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에디터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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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마가 주춤한 가운데 론 바론의 2분기 13F를 분석. 바론은 브로드컴을 약 40만주(2.58억달러) 신규 매수하고 엔비디아 약 111만주(1.37억달러)를 매도. 브로드컴 2분기 AI 매출 31억달러로 분기 매출 약 125억달러의 25%, 지난해 AI 매출 35억달러에 근접. 다만 포트폴리오 비중은 브로드컴 0.18%, 엔비디아 1.19%로 엔비디아 매도는 차익실현 해석이 적절하며 분산투자·관망 전략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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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네버슬립 짐자 에디터입니다. 지난해부터 증시 상승을 견인해 온 AI 테마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특히 최근에는 테크 기업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일각에서는 AI 랠리 자체가 일종의 버블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은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오늘은 론 바론의 13F 공시 내역을 살펴보면서, 그가 고른 AI 수혜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머니네버슬립이 이번에 미국 주식 입문자들을 위한 라이브 강의를 진행합니다. 8월 29일 저녁 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고요. 이 강의에서는 미국 산업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미국 주식을 어떤 단계로 공부해 나가고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축하면 되는지 기초 단계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하단 링크를 통해 강의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AI에 대한 관심이 다소 사그라지면서, AI 수혜주로 꼽혔던 기업들에 대해서도 시장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AI가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버는 AI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고 있죠. 이런 기준에서 최근 떠오르는 기업이 한 곳 있는데요. 바로 저희가 이전 영상에서도 다룬 브로드컴입니다.
브로드컴은 원래 통신칩을 설계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와이파이를 잡고 블루투스로 연결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 안에 브로드컴의 반도체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브로드컴을 더 이상 단순한 통신칩 기업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어요. 나아가 이 기업이 AI 업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브로드컴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투자한 월스트리트의 구루가 있었는데요. 바로 론 바론입니다.
머니네버슬립 13F 공시를 확인해 보면, 금액 기준으로 2분기에 론 바론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이 바로 브로드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약 40만 주, 시장 가치로는 2억 5,8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죠. 단순히 말해 2분기에 론 바론이 가장 주목한 기업이 곧 브로드컴이었던 셈입니다.
론 바론은 테슬라를 초기에 알아본 투자자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의 포트폴리오에 담긴 테슬라의 평단가는 주식분할 이후 가격 기준으로 18.8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흥미로운 점은 론 바론이 브로드컴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현재 AI 반도체 업계의 1위 자리에 있는 엔비디아 주식은 도리어 대량으로 매각했다는 점입니다. 론 바론은 2분기에 엔비디아 주식을 약 111만 주, 시장 가치로 1억 3,700만 달러어치 매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론 바론이 AI 반도체 업계의 패권이 엔비디아에서 브로드컴으로 옮겨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기라도 한 걸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증시에서 브로드컴이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전 영상에서도 다루었듯이, 브로드컴이 AI 반도체 업계의 라이징 스타가 된 이유는 커스텀 반도체, 즉 ASIC(주문형 반도체)에서 뛰어난 영향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특정 목적을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반도체를 말합니다.
AI 수요가 늘어나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투어 데이터 센터를 증설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기업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자신들의 목적에 딱 맞는 더 효율적인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커스텀 반도체 연구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커스텀 반도체의 수요가 높다는 것은 브로드컴 입장에서는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죠.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을 위해 브로드컴이 설계한 AI 커스텀 반도체인 TPU입니다. 이 밖에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모두 브로드컴의 고객사이고, 지난 7월에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이 대열에 합류해 브로드컴과 협업을 문의하며 착수했습니다.
이런 업계의 흐름은 이미 브로드컴의 실적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지난 6월 12일 브로드컴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실적을 보면, AI 제품을 통한 매출이 31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브로드컴의 전체 분기 매출은 약 125억 달러였으므로, 총매출의 25% 가량이 AI 반도체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JP모건이 집계한 지난해 브로드컴의 AI 관련 매출은 35억 달러였습니다. 즉 2분기 한 분기 만에 브로드컴은 지난해 연간 매출에 근접하는 실적을 낸 것이죠.
이렇듯 브로드컴의 AI 사업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론 바론이 브로드컴에 본격적으로 투자 포지션을 연 시기도 브로드컴의 AI 역량이 본격적으로 꽃피운 때와 맞아떨어집니다. 이전까지 포트폴리오에서 거의 찍어 먹는 수준으로 소량만 담고 있었던 브로드컴은, 올해 1분기부터 상당한 물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론 바론 입장에서 소량이긴 하지만요.
그렇다면 론 바론이 1분기부터 브로드컴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엔비디아는 지난 몇 분기 동안 연속해서 매도하고 있으니, 이제는 엔비디아의 시대가 가고 브로드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너무 성급한 결론에 도달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론 바론이 브로드컴에 2억 5,8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하지만, 이는 그가 운영하는 방대한 포트폴리오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마찬가지로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포지션을 완전히 청산한 것은 아니고요. 올해 2분기 말 기준 브로드컴이 론 바론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8%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의 비중은 1.19%입니다. 6.6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수준이죠. 포트폴리오 비중 순위로 보면 엔비디아는 17위, 브로드컴은 10위입니다.
여러모로 보아, 론 바론이 브로드컴을 엔비디아의 대체재로 여기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매도 역시 급격하게 오른 주가를 두고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투자는 도박과 다릅니다. 어느 한 기업에 베팅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기업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증시 또한 도박판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 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다른 기업이 반드시 망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오히려 건전한 경쟁은 섹터 전반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 낼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AI 반도체 경쟁이 한창인 때에는, 론 바론을 따라 유망한 기업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하고 상황을 관망하는 것도 하나의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경쟁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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