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슈카월드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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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나스닥 급락과 코스피의 동반 약세를 짚으며 빅테크 실적 발표를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를 전한다. 먼저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 83조 원, 영업이익률 80%를 기록했다고 소개된다. 주주환원으로 올해 약 100조 원 규모를 발표했으며, 3분기 주당 배당금은 실적 배당 1만 원과 키옥시아 투자 성과에 따른 특별 배당 1만 원을 합한 2만 원이다. 현금 배당 총액은 14조 원, 자사주 매입·소각은 20조 원으로 언급된다. 또 2029년까지 DRAM과 HBM 물량이 사실상 판매됐고 14개 주요 고객과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컨퍼런스 콜 내용도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7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0% 증가했다고 소개된다. 다만 추가 주환원 방안은 이미 알려진 3분기 현금 배당 30조 원을 넘어서지 못했고, 잔여 재원 55조~75조 원은 내년 1월 발표 예정이라 시장이 실망했다는 내용이다. 방송은 특정 증여 목적 루머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구글이 매출 25% 증가에도 월가 예상에 못 미쳐 주가가 하락했고, 검색 광고 성장률이 12%로 둔화된 점과 AI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이 2분기 연속 적자로 돌아선 점이 부각됐다. 아마존은 AWS가 39% 성장했지만 광고 매출 성장률이 26%에서 12%로 둔화됐고, 자본지출이 759억 달러에 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잉여현금흐름 플러스를 유지해 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인텔은 다음 분기 전망 부진과 PC 시장 침체, 메모리 비용 상승을 이유로 하루 -28.58% 급락했다고 전해진다. 방송은 현금흐름이 최우선으로 평가되는 '캐시 이즈 킹' 흐름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 부담 요인으로 짚었다. 마지막으로 AI 기업 앤트로픽의 IPO 신청 소식을 다루며, 매출 성장과 대규모 컴퓨팅 계약, 투자설명서의 AI 위험 경고, 창업자 중심의 특별 의결권 구조를 소개한다. 방송은 IPO 이후 매출 증가가 AI 산업의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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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신나게 얘기를 했는데, 목소리가 갑자기 갈라앉네요. 뭐, 버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 걱정 버블이다. 버블이 되게 하면 버블이 아닌 거죠? 걱정하실 건 없지만, 지난주에 코스피가 좀 반등하나 했어요. 이거 뭐야, 어째 좀 반등하나 했는데, 쭉쭉 두 번 빠졌습니다. 지난주와 이번 주는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몰린 주였죠. 어제 좀 모르겠더라고요.
일단 우리나라 얘기부터 드리면, 지난주에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역시나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죠. 3분기 영업이익이 83조 원, 영업이익률이 80%입니다. 80%의 영업이익률로 83조를 버는 게 SK하이닉스예요. 물론 그래도 주가가 거지같이 움직였다는 게 문제지만요.
실적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영업이익 83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0%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1조를 벌었는데, 올해는 83조를 번 거예요. 실적만 좋은 걸로 끝났냐? 아니죠. 그러면 감동이 없죠. 게다가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역대급 주주환원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총 100조 원에 달하는 주주환원을 단행하기로 했어요.
3분기 주당 배당금은 2만 원입니다. 실적에 따른 배당 1만 원과, 키옥시아 투자 성과를 나누는 특별 배당 1만 원이 더해진 거예요. 키옥시아는 SK하이닉스가 예전에 지분 투자를 했던 회사죠. 키옥시아 주가가 엄청나게 올랐고, 상장 기업이라 지분 매각을 대규모로 했습니다. 거기서 이익이 많이 났으니 그중 일부를 이번에 배당으로 지급하는 거예요.
현금 배당 총액은 14조, 자사주 매입·소각은 20조, 합쳐서 34조 정도입니다. 여기에 이미 집행한 40조 등을 더해 합계 10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발표한 셈이죠.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환원한다는 방침이고,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260조 원 정도 되니 그중 100조 원가량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겁니다. 나머지는 투자에 쓰이고요.
