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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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코스피 6,000 재진입은 심리 회복과 VIX 정상화, 숏커버 랠리로 설명됨. 반도체는 구리값·반도체 수출가격 흐름상 강세장 진행 중으로 봄. 자산배분 관점에서 섹터 집중보다 코스피200 같은 지수 ETF 선호. 금과 달러는 상황에 따라 안전자산 역할이 바뀌므로 함께 보유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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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 시장은 정말 예측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주식시장이 5,000포인트를 깨려던 시기가 엊그제 같은데, 다시 코스피 6,000을 돌파하는 강세장이 나타났습니다.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고, 이런 예측 불가능한 시장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산시장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4월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춰 어떤 상장지수펀드, ETF가 투자할 만한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주희 씨.
안녕하세요, 박사님. 4월 14일 화요일에 코스피가 다시 6,000포인트를 재진입했습니다.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코스피가 이렇게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가 회복됐다는 점입니다. 최근 흥미로운 일이 하나 있었는데, 월가의 공포지수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S&P 500 지수, 즉 미국을 대표하는 500대 기업의 콜옵션 가격에 내재된 시장 참가자들의 변동성 기대를 우리는 내재변동성이라고 부르고, 그 지수 이름을 말하면 VIX 지수라고 합니다. 이 지수가 20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뒤 내내 엄청나게 높은 수준에 있었는데, 정상 국면으로 내려왔다는 것은 전쟁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일단 전쟁이 끝난 것처럼 환호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고,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말에 끝내겠다고 하지만 그 양반 말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전쟁이 끝난 것처럼 환호할 때 가장 중요한 특성이 숏커버입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이 폭락할 것 같다고 보고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숏 포지션, 즉 매도 포지션을 잡습니다. 매도 포지션은 선물을 매도하거나 풋옵션을 사는 방식으로 잡을 수 있죠. 그런데 갑자기 주가가 반등하면 매도로 배팅한 사람들의 손실이 커집니다. 그러면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고,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려면 매수 포지션을 잡아야 합니다. 풋옵션을 청산하려면 콜옵션을 사야 하죠. 이런 매매 과정에서 시장이 바닥부터 아주 강하게 올라가는 현상을 숏커버 랠리라고 부르고, 지금 그것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 보이는 상황에서 개별 종목이 아니라 ETF로 접근하는 것이 더 유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개별 종목을 잘 모릅니다. 2010년대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통계를 조사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1등이 계속 바뀐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딱 잡은 다음부터는 계속 독주할 줄 알았는데, 작년 통계를 보니 SK하이닉스에게 역전당한 것 같더군요. 이처럼 어떤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성이 좋아질지 산업 내 경쟁 구도를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대신 반도체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팁이 하나 있는데, 바로 구리 가격입니다. 그림에서 빨간 선은 구리 가격이고, 파란 선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금액 지수입니다. 한국은행이 매달 조사해 발표하는데 달러 기준입니다. 이 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반도체 회사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매출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반도체 산업의 매출이 언제 늘어나는지 살펴보면, 빨간 선인 구리 가격이 오른 뒤에 본격적인 랠리가 펼쳐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리가 왜 이렇게 중요할까요? 닥터 카퍼, 구리 박사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구리는 산업에서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 중 하나입니다. 구리가 잔뜩 들어 있는 노트북, 마우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카메라나 모니터의 대부분이 구리 덩어리입니다. 가격이 싸면서 전도성이 좋기 때문이죠. 전기차 분해도를 보면 역시 구리 덩어리입니다. 따라서 구리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반도체의 전방 수요, 즉 앞쪽 수요가 좋아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반도체 산업의 강력한 랠리를 이끈 요인은 AI 투자입니다. 인공지능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엔비디아의 GPU 칩이 엄청나게 잘 팔렸고, 그러다 보니 메모리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 그리고 전기 제품에 들어가는 구리 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함께 증가하면서 연쇄적인 랠리를 촉발했습니다. 2022년 10월 챗GPT 발표 이후 빨간 선을 보시면 바닥이 계속 높아지는 전형적인 강세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강세장이 나타날 때는 반도체 수출 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에서 보듯 반도체 제품 가격은 상당히 후행해서 회복되었습니다.
이런 흐름을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반도체 ETF를 살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코스피에서 반도체가 약 40~45%를 차지하고 있으니, 코스피200 등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장이 반도체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ETF 투자 시 섹터 집중과 분산 중 어떤 전략이 더 유효할까요?
