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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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 후 변곡점에서 변동성이 커지나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입장. 10월 말까지는 역발상 매매, 11월 이후 추세 회복 기대. 삼성전자는 KB증권의 내년 이익 성장 확정 평가를 소개하며 19만원을 강한 지지선으로 봄. 유럽 시위·AI 데이터센터 투자 리스크·JP모건의 코스피 저평가 진단을 소개하며 바닥 확신은 어렵다고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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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주식이 또 빠졌습니다. 바닥을 치기 전에는 고점에서도 변동성이 심하죠. 변곡점에서는 항상 변동성이 커집니다. 밀물과 썰물이 부딪힐 때 물살이 요동치는 것과 같고, 장마전선에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기단이 맞서며 비가 쏟아지는 것과도 같습니다.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무너지기 직전에는 날씨 변화가 격해지고 시장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심해진다는 것은 오히려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댓글에서 "감동을 주는 작품은 어려움을 극복할 때 나온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하면 재미가 없죠. 주인공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인생도 그렇다고 봅니다. 가장 재미없는 인생은 도전하지 않은 인생이 아닐까요.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벌었다가 토해내고, 다시 벌었다가 또 잃고, 그 과정에서 자책하고 자괴감이 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천재여서가 아니라 수없이 점프하고 넘어지며 연습했기 때문에 그런 연기가 나온 것입니다. 손흥민 선수도 양발로 천 번씩 킥을 연습했다고 하죠. 사업으로 성공한 분들을 봐도 처음부터 성공만 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한 번 성공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수익을 토해냈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6월 9,200선을 찍었을 때 더 빨리 팔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레버리지와 신용 잔고가 계속 늘어나는 과열 신호를 보면서도 과감한 행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프로인 저도 그런 반성을 하는데, 업계에서 잘한다는 분들의 운용 랩도 대부분 물려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1년 전 맡기셨던 업계 선배님께서는 지금도 플러스 수익을 유지하고 계셔서 오히려 맡기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사람들은 제가 왜 이렇게 평온한지 묻곤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지만, 인생을 돌아보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니까요. 저는 굴곡 없이 자랐지만,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들과 싸우고 코로나 때는 동학개미들과 함께하며 우리나라를 금융 강국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사명 같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금융 교육도 하고, 되든 안 되든 무식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주식을 하기 싫어도 물가 상승으로 노동 소득이 녹아내리는 것을 막기 어렵습니다. 강남 집이 있는 분들은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 주식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그래서 60대, 70대 분들이 어려운 주식 시장에 들어오셔서 기업 분석, 산업 분석까지 배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최근 학습 부장들이 발표하고, 일반 투자자 분들이 금융 무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긋지긋하지만 저는 주식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떨어져야 싸게 살 기회가 생기니까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변동성을 즐기면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보자에게는 파도가 멀미처럼 느껴지겠지만, 선수가 될수록 재미가 붙습니다.
**삼성전자**
KB증권은 삼성전자가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의 약 80%에 대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HBM4의 연간 생산 물량은 100% 계약이 완료됐고, 범용 D램도 70%가 5년 장기 계약으로 확보됐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이익 증가는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367조 원, 내년에는 555조 원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AI 투자 지속성 우려와 금리 상승 우려로 19%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TSMC가 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조정받은 셈입니다. KB증권은 이번 조정이 이익 창출력 훼손보다는 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과 투자 심리 위축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내년 이익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으니, 2027년 이익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 부분 해소된 셈입니다. 내년 BPS를 17만 원으로 보면 PBR 1.1배 수준이 19만 원 안팎이 되는데, 이 구간이 강한 지지선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19만 원선이 깨지지 않는다면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제조업과 사회 불안**
유럽 곳곳에서 시위가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프랑스에서만 80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도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시위의 배경에는 고물가, 주거난, 청년 실업, 공공 서비스 악화 등 경제적 불만이 깔려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를 포함한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대규모 감원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최대 10만 명 감원을 추진하고 있고, BMW도 8,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추진 중입니다.
