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슈카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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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이 경제·투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그 변화의 '변곡점'이 지금이라는 강연. 테슬라 주가 급등과 배터리·전기차 기업 강세를 예로 들며 주식시장이 사회 변화를 먼저 반영한다고 주장. 과거 PC·인터넷·스마트폰 사례와 1940년대 뉴딜, 2020년대 그린뉴딜을 비교해 정책 주도의 대규모 투자 흐름을 설명. ESG 기준(환경·사회·지배구조)이 기관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주며, 기업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 유치와 주가에 불리하다는 점을 강조. 코스피 상위 기업 중 친환경 기업 비중이 짧은 기간 크게 늘었다고 언급. 기후 티핑포인트가 임박했다는 과학자 의견을 인용하며 지금이 대응의 마지막 시점이라고 주장. 개별 종목에 대한 구체적 목표가나 매매 권유는 없음. 직접적 가격 방향 예측은 없고 장기 구조적 견해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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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시간에 기후변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죠. 20년 전, 30년 전에도 지구가 뜨거워지고 북극곰이 살 곳을 잃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과 무엇이 다르냐고요. 이 시대에 다시 기후 얘기를 꺼내는 이유가 뭐냐고요. 과거부터 계속 들어온 이야기라서 이번에도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겠지,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테슬라 시가총액이 9천억 달러를 넘어선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 테슬라를 빼고 1등부터 10등까지 시가총액을 다 합쳐도 그 규모가 안 됐을 정도입니다.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절반은 믿지 않았을 겁니다. 정말 미국 주식에 관심이 많거나 전기차에 열광하는 몇몇 사람만 알던 회사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그거 스타트업 아니야?", "전기차 만드는 미래 차 회사 아니야?" 정도로 생각했죠.
지금은 다릅니다. 테슬라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최근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2020년 초에 60달러 정도였던 주가가 최근에는 1,600달러 가까이까지 올라갔으니 10배에서 수십 배가 오른 셈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2003년에 창업했고, 2004년에 일론 머스크가 투자했으며, 2010년에 상장한 회사입니다. 만들어진 지 18년, 상장한 지 10년 넘은 회사인데, 그동안은 주가가 거의 오르지 못하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왜 그럴까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에이스 기업"이라고 하면 다들 배터리 기업을 떠올립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처럼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기업들이죠. 1년 반 전만 해도 이런 기업들이 이렇게 주목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언제부터 회사들이 배터리 회사를 주목하기 시작했을까요? 지금 우리는 어떤 순간에 있는 걸까요?
저는 우리가 기후변화가 드디어 사회를 바꾸는 순간을 눈으로 직접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그 순간이 지금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컴퓨터는 1940년대에 개발됐습니다. 50~60년대 과학 발전에 큰 영향을 줬지만, 컴퓨터가 우리 사회 전체를 바꾸고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개인용 PC 시대가 열리고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컴퓨터가 보여줄 수 있는 눈부신 미래와 성장성에 사람들이 빠져들었죠.
그래서 2000년대 초 주식시장도 크게 움직였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코스닥지수가 900 가까이 갔다가 3,000을 찍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 코스닥이 1,000도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상승이었죠. 컴퓨터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있었지만, 실제로 사회와 삶을 바꾸는 순간은 20년 전에 와 있었던 겁니다.
스마트폰도 비슷합니다. 전화기는 1800년대에 개발됐지만, 우리가 스마트폰 시대에 빠져든 것은 컴퓨터와 결합된 불과 10여 년 전입니다. 스마트폰이 생긴 지 10년밖에 안 됐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믿지 않으실 겁니다. 그럼 그 전에는 뭐가 있었냐고요?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삐삐가 있었습니다. 삐삐가 처음 나왔을 때는 정말 생활을 크게 바꿔놨죠.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호출을 받고, 공중전화로 달려가 응답을 남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불과 15년 전 이야기입니다. 2000년대는 컴퓨터, 2010년대는 스마트폰, 2020년대는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또 다른 변화의 시대입니다.
과거의 한 장면도 떠올려 보겠습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 대공황이 발생해 경제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때 루즈벨트 대통령이 등장해 당시 미국에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한 곳에 큰돈을 투입했습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뉴딜 정책입니다. 댐을 만들고, 도로를 깔고, 철도를 놓고, 전신주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미국 경제를 살려냈죠.
