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빈센트 · 한국인
요약 보기
결론: 장기금리 상승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으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AI 성장 흐름을 근거로 국내 AI 하드웨어 기업 중심의 장기 투자 관점을 유지하라는 주장이다. [금리·매크로] 장기금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아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며, 미국 10년물 5%를 문제로 보기보다 금리 수준 자체의 기준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지만 장기금리는 기대가 붙어 다르게 움직인다. [연준 인상 해석] 월가 컨센서스는 1년간 100bp 인상이었고, 케빈 워시 의장 취임 후 2~3개월간 이를 누르다 이번에 인상했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점도표 기준 2026년 GDP 2.3%, 2027년 2.4%로 상향, 실업률 4.1%, 근원 PCE는 내년 2%대 중후반 하락 전망. 점도표는 위원 간 분열이 뚜렷하다. [금리인상과 주가] 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과 항등적이지는 않으며, 과거 대부분의 금리 인상기에 성장이 뒷받침되면 주가가 올랐다는 논리다. [재무부·연준 역할] 베센트 재무장관은 공급 측면, 연준은 수요 측면에서 장기금리 안정을 도모하며 목적은 같으나 역할 순서를 두고 이견이 있다고 봤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 않아 중간선거에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이란 전쟁] 러-우 전쟁처럼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으며, WTI 120달러 돌파 같은 장기화 시나리오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으나 아직 이르다고 본다. [AI 속도조절론] AI 산업은 아직 태동기라 정의조차 불명확하며, 속도조절론은 노이즈 수준이고 규제 요청 주체가 기업으로 바뀐 점이 이례적이라 봤다.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가 쟁점이 되며 선거 후 잡음이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 [미중 정상회담] 소득은 크지 않을 전망이나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트럼프에게 유리하다고 해석. 미국 10년물 5%대, 중국 장기금리 2%대로 양국 모두 자금 수급 문제가 있어 서로 원하는 것이 맞물린다고 보았다. [하이퍼스케일러 투자·엔비디아] 과도한 투자는 원래 그런 것이며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엔비디아 매출 92%가 데이터센터라 AI 시발점이 무너지는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 오픈AI가 상대적 취약점으로 언급됨. [시장 전망] 내년 전고점 돌파 가능성 높게 본다. 상반기처럼 급등하지는 않고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회복에 방점. 원/달러는 펀더멘털은 하락, 심리는 상승을 가리켜 횡보 예상. 외국인 수급은 원화 강세 전환 시 6개월 시차 후 유입 가능성과 AI 병목 대형 하드웨어주의 매력을 근거로 낙관한다. [대응] 리스크는 금리, 기회는 싼 좋은 기업. 개인투자자는 장기투자 관점으로 AI 시대 주식을 모으라고 권고. 중국 CXMT 등 양산은 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비싼 제품은 팔린다고 본다.
다듬은 글
어제 연준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에 들어섰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나온 AI 속도 조절론까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지대학교 겸임교수이자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인 빈센트 김두언 님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하나증권의 빈센트입니다. 항상 스마트해 보이십니다. 제가 질문을 던지기 전에 먼저 여쭤보고 싶은 게 생겼는데요. 매크로 전문가로서 묻겠습니다. 오랜 저금리 시대는 완전히 끝나고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는 시대가 시작된 걸로 보시나요?
판은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패러다임 전환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장기금리입니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기 때문에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금리에는 단기금리에 더해 다양한 기대가 붙습니다. 그중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가 큰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유는 여럿입니다. 부채가 많고, 과다한 재정지출이 인플레이션을 꽤 오랜 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10년물 금리 5%를 두고 말이 많은데, 우리가 보는 틀과 기준점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5%가 왜 문제인가, 오히려 5라는 숫자에 왜 그렇게 매달리는가. 중요한 숫자이긴 하지만 5%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절대치는 아닙니다.
변수도 많습니다. 이란 관련 전쟁이 있고,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낮출 수도 있습니다. 그런 변수들을 다 제쳐 두더라도 판이 확실히 바뀌었다고 봅니다. 이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수준을 전제로 투자와 생활의 지혜를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니까 금리가 올라가는 측면도 있을 텐데요.
