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윤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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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반도체 회복 낙관론의 세 가지 근거(5G·AI 수요, 4차산업 수요, 가격 상승)를 소개한 뒤, 5G 속도 지연, 자율주행·AI 수요의 2025년 이후 개화, 중국의 신규 메모리 경쟁자 등장을 이유로 2020년 상반기 반도체 폭발적 회복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 다만 수익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인정하며, 단기 투자자는 상반기 반도체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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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복론의 세 가지 근거
이제 반도체 시장을 한번 점검해 보겠습니다. 2019년 말이 되면서 2020년 전망에 대한 많은 분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반도체 시장과 관련해서 굉장히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2020년 초, 1분기 정도가 되면 반도체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분석입니다.
재미있는 건, 2019년 초에도 반도체 시장이 곧 좋아진다, 2분기에 회복된다, 이런 얘기가 있었다는 겁니다. 회복이 안 되니까 3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런 똑같은 기조가 내년 2020년에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2020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테니 투자하라는 얘기가 되겠죠.
이런 제 주장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사실 세 가지 있고, 더불어서 다시 곱씹어 보며 시장을 분석해 봐야 할 또 다른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2020년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5G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5G 시장이 이제 막 개화했죠. 우리나라도 이제 시작을 했는데, 내년부터는 탄력을 받아 5G 시장이 성장할 거고, 그 성장세에 맞춰서 당연히 데이터 센터가 확장되어야 하겠죠. 그렇게 되면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5G는 데이터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4G 시장에서 영화 한 편을 받는 데 1.2~1.5GB 정도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3GB 이상의 데이터가 오가게 되는 거니까 그 이상의 데이터 센터 확장이 필요하겠죠. 더 많은 데이터 센터를 지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분명히 시장이 확장될 것이라는 게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 개화기에 있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기술 수요가 확장될 거라는 거죠. 그 대표적인 주자가 AI, IT, 로봇, 자율주행차 같은 것들인데, 이것들이 보급되면서 데이터 수요가 점점 확장될 것이니까 당연히 시장도 확장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되는 거죠.
세 번째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거라는 겁니다. 물론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상승하는 면도 있겠지만, 가격이 워낙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상승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얘기하는 거죠. 기업들이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 재고가 소진되면서 수급이 살아나는 상황이 될 거라는 것이 내년 반도체 시장이 회복된다는 세 번째 근거입니다.
실제로 DRAM 가격을 보면 2.8달러 가까이 되어 왔는데, 더 이상 내려갈 때가 없다는 거죠. 그리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재고량이 어느 정도 선에서 정리되지 않았을까 보고, 가격은 이제 상승할 것이라는 기조입니다. 이 세 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2020년 상반기에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진단과 전망을 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빠진 영역: 시장이 변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좀 더 깊이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논리에는 빠진 영역이 있다는 거죠. 그것은 시장이 변했다는 겁니다. 작년, 재작년, 3년 전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였을 때의 시장과 지금의 시장은 확연하게 달랐고,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많은 분들이 내년 반도체 시장이 좋아질 거라는 분석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고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변했다는, 근본적인 힘의 변화를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반도체 시장을 보려면 어떤 점이 변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세 가지 정도만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5G 시장의 성장성은 분명하지만 속도가 문제라는 겁니다. 반도체 시장은 매년 수요가 있었습니다. 굳이 5G 시장이 아니더라도 매년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계속 늘어날 것은 분명하지만, 5G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서 반도체 시장이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에는 속도의 문제가 빠져 있습니다. 과연 5G 시장의 성장 속도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이어질 수 있겠느냐,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거죠. 5G 시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여전히 5G 시장은 앞으로 반도체 상승에서 굉장히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늦춰져 쉽게 말해 딜레이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면, 많은 분들이 분석하는 것처럼 2020년 상반기 1분기에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으로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5G 시장이 시작되면서 많은 분들이 느끼는 정서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겁니다. 속도가 느리다는 거죠. 그뿐만 아니라 기대하는 만큼 편리한 앱이나 새로운 콘텐츠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놓고 봤을 때도 속도는 딜레이가 날 수 있고, 그 딜레이 안에는 일상에서 쓰기 편한 앱, 5G에 합당한 서비스, 새로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5G 시대가 왔을 때 4G 시장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특별히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닌 딜레이 차이가 나타나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2020년 상반기 반도체 시장 회복과는 굉장히 다른 격차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로 주목해 볼 것은, 미래 기술과 관련해서 성장성이 있으니 반도체가 좋아질 거라고 얘기하는데, 4차 산업혁명에 해당하는 AI와 미래 자율주행 전기차의 수요가 정말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냐는 질문입니다. 