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권순장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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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단일종목 ETF 청산을 권하고 시장 이탈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 단위(천주 단위 등)를 높여 진입 장벽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2~3월 포모 이후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으나 반등 여부는 27~28년 실적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명확한 방향 전망은 유보. 과거 2000년 과열 경험에 비추어 심리적 과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표명.
다듬은 글
안녕하십니까. 권순장입니다. 미친 변동성의 시장입니다. 6월이 끝인 줄 알았는데 7월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각도기 님은 어떻게 견디고 계신지부터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희는 이미 전쟁이 터지고 나서부터 힘들었습니다.
7월이 되어 힘드신 분들의 고통을, 저희는 3, 4, 5월에 선제적으로 이미 겪었습니다. 2월에도 한 번 맞았고, 가치투자자의 포모는 2월에 왔습니다. 남들과 경쟁하는 포모가 아니라 우리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 흐름에서 오는 포모였습니다. 앞서 저렴하게 산 주식이 2월까지 너무 많이 올랐고, 가격이 끝도 없이 오르니 더 가만히 있다가는 더 오르겠다 싶어 잡았습니다. 밸류에이션상 지난번보다 싸지는 않았지만 적정가라고 보고 샀는데, 그게 다 물렸습니다. 3, 4, 5월에는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고, 6월에도 회복되지 않았으며, 7월쯤에는 충분히 얻어맞아 감정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먼저 맞은 셈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이 나왔을 때부터 많은 분들이 우려했고, 그 우려가 지금 현실이 되었습니다. 증거금을 올리자, 규제를 하자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보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끝까지 정치적으로 풀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씁쓸합니다. 저희가 그동안 상법 개정, 주주환원, ESG 개선을 외쳤던 것은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처럼 청년들과 벤처들이 뛰어들 수 있는 자본시장이 되었으면 해서였습니다. 금융이 잘돼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강력한 토대가 되고, 제조업과 금융이 함께 잘되면 우리나라는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희 입장에서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꿈이 거세당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시장이 너무 급하게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탐욕에 빠지고 레버리지에 손을 대게 되었고, 그 결과 한국 시장에 대한 불신이 생겼습니다. "이 주식은 역시 하면 안 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가진 것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2차전지 때부터 레버리지는 결국 깨진다고, 다치고 나면 사람들이 떠난다고 계속 말씀드렸는데, 이번에 또 그런 모습을 보게 되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정석대로 가야 합니다. 이미 상품이 만들어졌는데 갑자기 폐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한국 주식이 좋아져야 한다, 1만 포인트 가야 한다고 외쳤던 사람들이 지금 "레버리지 때문이다, 당장 폐지하라"고 무책임하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만들어질 때 강하게 반대했던 사람이라면 몰라도, 만들어진 다음에는 정석으로 가야 합니다. 핵심은 개인이 피해를 입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원칙은 자기 책임입니다. 투기적 마인드로 큰돈을 벌겠다고 레버리지에 뛰어든 사람이 손실을 보는 것은, 자기가 뿌린 욕심의 열매입니다. 이미 뿌려진 것은 뿌려진 것이고, 앞으로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려면 거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계속 말씀드렸습니다. 중국과 일본도 하고 있는 방식이고, 예컨대 천주 단위로 하면 주당 2, 3만 원짜리도 계좌당 2, 3천만 원은 있어야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이건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이 욕심을 부려 깨졌다면 그것은 자기 책임입니다. 저는 한국 금융시장에 빨리 도입되어야 할 것 중 하나가 자기 책임의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자꾸 떼를 써서 뒤집히고, 떼법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봅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금융 선진국으로 갈 수 없습니다. 금융은 내 자원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사람이 성공할 때 큰 리턴을 받는 구조인데, 큰 리턴에는 반드시 위험이 따릅니다. 그런데 지금 일부는 리스크는 지고 싶지 않고 큰 리턴만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면 금융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깨졌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다음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뜨거운 냄비에 데어 봐야 다음부터 조심하듯이, 손실을 막아주면 안 됩니다. 정치적으로 서민을 의식해 이를 풀어주려는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절대 안 됩니다. 금융이 뒤처지면 선진국 진입에 결격 사유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에 개인들이 많이 무너진 이유는 거래 단위가 너무 낮아서입니다. 1, 2만 원이면 접근이 가능하니 마지막 잔돈까지 다 들어왔습니다. ETF로 쪼개면 삼성전자, 하이닉스도 살 수 있으니 좋은 점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돈 벌 때는 맞는 말이지만 깨질 때는 그 접근성이 오히려 문제가 됩니다. 레버리지를 1.5배로 낮추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2배, 3배 상품도 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하이닉스 3배 상품은 하루 만에 48.5%가 빠졌습니다. 3배에 들어간 사람들은 죽을 각오를 하고 들어간 사람들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천사처럼 살 수는 없고, 투기적 욕구가 있는 영역도 존재합니다. 그 욕구를 열어 두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레밍처럼 우르르 몰려가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진입 장벽을 세워야 합니다. 