금리는 비용이고, 그 비용을 훨씬 뛰어넘는 생산성이 나오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IT 혁명과 인터넷 시대에도 그런 흐름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유동성이 많으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가 하는 질문도 있었는데, 여전히 통화승수가 중요합니다. 돈이 얼마나 풀렸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적소에서 돌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지금보다 돈이 적소에 돌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 FOMC가 기준금리를 3년 만에 인상했습니다. 파월 의장 후임인 워시 의장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금리는 더 올라갈 것으로 봅니다.
월가에서는 올해 4월부터 내년 1년 동안 100bp 정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있었습니다. 워시 의장은 취임 후 2~3개월 동안 이를 눌러왔고, 이번에 금리를 올린 것은 정무적 감각을 보여준 측면이 있습니다. 반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으니까요.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한두 번 더 올릴지, 두세 번 더 올릴지에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다섯 번 정도 있었는데, 2000년과 2022년을 빼면 금리를 올릴 때 주가가 올랐던 기억이 많습니다. 결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금리가 올라가는 건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금리 인상은 결과이고, 중심에는 성장이 있어야 합니다.
점도표를 보시면 연준의 경제전망 요약(SEP)이 나타나 있습니다. 첫째, GDP 전망이 6월 대비 올라갔습니다. 올해 2.3%, 내년 2.4% 성장을 보고 있으니 경제가 좋아서 금리를 올린다는 논리입니다. 둘째, 실업률이 4.1%로 완전고용 수준입니다. 셋째, 연준이 보는 코어 PCE 물가는 올해는 높지만 내년에는 2% 중후반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 측면의 물가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전쟁이 종전되더라도 연준이 바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고, 수요 쪽 인플레이션 견인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점도표가 맨날 바뀌긴 하지만, 최근 의견이 크게 바뀐 이유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연준 내부가 분열됐습니다. 6월과 9월 점도표를 비교하면 2026년과 2027년 점들의 분산이 커진 것이 눈에 띕니다. 일부는 이란 전쟁이라는 변수 때문에 금리가 오를지 내릴지 모르겠다고 보고, 일부는 시장이 금리 인상을 원한다고 받아들입니다. 둘째, 물가입니다. PCE 구성 항목 중 3% 이상 오르는 품목 비중이 최근 60%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니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쪽이 있는 것입니다.
기자회견 때 워시 의장이 메인스트리트를 강조했는데, 이것은 어떤 뉘앙스로 읽어야 할까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은 담백하고 깔끔했습니다. 톤앤매너가 이전과 달랐습니다. 금융시장을 볼 것인지, 실물경제를 볼 것인지의 문제로 읽을 수 있습니다. 연준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서포터즈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역할을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이 생각보다 격화되고, AI로 자본과 유동성이 확대되고, 재무부가 장기물 바이백 규모를 늘린 상황에서 실물경제 이후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의중이 더 강해 보입니다.
베센트 재무장관과 워시 의장은 목적은 같지만 역할이 다르다고 봅니다. 워시 의장은 수요 측면, 재무부는 공급 측면에서 장기금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입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씩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의 행보에 대해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식으로 말했는데,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낮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주식시장 상승이 절실합니다. 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정적일 거라는 컨센서스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선거에 악재가 아니라 오히려 보합이나 긍정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금리 인상을 트럼프가 용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이 더 머리 아파지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로' 끝나느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유가가 뛰고 경제가 하락한다는 메시지는 언론에서 상당히 줄었습니다.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이란 전쟁도 비슷합니다. 드론과 정유시설 파괴 같은 소식은 있지만, 미국의 실질적인 행태 변화는 제한적입니다. 이 상황이 장기화되어 WTI가 120달러를 넘는 식으로 가서 글로벌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매크로를 정리하면, 일반적으로 기업은 좋지만 매크로 환경이 AI 관련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들 하죠. 빈센트 님은 매크로 환경이 그 정도로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시는지요?
우리가 보는 매크로는 잠재성장률과 성장입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매크로는 금리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는 원래 하방 요인이었는데,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금리가 5에서 6, 6에서 7로 가파르게 오르면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그 상승폭을 연준이 말하는 대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2~3년 전에 물가를 일시적이라고 봤다가 큰 홍역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지금 미국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이 정도 금리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 주장만이 아니라, 결국 답은 금융시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틀 동안의 미국과 글로벌 증시 흐름이 힌트를 줍니다.