지난주에는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 소식도 나왔습니다. '포기'가 아니라 '중단'이에요. 성장 가능성이나 필요성이 달라졌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게 무엇이 가장 유리한지 재검토하겠다는 거죠. 그리고 컨퍼런스 콜에서는 앞으로 3년간 메모리 물량이 사실상 완판되었다는 멘트도 나왔습니다. 2029년까지 DRAM과 HBM 물량이 거의 다 팔렸고, 대형 클라우드 업체를 포함한 14개 주요 고객과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거예요. 케파의 절반 이상이 이미 판매된 셈이죠.
이 얘기를 듣자마자 주주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주가는 불꽃 반등을 했습니다. 어떤 유튜버는 시황 방송에서 "이거 왠지 나를 물라는 얘기냐?" 하면서 "물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붕어인가 안 붕어인가" 고민했다고 해요. 첫날은 잘 참았는데, 둘째 날 급등하니까 "아, 못 먹어도 고!" 하고 살짝 물었다가 지금은 입이 찢어질 것 같은 슬픈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파란 음봉이 나기도 했죠. 하지만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고 패배한 것도 아닙니다. 한 발 물러난 것뿐, 두 걸음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예요.
곧이어 삼성전자도 3분기 세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80% 증가했어요. 대단하죠. 그런데 이건 이미 잠정 실적에서 알려진 내용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환상적인 실적이 아니라 감동이에요. 실적 발표에 왜 감동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요즘 트렌드가 그렇습니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번 분기 실적 발표 때 주요 내용을 곧 주주와 공유하겠다고 했거든요. 내년 초에 나온다고 했지만, 혹시 3분기가 끝난 지금 특별배당 말고도 플러스 알파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죠. 그런데 3분기 현금 배당은 보통주 1주당 4,600원, 총 30조 원이었습니다. 이건 이미 알던 내용이고, 총 주주환원 규모 90조~110조 원 중 35조 원이 집행 확정되니 잔여 재원은 55조~75조 원이 남았다는 것도 알려져 있었어요. 그 나머지는 1월에 발표한다고 합니다. 없는 게 아니라 분명히 있는데, 내년 1월에 나온다는 거죠.
저는 기다릴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그걸 못 기다리고 감동이 없다며 주가가 쭉 내려갔어요. 다음에 나온다는데, 너무 섣부른 실망은 과한 것 같습니다. 저가 매수 기회를 자주 주는 건 감사하지만, 저가 매도 기회를 이렇게 자주 주는 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장에는 이상한 루머도 돌았습니다. 유재용 회장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증여했는데, 상속세법상 증여가액 계산 기준이 내년 12월~1월까지라서, 그 전에 주가를 누르려고 1월에 발표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예요. 이건 루머죠. 설마 이사회가 증여세를 아끼려고 그러겠어요? 그랬다면 다 같이 손잡고 세세해야 할 일이고요. 일고의 가치가 없는 얘기입니다. 1월에 발표하는 게 공시된 일정이니, 전혀 걱정하지 않고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참 답답하고 쓸모없는 루머죠.
그렇게 다시 오르겠지 생각하던 금요일, 갑자기 나스닥이 -2.86%로 깊은 딥다이브를 했습니다. 나스닥 모양이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아직 단단한 상승 추세를 벗어난 건 아니에요. 원래 이렇게 밟고 가는 겁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상한 선을 긋고 "빠지는 선이다" 하며 펀더멘털이 아니라 차트로만 접근하니 답답하죠. 아직 남은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지난주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 때문이에요. 28일 구글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5% 올랐습니다. 올랐으면 됐잖아요. 그런데 월가 예상에 못 미쳤다고 해서 주가가 빠졌어요. 누가 예상을 그렇게 높게 잡았냐고요. 눈높이를 낮추면 되는 거잖아요. 25%면 충분히 훌륭한 성장입니다.
