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요약 보기
환율 급등은 향후 상승 기대가 수요를 폭발시킨 탓이며, 당국의 고강도 대책(서학개미 세제, 기업 이중과세 해소, 국민연금·외평채 정책)으로 기대심리를 꺾는 효과가 기대된다. 1,470원 이후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변동성 안정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나, 1,500원 돌파 여부보다 심리 안정에 초점이 있다. 엔화와 위안화 흐름도 함께 봐야 한다. 미국은 3분기 GDP 4%대와 낮은 물가로 연착륙 기대가 커졌으나, 셧다운으로 데이터 신뢰성이 낮아 성급한 판단은 이르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물가·국채금리 안정에 신경 쓸 것이며, 스테이블코인은 단기 국채 수요를 늘리는 한계 있는 도구다. 자산배분은 의외성에 대비해 넓게 분산하는 것이 좋다.
다듬은 글
이제 연말 연시에 환시가 안정될까, 이게 가장 관심사였는데요. 지난 거래일에 정부의 고강도 개입과 함께 정책이 발표됐습니다. 다행히 이틀 연속 하락하는 움직임이 나오기는 하는데요. 장기적 관점에서 환시가 어느 정도까지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증시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분을 모셨습니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중요한 날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부가 외환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는데 반응이 꽤 고강도입니다. 일단 서학개미 손을 이끌어 내는 방안과,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돈에 세금을 이중으로 과세하지 않겠다는 두 가지를 굉장히 크게 보더라고요. 결론부터 여쭤보겠습니다. 오늘도 반등인데 환시가 안정화되겠습니까?
안정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옛날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안정이라고 한다면, 1,200원 언저리로 가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지난 3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랐습니다. 1,347원에서 뛰어올랐는데, 이게 3~4개월 만에 벌써 1,480원입니다.
이럴 때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경제학 원리와는 조금 다르게 움직입니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면, 예를 들어 1년 뒤에 달러로 결제할 일이 있는 사람은 더 오르기 전에 지금 달러를 삽니다. 2년 뒤, 3년 뒤에 쓸 달러도 지금 삽니다. 미래의 수요가 한꺼번에 당겨와서 수요가 폭발해 버립니다. 그러면 지금 달러를 팔려던 사람들은 오히려 물러섭니다. 수요가 더 강해져서 환율이 더 오를 것 같으니까 팔지 않고 묶어 두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데도 환율이 뛰고 있습니다. 달러를 매물로 내놓지 않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이것은 결국 환율이 계속 올라갈 거라는 기대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정을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가 문제인데, 올라가는 레벨보다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환율이 스카이로켓처럼 뚫고 올라갈 거라는 기대가 생기면, 올라가는 만큼 더 많은 수요가 붙으면서 환율을 더 끌어올리게 됩니다.
이번에 당국도 결국 변동성을 줄이고, 환율이 오르는 속도를 조절해서 시장 심리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서학개미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뿐만 아니라 당국이 굉장히 많은 정책을 냈습니다. 국민연금과의 정책 공조 얘기도 나왔고요. 과거에 달러가 우리나라로 굉장히 많이 유입됐을 때는 달러가 더 들어오는 것을 막고 환율이 더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썼습니다. 그것을 지금은 반대로 뒤집었습니다.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게 아니라 최대한 받아 주는 방향으로 바꾼 겁니다. 국민연금의 해외 채권 발행이나 외평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책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들이 2~3주 전부터 많이 나왔고, 지난 거래일에 말씀하신 정책들이 나오면서 당국이 강하게 환율 방어에 들어온 겁니다. 이것이 환율이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겁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조금 이르지만, 환율이 계속 올라갈 거라는 기대 심리를 꺾는 데는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올라가는 속도가 1,470원을 넘어서부터는 굉장히 느려지는 느낌이 듭니다. 70원, 80원 더 올라가면 경제 주체들이 더 살까, 여기서 조금씩 망설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변동성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1,500원 상단을 보지 않겠다는 의지는 심리에 통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들립니다. 다만 예측해 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전에 해외 기업들의 이중과세를 없앴을 때 환율을 95%까지 높인 것만으로도 환율이 안정됐던 과거 이력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흐름이 어느 정도 선에 들어와야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환율 변동성 자체가 말씀하신 것처럼 확 떨어진 뒤에 다시 세게 올라오려고 합니다. 여기에 심리가 있습니다. 저가 매수의 기회냐는 심리도 어느 정도 눌러 줘야 합니다. 1,470원 라인에서 계속 환율을 안정시키면,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저 위로는 올라가기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죠. 1,470~1,480원 위로 잘 못 올라가면, 지금 환율이 1,460~1,470원 수준이니 먹을 게 크지 않습니다. 그러면 투자 수요가 덜 붙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지금은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포커스를 두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정부 당국도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가능성에 대해 저희는 '긁고 온다'는 표현을 씁니다. 확 올라갔다 떨어지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당국은 레벨보다는 심리가 과열되는 것, 변동성을 잡으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나 더 짚어 드리면, 우리나라 환율의 움직임을 볼 때 두 가지를 더 보셔야 합니다. 첫 번째는 엔화입니다. 엔화가 지금 굉장히 약세를 보였는데, 일본 당국도 지금 굉장히 비상 상황입니다. 엔화 약세를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모두 환율 안정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니, 이쪽에서의 공조 가능성도 같이 보셔야 합니다.