제가 매니저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아마 섹터에 집중했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가 지금 주도주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산업이 지금 시장의 강력한 리딩 섹터입니다. 자산시장의 장기적 흐름을 보면, 리딩 섹터가 무너지면 아무리 다른 종목에 투자해도 소용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즉 경기를 방어해 주는 주식에 대한 환상을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쉽지 않습니다. 시장이 폭락할 때는 옥석 구분 없이 동반 폭락하고, 오를 때는 차별화가 됩니다. 많이 느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단타를 치거나 지금 수익률 경쟁을 펼치는 매니저 입장이라면 반도체와 조선 두 섹터에 주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산배분 매니저이기 때문에 입장이 다릅니다. 그런 자산배분 매니저 입장에서는 코스피200 인덱스를 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잔치를 즐길 때라고 보고 코스피200 지수를 살 것 같습니다.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주식형 ETF 외에 채권형 ETF나 금 ETF도 중요한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하나 더 가져왔는데 금입니다. 금값의 흐름을 보면, 안전자산인 줄 알았던 금에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늘 안전자산인 것은 아닙니다. 작년 4월 트럼프 상호관세로 한국, 일본 등 FTA를 맺은 우방국에 25% 관세를 부과하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그때 금값은 폭등했지만 달러 가치는 폭락했습니다. 달러가 안전자산인 줄 알았는데 2025년 4월에는 위험자산처럼 움직였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사고를 쳤기 때문이죠. 반대로 이번에 전쟁이 나자 달러는 강세였습니다. 즉 대체로 달러가 강세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주가가 폭락할 때 달러가 자산 가치를 지켜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안전자산으로 기능하지만, 자산시장이 붕괴되는 시점에는 오히려 위험자산처럼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기가 2008년입니다. 2008년 9월 리먼 사태가 터졌을 때 금값이 대폭락하고 V자 반등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금융기관들이 리먼 꼴이 되기 전에 빨리 현금을 확보하려고 금을 내다 팔았기 때문입니다. 현금이 고갈됐다는 소문이 나는 순간 망하니까, 가치가 가장 안정적이고 떨어지지 않는 금을 매각한 것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다음이 바닥이었고, 금값도 고점에서 약 20% 정도 빠졌습니다. 이 정도 빠지는 것을 보고 금은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판단한 분들은 이후 이어진 금의 랠리를 놓쳤을 것입니다.
2026년 3월 전쟁이 터진 뒤 금값이 빠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름을 수입해야 하는데 돈이 없는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기름값도 배럴당 50달러에서 120달러까지 올랐고, 중동 원유를 살 수 없어 북해산 브렌트유나 미국 텍사스산 중질유를 사야 했으니 비용은 훨씬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애지중지 보유하던 외환보유고를 쓰면서 비싼 기름을 사 온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인도가 대표적입니다. 인도는 금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런 급박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쓰기 위해 금을 보유한 것입니다. 그러다 금값이 바로 반등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이때다 하고 금을 엄청나게 샀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5톤씩 계속 사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고, 그 데이터는 한 달 뒤에야 확인됩니다. 그때는 우리가 모르죠.
결국 금과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기능한다고 하지만, 100% 안전한 자산은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둘 중 어느 쪽이 더 강한지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달러와 금을 같이 가져가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5년 상호관세 때는 금이 우리 자산의 가치를 지켜줬고, 2026년 3월에는 달러가 지켜줬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셔서 안전자산은 이것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셨으면 합니다. 안전자산에 대한 평가는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 후보들을 모두 보유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투자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투자는 쉽다"고 말하는 분들을 아주 싫어하는 편입니다. 시장은 매번 우리를 괴롭히고, 주도주도 달라지고, 안전자산 중에서도 무엇이 더 좋은지가 바뀝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것을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전 세계 중앙은행 중 어디가 금을 팔았는지 아닌지를 우리가 무슨 수로 알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자산을 골고루 나눠 담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약하자면, 강세장이 계속된다고 생각한다면 핵심 섹터인 반도체 ETF를 사는 것은 좋게 봅니다. 다만 섹터에 대한 배팅은 시장이 과열되거나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빠져나오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장 전체를 사는 지수 ETF, 예컨대 코스피200 ETF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만일을 대비해 달러 표시 ETF, 금에 투자하는 ETF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는 골고루 먹는 균형 잡힌 식단을 선호하는 홍춘욱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주희 씨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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