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부되는남TV_무주택에서건물주까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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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나라 금 가격이 해외보다도 더 싸요. 이런 역프리미엄은 1년에 한두 번 정도밖에 오지 않는데, 과거에도 제가 금을 샀던 타이밍을 돌아보면 전부 이런 때였어요. 이건 공급 쪽 문제라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국제 시세에 맞춰집니다. 그러니 지금 역프리미엄만큼은 안전 마진을 먹고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또 역프리미엄이 나타날 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끊었다는 뜻이니, 지표상으로도 가격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금이 매력적인 가격까지 떨어졌고, 저평가 상태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포인트예요.
조기원 대표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과거 연초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금에도 붙어서 다들 금을 사겠다고 난리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반대 분위기예요. 금 얘기를 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요.
말씀하신 대로 귀금속이나 반지 같은 게 아니라, 순수하게 금을 사서 돈을 벌 목적으로 보유하려는 수요는 최저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는 수요가 정말 강해서 금이 없어서 못 팔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매물이 많고, 저희가 중계 거래를 하니 판매 물량은 꽤 많은데 수요는 많이 줄었습니다. 최근 들어 수요가 조금씩 붙고는 있지만, 한창 핫했을 때와 비교하면 대략 10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로 줄었고, 반대로 금을 팔려는 사람은 아주 많습니다.
매도가 가장 심했던 때는 3월이었습니다. 2, 3월에는 저희 회사가 평소 매입하는 양의 세 배 정도가 몰려와서, 나중에는 자본이 떨어져 매입을 못 할 정도였어요. 저희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 매도가 쏟아지니 국내 가격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국제 시세는 그대로인데 국내 시세만 뚝뚝 떨어진 거죠. 그만큼 매도세가 강했습니다. 지금도 어느 정도 있지만 2, 3월보다는 많이 완화된 모습이에요.
직접 물어본 적은 없지만, 직원들과 매주 월요일 회의를 하면서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매입할 때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 말로는, 금을 팔러 온 열 명 중 서너 명 정도는 주식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가격이 오르는 데 관심이 많다는 거죠.
작년 6, 7월쯤 제가 매장에서 직접 매입했을 때도 금을 엄청 팔러 왔습니다. 무엇을 하려고 파시냐고 물으면 비트코인 사러 간다는 분이 많았어요. 그때 비트코인이 핫했던 시기였죠. 사람들이 추세를 잘 읽는지 그쪽으로 많이들 옮겨 갔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사람들은 주식으로 많이 넘어가 있고, 금은 가격도 빠졌고 재미도 없으니 정리하고 다른 데로 간다는 분위기인 거죠.
최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해외 금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KRX 금시장은 2014년 국가가 금 거래를 양성화하려는 취지로 만든 시장입니다. 주식 앱으로 주식 투자하듯이 금을 쉽게 살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예를 들어 일반인이 금 100g을 사면, 100g 실물이 한국예탁원에 보관되고, 실물을 인출하지 않은 채 쉽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수수료도 0.3% 정도로 싸고, 사고팔 때 세금도 없어서 혜택이 컸습니다.
그런데 KRX 시장에서는 예탁원에 실물 금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 금은 원래 KRX 회원사들, 즉 금거래소들이 유동성 공급자로서 공급해 왔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높을 때는 금거래소들이 KRX에 금을 넣어 주면서 마진도 챙길 수 있었죠. 그러다 보니 KRX에서 금이 부족해지면 우리나라만 가격이 팍팍 튀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를 완화하려고 해외 정련업체들에도 문을 열어 금을 받아 오겠다는 거예요.
여기서 문제가 됩니다. 이전부터 귀금속 커뮤니티에서는 KRX에서 실물 금으로 거래하는 건 알겠는데, 한국예탁원에 정말 금이 있는 게 맞냐는 의문이 있었어요. 저도 KRX와 한국예탁원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금이 일대일로 커버되고 있냐고 물었더니 알려 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럼 보유 금의 시가총액이라도 공개해 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KRX 호가창에서 거래되는 금이 실제 금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는 거예요.
