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효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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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은 끝났지만 개인·ETF 수급이 끌어올린 상승인 만큼 반도체 중심의 급등은 어렵고, 8월 내내 순환매 장세가 이어진 뒤 완만한 우상향을 예상. 환율 급등·급락을 나라 망함 논리로 보는 건 근거 없고, 반도체 수출 대기업은 환율 영향이 작으나 마진 얇은 수출주는 영향 가능. 외국인은 연말 매수 가능성이 낮고 국민연금은 지수 상승 시 비중을 줄일 것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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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점은 지났다고 봅니다. 다만 빠르게 V자로 올라갈 가능성은 낮다고 봐요. 5월 상승은 외국인이 끌어올린 게 아니라 개인 투자자와 ETF 자금이 주도했습니다. 반도체가 오르는 걸 보고 개인들이 흥분했고, 그 흥분한 수급이 다른 수급을 끌어당기면서 포모(FOMO)가 이어졌죠. 그런데 7월의 끔찍한 하락을 겪은 뒤에 돈이 그렇게 공격적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외국인도 올해 내내 팔았습니다. 연말에 갑자기 들어올 이유도 뚜렷하지 않고, 앞으로도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요. 매수 주체가 없는데 1월이나 5월 같은 급등장이 다시 나타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락은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급등도 없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서킷브레이커나 사이드카 같은 현상도 변동성이 일부 남아 있겠지만, 상반기만큼의 변동성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다고 봅니다.
시장이 급등하면 숏 포지션을 잡았던 투자자들이 거두어들이면서 추가로 밀려 올라가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오늘 나타난 현상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지난 6, 7월과 같은 비정상적인 변동성은 지나갔다고 판단합니다.
정리하면, 하락은 끝났지만 반도체 중심으로 다시 미친 듯이 오를 일도 없습니다. 미친 듯이 사 줄 유동성 주체가 부재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장세는 에너지가 분산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이 조금씩 오르고, 반도체는 과했던 수급이 해소되면서 부진한 구간과 오르는 구간이 번갈아 나타나는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한두 달 정도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시장은 안정적인 우상향을 보이지 않을까 봅니다.
환율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의견을 모두 배제해야 합니다. 환율이 1,600원까지 간다고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던 사람들이, 환율이 1,400원으로 내려오자 수출기업 이익이 줄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합니다. 숫자 근거가 없는 의견이라 전부 제외해야 해요.
우리나라는 달러를 많이 벌어들였는데도 원화가 약했습니다. 핵심 이유는 누구도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이닉스 ADR 같은 것으로 해외 자금이 들어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부 압박이든 자체 필요든 국내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쌓아 둔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원화가 자연스럽게 강세로 가고 있는 겁니다.
원화가 강세가 되면 일부 수출기업의 이익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이익을 내는 반도체 기업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환율이나 관세를 미국이 떠안더라도 지금 사 가고 있는 게 반도체인데, 환율이 문제라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3~4% 정도인 기업들은 환율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환율이 1,550원에서 1,400원으로 거의 10% 변했으니까요. 파생상품 등으로 헤지를 해 놓았더라도 이익이 줄어드는 종목군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그 종목군은 주의해야 하지만, 이것은 전체 시장 변동성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외국인은 국내에서 급격히 빠져나간 적도, 급격히 들어온 적도 별로 없습니다. 올해 우리 주식을 200조 원 가까이 팔았지만, 그 돈이 해외로 완전히 빠져나간 게 아니라 채권으로 옮겨 갔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엄청난 돈을 벌어 쌓아 두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원화 자산의 형태만 바꿨을 뿐 대거 이탈하지는 않은 거죠.
환율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외국인이 대거 들어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들어온다면 두 가지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 기업들이 정신을 차리고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대폭 늘려 주주를 위해 봉사하는 경우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이머징 마켓이고, 이머징 펀드의 한국 비중은 이미 꽉 찬 상태라 더 살 이유가 없습니다. 주주환원이 크게 늘어나면 장기 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겠죠. 둘째, 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이익이 한 단계 점프업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지금 걱정은 2026~2028년 반도체 이익이 계단식으로 오를 거라는 전망, 특히 2028년 전망에 물음표가 붙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상황에서 외국인이 대거 들어온다고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매수는 채권에서 일부 주식으로 옮겨 오는 정도를 기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 본질적으로 외국인이 대거 사고 대거 파는 현상은 쉽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두 가지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3~4분기에 외국인이 갑자기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매우 낮고, 들어와도 제한적일 겁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우리 시장은 어떤 자산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그래서 국내 주식을 많이 샀고, 급등으로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한 번에 팔 수는 없으니, 증시가 올라가 하반기에 추가 반등이 나오면 국민연금은 법에 따라 비중을 줄일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면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이어질 겁니다.
해외 주식 비중도 지난 10년간 크게 늘렸습니다. 장기적으로 배당을 받고 주식 대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장기 물량은 들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연 7~8% 수익을 내면 7~8년마다 자산이 두 배가 되니, 그 정도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그대로 들고 가는 게 맞습니다.
다만 국민연금의 비중이 늘어난 건 사서 넣은 게 아니라 지수가 급등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입니다. 지수가 더 오르면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주식을 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듯 국민연금이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계속 주식을 사는 일은 없을 겁니다. 국민연금은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체 법률에 따라 움직입니다. 증시가 급등하면 차례로 비중을 줄이고, 현 상태가 유지되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며, 하락하면 오히려 더 살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현재 시장이 제시한 비중에 맞추려고 할 겁니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자주 사고팔지 않게 하려면 우리가 주주환원을 많이 하고 배당도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연금 보유 비중이 늘면서 배당에 따른 안정적인 장기 수급이 만들어집니다. 이는 이번 정부뿐 아니라 다음 정부에서도 꾸준히 추진해야 할 장기 과제입니다.
정리하면, 국민연금이 지금 주식을 과도하게 늘린 것이 아니라 증시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보유 비중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입니다. 한 번에 팔 수 없어 법을 바꿔 가며 국내 비중을 늘려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지수가 7,000~8,000포인트로 더 오르면 국민연금은 사지 않고 오히려 팔 것입니다. 그 물량을 누가 받아낼지가 다음 문제가 될 것 같고, 지수가 현 수준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은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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