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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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2020년 이후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상으로 상승했으나, 2022년 6월 고점 이후 미국 소비 둔화, 저축률 하락, 실질임금 감소, 집값 하락 등 수요 위축과 유가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와 달러지수가 떨어지고 있으며,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온다. 다만 상고(물가 상승 해소)의 결과는 미국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해석된다. 2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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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반대말은 디플레이션이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완만하게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작년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정말 많이 대두됐는데, 역사를 보면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크게 인플레가 있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특히 1974년 1차 오일 쇼크가 있었습니다. 그전에 배럴당 3~4달러였던 유가가 중동 국가들이 원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배럴당 10달러를 넘었습니다. 유가가 오르니 각종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었죠.
1979년에서 1980년 사이에는 이슬람 혁명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2차 오일 쇼크가 왔고, 이때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15달러에서 무려 40달러까지 3배 가까이 급등했거든요. 그 결과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30%가 넘었고, 미국 소비자물가도 거의 19%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물가가 이렇게 오르자 당시 연준 의장 폴 볼커가 과감히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니 많은 중소기업이 파산하고 농부들까지 나서면서 큰 피해를 봤죠. 그래서 당시 폴 볼커 연준 의장은 저격 위협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한 중소기업인은 경기가 어렵고 기업이 파산하는 것을 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항의까지 했을 정도로, 그만큼 긴축이 강했습니다.
1995년 이후,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물가가 굉장히 안정됩니다. 1995년에서 2000년 사이 미국에서는 정보통신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정보통신 혁명으로 모든 산업에서 생산성이 증가했고, 경제학 교과서대로 생산성이 증가하면 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면 경제성장률은 올라가고 물가는 떨어지죠. 일반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수요가 증가해 물가도 오르는데, 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면 물가는 낮아지고 성장률은 올라갑니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골디락스 이코노미'라고 불렀죠.
2001년부터 2020년까지도 물가 안정 시대가 찾아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2001년 미국의 권유로 중국이 WTO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했고, 월마트에 진열된 상품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일 정도였습니다. 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워낙 싸서 중국 때문에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물가가 안정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하반기, 특히 2022년에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9%에 이를 정도로 크게 올랐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세계경제, 특히 미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자 미 중앙은행인 연준이 엄청난 돈을 풀었습니다. 경기는 회복됐지만 돈이 많이 풀리면서 물가가 크게 올랐죠.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물가 안정이기 때문에, 연준은 2020년 3월부터 0.25%였던 기준금리를 최근 5%까지 올렸습니다.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이니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금리를 빠르고 많이 올리자 돈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몰렸습니다. 그 결과 미국으로 돈이 몰리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2022년은 고물가, 고금리, 고달러, 우리로 치면 고환율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상고시대'라고 부를 수 있었습니다.
2022년 6월을 고점으로 물가상승률은 서서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는 수요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데, 그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계 저축률이 낮아졌습니다. 2022년 미국 가계 저축률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3.4%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저축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가계가 모아둔 돈을 다 써버렸다는 뜻입니다. 둘째, 임금이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을 밑돌아 실질임금이 감소했습니다. 셋째, 집값이 떨어지면서 자산이 줄었습니다. 이처럼 부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미국이 2020년 3월부터 금리를 급격히 올렸는데, 금리 인상의 효과는 대략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를 줄입니다.
둘째, 통화 공급 측면입니다. 2020년 코로나 때 미국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었습니다. 샤워기 수도꼭지에 비유하면, 찬물에서 갑자기 뜨거운 물로 바뀐 것과 같았죠. 그런데 물가가 오르자 지금은 적정 수준보다 훨씬 적게 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통화 공급이 줄면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공급 측면에서 유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WTI 기준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7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유가가 떨어지면 다음 달 바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줍니다.
이처럼 수요, 통화량, 원자재(대표적으로 유가) 세 가지 요인으로 물가상승률이 많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가가 떨어지면서 시장금리도 많이 하락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10년 국채 수익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작년 10월 무렵 4.6%까지 올랐다가 최근 3.2%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때 채권을 사셨다면 상당한 수익을 거두셨을 겁니다.
물가가 떨어지니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많이 올리지 못할 것이고, 이에 따라 돈이 미국에서 빠져나가며 달러 가치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작년 10월 114까지 올랐다가 최근 100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달러 가치가 이렇게 떨어진다는 것은 미국이 금리를 5%까지 올려놨지만, 그 수준의 금리에서는 소비를 지탱할 수 없어 수요가 위축될 것이고, 그래서 금리 인상을 곧 멈추고 머지않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작년의 상고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해소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요가 위축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상고가 해소되는 결과는 경기침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좋았지만, 아마 2분기부터는 미국 GDP의 71%를 차지하는 소비가 둔화되거나 감소하면서 2분기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즉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고의 해소는 곧 경기침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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