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상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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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변동성이 IMF 이후 최고 수준이며 서킷브레이커가 올해 6회 발동. 반도체 쏠림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수급이 얇아졌고 신용·마진콜 매도 압력 존재. 삼성전자 2분기 실적(영업이익 약 90조대) 등 실적은 폭증했으나 기대감 선반영·수급 고갈로 주가 하락. 한국 증시 선진화 필요성 주장. SK하이닉스 ADR 상장은 소량 상장이라 호재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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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해 드린 대로 곽상준 매트릭스 투자자문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너무 뵙고 싶었어요. 저는 주라기 월드에서 항상 대표님 팬이에요. 저도 팬입니다. 정말 뵙고 싶었고 여쭤보고 싶은 게 너무 많습니다. 빨리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리 국장 얘기부터 해 보죠. 이렇게까지 변동이 심할 수 있는 겁니까? 우리나라가 예전에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했는데, 지금 주식은 울트라 다이내믹 코리아 같아요. 이 정도로 변동이 심한 건 정말 처음인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정확하게 지적하셨고요. IMF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변동성을 따로 산출하는 지표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V코스피 지수라고 하고, 미국에서는 VIX 지표라고 하죠. 보통 평온할 때는 10점대 초중반에서 움직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20까지 올라가고, 전쟁이 터지면 가끔 30까지도 올라가요. 코로나 때는 그보다 더 올라갔고요. 이번에는 얼마냐면 82예요. 82. 제가 본 적 없는 변동성 지수입니다. 대표님도 본 적 없으시죠?
그러니까 최근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잖아요. 저는 자격증 시험 볼 때나 나오던 개념이었거든요. 몇 년 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했는데, 이번에 제가 직접 겪으면서 주문을 냈더니 주문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때 옛날 시험 생각이 났어요. 8% 이상 빠져서 일정 시간 지속되면 서킷브레이커가 걸려서 20분간 모든 주문이 정지된다, 그 내용이 갑자기 떠오르더라고요. 시험 문제를 현장에서 처음 경험한 셈이죠. 거의 경험할 일이 없는 일이고요.
서킷브레이커는 말 그대로 두꺼비집을 내리듯 전력을 차단하듯 확 내려 버리는 가장 극단적인 조치죠. 기자 생활을 하면서 보면, 코로나 때 한번 봤고, 그 이전에도 몇 번 있었어요. 예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도 나왔고요. 지금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역대 12번째인데, 그중 올해 발동된 게 여섯 건이에요. 절반이죠.
결국 이렇게 출렁이는 건 반도체에 지금 쏠려 있기 때문이죠.
그렇죠. 몇몇 분들은 아니라고 얘기하시지만, 현장에서 보면 단일 종목 ETF가 5월 27일에 시작됐잖아요. 그 영향이 가장 커요. 그러면서 수급의 폭이 굉장히 얇아졌습니다.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봤어요. 5월 후반부터는 3월 이후 반도체 실적이 초울트라로 급상승했어요. 본 적 없는 실적이고, 비현실적인 실적이죠.
이번에도 성과급을 10몇조 원 준다고 했는데 거의 90조 가까이 나왔잖아요. 89조가 넘었죠. 이 수준이 어느 정도냐면, 삼성전자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아마 2026년과 2027년 삼성전자 실적을 합친 게 지난 20년간 삼성전자가 번 돈과 거의 비슷할 겁니다. 3년 동안 벌 돈을 3개월에 벌었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예요. 난리가 난 거죠. 지금 분기별로 돈을 삼성전자만큼 버는 회사는 전 세계에 없습니다. 세계 1등이에요. 이번 분기로 따지면 엔비디아도 눌렀어요. 진짜 월드 베스트 1등을 한 거죠.
그러니 기업들도 실적이 치솟고, 3분기, 4분기에도 더 오를 거라는 전망이고, 내년은 정말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영업이익이 시가총액만큼 나온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쏠렸습니다. 확신을 가지게 됐고, 접근하기도 쉽고, 한국의 대표 기업이니까 모두가 몰렸죠.
처음에는 외부에서 주식 쪽으로 자금이 빨려 들어왔어요. 대표적인 게 예금입니다. 작년 연말부터 은행 지점들이 예금 유치를 하는 대신 예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었죠. 보험도 30조 원 정도를 깨서 주식으로 넘어왔어요. 보험 깨고, 예금 빼서 전부 주식으로 간 거예요. 그때까지는 괜찮았어요. 외부에서 자금이 계속 조달됐으니까요.
그런데 5월부터 단일 종목 ETF가 생기면서 나타난 현상을 제가 현장에서 직접 봤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삼성전자를 팔아서 삼성전자 레버리지를 사는 거예요. 주식을 팔아서 ETF로 간 거죠. 그리고 또 다른 주식을 팔아서 또 가고요. 이제 더 이상 돈을 끌어올 데가 만만치 않아졌다는 뜻이죠. 마이너스 통장도 이미 다 썼고요.