2020년, 코로나라는 대공황에 맞먹는 충격이 찾아왔습니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등장해 위기에서 미국을 구하기 위해 다시 엄청난 돈을 쓰겠다고 나섰습니다. 1,00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정책을 발표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이름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바로 그린 뉴딜입니다. 1940년대에는 댐과 도로가 가장 필요했다면, 2020년대에는 기후위기 대응이 가장 필요한 일이 된 겁니다.
컴퓨터는 1940년에 개발됐지만 2000년대에 기술이 발전하고 PC 시대가 열리면서 사회를 바꿨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또 한 번의 사회 변화를 보고 있는 걸까요? 왜 테슬라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왜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라는 단어만 붙으면 주가가 오르는 걸까요?
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구 기온이 어느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그 이후의 변화는 인간이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흔히 '티핑포인트'라고 부르죠. 과학자들에게 그 시점이 언제쯤인지 물어보면, 예전에는 2060년이나 2050년이라고 답했지만 최근에는 2040년, 2035년, 2030년으로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뜨거운 열기가 계속 치솟을 수도 있고, 기후가 예측 못 할 방향으로 요동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2035년이면 아직 10~20년이나 남았는데,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은 것 아니냐고요. 그런데 총을 쏘는 상황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총을 쏜 순간, 그 총알이 과녁의 어디에 꽂힐지는 이미 결정됩니다. 물론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이 바로 우리가 총을 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이 지점을 지나가 버리면 되돌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의 변화는 '티핑포인트' 또는 우리말로 '변곡점'의 순간입니다. 그 임계점을 언제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은 2020년에서 2025년 사이라고 답합니다. 이 시기에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충격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우리는 이미 총을 쏜 것이나 다름없게 되는 겁니다.
과거에 우리는 관중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관중석에서는 무대 위 상황에 크게 반응하지 않죠. 그런데 이제 우리가 직접 총을 드니까 사회가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그 반응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테슬라와 전기차 기업들,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국가만 움직인다고 해서 변화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정책을 내도 기업이 바뀌지 않고, 우리 개개인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최근에는 개인과 기업, 금융 주체들이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수천조 원의 돈을 굴리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모여, 앞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투자할 기준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요즘 신문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ESG입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업의 당기 영업이익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지금 얼마를 버느냐보다,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지, 지배구조가 투명한지가 중요해진 겁니다.
블랙록 같은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와 대형 연기금이 모인 협의체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환경 대응 계획을 요구했습니다. 그 계획을 평가하고, 계획대로 실행되는지 점검하며, 부진하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심지어 등급을 매기기도 합니다. A, B, C 등급처럼 점수를 매기는 식입니다. 지금 당장 친환경 기업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화학 기업이나 정유 기업도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실행해 나가면 점수가 올라갑니다. 그 기준을 보고 막대한 돈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ESG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돈을 잘 벌어도 투자를 받지 못하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며, 주주들의 항의를 받고 CEO가 교체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대기업의 IR 자료나 기업 홍보 콘텐츠를 보면 ESG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도덕적 선택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제는 투자를 받고 생존하기 위한 문제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기업들을 살펴보니, 10대 기업에서 11위까지 중 무려 다섯 개가 친환경 기업이었습니다. 배터리, 전기차,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이었죠. 불과 몇 년 사이에 거의 절반 가까이가 친환경 기업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우리가 그 변화를 잘 체감하지 못했을 뿐, 우리는 이미 그 순간을 지나고 있는 겁니다.
10년 전이나 20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면 어디에 투자하셨을까요? 2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컴퓨터의 발전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같은 기업에 투자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10년 전이었다면 스마트폰 시대의 대장주인 애플, 삼성전자, 구글처럼 그 변화에 올라탄 기업에 투자하고 싶으셨겠죠. 그 시대의 변화 축을 제대로 읽었다면 투자 성과도 달랐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2020년대의 변화 축은 무엇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디지털 전환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5G, AI, 클라우드 같은 키워드로 대표되는 변화죠. 물론 그것도 우리 사회를 바꾸는 중요한 축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이고,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축은 기후변화입니다.
물론 어떤 투자를 하느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축이 무엇인지, 그 아래에 깔린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 소양이고,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 전략이자 기본 방침이 될 겁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성공하지는 않을 겁니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노키아나 모토로라처럼 몰락한 기업이 있었고, 애플처럼 살아남아 성장한 기업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별 기업을 바라보는 안목을 함께 길러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 변화의 순간에 서 있는지를 알고 나면, 기후변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나와 여러분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도 분명히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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