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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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구조조정 중이나 연 5% 성장 가능하며 막대한 무역흑자로 자본 축적. 한국은 상품수지 흑자보다 배당·이자 등 소득수지가 커져 금융으로 돈을 벌고 있음. 2024년 한국 경기는 수출(반도체) 중심으로 소폭 회복(GDP 약 2% 전망), 내수는 가계부채로 부진. 코스피는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상승 가능하나 대세상승은 아니며 3,300 돌파가 기준. 가계 금융자산의 은행 비중(약 47%)이 높아 채권·주식 비중 확대 권고. 잠재성장률 하락을 감안해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배당주 등 금리 대비 투자 접근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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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과장된 우려인가
중국 얘기를 하면 미국이나 영국 언론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 경제 불안을 부추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들이 중국이 망할 것처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며칠 전 세미나에서도 제가 먼저 발표하고 전병석 교수가 이어서 말씀하셨는데, 중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시죠. 제가 봐도 서구와 우리나라 언론은 중국에 대해 나쁘다, 더 나쁘다 식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이 고성장 시대를 지난 것은 맞습니다.
중국 투자 과잉과 구조조정
2009년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때 중국은 10% 성장을 했습니다. 그때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는 말까지 했죠. 그런데 그 시기 중국 기업들이 너무 많이 투자를 했습니다. 중국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평균이 22% 정도인데, 중국은 한때 47%까지 올라갔습니다. 그 결과 기업들이 부실해졌고, 특히 건설 관련 기업들이 그렇습니다. 중국도 우리의 97년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조정을 한번 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는 IMF 때문에 강제로 빨리 할 수밖에 없었지만, 중국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 속도가 느릴 뿐입니다. 제가 보기엔 구조조정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뿐이죠. 그래서 앞으로 5년 정도는 중국이 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중국은 해마다 1,000억 달러 이상 무역 흑자를 내면서 자본을 쌓아 왔습니다. 쓸 돈은 꽤 있다는 뜻이죠. 외환보유액도 3조 1,000억 달러를 넘습니다.
우리나라도 무역보다 금융으로 번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금융으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제수지를 보면, 상품수지 흑자는 190억 달러 정도입니다. 그런데 배당과 이자 같은 소득수지를 보면, 해외 주식 등에서 받은 배당이 296억 달러에 달합니다. 190억 달러대와 296억 달러를 비교하면, 우리는 이제 무역보다 금융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겁니다. 그토록 바라던 금융 선진국의 모습에 가까워진 것이죠. 경상수지 흑자는 유지되지만 무역수지는 점점 쪼그라드는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투자가 줄고 저축이 투자보다 많아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났습니다. 98년부터 작년까지 1조 1,300억 달러 정도의 경상수지 흑자가 났고, 그 돈으로 해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자와 배당 소득이 계속 들어오는 구조가 된 것이죠.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엄청난 나라이고, 그 돈으로 해외에 직접투자하고 증권투자를 했습니다. 미 국채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은 줄이고 있지만, 중국 역시 해외에서 이자와 배당 소득이 계속 들어오는 나라입니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와 미국 소비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한 뒤 23년 동안 무역수지 적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2001년부터 작년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6조 2,000억 달러입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그 돈으로 미국 국채를 사고 전 세계에 투자해 왔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중국을 적대시하는 근본 이유도 중국이 너무 많이 벌었기 때문일 겁니다. 불공정 무역 관행 문제도 있었고요. 재미있는 것은, 트럼프 시기에 무역전쟁을 벌이고 관세를 부과했는데도 최근 미국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월마트 진열 상품의 약 47%가 중국산입니다. 미국에서 그만큼 싸게 생산할 수 없다는 뜻이죠.
우리 경제 전망: 구조적 문제와 경기 사이클
한국이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도, 반도체 수출은 좋아지는데 경기가 그렇게 좋지는 않을 거라고 보시는 이유가 뭘까요. 구조적 요인과 경기 순환 요인을 구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구조적 문제입니다. 우리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생산성으로 결정되는데, 노동 인구는 감소하고 자본 스톡도 별로 늘지 않으며 생산성도 하루아침에 높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잠재성장률이 2% 아래, 1%대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경기 사이클로 보면 내년은 어느 정도 회복 국면입니다.