구글의 실적을 뜯어보면, 제미나이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월간 사용자 10억 명을 돌파해서 구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이 됐어요. 역시 모델 선택을 잘해야 하는구나 싶죠. 그런데 문제는 캐시카우였던 검색 광고 시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알파벳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이 검색 광고인데,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어요. 줄어든 게 아니라 성장률이 줄었습니다. 전년 대비 12% 성장이에요. 슈카월드 친구들도 12% 성장하지 못할 텐데요. 검색 광고 성장률이 19%까지 찍다가 17%, 그리고 12%로 떨어진 거죠. 그래서 검색 매출이 꺾인 거 아니냐는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요즘 구글 검색이 옛날처럼 잘 안 되죠. 다들 AI 검색을 하잖아요. 구글이 만든 AI가 구글의 핵심 수익 모델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구글 임원은 "남이 내 밥그릇을 뺏어 먹게 두기보다 차라리 스스로 내 밥그릇을 먹어 치우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어요. 나쁘지 않은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누군가 AI를 할 거라면, 남에게 뺏기기보다 직접 하는 게 낫죠. 네이트온이 문자 사업을 지키려다 스마트폰 메신저 시대에 카카오톡에 시장을 뺏긴 것처럼요.
그래서 검색 광고 성장률이 줄었지만, 구글은 AI 투자를 늘렸습니다. 광고 성장률이 줄었는데 투자는 늘었으니 수익 증가율은 떨어지고 비용 증가율은 올라간 셈이죠. 데이터센터 투자 때문이에요. 그 결과 구글은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벌어들인 돈을 다 쓰고, 이제는 돈을 빌려 쓰고 있는 거죠.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구글 주가는 -1%를 찍었어요.
아마존도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쭉 빠졌습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예상치를 하회했어요. 2,023억 달러 예상에 2,019억 달러였는데, 4억 달러 차이니 0.2% 미달이에요. 이걸로 빠질 일은 아니죠. 소매 매출 증가세가 약해졌다는 건데, 줄어든 건 아닙니다. 클라우드 AWS는 39% 성장해서 여전히 좋았어요. 오픈AI 같은 AI 기업들의 수요 덕분이죠. 문제는 광고 사업이었습니다. 광고 매출 성장률이 26%에서 12%로 둔화됐어요. 프라임 시기가 뒤로 밀렸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AI가 아마존 광고 시장도 잠식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쇼핑까지 대신하면 광고 노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죠. 실제로 아마존은 메타의 AI 쇼핑 에이전트를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월마트는 허용했다고 하죠. 아마존 CEO는 광고 부진이 AI 에이전트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어요. 사용자들이 아직 그런 AI 쇼핑을 많이 쓰지 않고, 직접 들어와서 사는 걸 선호한다는 거죠. 그런데 말씀하시는 걸 보니 걱정은 하고 계신 것 같긴 합니다.
아마존도 자본 지출이 컸습니다. 3분기 자본 지출이 무려 759억 달러였어요. 잉여현금흐름도 적자입니다. 아마존은 올해 AI 투자만 2,200억 달러를 계획하고 있고, 계약도 수천억 달러 규모예요. 돈이 이렇게 빠져나가면 어떻게 되나 걱정하는 거죠.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매출, 영업이익, 주당순이익이 모두 예상치를 뛰어넘었어요. 이유는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다른 빅테크들이 다 쓰러져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만 홀로 버텼어요. 투자자들은 합리적으로 지출하고, 번 돈이 더 많다는 긍정적 평가를 했죠.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에도 불안 요소가 있어요. 소비자 부문 매출이 줄었고, 윈도우 OEM 매출이 27% 감소했습니다. PC 가격이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때문에 너무 올라서 잘 안 팔리고 있거든요. 또 AI가 발전하면 오피스 같은 구독 매출이 잠식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을 내세워 유료 사용자가 75% 증가했다고 말하며 대응하고 있어요. 최근 6개월 주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30% 상승, 구글은 30% 하락으로 극과 극이에요.
결정적인 기업은 인텔입니다. 지난주 최악의 기업이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하한가를 맞았는데, -28.58%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은 예상과 부합했지만,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좋지 않다고 발표했어요. AI 부문은 78% 성장했다고 했지만, 인텔의 본체는 CPU이고 CPU는 PC가 많이 팔려야 합니다. 그런데 PC 시장이 침체되고 있어요. 2027년 상반기까지 PC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에도 PC 출하량이 10% 더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인텔 CEO는 "모든 것은 메모리가 문제다"라고 말했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올라 업계 전체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거죠. 인텔만 문제인 건지, 모두에게 문제인 건지는 생각해 볼 일이에요. 인텔은 메모리 비용 증가로 매출총이익률이 예상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투자는 크게 늘리겠다고 했어요. 2027년은 투자 확대의 해가 될 거라고 공표했죠. 돈도 덜 벌고 매출도 줄어드는데 돈은 더 쓰겠다는 겁니다. 심지어 해당 기간 잉여현금흐름이 적자가 될 것이라는 공식 발표까지 나왔어요. 하한가를 맞을 만했죠.