신용융자, 이른바 빚투도 40조 원 정도로 맥스에 달했어요. 물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닙니다. 빚과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부동산이죠. 거기는 규모가 가공할 수준이에요. 주식시장의 빚투는 주식시장 한쪽을 흔들 수는 있어도 사회적 영향까지는 없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이번 분기 실적을 보면 엔비디아까지 누를 정도로 세계 1등인데, 그럼에도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어제오늘도 그렇고요. 어떻게 보세요?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그보다 더 높은 건가요?
그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사람들이 한국 반도체 기업에 거는 기대와 확신이 이미 커져 있어요. 주가가 지금 안 오른 게 아니라 과거보다 몇 배 올랐거든요. 삼성전자도 하이닉스도 여섯 배, 일곱 배씩 올랐어요. 이 상황에서 두세 배는 그냥 더 갈 거라고 다들 편하게 생각했죠.
자연계 법칙처럼 주식시장에서도 영원히 성장하는 나무는 없어요. 모두가 확신을 가지고 진입했는데, 이번 하락은 실적 때문이라기보다 더 이상 들어올 수급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수급이 얇아졌어요. 돈이 부족한 거죠. 돈이 계속 들어와야 계속 올라가는데, 주식을 팔아서 또 주식을 샀으니 이제 팔 것도 별로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시장이 흔들리는 거죠.
그래서 제가 뉴스하이킥에 나왔으니 꼭 주장하고 싶은 게 있어요. 한국을 선진국 증시로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얘기인지 설명해 주세요.
이익 증가나 기업 실적만 보면 선진국 어떤 기업도 못 쫓아가니까 마치 우리가 선진국이 된 것처럼 생각하죠. 그런데 외국인들이 봤을 때 한국을 선진국 증시라고 하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거래가 자유롭지도 못하고, 한국 기업의 문화를 믿을 만하지도 않고, 기업들이 주주를 그만큼 생각하지도 않아요. 이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거고, 제가 잘릴 때까지 계속 얘기할 겁니다.
외국인이 하루에 4조, 5조, 6조씩 매일 팔고 있잖아요. 리밸런싱 차원에서 팔기도 하지만, 한국 기업 실적이 이렇게 좋으면 굳이 안 팔아도 되거든요. 그런데도 왜 팔까요?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한국이 믿음을 주는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지금 바꾸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이제 막 초보 단계고요. 기업들 입장에서 주주 보호나 주주를 생각하는 부분이 아직 크지 않아요. 많이 바뀌었지만 갈 길이 멉니다. 증시 선진화는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단계로 보시는 게 맞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했어요. 왜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쓰는지 모르겠는데, 쉽게 말하면 반도체 업종이 돈을 벌어들이는 기세가 꼭대기를 찍었다는 얘기인가요?
그 분이 숑킨이라는 분인데요. 예전에도 HBM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서 반도체 겨울이 온다고 해서 주가를 많이 떨어뜨렸고, 그때 많은 사람이 다쳤죠. 윈터즈 커밍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안 맞았어요. 겨울이 왔다고 했는데 주가가 잠깐 빠졌다가 실제로는 봄이 왔죠.
이분의 얘기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이익이 증가해서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 이익이 오를 거라고 생각하면 주가가 먼저 올라요. 그리고 이익이 계속 오를 거라고 생각하면 끝없이 오르는 경향이 있죠. 그런데 실제 이익은 오르더라도 성장 폭이 조금 줄면, 그때부터 실망하기 시작해요.
예를 들어 1미터짜리 어린이가 10센티미터 크면 굉장히 크게 큰 거잖아요. 그런데 1미터 60짜리 청소년이 10센티미터 크면 좀 덜 큰 거죠. 똑같이 10센티미터지만 차원이 다르죠. 이익 증가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환호하지만, 금액으로는 더 커졌어도 증가율로 따지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면 기대감을 주가에 미리 많이 반영해 놓은 상태에서 성장률이 꺾이는 것에 반응하게 됩니다. 그게 지적하고 싶은 내용이에요. 기대감이 실적보다 더 높았던 게 문제라고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앞뒤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요. 2027년까지 이 흐름은 유지될 것 같습니다. 반도체 사이클 말이죠. 다만 여러분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이익과 주가가 항상 동행하는 건 아니에요.
문제는 투자자들이 미래를 늘 생각한다는 거예요. 투자는 MBTI로 따지면 N이 굉장히 강한 성향을 가진 행위예요. 현실보다 미래를 늘 보죠. 지금 문제가 되는 건, 결국 칩을 많이 팔려면 칩을 많이 사 가는 주체가 있어야 하고, 그건 데이터센터예요. 데이터센터가 칩을 많이 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돈을 벌려면 사람들이 열심히 써 줘야 하죠. 그걸 써 주는 게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회사들이에요.
