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전인구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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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는 AI 반도체 등 주도주 쏠림에 따른 착시로, 주도주가 꺾일 가능성이 있어 단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 8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변곡점이 될 수 있으며, 삼성전자는 외국인 선물 전략과 맞물려 단기 상승 가능하나 10만 원 돌파 시 고점일 수 있다고 봄. 대중의 관심 과열(객장 할머니, 무지한 신규 투자자 1억 매수 등)을 고점 시그널로 제시. 반도체 사이클상 2024년 말까지는 긍정적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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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동안 한국 증시도 미국 증시도 실적을 바탕으로 3개월마다 계단식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승은 축구에 비유하면 팀 전체가 잘해서가 아니라 에이스 몇 명이 골을 몰아넣어 경기가 잘 풀린 경우와 같습니다. AI 반도체 관련주들이 날아다녔기 때문에 증시가 오른 것이고, 미국도 빅테크 중심으로 지수를 끌어올렸을 뿐 나머지 섹터의 기여는 크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게 좋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주도주의 힘이 빠질 때입니다. 에이스가 부진하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대신 나와서 뛰어줄 선수가 없다면 팀 성적은 뚝 떨어집니다.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설 수 있는 분위기지만, 이 상승이 우리 기업의 실적에 기반한 것인지 엔비디아발 AI 반도체의 기대감에 취해 올라간 것인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증시의 실적 변곡점은 보통 2월, 5월, 8월, 11월에 찾아옵니다. 그런데 8월 초에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겹칩니다. 발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좋은 컨센서스를 보여 준다면 상승 흐름이 3개월 더 이어질 수 있습니다. 11월 대선과 맞물리면서 그때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장기 롱런을 기대하기보다 짧게 끊어서 대응해야 하는 타이밍으로 보입니다.
시장이 주도주 중심으로만 움직이면 많은 투자자가 소외감과 조바심을 느낍니다. 과거 2007년에도 해운, 조선, 건설, 증권 같은 특정 종목에만 수급이 쏠렸고, 나머지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포모가 찾아왔고, 사람들은 주도주가 가장 비쌀 때 뒤늦게 달려들어 상투를 잡았습니다. 심리가 포모에 휩쓸리면 사람들은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투자 전략을 미리 세워야 합니다. 내가 주도주를 잡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잡고 있지 않다면 그 주도주를 무리하게 쫓기보다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들고 있는 편이 낫습니다.
주도주는 언젠가 꺾일 것이고, 그 시점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전까지는 좋은 주식들 위주로 공략하는 것이 좋고, 주도주가 꺾일 때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기존 주도주가 3개월 더 간다고 보면 홀딩하는 전략이 유효하겠지만, 이미 많이 오른 자리이기 때문에 신규 매수는 부담스러운 자리입니다.
삼성전자만 해도 9만 원을 향해 가고 있고 전 고점인 10만 원까지 만 원 정도 남았습니다. 이 때문에 "만 원 더 먹자고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타이밍입니다. 증시에서는 사람들이 전 고점을 계산해서 "10만 원까지 갈까 안 갈까"를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면 10만 원을 한 번에 뚫고 12만, 14만 원까지 가버릴 수 있고, 그러면 그 가격에 산 사람들은 다시 11만 원에 물리게 됩니다. 그래서 주도주라고 판단된다면 빨리 사고, 살 생각이 없다면 아예 안 사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 지금은 선택의 구간에 온 것으로 보이며, 미국 빅테크 역시 가격 부담이 조금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반도체 사이클입니다. 반도체 사이클은 보통 3년 반 정도 주기로 움직입니다. 지난 사이클의 정점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 정점은 올해 말, 즉 2024년 말 무렵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AI 슈퍼 사이클이 왔기 때문에 사이클이 더 길게 갈 수도 있고, 엔비디아의 영향을 받은 사이클이라 엔비디아가 먼저 무너지면 사이클이 앞당겨 끝날 수도 있습니다. 대략 6개월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3개월 정도를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이클을 이해하면 양봉과 음봉에 휘둘리지 않고, 수급이 빠지는 신호를 읽어 손절 라인을 미리 잡을 수 있습니다.
둘째, 파생 상품을 활용한 페이크입니다. 지난 1분기에서 2분기 사이 외국인은 선물을 한 달간 매수하다가 마지막 두 달 동안 선물을 대량으로 팔아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지수가 내려가자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고, 삼성전자 주가가 더 많이 내려갔습니다. 그사이 하이닉스는 사들이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후 선물 만기가 끝나자 외국인은 순식간에 선물을 순매수로 돌렸고, 삼성전자를 미친 듯이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7만 3,000원 부근에서 매수가 시작됐고, 그 이후 삼성전자는 20%가 넘게 올랐습니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만큼 순매수가 나오지 않고 있어 패턴이 바뀐 것으로 보입니다. 9월 만기에 선물 상방 포지션을 걸어 놓고 파생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삼성전자를 올리는 전략일 수도 있으니, 외국인 전략은 이 두 가지 측면으로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외국인이 생각하는 타임은 9월까지일 수도 있고, 롱 포지션을 길게 가져가 12월까지 볼 수도 있습니다. 12월은 보통 반도체 주가 정점으로 거론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7월 초 관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가 나쁜 주식은 아니더라도 하반기부터 꺾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가 10만 원을 뚫는 순간이 오히려 고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대중은 환호하지만 시장은 거꾸로 갈 수 있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난생처음 주식을 하는 지인이 갑자기 삼성전자를 1억 원어치 사겠다고 나선 적이 있습니다. 15만 원까지 갈 테니 지금 투자해야 한다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순간을 고점 신호로 봅니다. 대중의 관심이 한계치에 이르렀을 때가 끝입니다.
여의도에서는 객장에 할머니가 아기를 업고 돈을 싸 들고 오면 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더 이상 주식을 살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 있던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올 때가 마지막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돈이 없고 힘든 사람들이 삼성전자를 사야 한다고 웅성거리기 시작하면 위험하다고 봅니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같은 우려가 있습니다.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엔비디아는 알고, 최근 주식을 시작한 친구가 엔비디아를 샀다는 이야기를 매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주도 테마와 미국의 주도 테마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테마는 국내에서 끌어올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명확하지만, 미국 엔비디아는 전 세계 자금을 끌고 오기 때문에 열풍이 더 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수급상 들어올 사람의 한계는 분명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닷컴 버블 때 시총 1위였던 시스코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스코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고, 엔비디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1위가 됐습니다. 두 기업 모두 실적이 탄탄했고 성장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스코 주가는 실적이 나빠서 무너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이던스, 즉 향후 전망이 나빠 보였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매년 25~55%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는데, 가이던스가 11% 하락으로 제시되자 투자 매력이 뚝 떨어졌습니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TSMC가 워낙 잘 나왔기 때문에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관건은 다음 분기와 그다음 분기의 가이던스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입니다. 젠슨 황 CEO가 영리한 만큼 가이던스를 상향할 만한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연속 분기 상승이 오래 이어진 상황에서, 계속해서 수급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1위 자리까지 올라온 주식이 더 오르려면 새로운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상승 여력의 한계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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