엔화와 또 하나는 위안화입니다. 참고로 전일에는 위안화가 장중 달러당 7위안 밑으로 내려왔었죠?
네, 장중에 잠깐 그랬습니다.
맞습니다. 위안화가 지금 연중 최대치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엔화보다 위안화에 연동되는 면이 굉장히 컸습니다. 최근에는 연동성이 어느 정도 떨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도 마냥 오르기보다는 상승 속도나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중기적으로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엔화와 위안화의 강세 흐름에 원화가 어느 정도 연동되는지 체크가 필요하겠습니다. 미국 경기도 내년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달러와도 연관이 있겠죠. 지금은 97 레벨대로 조금 안정화된 분위기인데, 금리 인하 횟수를 연 2회로 볼지 1회로 보수적으로 볼지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연말까지 놓고 보면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3분기 GDP가 4%대로 나왔습니다.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물가는 예상보다 낮게 나왔고요. 성장은 강한데 물가는 안정되니, 이것은 자산 시장에도 굉장히 좋은 신호입니다. 경기 과열 우려를 낮춰 주니까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여러모로 좋은 그림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말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첫 번째로 볼 것은 GDP 관련 데이터입니다. 4%를 넘었지만 이것은 3분기 데이터입니다. 셧다운 때문에 3분기 데이터가 계속 늦게 나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4분기 데이터입니다. 4분기는 10월부터 12월이죠. 참고로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가 셧다운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4분기 GDP는 여기서 주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4분기 GDP가 발표된 다음에는 내년 1분기 GDP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입니다. 1분기에 특수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3분기처럼 4%대 성장을 지속해서 보여 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물가 지표도 셧다운의 여파를 받았습니다. 10월 물가는 데이터가 공란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제가 처음 보는 케이스였는데, 공란이 많으니 데이터의 신뢰성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뉴욕 연준의 윌리엄스 총재도 이번 데이터는 신뢰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코멘트를 했습니다. 데이터 하나만 보고 미국 경제가 연착륙했다고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습니다.
미국 얘기를 하나 더 하겠습니다. 내년에 미국 증시와 경제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중간선거죠.
그렇습니다. 트럼프가 경기 침체를 방어하는 데 어느 정도로 총력을 다할지에 관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국채, 달러,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이 세 가지의 중요도를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국채를 짚어 주셨는데 굉장히 중요한 지점입니다. 미국에서 이슈가 되는 단어 중에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가 있습니다. 결국 구매력, 즉 내가 이것을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느냐는 뜻입니다. 전체적으로 임대료도 많이 올랐고, 물가도 높은 수준입니다. 서민들의 임금은 많이 오르지 않았으니 서민 경제가 굉장히 팍팍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뉴욕 시장 선거에서 한 달 전쯤 파란을 일으킨 사람이 있죠, 조란 맘다니입니다. 트럼프도 어포더빌리티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지, 지난주 대국민 담화에서 "어포더빌리티는 바이든 때 나온 얘기다. 바이든 때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망쳐 놓은 것을 내가 이제야 안정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성장에 방점을 두느냐, 물가에 방점을 두느냐를 봐야 합니다.
성장도 중요한 이슈지만, 어포더빌리티는 결국 물가와 맞물려 있습니다. 물가가 잘못해서 튀어 오르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요인이 생깁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한꺼번에 닥치면 중간선거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국채 금리를 하향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물가 안정을 함께 볼 것입니다.
물가 말고 하나 더 볼 수 있는 것이 방금 말씀하신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국채 수요를 늘려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사 주는 국채는 91일 이하의 초단기 국채입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10년 국채 금리이므로, 스테이블코인 하나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해 단기 국채 수요를 늘려 놓은 다음,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때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장기 국채 발행을 줄여야 10년물 금리를 조금이라도 안정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스테이블코인 하나로는 완벽한 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물가 안정과 함께 스테이블코인도 같이 진행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산 배분 전략에서 핵심적으로 봐야 할 것을 알려 주시죠.
올해 주가를 보면 '국장 탈출'이 진행됐는데 코스피가 엄청나게 올라왔습니다. 또 우리나라 금리가 계속 내려갈 거라고 했는데, 4월에 금리가 많이 내려갔는데도 오히려 반등을 크게 했습니다. 결국 의외성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굉장히 많은 의외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봅니다.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의외성에 대비하려면 한쪽에 몰아넣는 것보다 넓게 펼치는 전략이 좋겠습니다.
야호직의 전략까지 듣고 싶어서 재촉한 것 같습니다. 오건영 단장과 함께했습니다. 자산 배분 전략 참고해 보시죠. 같이 물러가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