이런 흐름을 보면 결국 투자는 하고 싶고, 투자하면 결과도 나올 것 같은데, 돈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금이 없으면 설비 투자를 계속하려면 외부에서 자금을 구해야 하죠. 그런데 자금을 구하는 비용이 너무 오르고 위험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AI 꿈을 쫓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분위기가 시장에 팽배해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대가를 치를 거라는 거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개발 방향이 비슷한데, 한쪽은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며 상승했고, 다른 쪽은 마이너스를 찍자 극단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시장이 그 대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쳤습니다.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악재죠. 아니면 기존 사업으로 버텨야 하는데, 기존 사업의 현금흐름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레포트 제목 중에 "캐시 이즈 킹"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현금이 최고로 떠오르는 시장이라는 거죠. 지금 투자자들은 현금흐름을 최우선으로 봅니다. 현금흐름이 좀만 좋으면 급등하고, 좀만 안 좋으면 급락해요. 기존 사업의 악재 가능성을 두 번째로, AI 관련 성장을 세 번째로 봅니다. AI가 대박 칠 수도 있지만 그걸 기다려 주지 않는 분위기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빅테크들이 벌어들인 돈을 AI 투자로 쏟아붓는다는 건, 그 돈이 결국 우리에게 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반도체를 사고, 전력 설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돈이 흘러가니까요. 그런데 우리도 박살이 났어요. 그럼 왜 박살이 났느냐? 얘네가 돈을 못 벌까 봐 걱정해서입니다. 결국 그 돈의 최종 행방을 결정할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AI 기업 앤트로픽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IPO를 신청했다는 소식이에요.
앤트로픽의 향방에 많은 게 걸려 있다고 생각해요. 앤트로픽은 사실상 여러 기업의 최종 고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종 소비자는 우리지만, 우리가 AI를 쓸 때 가장 맞닿아 있는 기업이 앤트로픽이니까요. 앤트로픽이 실적을 못 내고 AI 수요가 꺾이면, 그 기업에 클라우드를 판 아마존과 구글, 그리고 AI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컴퓨팅 관련 거래에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어요. 이 기업이 사용을 안 해주면 아래 있는 것들이 다 무너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앤트로픽의 IPO는 반드시 성공적이어야 해요. AI 순환 투자의 한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자 역할을 하는 기업이니까요.
현재 나오는 앤트로픽 시가총액은 1.5조~2조 달러 수준으로, 스페이스X의 1.77조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거의 3조 달러에 가까운 대형 IPO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죠. 물론 IPO로 자금을 많이 빨아들이면 시장 유동성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앤트로픽은 여러분께도 의미 있는 기업이 될 수 있어요. 티커가 'ANT'거든요. 한국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아요. 앤트. 제가 예전에 '앤톡'이라는 사이트를 만든 적이 있는데, 그건 '위폴'로 대체됐죠. 이제 앤트라는 종목 코드로 한국의 개미들을 유혹할 예정인가 봅니다. 우리의 앤트를 살릴 구세주가 되어 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앤트로픽이 상장하니까 투자설명서도 나왔다고 하니, 다음 시간에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AI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죠. 우리는 AI가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칠 기술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매출이죠. 매출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 상반기 매출이 163억 달러였고, 전년 동기 대비 1,300% 늘었습니다. 물론 전기 매출이 워낙 적었던 탓도 있지만, 앞으로가 중요하겠죠.
발표 내용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의 절반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쓰는 장기 계약 고객도 매년 늘고 있고요. 사실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10만 달러면 약 1억 원인데, 하여튼 장기 계약을 맺은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죠. 2025년 말 이후로는 최소 4,17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 관련 신규 계획을 체결했습니다. 좋습니다. 잘해 줘야 됩니다.