2020년 상반기에 AI와 자율주행 전기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두 가지가 해결되어야 하는데요. 첫째는 자본적인 측면입니다. 지금 부채가 상당 부분 쌓여 있고 여러 나라가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소비자들이 소비를 하고 지출을 발생시킬 자신감을 아직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계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술력은 있지만, 소비자들이 그것을 선택할 만한 자본적 환경이 안 되기 때문에 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거죠. 결국 2020년, 2021년에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소비를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상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적인 측면인데, 개화기가 내년이 아니라 시기적으로 보면 2025년 전후입니다. 자율주행 전기차도 2025년이 넘어가야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소비자들이 그런 제품을 사용하는 단계에 진입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4차 산업과 관련된 수요는 내년에 발생할 문제가 아닙니다. 짧게 보면 2023년, 여유 있게 보면 2025년이 넘어가야 자본과 기술이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내년 2020년 상반기에 반도체 시장이 회복된다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다는 겁니다. 이전 시장에는 없었던 새로운 경쟁자, 바로 중국입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비중은 중국과 홍콩을 합쳤을 때 40% 정도가 되고, 수출 지역을 보면 거의 70%에 가까운 비중을 중국과 홍콩 시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홍콩은 반도체를 받아 쓰는, 우리가 수출하기 편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중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경쟁자로서 막강한 힘을 갖는 나라로 변화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14일자 뉴스를 보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라는 중국 기업이 2020년부터 대규모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었습니다. 중국은 이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가가 되었고,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면 결국 자국 기업들도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현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거죠.
이전까지 반도체를 수입하던 나라가 이제는 생산하는 나라가 되어, 삼성과 SK하이닉스에게는 새로운 도전자가 생긴 셈입니다. 12월 5일자 기사를 보면 화웨이 같은 경우에는 독자적인 스마트폰 칩을 만들어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미국 기업 부품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거기에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가 전부 포함되어 있겠죠. 순수한 기술력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할 수 있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는 사실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에 팔았던 반도체 사업을 대만 회사에 매각하게 됐습니다. 물론 대만 입장에서는 중국에 속하지 않았다고 얘기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홍콩이나 대만 모두 큰 중국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삼성과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와 홍콩, 대만이 하나의 삼각편대 체제를 이루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2020년부터 새롭게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2020년 상반기에 단순히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이 변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반도체가 더 좋아질 것이고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상당히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0년 반도체 시장의 흐름
그럼 내년 2020년 한국과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두 가지로 봅니다. 첫째는 분명히 수익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올해 굉장히 안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처럼 일시적인 반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매년 수요는 있었고, 그 수요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그동안 생산해 놓은 물량이 소진되면서 적자폭을 메우고 수익이 턴어라운드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2020년 상반기부터 그 정도의 수익 턴어라운드는 워낙 적자가 컸으니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는 선까지 가능하다고 얘기하면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2020년 상반기에 회복이 되고 계속해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예측한다면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수익은 턴어라운드가 가능하겠지만, 폭발적인 성장, 온전한 성장, 완전한 성장은 어렵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5G 시대가 왔으니 반도체 상황이 다시 긍정적으로 되어 우리나라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기대, 즉 우리나라 반도체 전체 수익이 20~21% 정도 회복되면서 국가 경제 회복까지 이어지는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반도체 관련 투자를 하신다면, 내년 상반기에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실 텐데, 여러 사항을 보시면서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들어왔다 나가는 빠른 단기 매매를 하시는 분이라면 내년 상반기 정도의 반도체 관련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단기적인 측면이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신다면, 반드시 시장이 내년에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가지 않을 가능성을 생각하시면서 접근하시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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