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요약 보기
주가 상승은 실질 성장이 아닌 중앙은행 통화 확대와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착시라고 주장. 나스닥은 2000년 5,100 고점 후 15년 만에 회복, 미국·유럽 성장률은 하락세. 2019년 대비 금 +204%, S&P500 +168%, 코스피 +74%(작년말 기준). 중앙은행이 돈을 못 찍는 상황이 오면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는 조건부 경고.
다듬은 글
네, 앵커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짚어 보려고 합니다. 먼저 그동안의 주가 상승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래프로 보겠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나스닥 지수가 2000년에 이미 5,100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나스닥 지수가 2년 10개월 동안 큰 폭으로 하락해 1,100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4분의 1토막이 난 것이죠. 나스닥이 다시 원래 지수인 5,100까지 회복하는 데는 얼마나 걸렸을까요? 무려 15년이 걸렸습니다.
그 뒤로 미국 나스닥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26년 1월 들어 23,685로 어제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비밀이 있습니다. 지난 10년이 아주 특별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보통 미국의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주가 상승률도 계속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0년 단위로 연평균 성장률을 나눠 보면, 미국의 성장률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졌습니다. 1960년대에는 4.4%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2020년대 들어서는 2.1%에 그쳤고, 그중 최근 5년 동안은 1%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2020년대 하반기에도 성장률이 계속 낮아질까요? 현재로서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습니다.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는데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속도는 빨라졌습니다. 이것이 그동안 미국 증시에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이것이 미국만의 현상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은 2000년 3월 407로 당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1월에는 158까지 떨어졌습니다. 엄청난 하락을 극복해 낸 것은 2010년대부터인데, 2015년까지 400선을 회복했고, 2026년 1월에는 600을 기록하며 유럽 증시가 기세를 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의 경제 성장률은 어땠을까요? 성장률 그래프를 보시면, 과연 주가와 같이 올라갔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유럽의 성장률은 미국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악화됐습니다. 1960년대 유럽은 미국보다 빠르게 성장해 무려 5%를 기록했습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일어난 성장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높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2020년대에는 유럽의 성장률이 완전히 무너져 1.1%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끊임없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너무 많이 찍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가 돈을 찍어 올린 주가 상승은, 성장률이 나중에 회복되면서 뒷받침될 수 있을까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성장률을 좌우하는 요소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자본의 추가 투입입니다. 자본을 더 투입하면 당연히 성장합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돈값이 쌌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10년대에는 2%가 안 됐기 때문에 얼마든지 투자를 늘릴 수 있었고, 그만큼 성장률을 높일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2~4.3%를 오가고 있습니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입니다. 돈값이 비싸지면 추가 투입은 당연히 어려워집니다.
둘째는 노동의 추가 투입입니다. 노동을 더 투입해도 성장률은 높아집니다. 그런데 선진국들은 이미 합계출산율이 2.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유럽 주요국은 1.3 정도이고, 중국과 우리나라는 1.0도 안 됩니다. 일본도 1.1에 불과합니다. 인도마저 작년 합계출산율이 2.1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을 추가로 투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셋째는 생산성 향상입니다. 안타깝게도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장률이 단기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주가가 많이 올랐을까요? 그 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주가가 올랐다기보다,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제가 2019년부터 비교하는 이유는, 2020년에 팬데믹 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2019년과 비교하는 것이 노이즈를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부터 2025년 말까지 금값은 달러 기준으로 204% 올랐습니다. S&P 500 지수는 168% 올랐고, 코스피는 작년 말 기준으로 74%입니다. 최근에는 아마 거의 90% 정도 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확실히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금값이 오른 만큼 결국 달러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 기간에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대부분 미국 국채에 투자했을 텐데, 그랬다면 S&P 500 지수와 큰 차이가 날 만큼 수익률이 낮았을 것입니다. 돈이 계속 휴지가 되고, 금값이 올라가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왜 일어났을까요? 성장률이 떨어지면 당연히 주가도 떨어지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돈을 계속 찍어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내 임기만 아니면 된다'는 정치인들의 님티(NIMTO, Not In My Term of Office) 때문입니다. 자기 임기 중에만 인기를 얻으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많은 자산을 보유한 기성세대는 자신의 자산을 올려주는 정부나 연준의 정책을 계속 지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부채 더미에 빠진 세계에서는 국채를 발행해도 사 줄 사람이 없습니다. 일본은 일본은행이 대부분 일본 국채를 사 줬습니다. 연준의 양적완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수많은 국채를 연준이 사 주었다는 것은 돈의 양이 늘어난다는 뜻이고, 당연히 자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 놓고 돈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인플레이션이 사라졌다는 착각 때문이었습니다. 오늘도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발표됐지만,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이 잘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입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문제는 무엇일까요? 아무리 저축을 해도 현금을 모으는 속도보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된 현상입니다. 미국 연준, 유럽 중앙은행, 일본 중앙은행까지 모두 똑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저축하는 속도는 중앙은행이 돈 찍는 속도를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 원칙을 말씀드리자면, 돈을 찍는 동안에는 자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항상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중앙은행이 돈을 찍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당연히 즐길 수 있지만, 중앙은행이 돈을 찍지 못하는 경우에는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현재의 자산 가격 상승을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앵커 브리핑에서는 앞으로 어떤 투자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