엔트로픽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자기들이 돈을 엄청나게 많이 쓰고 있고 컴퓨팅 비용도 늘고 있지만, 매출도 같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매출이 비용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니 비용을 적게 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출이 더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언뜻 보기에는 무책임할 정도로 커 보일 수 있지만, 대담하면서도 합리적인 투자라는 겁니다. 인세인이 아니고요, 세인세인(sane)이라는 거죠.
오케이. 앞에 말은 안 해주셔도 될 것 같은데요. 무책임할 정도로 커 보인다는 말은 주가에 좋지 않으니, 적절한 크기로 보인다고 해 두죠. 좋습니다.
이번 투자 설명서에는 조금 무시무시한 말들도 많았습니다. 엔트로픽이 좋은 기업이고 AI가 좋다는 얘기만 쭉 적으면 될 텐데, 300페이지가 넘는 문서 중 무려 94페이지에 걸쳐 AI의 위험 요소를 설명하는 데 썼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을 넣었어요.
"AI는 인류의 재앙적이거나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화학, 생물학 또는 기타 위험한 무기를 개발하는 악의적인 행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아니, 너희가 AI 기업인데 이걸 넣으면 어떡하나요? 좋은 내용도 많을 텐데 말이죠. 또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인간의 의도와 다르게 목표 설정 오류 또는 자기보존 행동으로 인해 AI 시스템이 인간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대규모 파괴적인 조치를 취할 위험이 있다."
AI가 인간의 말을 안 듣고 터미네이터 같은 짓을 할 위험도 있다는 거죠. 90페이지 넘게 이런 내용으로 도배했습니다.
그래서 '얘들이 진짜 AI의 위험을 크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던 와중에, 뒤의 내용을 보니 엔트로픽은 이런 위험의 심각성 때문에 창업자들이 의결권의 50.1%를 유지할 수 있도록 특별한 클래스 F 주식을 발행했습니다. AI의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못 건드리도록 창업자들의 의결권을 높여 준다는 거죠. 10배짜리인지 100배짜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창업자에게 특별한 주식을 준 겁니다.
그럼 90페이지 넘게 AI의 위험성을 얘기한 이유는 결국 창업자들에게 50.1%의 의결권을 주기 위한 빌드업인가요? 제가 꼬여서 보는 걸까요? 보면서 결국 자기들이 50.1%를 받았다는 얘기를 하기 위한 근거가 그런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뭐, 그런 거겠죠?
엔트로픽은 순수하게 AI 위험을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고, 그걸 막기 위해서 의결권 50%를 유지하고 클래스 F를 따로 주는 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AI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인물이 있어야 하니까, 그게 창업자라는 거죠. 너무 달아서 보는 걸까요? 자꾸 순수하게 안 보이고 이렇게 꼬아 듣는 경향이 있는데, 순수하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의결권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결론적으로 엔트로픽이든 오픈AI든 IPO 이후에는 매출 증가가 중요하겠죠. AI 산업의 진정한 시험대입니다. 만약 매출이 단기적으로 안 좋다면 쉬었다 갈 것이고, 단기적으로 좋다면 조금만 쉬었다 갈 것이고, 엄청 좋다면 덜 쉬었다 가겠죠. 결국엔 간다는 얘기가 아니라, 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예, 좋습니다.
수조 달러가 걸린 IPO와 AI 경제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고, 월요일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즐거운 시장이 될 것 같고, 빨간색 양복이 쫙쫙 나와서 많은 분들의 AI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주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우리가 먼저 빠졌기 때문에, 나스닥 하락을 가볍게 짓밟고 올라설 것이라고 기원합니다. 그런 상황이죠.
누가 그러더라고요. 다 버블이고 어쩌고 하는데, 우리는 이미 터졌습니다. 한번 터졌기 때문에 여기서 더 터져 봐야 별로 무서울 건 없다는 거죠. 그리고 버블이 터지면 결국 다시 갑니다. 버블이 터졌지만 결국 회복은 됐죠. 나중에 10년 걸렸지만요. 하여튼 내일 좋은 시장이 오기를 같이 기원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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