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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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나스닥 상장(2021.4.14) 등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을 언급하며 비트코인은 가치저장수단(금 대체), 이더리움은 스마트계약 기반 플랫폼으로 역할이 다르다고 설명. 비트코인은 희소성·해킹 미발생을 근거로 들고, 씨티은행 보고서의 31.8만달러 목표치, 블랙록 투자 발표를 인용. 다만 비트코인 변동성과 이더리움 가스비·확장성 한계도 함께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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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로서는 최초의 사례로,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점차 편입되고 있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가장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실체와 용도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주식이 그 기업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듯, 암호화폐 역시 코인이기 이전에 펀더멘털이 있습니다. 그 펀더멘털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즉 코인의 이름이기도 하고, 그 코인이 생성되고 운영되는 블록체인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 여러 서버에 나눠서 저장하는 네트워크 저장 방식입니다. 이를 분산 저장이라고 하죠. 기존에는 하나의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저장하는데, 이 저장 단위를 블록이라고 합니다. 이 블록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했기 때문에, 블록 안에 저장된 데이터를 위조하려면 연결된 모든 블록을 위조해야 합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그래서 블록체인은 위변조 가능성이 낮고 데이터 보안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이 덕분에 데이터를 검증하거나 사실 여부를 인증해 주는 은행이나 정부 기관 같은 중개기관이 필요 없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트코인은 다른 사람과 돈을 거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고, 이더리움은 돈 거래뿐 아니라 특정한 계약, 즉 스마트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으로 커피 한 잔을 사는 거래를 할 수 있다면, 이더리움에는 특정 계약 조건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30분 안에 커피가 배달 왔을 때만 커피 한 잔의 대금을 지불하는 식으로요.
현재 우리가 쓰는 지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그 가치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발행을 주도하거나 가치를 보증하는 기관이나 주체가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발행되고 운영됩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발행되거나 주고받은 내역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한 여러 주체가 함께 확인합니다.
이러한 비트코인은 결제 화폐로서의 기능은 있지만, 다른 추가적인 기능을 덧붙일 수는 없었습니다. 처음에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토시 나카모토가 그렇게 설계했기 때문이죠. 블록체인 기술을 이렇게 사용하면 중간 매개체 없이도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개발자들은 비트코인을 통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실제로 다양한 서비스나 사업에 적용하려면 비트코인보다 더 복잡한 기능을 추가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더리움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의 확장판입니다. 구조는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개발자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결제나 계약, 이메일, 전자투표 같은 다양한 기능을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프로토콜 위에 다양한 기능을 하는 웹사이트를 구현하듯, 이더리움 위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것이죠. 이더리움의 목적 자체가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사용처에 맞는 특정 계약을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를 스마트 계약, 스마트 컨트랙트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커피 주문 사례를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티타임즈 카페에 커피 한 잔을 주문하면서, 30분 내에 커피 배달이 완료됐을 경우에만 3,000원을 주는 조건을 달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주문 내용 정보가 담긴 토큰을 발행해 티타임즈 카페에 보내고, 저도 하나 갖고 있습니다. 다른 네트워크 참가자들도 이 토큰을 가지고 있겠죠. 티타임즈가 30분 내에 커피를 배달했다면, 저는 이를 확인하고 제가 가진 토큰에 확인 버튼을 누릅니다. 티타임즈 카페도 이 토큰을 확인하고, 조건이 충족됐으니 3,000원을 인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티타임즈 카페가 정말 카페가 맞는지, 제가 정말 3,000원을 갖고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중간 매개체가 있어야 했습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블록체인에서는 이런 플랫폼이 필요 없어집니다. 네이버나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네트워크 참여자들과 함께 조건이 충족됐는지 증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이 보편화되면 지금의 플랫폼들은 사라질 수도 있겠죠. 사용자는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스마트 계약을 작성하고, 이를 블록체인과 연동해 실행합니다. 이더리움은 현재 인터넷에서 쓰이고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와 기능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결제에 쓰이려면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가격이 안정적이어야 합니다. 원화나 달러 같은 법정화폐도 가치가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1,000원과 내일의 1,000원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안정성 덕분에 우리는 법정화폐를 돈으로 씁니다.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변할 수 있어도, 단기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으리라는 믿음이죠. 그러나 지금의 비트코인은 이런 믿음을 갖기 어렵습니다.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을 화폐로 적용하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일부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고, 스타벅스와 테슬라도 비트코인을 통한 상품 결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현재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이나 화폐보다는 금을 대체하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도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작성한 비트코인 백서의 개요를 보면 온라인 결제 기능을 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투자 자산이 될 것이라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죠.