반면 중국 자동차는 유럽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올해 1~8월 유럽 자유무역연합과 영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68.1% 급증했고, 시장 점유율은 7.1%에서 11.3%로 뛰어 현대차·기아의 7.5%를 넘어섰습니다.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일자리 위기와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민 문제도 갈등의 핵심입니다. 유럽 내 외국 출생 인구는 2015년 4,430만 명에서 2025년 약 6,500만 명 수준으로 늘었고, 이로 인해 주택과 학교, 병원 등 공공 서비스에 부담이 커졌습니다. 저임금 노동 시장에서 이민자와 기존 주민이 경쟁하면서 임금 하락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불만은 반이민을 내세운 극우 정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유럽 31개국 총선 분석에 따르면 극우 정당 득표율은 10년 전 약 10%에서 최근 23%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도 프랑스 시위를 이민 정책의 실패로 규정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투자 관점에서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유럽의 경제 불안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 국채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2010년 그리스 사태 때 유럽 GDP가 일시적으로 미국을 넘어섰다가 다시 역전된 사례처럼, 유럽의 구조적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용 잔고가 30조 원을 넘는 상황에서는 지수가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나오고, 다시 회복되면 재진입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추세 추종형 투자자에게는 어려운 장세입니다. 블랙먼데이 이후 2~3개월은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지금은 떨어질 때 분할로 매수하고 오를 때 일부 차익을 실현하는 역발상 매매가 유효해 보입니다. 다만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에 추세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으니, 10월 말까지는 공포스러울 때 나눠서 매수하고 11월 이후에는 추세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오늘도 어려운 장을 견디는 모든 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공포 속에서 분할 매수하고 기다리는 인내가 결국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 균열의 신호
다시 한번 짚어보면, 크게 보면 달러 패권을 쥐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런 시위 자체도 달러 패권을 지키려는 쪽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면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미국은 GDP의 3.6%를 쏟아부었는데, AI가 부메랑이 되는 걸까요? 요즘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노이즈가 많습니다. 미국 경제를 받쳐온 AI 인프라 투자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늦어지고, 투자를 확대해 온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건설이 지연되면 매출 발생이 밀리는 반면, 차입금 이자는 계속 나가게 되죠. 공사를 마치더라도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I 기업들은 컴퓨팅 능력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신생 인프라 사업자들과도 계약을 맺으며 건설을 서둘러 왔습니다. 하지만 용지와 반도체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없습니다. 전력망 연결, 건설 허가, 대규모 자금 조달이 뒤따라야 하죠. 사업 속도를 우선했던 투자 계획이 인허가와 금융시장의 문턱에 부딪히고 있는 겁니다.
최근 미국 각지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용수 수요와 환경 영향을 우려해 개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 7월 말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최소 15개 주가 데이터센터 개발 일시 중단을 검토했고, 최소 100개 지방정부는 자체 중단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뉴욕주는 지난 7월 전력 수요가 50MW 이상인 일부 데이터센터의 신설·증설에 필요한 주정부 환경 인허가 절차를 최대 1년 유예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관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민 반대로 중단되거나 지연된 사업은 최소 15건, 약 1,300억 달러 규모입니다. 개별 사업의 계획액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투자를 멈추는 데 따르는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블랙핑크(Blackstone)의 CEO는 최근 CNBC에서 미국 경제의 상당 부분이 AI 설비 투자 확대에 기반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건설이 일시 중단되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과거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전기공, 배관공, 용접공 등의 인력 부족을 거론했고, 데이터센터에 대한 우려의 상당 부분이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투자 규모는 과거 대형 인프라 건설 열풍과 비교해도 큽니다. 콜롬비아대 경영대학원 스테인 판나 판니우에르 비르흐 교수가 브루킹스연구소에 공개한 논문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5년에서 2032년 미국 AI 인프라 지출은 10조 3천억 달러, 약 1경 3천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연평균 투자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63%에 달합니다. 같은 논문이 제시한 미국 철도 건설 붐 때는 GDP 대비 2.24%, 통신·광섬유망, 인터넷망 구축기인 1996년에서 2003년에는 1.1%였습니다. 