결국 매크로가 부담이 되더라도 AI라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속도를 내면 문제가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최근 'AI 속도 조절론'이 나왔습니다. 실체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AI가 너무 빠르고 컨트롤이 안 된다는 논쟁입니다. 사실 AI의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챗GPT, 제미나이를 말하고, 어떤 사람은 양자 AI, 피지컬 AI, 자율주행까지 말합니다. 즉 이 산업은 아직 태동 단계입니다. 태동 단계이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이 없는 상태입니다. 보안 문제도 있습니다. AI가 스스로 판단했든, 누가 시켰든, 통제가 안 된다는 것은 결국 시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AI 속도 논쟁은 2023년부터 이어져 왔고, 최근에는 인류 멸망 같은 극단적인 얘기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노이즈가 된 것으로 봅니다.
재미있는 점은 규제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규제는 정부가 "이건 규제해야 한다"고 나서고, 민간은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역사적 흐름이었습니다. 그런데 AI에서는 민간 기업들이 오히려 "우리를 규제해 달라"고 트럼프 정부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건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속도 조절의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거론됩니다. 하나는 중국 모델이 빠르게 쫓아오니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려는 것, 다른 하나는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 속도를 늦추려는 것입니다. 둘 다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한쪽으로 과열되는 것보다 균형 잡힌 발전이 좋다는 당위성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한국 증시를 무너뜨릴 정도의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AI 투자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중간선거의 아젠다도 흥미롭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경제였는데, 지금은 데이터센터가 쟁점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특히 버지니아와 텍사스가 중요한데, 전력 부족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해도 못 짓는 상황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차피 속도는 필요했는데 전기와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하니 잡음이 생긴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리고 AI 속도 조절 문제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치화되고 있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잡음이 좀 가라앉을까요?
선거 기간에는 더 시끄럽겠지만, 선거가 끝나면 양당 모두 투자를 계속할 수밖에 없어서 말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중국 때문에 빨리 달려야 한다는 쪽으로 가겠죠.
최근 중요한 매크로 이벤트 중 하나가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이 회담을 어떻게 보고 계시고, AI 관련 메시지는 어떨까요?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소득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2~3년 뒤 미중 간 큰 충돌 가능성이 있다면, 지금이 서로 신뢰를 쌓을 골든타임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원하는 대로 풀린다면 가장 큰 성과가 되는 회담입니다. 중국이 이란 문제를 풀어주거나 AI 같은 아젠다에서 협력하면, 패권 경쟁 측면에서 트럼프에게 나쁘지 않습니다.
중국은 장기금리가 2% 안팎인데 미국은 5%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은 장기 자금을 구하기 어렵고, 중국은 투자처가 없어 금리가 낮은 상황입니다. 서로 원하는 게 극명하게 다릅니다. 그래서 관세 같은 것을 풀고 미국이 원하는 장기금리 안정을 중국이 도와주는 식의 해법이 있을 수 있는데, 중국이 그걸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미국 국채를 다시 사주는 건 쉽지 않을 것이고, 단기적으로 잠시 사주는 정도가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AI를 좋게 보는 사람과 반도체 사이클이나 하드웨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나뉩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투자를 너무 많이 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투자는 원래 과대하게 하는 겁니다. 적당한 투자로 성공한 사례는 없습니다. 문제는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투자가 순서대로 들어가고 속도가 이어진다는 가정이 강한데, 최근 미국에서 전기가 없고 병목이 심해진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입니다. 돈은 많아도 장기금리가 올라가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니 걱정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렇게 높은 금리에도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메타가 원화채권을 발행한다는 뉴스가 나왔는데요.
메타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과정을 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이고요. 과거 틀에서만 바라볼 건 아니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AI 때문에 시장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속도가 느려지는 것 정도로 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순환금융 이슈와 오픈AI, 앤트로픽 같은 생태계는 어떻게 보시나요?
그건 다음 기회에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다만 월가에서 연준이 앞으로 1년 동안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자리 잡았다는 점은 계속 주목해야 합니다.
