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SBS 뉴스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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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자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며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나스닥은 5.5%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 넘게 떨어졌다. 엔비디아, 샌디스크,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에 매도가 집중되며 하루 사이 시가총액 약 3조 달러가 증발했다. 민주당이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아 코스피는 5% 넘게 떨어진 5,300선으로 밀렸고, 코스닥은 7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이틀간 약 6조 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각국의 AI 투자로 GPU 수요가 여전해 반도체 수요가 크게 꺾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텍사스 등 주정부의 데이터센터 규제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한편 중간선거 패배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문제, 국방장관 탄핵 추진, 일가 부패 의혹 조사 압박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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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김현우 특파원입니다. 민주당이 AI 산업 규제를 강화할 거라는 우려가 공포로 번지면서 나스닥은 5.5% 빠졌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 넘게 급락했습니다. 민주당 압승에 환호했던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얼어붙었습니다.
반도체와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5% 넘게 폭락했습니다. 지난달 초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10% 넘게 빠진 겁니다. S&P 500은 4% 넘게, 다우지수도 1,800포인트 넘게 떨어졌습니다. 중간선거 다음 날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입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했던 지난해 4월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매도세는 반도체주에 집중됐습니다. 엔비디아가 9% 넘게 떨어졌고,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샌디스크는 20% 넘게 폭락했습니다. 마이크론도 17% 하락하면서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를 모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 넘게 추락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하루 만에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약 3조 달러, 우리 돈으로 4,000조 원이 넘게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원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설 거라는 전망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리면 AI 반도체 수요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밤사이 뉴욕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충격이 예상됩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자 오늘 국내 증시가 얼어붙었습니다. 코스피는 5% 넘게 떨어져 5,300선으로 밀리며 일곱 달 만에 최저치를 찍었고, 코스닥도 700선을 내줬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9만 원까지 밀리다 간신히 20만 전자를 지켰고, SK하이닉스도 9% 넘게 떨어졌습니다.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 4,000억 원 가까이 팔아치웠습니다. 어제와 오늘 이틀간 외국인 순매도는 6조 원에 가깝고,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80%에 육박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압승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막대한 전력 소비와 환경 문제를 이유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는데도 반도체와 전력기기 회사 주식이 공포에 짓눌렸습니다. 다만 각국이 AI 투자를 위해 GPU가 부족한 상황이라, 데이터센터 지출이 다소 줄어도 반도체 수요 자체가 크게 꺾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방산주는 미국이 이란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전망에 일제히 하락했고, 기름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정유주도 약세였습니다. 반면 관세 압박이 약해질 수 있다는 기대에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와 5% 안팎 올랐습니다.
텍사스주는 내후년이면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지역이 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당선된 민주당 주지사는 취임 즉시 데이터센터 건설을 모두 중단시키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데이터센터 한 곳이 소도시가 쓸 정도의 전기를 빨아들이는데, 발전소와 송전망 확충 비용을 주민들이 전기요금으로 나눠 내게 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지사에 당선됐거나 개표에서 우세한 후보 36명 가운데 34명이 데이터센터 규제에 찬성했고, 12명은 아예 건설 중단을 공약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약 1,000곳 안팎의 건설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경우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전기설비 등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해 온 전기차 구매 보조금 부활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코트라는 전력과 조선 분야를 민주·공화 양당이 모두 키우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중간선거 패배로 트럼프 행정부의 파열음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유가를 올려 선거에 악영향을 준 점은 인정했지만, 핵 저지를 위해 다시 해도 똑같이 하겠다며 물러서지 않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밀리면 조기 레임덕에 빠진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란 전쟁의 책임을 물어 헤그세스 국방장관 탄핵을 추진할 기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국방장관을 경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언론에는 측근들과 국방장관 교체를 검토 중이며 후임으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후임 인준을 통과시켜 줄지 불투명해 트럼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측근인 밴스 부통령도 트럼프와 선을 그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SNS를 통해 지지자들이 전쟁과 물가 폭등에 분노해 돌아섰다며, 당장 전쟁을 끝내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트럼프 노선을 직격했습니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이인자의 사실상 정치적 독립 선언으로 해석됩니다.
민주당은 하원 원내대표인 제프리스 의원을 중심으로 생활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새 의회 출범 전에 이란 전쟁을 끝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이유도 모르고 싸우는 전쟁을 당장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은 전쟁 예산 삭감이나 전쟁 중단법안 통과, 국방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대대적 조사도 벼르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하원이 헤그세스 국방장관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거라는 보도가 나오고, 반트럼프 성향 공화당 의원 일부도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정책 되돌리기 시도에 거부권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일가의 부정부패 의혹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SNS로 공개한 암호화폐 '오피셜 트럼프'의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밈코인 관련 사업으로 6억 3,000만 달러, 우리 돈 8,000억 원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코인 가격은 최고가 대비 90% 넘게 폭락해 일반 투자자들은 5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외국 정부와 연계된 사업도 논란입니다. 트럼프 그룹은 카타르 정부 소유 기업이 개발하는 골프장 사업과 사우디 왕실 관계자의 대규모 리조트 사업에도 참여했습니다. 트럼프의 두 아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들이 정부 계약을 따내거나 정부 대출·보조금을 받기도 했는데, 그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한다고 민주당은 밝혔습니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이 8조 원대로, 지난해 백악관 복귀 이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의회 차원의 조사가 본격화되면 트럼프는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의 최대 패자로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꼽힙니다. 머스크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약 4억 5,000만 달러, 우리 돈 6,000억 원가량을 쏟아부었습니다. 출마하지 않은 사람이 선거에 쓴 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그가 밀었던 후보들은 거의 모든 곳에서 패배했습니다.
가장 뼈아픈 곳은 텍사스입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본사가 있는 텍사스에 전체 지원금의 절반에 가까운 2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에 넘어갔습니다. 선거 여파로 뉴욕 증시가 급등했는데도 스페이스X와 테슬라 주가는 각각 3% 넘게 떨어졌습니다.
사업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주정부 협조가 필수적인 머스크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약 2만 5,000명의 공무원을 대량 해고한 과정과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특혜 의혹도 조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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