다만 AI 수치는 사업 실현율과 건설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추산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제임스 맥킨토시 칼럼니스트는 AI 투자도 과거 철도·인터넷 투자 열풍에서 나타난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철도와 광섬유는 사회에 큰 혜택을 줬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한 수익까지 보장하지는 못했습니다. AI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더라도, 출자 규모가 지나치거나 경쟁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투자금 회수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조성으로 매출이 늘어난 반도체, 냉각 장치, 발전기 공급업체의 이익도 건설 열기가 식으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도 불안이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코어위브, 오라클, 소프트뱅크의 자금 조달 문제를 짚으며, 이것이 일부 기업의 약점인지 AI 인프라 투자 전반의 문제를 알리는 신호인지가 쟁점이라고 전했습니다. 코어위브와 오라클의 채권은 매도 압력을 받았고, 소프트뱅크의 채무 불이행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비용인 CDS 프리미엄도 상승했습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기존 투자자의 손실로 끝나지 않고, 기업의 다음 차입 금리 상승으로도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3년 만기 회사채가 돌아와 롤오버를 해야 하는데, 과거에 3.5~4.5%로 발행했다면 이슈가 커질수록 5%, 6%도 어려워지고, 이자 비용은 9.5%, 10%, 11%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32세 이건희의 결단, 30억 종잣돈으로 연 K반도체 시대
삼성전자 투자자가 800만 명을 넘은 만큼, 삼성전자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기사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반도체는 우리 민족의 특성에 딱 맞는 사업이라서 미국과 일본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계기를 설명할 때 여러 차례 반복했던 말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탄생과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1974년 이건희 선대회장의 한국반도체 지분 50% 인수를 꼽습니다. 당시 전자 산업에는 진출했지만 반도체 사업에는 회의적이었던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지분 인수를 계기로 반도체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고, 이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본격적인 반도체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반도체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는 미국 모토롤라 출신의 강기동 박사가 1974년 경기도 부천에 설립한 국내 최초의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경영난에 빠지면서 인수자를 찾게 됐고, 당시 동양방송(TBC) 이사였던 이건희 선대회장이 50만 달러를 들여 지분 50%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환율로 약 2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지하철 기본요금이 30원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약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이건희 선대회장의 나이는 만 32세였습니다. 그가 이병철 창업회장의 후계자로 유력해진 것은 이로부터 약 3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자신의 미래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가능성에 과감하게 투자한 겁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동창인 조태훈 건국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산업 진출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주재했을 당시 삼성 경영진의 절반이 반대했다고 합니다. 한국반도체 인수 이후 삼성전자가 최초의 메모리 반도체인 64K D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엔지니어들의 피땀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건희 회장도 직접 발로 뛰며 기술 확보에 나섰고, 그의 열정은 빠른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회장 취임 이후에도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중시하면서도 반도체 사업만큼은 직접 챙긴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1987년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시기였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D램 가격이 급락했고,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은 D램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1986년 미일반도체 협정이 체결됐고, 1987년에는 미국이 일본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으로 확대됐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역설적인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1985년에는 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가 64K D램 양산에 성공하며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금성반도체(나중의 LG반도체)도 D램 개발과 생산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D램 셀 구조로 스택 방식을 선택하고, 6인치 웨이퍼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제조 공정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을 이어갔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기업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고, 지속적인 투자를 뒷받침할 경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1988년 삼성전자는 삼성반도체통신을 흡수합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하나의 회사 안에서 운영하는 체제가 구축됐습니다.
