보통 9~13년 정도 지속되는데, 평균 10.8년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8년쯤 지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상승률이 3배 수준입니다.
주요국의 역사를 봐도 금 가격 상승기에는 금 가격이 해당 국가의 금 보유량 대비 발행된 화폐량과 다시 맞춰질 때까지 올랐습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미국 남북전쟁과 독립전쟁 때 컨티넨탈 달러, 프랑스 혁명기 아시냐, 프랑스 미시시피 버블, 신성로마제국의 저질 은화, 로마의 데나리우스, 송나라 교자, 원나라 교초, 명나라 대명보초 등 모든 사례에서 금이 상승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1970년대 금 가격이 26배 오른 이유는 국가가 가진 금과 화폐량의 괴리가 벌어졌다가 그 괴리가 다시 리셋되었기 때문입니다. 1930년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괴리가 크게 벌어지자 루스벨트 대통령은 금 몰수법을 만들어 금 거래를 막고, 금을 국가 소유로 만든 뒤 강제로 1달러당 금 가치를 맞춰 버렸습니다. 금은 주기적으로 이렇게 재평가됩니다.
지금도 화폐 발행량과 금 가격이 다시 맞춰지는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본원통화량은 약 5.2조 달러입니다. 미국이 보유한 금은 8,133톤인데, 이를 나누면 금 1온스당 약 2만 달러가 넘어야 합니다. 이 계산은 M0, 즉 본원통화 기준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M2 광의통화를 보라고 하는데, M2는 훨씬 큽니다. 그렇게 보면 금 가격은 5만 달러를 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수적으로 2만 달러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2만 달러는 목표 가격이라기보다 지나가는 지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와 비교해도 지금은 더 극단적입니다. 1970년대 정부 부채 비율은 약 30%였는데 지금은 120%입니다.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인구도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때는 코인샵이나 금은방에 가서 사야 했지만, 지금은 ETF, 금통장 등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어 투자 가능 인구가 16배 늘었습니다. 공급은 더 타이트하고, 부채 문제는 더 심각하고, 수요는 16배 늘어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상승장이 1970년대보다 더 격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10년 평균 금 생산량 증가율은 1%도 안 됩니다. 2025년에 최대치를 찍었다고 하는데, 그때도 1% 늘었습니다. 공급이 매우 타이트하다는 뜻입니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금 매장량은 약 5만 8,000톤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지구 내핵에 있는 금은 인간이 캘 수 없으니, 인간이 캘 수 있는 지각의 금은 약 58만 톤입니다. 1년에 약 3,000톤을 채굴하고 있으니, 계산상 약 17년 뒤면 고갈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금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품위가 좋은 곳부터 캐기 때문에, 좋은 광산이 다 캐지고 나면 품위가 낮은 곳만 남습니다. 이런 곳은 금 가격이 채굴 비용보다 높아져야 채굴이 됩니다. 비트코인 반감기처럼 생산량이 툭툭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금의 고갈로 가는 건 맞지만, 금 가격이 충분히 올라가야 그다음부터 조금씩 공급이 늘어나는 형태입니다.
가능성은 몇 가지 열려 있습니다. 첫째, 북한처럼 아직 탐사하지 못한 지역에서 예상치 못한 금광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둘째, 우주에서 채굴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고, 실제로 시험적으로 시도하는 기업도 미국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셋째, 인간이 금을 만드는 것도 성공했습니다. 다만 1g을 만드는 데 약 1경 달러가 들어서 현실성은 낮습니다. 그리고 바다 밑에 가라앉은 금을 건져 올리는 기술도 있습니다. 금 가격이 오를수록 이런 공급이 어느 정도 채워 주겠지만, 절대적인 금 생산량 자체는 계단식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금 생산량은 중국이 1위입니다. 중국 안에 금이 많고, 매장량도 세계 3위 안에 듭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금이 많이 몰려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 금광 기업들이 많이 중국에서 금을 캐고 있다는 점입니다.
케펙스를 써서 10년 뒤 나올 금에 투자를 했는데, 과연 그때 중국에서 금을 가지고 나올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미국과 중국이 다퉈도 지금처럼 보복관세를 주고받고,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흐름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중국에 투자해 금을 다시 캐겠다는 건 너무 큰 리스크입니다. 이것도 케펙스가 잘 오르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금 공급이 쉽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발 타임라인을 2029년이 가장 빠른 시기라고 말씀드렸는데, 이게 보수적으로 잡은 이유에는 이런 지정학 문제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구상 금 매장량 5만 8,000톤은 미국 지질조사국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금은 고대부터 쓰여 왔기 때문에 지구상의 탐사는 거의 다 끝난 상태입니다. 가끔 금광 발견 뉴스가 나오지만 대부분은 과장이고, 실제로 개발로 이어지는 곳은 극히 적습니다. 그래서 현대에는 탐사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과거 석유 고갈 뉴스는 여러 번 나왔지만, 금 고갈 뉴스는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금은 17년 뒤에 고갈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품위가 떨어지는 금광까지 채굴하게 되므로, 금 가격이 올라야 공급이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금을 건져 올리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금 가격보다 채굴 비용이 더 많이 들어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금 가격이 오르면 이런 사업도 채산성이 맞아질 수 있어서 공급을 일부 채워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금 생산량은 앞으로 계단식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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