왜냐면 지금 엔비디아가 하는 밴더 파이낸싱, 즉 뱅크 오버 엔비디아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데요. 월가의 컨센서스는 이미 1년 전부터 연준이 금리를 100bp 올리는 상황을 가정해서 이 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즉 기본적으로 그들은 고금리에도 버티면서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순환금이라는 건 최종 대부자가 무너지면 다 끝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엔비디아가 무너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어떤 기업이 어떤 산업의 고유명사가 되는 것이 가장 위험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AI의 해자 기업은 엔비디아이고, 엔비디아 매출의 92%가 데이터센터입니다.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사실상 데이터센터라고 봐도 됩니다. 따라서 엔비디아가 무너진다는 건 지금 AI 산업의 시발점이 흔들리는 순간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이 있습니다. 무너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약간 그런 우려는 있다는 거죠.
엔비디아 뒤에는 결국 오픈AI가 제일 중요한 것 같은데, 그 생각은 좀 들더라고요. 오픈AI에서 이번에 소라가 나왔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단순하게 소라나 클로드 같은 것들이 돈을 잘 번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그 시기는 한참 뒤일 것 같습니다. 앤트로픽은 사실 10월 말에 2조 달러 가치로 IPO를 한다고 얘기했는데, 내부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흑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나온 상태고요.
이제 오픈AI가 문제죠. 소라를 한번 써 보니까 신경질 날 정도로 중간에 끊어요. 제가 또 파드를 제대로 안 쓰고서 좋다고 했었군요. 워낙 빠른 시간에 많은 것들이 돌아가고 기능이 좋으니까 사람들이 더 과한 것을 요구하잖아요. 저도 원래 100달러짜리를 쓰는데도 주간 단위 리밋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과금 체계로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더 직설적으로,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시장 얘기를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상반기에 우리가 너무 달렸잖아요. 남은 하반기와 내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내년에 전고점을 넘을 겁니다. 저도 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문제는 한 번 더 하락했다가 갈지, 지금 상태에서 횡보하다 갈지가 관심사인데요. 어떤 경우에도 예단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중심에는 기업이 돈을 계속 버는지가 중요하고, 그게 3분기 실적 발표 때 확인되는 거예요. 주가는 기울기 함수니까, 상반기의 폭발적인 기울기보다는 둔화될 겁니다. 그래서 회복 속도가 빠르진 않겠지만, 회복하는 데 방점이 있을 거예요.
중간중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이 터지는데, 소라나 AI 속도론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소라는 결국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고, AI 속도론도 정말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주일 단위로 노이즈가 많아도, 이 산업이 태생적으로 추세적으로 우상향하는 거센 변화 속에서 우리 증시도 여전히 오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맞는 말씀이고 저도 맞다고 생각하는데, 고민은 시장에 있다 보니 누가 사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에요. 개인 투자자분들은 많이 지쳐 있는 것 같고, 외국인이 사 줬으면 좋겠는데 외국인의 행보는 아직 더딘 것 같거든요. 왜 그렇게 보이세요?
외국인 심리와 수급은 데이터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죠. 외국인이 데이터를 안 볼 수도 있으니까요. 달러가 좀 강해졌죠. 원화가 강해지면 기본적으로 외국인이 약할 때보다 강할 때 원화 자산을 살 유인이 있습니다. 과거 통계를 보면 6개월 정도 시차가 있어요. 그러니까 좀 기다리면 된다고 낙관적으로 볼 수도 있고, 두 번째로 그 6개월 동안 우리 기업들이 매력적으로 계속 돈을 벌어야 합니다. 첫 단추가 잘 채워졌는데, 우리 기업 실적이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치거나 원화가 강해서 수출 기업들이 다 힘들어지면 안 되겠죠.
그러면 4분기에는 외국인이 살 수 있는 거죠. 기본적인 방점은 매크로 베이스니까요.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외국인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저희 주장 중 하나고요. 두 번째는, 모든 수급은 상대적인 겁니다. 한국에 투자하려고 할 때 다른 나라가 좋으면 우리한테 올 돈이 덜 오는 거죠. 그래서 피어 그룹 대비 우리가 좋냐고 봤을 때, 저는 AI 병목, 그중에서도 시가총액이 크고 우리 기업들이 앵커링할 수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어서 외국인은 들어올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환율을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넘어가야겠는데요. 원화가 다시 강세로 갈 확률이 있다고 보이세요? 1,300원 밑으로도 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데이터를 보면 아래를 가리키고 있죠. 그렇죠. 하지만 심리를 보면 위를 가리키고 있어요. 그래서 헷갈리더라고요. 이 상황을 보면 1,300원을 한번 깨러 가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 그렇게 보지 않으시는군요. 맞습니다. 환율 전망은 사실 무의미할 수도 있는데, 그동안 15년 넘게 해 오셨잖아요. 말씀드리면, 펀더멘털은 아래를 보고 있는데 심리적으로는 위를 보고 있어요. 그러면 저는 횡보할 것 같습니다.