그렇다면 기관들은 왜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소로 인식하기 시작했을까요?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투자기관들이 투자처를 찾다가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본 것입니다. 단기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체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본 것이죠.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2월 비트코인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씨티은행은 기관 투자자들에게 '21세기의 금'이라는 보고서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씨티은행은 이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31만 8,000달러, 한화로 약 3억 6,000만 원까지 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왜 비트코인을 금을 대체할 가치 저장소로 보는 것일까요? 금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역사적으로 달러가 강세면 금은 약세였고, 달러가 약세면 금은 강세였습니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뒤에는 달러가 강세일 때 금과 비트코인이 함께 약세를, 달러가 약세일 때 함께 강세를 보였습니다. 금과 비트코인의 흐름이 유사하다고 본 것이죠. 다만 지난해 말 이후 금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끝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을 금과 유사하게 보는 이유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희소성과 해킹되지 않았다는 점이죠. 비트코인은 금처럼 채굴량이 한정되어 있어 희소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2009년 1월 처음 만들어진 이후, 비트코인 그 자체가 해킹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해킹은 비트코인을 저장해 둔 지갑이나 거래소에서 발생했습니다. 쉽게 말해, 지폐가 든 지갑은 잃어버릴 수 있어도 지폐가 위조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 이유만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안정적이고 가치를 높게 인정받아 온 금을 비트코인이 대체한다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한다고 보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신뢰입니다. 화폐나 금이 가치를 갖는 이유는 사회가 그 가치를 인정하기로 약속했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신뢰 덕분입니다. 화폐의 가치를 중앙은행이 인정하기 때문에 단순한 종이에 불과할 수도 있는 화폐가 다른 물건과 교환될 수 있는 것이고, 금도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는 광물이라는 믿음 덕분에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컴퓨터 코딩에 불과할 수 있는 비트코인도 등장한 지 약 10년이 지나면서 희소성과 해킹되지 않는 안정성을 사회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단기 변동성은 크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금처럼 사라지지 않고 활용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이면서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그리고 금에 비유되고 있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못지않게 이더리움도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높은 활용성 덕분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이라면 이더리움 활용을 먼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 덕분이고, 이 때문에 이더리움의 미래를 높게 보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은 이더리움에 대해 "모든 것을 바꾼 것은 스마트 계약이었다. 스마트 계약 덕분에 디파이와 NFT가 생겨났다. 이더리움은 인터넷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다양한 곳에서 적용되고 있어, 일종의 블록체인 운영체제로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앱 통계 사이트 '스테이트 오브 더 댑스'에 따르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개발된 디앱은 4월 13일 기준 2,778개입니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의 예로는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를 들 수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디파이도 디앱의 일종입니다. 디파이는 '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은행이나 정부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 계약을 이용해 대출, 예금, 투자 같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중간 매개체를 거치지 않아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인데, 디파이는 바로 이 점을 활용합니다. 아직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탈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인 '유니스왑'이나 암호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컴파운드' 같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디파이 외에도 최근에는 NFT를 통해 이더리움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NFT 대부분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합니다. 각 코인마다 담긴 정보가 달라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고유의 자산이며, 이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고 복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미술품 NFT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고, NFT로 수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NFT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얼마 전 이재원 기자가 정리한 영상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더리움을 활용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려면 이더리움에서 돌아가는 이더리움 코인이 필요하고, 그 수요가 늘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회사인 비자가 이더리움을 활용한 코인을 만들고 결제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더리움 가격은 더 뛰었습니다.
이더리움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한계점도 있습니다. 이더리움에서 데이터를 전송하고 받는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가스비라는 수수료가 생깁니다.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수록 가스비는 더 높아지죠. 가스비는 이더리움으로 지불하기 때문에, 이더리움 가격이 오르면 가스비도 함께 올라갑니다. 이런 단점 때문에 이더리움을 대체하려는 플랫폼들이 개발됐거나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오스, 트론, 스팀 같은 플랫폼이 있고,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하는 클레이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개발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등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초당 15건 정도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어 신용카드 수준의 거래를 처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더리움 2.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와 알고리즘의 효율성을 높여 초당 처리 거래량을 10만 건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약 5년 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주목받고 가격이 급등했을 때, 일각에서는 실체가 없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둘 다 컴퓨터 코딩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실체가 없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입니다. 최근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노선을 굳혔고, 이더리움의 프로그래밍 능력은 뚜렷한 성장 기회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두 코인의 역할을 잘 요약한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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