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USIPO진행자및출연자 · 한국인
요약 보기
AMD가 2025년 주가 약 80% 상승으로 엔비디아(약 35%)를 앞섰고, 로캄(ROCm) 다운로드 10배 증가 등 소프트웨어 약점 개선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 엔비디아 공급 부족을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이 MI300X 도입을 발표해 공급망 다변화 기회가 생겼다는 주장. 다만 AMD 포워드 PER이 엔비디아보다 약 50% 높아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하락 위험이 크다고 경고. 결론적으로 2026년 실적이 시험대라고 봄.
다듬은 글
AMD가 AI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2025년 AI 시장을 돌아보면 정말 놀라운 한 해였습니다. 몇 년 동안 엔비디아가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는 그림이었는데, 갑자기 AMD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2025년 한 해만 봐도 AMD 주가는 거의 80% 올랐지만,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35% 정도 상승에 그쳤습니다. 2023년, 2024년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 나타난 거죠. 판이 뒤집혔다고 봐야 합니다.
그동안 모두가 엔비디아의 다음 행보만 주목하고 있을 때, AMD는 조용히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승세가 2026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요? AMD가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이 시장이 승자 독식 게임이 아닐 수도 있는지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하드웨어는 좋은데, 왜 뒤처졌을까
AMD 칩은 성능과 가성비에서 늘 좋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크게 뒤처진 이유는 기술 성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있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진짜 성벽은 CUDA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입니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훈련시키는 거의 모든 도구,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가 CUD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엔진이 좋은 자동차라도 운전대와 페달이 불편하면 아무도 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AMD 칩을 쓰려면 개발자들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고, AMD의 자체 플랫폼인 ROCm은 호환성과 최적화가 부족해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었습니다.
AMD의 소프트웨어 반격
최근 2~3년 사이 AMD는 이 약점을 극복하려고 공격적으로 투자했습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기업 자일링스 인수가 결정적이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설계하는 능력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팀을 키우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DNA를 바꾸려는 시도였습니다. 또한 파이토치, 텐서플로 같은 핵심 오픈소스 AI 프레임워크 커뮤니티에 막대하게 기여하며, AMD 하드웨어에서도 이 도구들이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직접 뛰었습니다.
그 결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 기준 ROCm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수는 전년 대비 무려 10배 증가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규모로 보면 아직 CUDA 생태계에 비해 미미할 수 있습니다. 전체 개발자 시장에서 CUDA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점유율보다 변화의 방향과 속도입니다. 10배 성장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AMD가 이제 진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과거에는 불편한 대안이었다면, 이제는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선택지로 위상이 바뀌었습니다.
엔비디아의 공급 부족이라는 기회
AMD가 내부적으로 힘을 키우는 동시에 외부에서도 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엔비디아의 공급 부족 사태입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GPU가 모두 팔렸다고 밝혔습니다. AI 칩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상의 선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같은 거대 고객들이 AMD로 바꿀까요? 단기적으로는 대체재 성격이 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그림에서 보면, 거대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AI 컴퓨팅 파워는 이제 전기나 물 같은 핵심 인프라입니다. 단일 공급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엄청난 전략적 리스크이고, 그래서 이들은 오래전부터 공급망 다변화를 원해 왔습니다. AMD의 소프트웨어가 쓸 만해지자 공급망 다변화를 실행할 명분이 생긴 것입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 클라우드 같은 기업들이 AMD의 MI300X 칩을 대규모로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한번 AMD 생태계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락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엔비디아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블랙웰 기반의 차세대 칩을 준비하고 TSMC 외 파운드리와도 협력하며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AMD에게 주어진 이 기회의 창이 영원히 열려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창이 열려 있는 동안 AMD가 시장에 확실히 발을 들이고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기술력을 증명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입니다. AMD 내부의 목표도 상당히 야심적입니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6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3분기 성장률이 22%였던 것을 생각하면 성장 속도를 거의 세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단순히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포부입니다.
가장 큰 함정: 이미 반영된 기대
소프트웨어 약점을 극복했고, 경쟁사의 공급 부족으로 진입 기회까지 얻었으니 모든 조건이 완벽해 보입니다. 하지만 주가를 보면 이런 긍정적 전망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함정, 즉 밸류에이션의 문제입니다.
향후 1년 예상 실적 기준의 주가수익비율(포워드 PER)을 보면 이 점이 분명해집니다. 현재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을 살 때보다 AMD 주식에 약 50% 더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시장 1위이고 압도적 기술력을 가진 기업보다, 이제 막 추격하는 2위 기업이 미래 가치 대비 50%나 비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어렵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AMD가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빼앗아 올 것이라는 스토리에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서 말한 연평균 60% 성장 같은 목표가 모두 달성될 것을 전제로 주가가 형성되어 있는 셈입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성공을 현재 가치로 미리 끌어와 과도하게 반영한 상태라면 상당한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 60% 성장을 기대했는데 실제로 45% 성장에 그친다면, 45%도 엄청난 성장이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므로 주가는 실망감에 크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구조입니다. 이미 성공이 증명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성공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투자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며, 후자는 훨씬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결론: 2026년은 시험대
정리하면, AMD 앞에 거대한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고질적 약점이던 소프트웨어를 강화했고, 시장 선두 엔비디아가 공급 부족으로 스스로 문을 열어주는 이례적 상황까지 맞았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그 기회에 높은 가격표를 매겨 두었습니다. 50%의 프리미엄이라는 비싼 가격표입니다.
결국 2026년 AMD의 운명은 이 높은 기대치를 실제 매출과 이익 성장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엔비디아의 괜찮은 대안에 머무를지, 시장 판도를 바꾸는 주역이 될지, 아니면 높은 기대감의 무게에 짓눌릴지, 2026년부터 발표될 실적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처음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AI 칩 시장은 한 명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제로섬 게임일까요, 아니면 시장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두 기업 모두에게 엄청난 기회가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이 시장의 전체 크기가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느냐일지도 모릅니다. 시장의 파이가 상상 이상으로 커진다면, 2위 기업 AMD가 차지하는 절대적 규모 자체가 과거 다른 산업의 1위 기업을 능가할 수도 있습니다. 한쪽의 성공이 다른 쪽의 희생을 의미하는 구조일까요, 아니면 두 기업 모두 역사의 승자로 기록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2026년 이 흥미진진한 시장을 지켜보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