최근 오픈AI에 대한 불안 요소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오픈AI를 저격한 회사가 있는데,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예요. 사티아 나델라가 오픈AI를 약간 저격했어요.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대주주입니다. 대주주가 자기 회사를 저격한 셈이죠. 저렴하고 대중적인 AI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고, 뒤에는 중국 딥시크를 살짝 언급했어요. 이건 굉장히 나쁜 신호예요. 지금 당장은 칩 수요를 보고 있지만, 시장은 앞단 AI 기업들이 어떻게 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거든요.
거기서 몇 가지 이슈가 나오고 있어요. 애플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 메모리를 쓰겠다고 나섰죠. 이것도 지금 당장 문제는 없어요. 2027년까지 실적에는 거의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애플이 창신 메모리를 쓰면 2028년 이후에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떠오르는 질문이 있어요. 국내 증권사들이 7월 들어 코스피 지수가 만 포인트 이상 간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많이 내놨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더 빠질 것 같은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주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지금은 수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로 인한 일종의 반대매매가 상당하다고 봅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이라기보다, 주가가 빠지면서 설정된 신용 물량, 즉 빚투 물량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마진콜이라고 하죠. 담보가치가 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비싸게 사 놓은 걸 빚으로 샀는데, 레버리지 ETF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아래로 쭉 빠지니까,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갚을 돈이 없으면 또 팔아야 하고요.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여기서 한 단계 정도는 더 빠질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기억하셔야 할 게 있어요. 지금 분기에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과거 20년 동안 번 돈만큼이라는 거예요. 앞으로 1, 2년 동안 장부가치가 올라가요. 기업의 기초 체력이 커지는 거죠. 돈을 그만큼 많이 벌고 있으니까요.
2024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당 장부가치를 55만5천 원쯤으로 봤는데, 지금처럼 돈을 번다면 2027년에는 주당 장부가치가 10만 원을 훌쩍 넘을 거예요. 급하게 계산해 봤는데 그렇습니다. 영업이익률 추정치를 보니 삼성전자의 DS 부문 같은 경우 80%까지 나오더라고요. 이건 정말 불가능한 수치예요. 떡볶이를 1,000원에 팔았는데 남는 게 800원이라는 얘기잖아요. 이런 장사가 전 세계 어디에 있겠어요. 정상은 아니죠. 그만큼 반도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뜻이에요.
말씀을 듣다 보니 레버리지 상품 얘기가 나와서 궁금한 게 있어요. 이 레버리지 상품은 원래 서학개미가 해외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걸 막으려고 도입한 것 아니었나요? 그런데 해외에는 두 배짜리뿐 아니라 세 배, 다섯 배짜리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왜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큰 문제가 되고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을까요?
거래대금 총액을 나중에 통계로 내보면 나오겠지만, 본주의 거래대금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관련 ETF 거래대금이 더 크다면 어떻게 보시겠어요? 한국에서 일반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대금보다 ETF로 파생된 금액이 훨씬 커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거죠. 지금 전 세계 단일 종목 ETF 중 1등이 홍콩에 상장된 하이닉스 두 배짜리인데, 규모가 130억 달러예요. 홍콩 한 곳에서만요. 그 정도로 규모가 커요. 꼬리가 악어만 한 강아지 같은 상황이라서, 꼬리가 흔들리면 강아지 몸도 휘청일 수밖에 없는 거죠.
우리 개인 투자자들의 성향도 그런 걸까요?
한국분들이 좀 격하죠. 제가 보면 어릴 때 윷놀이를 하잖아요. 그때부터 모 아니면 도고요. 커서는 고스톱이 되는데, 무고 더블, 피박 광박처럼 한 번에 크게 가는 게 익숙한 민족이에요. 그래서 레버리지에 쉽게 빠지는 것 같아요. 누가 "드러누워서라도 말려야 했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그런 얘기가 나올 만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ADR 얘기를 해 보죠.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인데, 상장을 앞두고 있어요. 이거 좀 유의해서 봐야겠죠?
네. 이게 구원투수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미 약 180억에서 200억 달러 정도 발행을 하는데, 70억 달러 정도가 벌써 선점 신청에 들어왔어요. 사겠다는 거죠. 전체 물량의 2.4%만 먼저 상장된다고 해요. 미국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보면 물량이 많지 않아요. 스페이스X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상장 물량을 적게 풀었기 때문이거든요. 물량이 적으면 호가가 쭉 올라갈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한국 반도체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 있어서, 이번 하락에 대한 호재로 보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더 호재라고 생각해요. 이 상황에서는 SK하이닉스 ADR 상장이 호재로 작용할 것 같아요. 모레 좀 유의미하게 지켜보셔야겠네요.
네. 지금 변동성 큰 장에서 마음에 폭탄을 맞았다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힘내십시오. 그리고 빚만 안 쓰시면 좋은 기회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빚은 내지 마십시오.
곽상준 매트릭스 투자자문 대표님이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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