게다가 해외에서 금을 들여오는 데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저희는 금이 부족할 때 독일 같은 곳에서 사 오는데, 홍콩에서 들여오면 비교적 빠르지만, 런던 금시장협회(LBMA) 회원사들에서 정련된 금을 가져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호주나 독일, 스위스에서 보통 가져오는데 평소에는 2주 정도 걸리고, 김치 프리미엄이 붙을 만큼 수요가 몰리면 두 달까지도 걸립니다.
그러니까 KRX는 지금도 실물이 제대로 커버되는지 불투명한 시장인데, 해외 정련업체와 계약해서 금 10톤을 받기로 하고 그걸 바탕으로 KRX에 유동성을 뿌리면, 실제로 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금을 거래하는 종이금 시스템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건 선물 거래와 뭐가 다르냐는 게 핵심이에요. 사람들이 KRX를 좋아했던 이유는 실물 기반의 금 거래 플랫폼이라는 점이었는데, 이 부분이 흔들리면서 업계와도 여러 마찰이 생겼고,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사건이 터졌을 때 "금 주세요" 하면 KRX가 언제든 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사람들이 투자했던 건데, 이제는 "금 주세요" 하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답이 나올 확률이 매우 높아졌어요.
해외 금을 공급한다는 건 실물을 가져온다는 뜻이긴 해요. 다만 시차가 있죠. 두 달이든 길어지면 네 달이든 분명히 오긴 올 테니까, 일단 유동성은 풀 수 있습니다. KRX는 호가만 채워 놓으면 되니까요. 그렇다면 단기적으로는 사실상 선물 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죠.
만약 전쟁처럼 물리적으로 막히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현물 거래소라는 개념과는 맞지 않게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 선물 투자와 차이가 없게 되는 거예요. 금은 원래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없어서 매력적인 자산인데, 전쟁처럼 무언가 터지면 바로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생기는 거죠.
이게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가 2022년 니켈 사태입니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금속 시장 중 하나이고 역사도 오래됐어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러시아에서 공급되던 니켈 공급이 탁 막혔습니다. LME는 실물 거래소가 아니라 선물 거래소로서 미리 계약하고 거래하는 곳이에요. 실물이 필요한데 니켈을 줄 수가 없게 된 거죠. 그래서 LME는 처음에 거래를 정지시키고 고민하다가, 결국 거래를 전면 취소해 버렸습니다. 니켈을 싸게 샀던 사람들의 포지션을 강제로 취소한 거예요.
지금 KRX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우려입니다. 구조가 불투명한 데다, 이제는 거의 100%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있는 선물 시장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투자자들도 이 정책에 많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현물을 직접 보유하려는 수요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겠죠?
네,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현물은 세금이 붙으니 KRX가 투자 측면에서는 유리한 구조긴 해요. 그럼에도 현물로 갈 것 같다는 건, 효율만 따지면 굳이 KRX가 없어도 선물 투자를 할 수 있고, ETF는 양도세가 있으니 ISA나 IRP 같은 계좌를 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금 문제는 KRX가 아니어도 해결할 방법이 많아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KRX를 좋아했던 이유는 카운터파티 리스크, 즉 필요할 때 실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이 흔들리면서 리스크가 커지는 거죠.
현금으로 현물을 사면 부가세를 감수해야 하니, 살 때부터 10몇 % 손해를 보고 시작한다는 얘기가 많죠.
맞아요. 그 부분은 아쉬운 점이에요. 그래도 그렇게 해서라도 카운터파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면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부가세를 죽어도 내기 싫다면,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중고 거래가 합법적으로 부가세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서 개인이라면 그 방식으로 많이 옮겨 갈 것 같아요.
지난번에 텅스텐 위조금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 사이 개선된 부분이 있나요?
가짜 금 이슈가 많이 나오면서 한국에서도 감정 시스템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감정 방법 자체는 단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텅스텐 위조금이 화제가 된 적이 없어서 감정법이 들어오지 않았을 뿐이지, 해외에서는 아주 당연하고 간단한 방법이에요. 전도성 검사나 초음파 검사로 가짜 금인지 아닌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그 장비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아요. 순도를 재는 기계는 싼 것도 3, 4천만 원이고 비싼 건 억 단위인데, 진짜 금인지 아닌지만 보는 초음파나 전도성 검사기는 비싼 것을 사도 800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어서 시장에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그럼 가짜 금에 대한 걱정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다만 KRX 쪽에서 외국에서 싣고 오면서 생기는 시차 문제는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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