큰돈이 걸린 일이니 잘못하면 큰일 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삼성, 하이닉스를 안 사면 무엇을 사느냐는 마음이 드는 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장에 계속 참여해야 할까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조금이라도 공부한 분들은 이 상황이 납득되지 않을 겁니다. 거의 모든 애널리스트가 끝없이 가격을 올렸고, 지금보다 한두 배 높은 목표가를 제시하며 좋다는 얘기만 했으니까요. 열심히 살펴보고 샀는데 이게 뭐냐는 거죠. 그래서 참 어렵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하락이 한 번 있고 다시 회복해서 미국 기업들처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게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습니다. 그 기대치만큼 주가가 가지 못하고 꺾인 것이고, 그 기대치로 갈지 말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2027년, 2028년 실적까지 분석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싸니까 버티시면 좋아집니다"라고 딱 잘라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고점에서 30% 이상 빠졌으니 많이 싸졌고, 때가 되면 반등도 할 것입니다. 다만 30년 경험으로 보면, 이 정도의 심리적 과열이 상처 없이 끝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손실을 학원비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요즘 좋은 학원은 1년에 1천만 원이 넘습니다. 분석이나 연구도 내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 절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지금은 정기적으로 꾸준히 분석하고, 정말 연구하고 싶은 주식은 단 1주라도 사 놓습니다. 몸이 상처를 입었으니 이 상황이 얼마나 궁금하겠습니까. 그 에너지를 좋게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드릴 조언은 이렇습니다. 앞으로 시장이 잘될 테니 버티라는 말은 드릴 수 없습니다. 대신 깨진 것을 학원비로 여기고, 왜 깨졌는지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레버리지 같은 것이 있다면 정리하고, 레버리지가 아닌 쪽에서 새롭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손절을 잘 하지 않는 편인 것은 아시죠. 정말 아니다 싶을 때만 손절하고, 보통은 끝까지 버텨서 본전이나 먹고 나갑니다. 3년, 4년을 버티기도 합니다. 그런데 레버리지는 청산하셔야 합니다. 주식시장은 깨지지 않는 법만 배우면 반드시 원금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댓글도 험악해지고, 선거가 끝나고 나니 정치적인 이야기로 흐르기도 하는데, 이런 흉흉한 이야기에 동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시장을 떠나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시장을 떠나는 분은 다음번 이런 상황에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면 들어오면 고점이고, 나가고 나면 시장이 괜찮아지는, 같은 경험을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둘째, 남 탓을 하지 마십시오. 남 탓을 하면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피드백의 루프가 끊기면 발전이 없습니다. 자산 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내가 뿌린 씨앗이니 내가 거둬야 합니다.
셋째, 내가 구축해 놓은 포지션을 분석하십시오. 내 상태를 알아야 심리적으로 흔들려도 되는지, 그냥 버티는 것이 나은지 빨리 분간할 수 있습니다.
시장을 떠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근로소득만으로 해결될 상황이 점점 아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생존하려면 방법은 한 가지, 쓰지 않는 것입니다. 완전한 내핍생활을 하면 조금 덜 벌어도 돈은 모입니다. 그러나 돈이 모이면 또 욕심이 생깁니다. 내핍생활을 해도 모자라는 상황을 또 겪게 됩니다. 결국 다른 방식을 택하게 되는데, 지금 떠나는 분들은 이 나쁜 경험을 평생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얻어맞더라도 사이클을 다 경험해야 합니다. 올라가는 사이클, 내려가는 사이클을 모두 겪고 나면 그것이 나를 성숙하게 만듭니다.
저는 1998년부터 투자를 해 왔으니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운 좋게도 2000년에 이번과 같은 심리적 과열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그 끝이 어떻게 갈지, 심리적 과열이 어떤 흐름으로 움직일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고, 중심을 잡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경험이 저를 성장시킨 것입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도 이 경험을 그냥 버리시면 안 됩니다. 꼭 안아서 내 것으로 만드셔야 합니다.
투자 근육이 진짜 몸에 붙으려면 희생양을 다른 데서 찾으면 안 됩니다. 남 탓은 가장 편한 방법이고, 심리적으로 탈출하기는 쉽지만 그렇게 해서는 근육이 하나도 생기지 않습니다. 투자 근력은 자신에 대한 혹독한 반성과 되돌아봄에서 만들어집니다. 저도 그렇게 혹독하게 반성해 왔습니다.
투자에 뛰어들려는 젊은 친구들에게 제가 면접 때 꼭 묻는 말이 있습니다. "자네, 이걸로 목숨을 걸 수 있나?" 자기 돈이라면 깨지고 털면 그만이지만, 남의 돈을 관리하는 일이라면 남의 목숨이 걸려 있으니, 당신도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그러면 대부분 움찔합니다. 그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왔기 때문입니다. 이 업을 오래 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입니다. 저는 투자 철학을 새롭게 정립할 때, 목숨 걸고 하는 행동은 하지 말고, 목숨을 걸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고객 자산이 빠질 때 저는 죽고 싶었습니다. 한강에 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코로나 때 처음 뵀을 때 그런 얘기를 하셨던 분도 있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평생 살았나" 하는 회의, 자기에 대한 무너짐이 계속 생깁니다. 그럼에도 버티면서 "안 죽으려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남 탓을 하면 피드백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피드백이 가장 중요합니다. 끝없이 피드백해야 발전하는데, 남을 탓하는 순간 피드백의 루프가 끊겨 발전이 없습니다.
실패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투자에서 실패를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실패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사람 앞에 기다리는 것은 결국 실패입니다. 이번에 많은 분들이 처음으로 실패의 맛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것을 근력으로 만들어 체력으로 삼으려면,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묻고,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 포지션을 분석해야 합니다. 그래야 심리가 흔들려도 되는지, 아니면 그냥 버티는 것이 나은지 빨리 분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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