주가와 경기를 전망할 때 선행지수를 보는데, OECD에서 발표하는 한국의 선행지수는 지난 2월을 저점으로 11월까지 계속 올랐습니다. 통계청의 선행지수 순환변동도 4월 저점에서 10월까지 올라왔습니다. 선행지수가 오르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된다는 신호입니다. 올해 우리 GDP 성장률은 1.4% 정도로 보고 있고, 내년은 2.1%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비는 별로 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수출은 늘지만 소비는 그만큼 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출 쪽에서도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하청업체들이 있는데, 10~11월 수출통계를 보면 반도체의 대중 수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 성장률 2%는 주로 수출 덕분이고, 체감 경기는 그렇게 좋지 않을 겁니다.
과거에는 수출이 늘면 그 효과가 소비와 투자로 번져 내수가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출이 그만큼 더 좋아질 가능성이 낮고, 가계부채가 아직 높아 소비가 크게 늘기 어렵습니다. 내수는 올해보다 조금 나아지는 정도로 보입니다. 코스피는 수출 대기업이 중심이라, 지수 자체는 상당히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니,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지수도 오르죠. 내년 주가지수는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본격적인 대세 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코스피가 지난 고점인 3,300을 넘어야 대세 상승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년에 그 수준까지 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전반적으로 올해처럼 박스권 안에서 등락하되, 평균 주가는 조금씩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정부와 정치의 영역이고, 경기 변동은 시장의 영역입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반도체 수출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만큼 반등할 요인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투자 공부와 부동산·자산 배분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조금씩 얻어 가셨으면 합니다. 직접적인 종목 추천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스스로 공부해 보시고, 오늘 내용이 어렵다면 두세 번 다시 들어 보시고, 어려운 단어는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같이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부동산은 아직 회복이 쉽지 않다고 봅니다. 소득이나 임대료에 비해 집값을 평가해 보면, 평가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10~20% 정도는 아직 고평가 상태입니다. 최근 2년 사이 은행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가계 금융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44%에서 47%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니, 은행 비중 47%는 지나치게 높습니다. 반면 채권과 주식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봅니다.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 잠재성장률을 고려하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은행 비중은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좋겠습니다. 주식 비중도 조금 늘리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22%로 워낙 낮습니다. 투자 목적과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22%는 낮은 수준입니다.
명목 GDP, 유동성, 일평균 수출 같은 지표로 보면 주가가 저평가 영역에 있습니다. 금리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2~3% 수준으로 간다고 가정하면, 5% 이상 배당을 꾸준히 주는 배당주는 금리의 2.5배 정도 수익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금리를 기준으로 발상을 전환해 보시는 것도 투자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테마주나 대박을 바라기보다는 금리를 기준으로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기대 수준을 낮추는 투자
조금 어두운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나라 명목 잠재성장률을 추정해 보니 3.7% 정도입니다. 실질 성장률 2%에 물가 상승률을 더한 수치죠. 과거 23년 통계를 보면, 코스피는 명목 GDP 성장률보다 평균 1%포인트 정도 더 올랐습니다. 그러면 명목 GDP가 3.7% 성장한다면 코스피는 연 5% 정도는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미국 S&P500은 100년 동안 연 10~12% 정도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우리도 과거에는 높았습니다만, 국민연금 기금을 전문가들이 운영한 2000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5.6%였습니다. 우리 명목 GDP 성장률도 5.6%였으니, 결국 똑같은 수준입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잠재성장률이 과거보다 낮아졌으니 모든 자산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 정말 중요한 말씀입니다. 1년에 5~6% 수익이면 훌륭한 겁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죠.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잡혔고 성장률도 낮다면, 5%는 충분히 잘한 것입니다. 그리고 5%로 복리를 계산해 멀리 보면 돈은 많이 불어납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두 배를 먹겠다는 생각만 하시면 좋은 투자 전략이 되기 어렵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기대 수준을 낮추셔야 합니다.
오늘 말씀을 잘 새겨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두 번 더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궁금한 이슈를 가지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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