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요약 보기
쿠팡의 2분기 영업적자 5억5,600만 달러는 개인정보 유출 보상 및 과징금을 빼도 1억4,600만 달러 적자가 남는다고 분석. 주력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이익은 42% 감소했고, 7월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약 2억4,600만 달러)이 다음 분기에 반영될 예정. 주가는 1년 새 56% 하락, 자사주는 평균 19.45달러에 매입. 진행자는 주력 부문 이익을 핵심 지표로 보며 단기 손익 흐름이 불리하다고 봄.
다듬은 글
매일 문 앞에 상자를 놓고 가는 그 회사, 쿠팡 이야기입니다. 쿠팡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만 주식은 미국 뉴욕 증시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적도 미국 공시로 나옵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영업 손실이 5억 5,600만 달러, 우리 돈 7,576억 원이었습니다. 적자로 돌아선 거예요. 작년 이맘때는 1억 4,900만 달러 이익을 냈던 회사입니다.
흔히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문이라고 말하죠. 절반은 맞습니다. 하지만 사고로 생긴 비용을 하나씩 걷어내도 1,989억 원의 적자가 남습니다. 그 남은 적자가 무엇인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숫자는 공시에 적힌 것만 씁니다.
매출은 크게 두 덩어리입니다. 첫째는 회사가 프로덕트 커머스라고 부르는 쪽입니다. 로켓배송으로 직접 사서 파는 물건, 다른 판매자가 올린 물건에서 받는 수수료, 와우 멤버십, 앱 광고가 여기 들어갑니다. 2분기 매출이 74억 2,500만 달러였어요. 전체의 84%로, 우리 돈으로 10조 원이 넘습니다.
둘째는 성장 사업이라고 묶은 쪽입니다. 쿠팡이츠와 쿠팡 플레이, 대만 사업,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여기 들어갑니다. 2분기 매출은 14억 3,100만 달러였습니다. 이 회사의 몸통은 한국의 온라인 쇼핑입니다. 그 쇼핑을 쓰는 활성 고객이 2,470만 명이에요.
쿠팡은 작년 11월 18일 고객 정보에 무단 접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공시했습니다. 범위는 최대 3,300만 개정입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배송지, 이메일이었고 결제 정보는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회사는 12월에 보상으로 약 12억 달러치 이용권을 내놨습니다. 우리 돈 1조 6,350억 원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회계 처리입니다. 이 이용권은 비용으로 잡히지 않고 매출에서 깎였습니다. 고객이 이용권으로 물건을 사면 그만큼 판매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잡은 거죠. 사용은 대부분 1분기에 이루어졌고 4월 중순에 끝났습니다. 1분기에 회사가 따로 집계하는 조정 이익은 1년 전 3억 8,200만 달러에서 2,900만 달러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번에는 과징금입니다. 6월 10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의 과징금을 확정했습니다. 공시에 적힌 합계는 약 4억 1천만 달러, 우리 돈 5,586억 원입니다. 이걸 쪼개 보면 결이 다릅니다. 사고와 관련된 과징금이 약 2억 7,800만 달러입니다. 나머지 1억 3,200만 달러는 사고와 무관한 건입니다. 외부 광고 프로그램과 관련해 데이터를 모으고 저장한 방식이 문제가 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즉 세 중 하나꼴은 유출 사고 바깥에서 나온 돈이라는 뜻입니다. 회사는 이 금액을 2분기 비용에 한꺼번에 넣었습니다. 정식 서면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과징금을 빼고 다시 계산해 봅니다. 2분기 영업 손실 5억 5,600만 달러에서 과징금 4억 1천만 달러를 빼면 1억 4,600만 달러가 남습니다. 우리 돈 1,989억 원입니다. 과징금만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작년 같은 분기의 이익 1억 4,900만 달러와는 거리가 멉니다.
어디서 새는지 두 군데가 보입니다. 하나는 매출 총이익입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물건값을 뺀 이익은 25억 6,100만 달러에서 24억 9,400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4월 중순까지 남아 있던 이용권도 여기에 일부 섞여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운영비입니다. 과징금을 빼고도 1년 새 9% 늘었습니다. 그 결과 주력인 프로덕트 커머스의 조정 이익이 6억 6,300만 달러에서 3억 8,200만 달러로 42% 줄었습니다. 몸통 사업의 이익이 얇아진 겁니다.
다만 달러로만 보면 놓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원화가 약해진 탓에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은 4%지만, 환율을 고정하면 10%입니다.
주가를 보겠습니다. 1년 전 9월 25일 종가는 31달러 85센트였습니다. 사고가 알려지기 직전인 11월 28일에는 28달러 16센트였고, 그 뒤로 계속 내려왔습니다. 올해 9월 24일 종가는 13달러 88센트, 우리 돈 18,900원쯤입니다. 최근 한 해 사이 가장 낮은 값이고, 1년 전과 견주면 56%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회사는 자기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상반기에만 4,370만 주를 8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1조 1,581억 원에 샀습니다. 평균 단가는 한 주에 19달러 45센트쯤이라 지금 주가보다 높은 값에 산 셈입니다. 7월에는 인천 물류센터에 불이 났습니다. 공시는 시설 안 자산과 판매자 재고를 합쳐 약 2억 4,600만 달러 손실로 적었습니다. 이 손실은 다음 분기 실적부터 장부에 잡힙니다.
숫자를 한 줄로 묶어 보겠습니다. 쿠팡의 적자는 사고 보상과 과징금에서 시작됐지만, 그것을 걷어내도 1억 4,600만 달러가 남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저는 쿠팡을 사고 비용을 치르는 회사이기 전에, 몸통 이익이 얇아진 회사로 봅니다. 그리고 당장의 손익 흐름은 불리하다고 봅니다. 주력 부문 조정 이익이 42% 줄었고, 화재 손실이 다음 분기에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주력 부문 조정 이익이 1년 전 수준인 6억 6,300만 달러까지 늘어난다면 늘어나는 2억 8,100만 달러가 과징금을 뺀 적자 1억 4,600만 달러보다 큽니다. 반대로 화재 자산 2억 4,600만 달러가 보험으로 메워지지 않으면 3분기 손익에서 그만큼이 더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분기마다 보는 것은 과징금이 아니라 주력 부문 이익입니다. 환율을 뺀 매출이 지금처럼 10%씩 늘면서 활성 고객 증가율까지 사고 전으로 돌아온다면, 제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끝까지 보셨다면 좋아요로 알려 주세요. 뜯어보고 싶은 회사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시고요.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