『이건희 반도체 전쟁』의 저자 허문명 작가에 따르면, 이러한 중요한 기술적 의사결정에는 이건희 회장의 깊은 반도체 기술 이해도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 결과 이건희 회장이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한 지 약 20년이 지난 1992년, 삼성전자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이듬해인 1993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계기로 삼성그룹 전반에 확산됐고, 삼성이 여러 사업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권호웅, 황창규, 이윤우, 윤종용, 진대제 등 핵심 경영진과 기술 인재들의 역할도 컸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중시한 인재 중심 경영과, 이를 통해 형성된 기업 문화는 삼성 반도체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전자에서 기술 총괄 사장과 신사업팀장, 삼성종합기술원장 등을 지내고 하이닉스에서도 근무했던 이명규 전 사장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한 데에는 뛰어난 인재는 물론 정부의 지원까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자들을 모으고 강력한 팀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반도체 강국이기 때문에 올해도 반도체만은 아니지만, 반도체를 포함해 코스피 영업이익이 900조 원을 넘었고, 내년에도 1,000조에서 1,300조 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로 참 많은 돈을 벌었죠. 이건희 회장이 "천재 한 명이 천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하셨는데, 반도체를 안 했다면 어떻게 될 뻔했을까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도 반도체는 빨리 양산해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 산업이라고 하셨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내가 나서서 거의 매주 일본에 가서 반도체 공장을 보고 기술자들을 만났다. 반도체는 우리 민족에 맞는 사업이라서 미국,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000년에 인터뷰하신 내용입니다.
삼성전자의 주요 이정표를 정리하면, 세계 최초 12인치 웨이퍼 양산은 2002년, 낸드플래시 세계 1위 등극은 2003년이었습니다. 그리고 키몬다 파산, 엘피다 파산이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 일어나며 과점화가 이뤄졌습니다. 2020년에는 D램 제조에 EUV 공정을 처음 적용했고, 2025년에는 로직 공정과 HBM4를 처음 개발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상은 D램 점유율 40%, 낸드플래시 30% 안팎, HBM 시장 점유율 32% 정도입니다. 삼성전자 주주분들은 이 연혁을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JP모건 "코스피 매우 싸지만 바닥은 확신 못 해"
마지막 기사입니다. 코스피 9,000 때는 곧 12,000을 간다는 보고서가 쏟아졌는데, 5,500에서는 또 이런 리포트가 나옵니다.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급락과 관련해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지만 바닥을 확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코스피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4배 수준까지 낮아져 역사적 최저치라고 하지만, PER는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눠 기업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JP모건은 코스피에서 전자, 닉스, SK스퀘어, SK, 삼성물산 등 메모리 관련주를 제외해도 선행 PER이 8.4배로 매우 저렴하다고 덧붙였습니다.
JP모건은 메모리를 제외해도 한국 증시의 선행 PER은 사상 최저 수준이며, 메모리 반도체 업종을 빼도 8.4배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하위 11%에 해당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1배에 가까워진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도 극심한 저평가를 나타낸다고 진단했습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눠 장부가치 대비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JP모건은 최근 급락 이전부터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급락에 앞서 시장 breadth(시장 폭)가 약화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시장 폭은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를 비교하는 지표입니다. 그럼에도 JP모건은 코스피 바닥 신호를 보여주는 확실한 수급상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완료돼 매수 기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기금과 증권사 등 국내 기관 수급은 미미하고, 개인 투자자 심리도 매우 취약하다고 짚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운용 자산 규모도 줄어 여전히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바꿀 단기 촉매로는 메모리 기업이나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 발표, AI 모델 개발사의 재무 현황 공개, 코스피 변동성 지수인 V코스피의 안정화, 미국 중간선거 종료 등이 언급됐습니다. 다만 6~12개월의 중장기 관점에서는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전망했습니다. AI 자본지출의 수혜를 받을 뿐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훈풍이 뒷받침된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JP모건은 구체적인 코스피 목표치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JP모건은 지난 6월 코스피가 기본 시나리오에서 12개월 안에 12,500에 도달하고,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15,0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지난 7월 코스피 1차 급락 시점에도 단기 종목 레버리지 이탈 청산 이후 코스피가 회복할 것이라며 목표치 12,500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5,500에 와서 바닥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는 건, 그렇죠.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항상 증권사 리포트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공감은 빨리 해도 신뢰는 천천히 쌓는 거죠. 위에서도 못 맞췄기 때문에, 아래에서도 바닥을 잘 맞추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웜박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업로드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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