1,400원을 다시 넘어가기는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을 거예요. 대미 투자가 어떻게 일어날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넘나든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1,400원을 넘어서 1,500원 이상을 바라보는 두려움보다는, 1,400원을 넘었으면 다시 한번 원화 강세 압력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시장의 해석이 좀 다를 것 같습니다. 그럼 주식에도 별 영향은 없겠네요. 그 정도면 평균을 보는 거니까요. 환율의 영향은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면 많이 해소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분 정도 남았는데, 꼭 이건 여쭤보려고 했어요. 올해 개인 투자자분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대화를 해 오셨잖아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국내 투자자분들은 어떻게 리셋하고 행동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 눈에 보이는 것, 딱 리스크 요인과 기대 요인 두 개만 보면, 리스크 요인은 금리입니다. 그건 기본적으로 대응하자는 거죠. 기회 요인은, 싸다는 겁니다. 좋은 기업이 적절한 가격에 와 있다는 거예요. 그게 우리나라의 AI 하드웨어 기업들인가요? 맞습니다.
그리고 이 위험과 기회 요인을 종합해서 전략적인 메시지를 낸다면, 지금부터 개인 투자자분들이 꼭 기억하셨으면 하는 말이 있어요. AI 시대의 주식을 사야 합니다. 정의가 아직 확실히 돼 있지 않더라도, AI 시대의 주식을 모아 가자는 거죠. 빈센트 님이 최근 어떤 영상에서, 저도 선배로서 참 큰 싸움을 하고 있다고 느꼈던 게, 한국에도 장기 투자가 성공한다는 걸 보이고 싶다고 말씀하셨죠. 그 말씀에 저도 좀 울컥했어요.
한국에서 장기 투자가 굉장히 제한적이었던 이유가 주도주가 자주 바뀌었기 때문인데, 이번에 시작된 사이클은 정말 길게 보시는 거네요. 어느 정도로 보고 계신 건지요? 그 어느 정도는요. 애석하게도 주도주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앵커링하는 주도 기업이죠. 그런데 그 기업의 운명을 미국이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수주가 어디까지 갈지는 빅테크와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정책을 봐야 하는데, 적어도 트럼프 임기 끝까지는 갈 것 같습니다. 적어도요.
그러면 하나 여쭤볼게요. 워낙 좋은 사이클인데, 앞으로 물량이 엄청 늘어나는 캐파 투자가 또 시작되고 있잖아요. 하드웨어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과거와 다를 거라고 보이세요? 중국 업체도 쫓아오고 있고요. CXMT, 양쯔메모리 같은 곳은 디램, 낸드와 다릅니다. 중국 내 마켓 쉐어도 되게 크고요. 저도 놀랐어요. 저는 어마어마한 하방 압력이라고 봅니다. 과거 잣대로 보면 그걸 보고 계시는군요. 그럼요. 그런 걸 다 보고 스스로 백 번 생각한 다음에 결론을 드리는 거예요. 엄청난 하방 압력이고요.
과거 잣대로 보면 중국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면 모든 게 다 끝납니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없어지고, 다 절름발이가 되거나 가격이 무너지죠. 그런데 지금은 과거의 문법으로 시장을 볼 때가 아닙니다. 비싼 건 안 팔리거든요. 과거 논리로는 싸져야 더 확산되니까요.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싼 게 팔립니다. 그럼 중국은 어떻게 되냐? 중국 제품도 팔리긴 할 겁니다. 다만 그 시장의 규모가 내수용으로 자리 잡을 거라고 봅니다.
하여튼 오늘 제가 들은 결론은, 우리나라에도 장기 투자할 기업이 생겼고 그건 지금 아직 초기라는 거네요. 그런 말씀을 오늘 잘 들었고, 저도 앞으로 더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빈센트 하나증권 수석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9월 18일 금요일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시장을 이해하는 최고의 선택, 윤지호의 경제쇼였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