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Jun'seconomylab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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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20년 코로나 이후 파운드리·낸드 등에 대규모 투자(약 25조원 이상)를 발표하며 치킨게임을 통한 승자독식을 노린다는 분석. 반도체가 영업이익의 핵심이며, 현재 PER 17.6배는 15년 밴드(6.4~13.2배) 대비 고평가 구간이라 지금 가격은 안전한 매수가가 아니라고 평가. 배당성향 44%를 아쉬워함. 장기적으로 2023~2025년 호황과 10년 관점의 상승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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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승부수를 던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행보가 좀 수상한데요. 이제 용의자에 도장을 찍은 것 같아요. 그리고 속도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 빨리, 더 크게 이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걸 군사적으로 말하면 더 많은 군이 더 빨리 거점을 점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뉴스를 보시다시피 지금 초격차가 시작된 거 아니냐는 말이 있어서, 제가 한번 삼성전자를 분석해 봤습니다.
코로나 이후 삼성의 투자 규모는 지금 보시다시피 정말 남다른데요. 이번에 승부수를 던진 게 아니냐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완벽히 잡겠다고 생각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있는데, 절반가량을 장악한 D램과 달리 아직 경쟁사가 남아 있는 낸드플래시를 초토화시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완벽히 장악해 버리고, 남은 힘을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낸드플래시,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반도체가 주력 투자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2월 초에는 자외선 파운드리에 7조 4,000억 원을 화성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어요. 3개월 뒤인 5월에는 10조 원을 평택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어제는 낸드플래시에 평택 8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3개월 사이 투자를 발표한 금액만 합치면 25조 4,000억 원이에요. 이는 삼성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20조 6,800억 원의 대부분을 투자에 투입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엄청나게 큰 싸움을 걸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삼성전자가 지금 반도체 외에는 딱히 돌파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스마트폰이 주력인 IM 부문이 차지한 매출 비중이 42.2%로 가장 많아요. 그런데 영업이익 비중은 33.4%에 그칩니다. 반대로 램(D램) 반도체는 매출 비중이 23.3%인데 영업이익 비중이 50.5%예요. 반도체 마진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당연히 반도체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매출은 거의 늘지 않아서 3년째 정체 중이고, 5G 이야기도 잠시 주춤했습니다. 일시적인 이익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이유로 기업의 운명을 걸 수는 없죠. 게다가 전장이나 디스플레이 같은 경우는 상황이 더 나쁩니다. 결국 지금 믿을 구석은 반도체밖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삼성전자가 지금 가장 이길 가능성이 높은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어준 건 몇 차례의 엄청난 투자였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보여주면서 생산 단가를 확 낮춘 다음, 치킨 게임이라는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몇 년 뒤에는 4차 산업과 5G 때문에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겁니다.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모두 반도체가 필요한 것들이잖아요. 앞으로 반도체 주문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지금 그 수혜를 누가 더 많이 받을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차라리 큰 싸움을 걸어서 죽을 애들은 다 죽이고 살아남은 쪽이 다 가져가자는 것이죠. 결국 승자 독식을 위해 치킨 게임을 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공장이 완성되는 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주문이 급증하는 시점에 맞춰 공장이 가동되어야 가장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그래서 누가 언제 투자하느냐, 그 타이밍을 보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 되는 거겠죠.
아직 경쟁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할 여력이 없긴 합니다. 그리고 타이밍을 잡으려는 경쟁사들도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중국 기업이 128단 낸드플래시를 연말에 양산한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지금이 승부를 걸 타이밍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이번에 투자하는 차세대 낸드가 160단 대의 7세대 V낸드라고 하는데, 기술 격차가 지금 존재하는 상태에서 공격이 들어가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실제로 이재용 회장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1월에는 화성 연구소를 방문해 파운드리 전략을 짰고, 2월에는 V라인의 첫 가동 상황을 보고받았습니다. 올해는 중국 시안으로 건너가 낸드플래시 라인을 직접 확인했어요.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그리고 중국에 다녀온 직후인 5월, 6월에 파운드리 투자를 포함해 25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합니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그 가격 우위를 얻은 다음 중국 등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기 전에 가격 공세로 상대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치킨 게임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이 전략에 말리면 반도체 업계는 회복 불가 수준의 타격을 받습니다. 조 단위로 돈을 투자해 양산하고 수익을 얻어야 하고, 그 수익으로 다시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반도체 업이에요. 조 단위로 투자했는데 조 단위 손실을 보면, 기술 개발을 할 돈이 없어지죠. 특히 정부 보조금을 받고 치고 들어오는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이 규모의 경제와 치킨 게임을 통한 전쟁을 두어 번은 더 해야 완벽히 따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금 삼성이 1위이고, 2위는 일본, 3~4위는 미국, 그리고 우리의 SK하이닉스가 있습니다. D램처럼 두세 차례 가격 전쟁을 거쳐 3개 업체만 살아남았듯이, 이번에도 2~3개 업체가 무너져야 끝날 싸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이 싸움에 맞서 살아남을지, 아니면 낸드플래시 시장을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국내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앞으로 한국을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그러면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삼성전자의 PER은 2019년 기준 17.6배인데, 최근 15년간 PER은 6.4배에서 13.2배 구간에 있었습니다. 지금의 PER은 굉장히 고평가 구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주가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닙니다. 싸게 사야 떨어질 폭이 적고, 오를 폭이 크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 정도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다만 투자 비용을 빼고 보면,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가격이 상당히 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예상 실적으로 볼 때 PER은 13.3배인데,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원금 회수 기간이 13.7년, 거의 14년 가까이 걸린다고 볼 수 있어요. 반면 투자 비용을 제외하면 원금 회수 기간이 4년도 걸리지 않습니다. 즉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이 들어오고 저평가된 기업이지만, 반도체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농사가 잘 되는 땅에 자리 잡은 축복받은 나라가 쌀을 비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군대를 키우는 데 많은 돈을 다시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유럽 표현을 빌리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다만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주고 있습니다. 배당성향이 44%가 넘어요. 경영진이 좀 더 안정적인 길을 택하려면 배당을 줄이고 그 돈을 아껴서 과감하게 투자해 경쟁사들을 무너뜨리는 데 썼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면 고생하는 기간도 줄었을 겁니다. 이런 아쉬움이 좀 남아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투자 행보를 보면 치킨 게임을 예상한 듯하고, 킹 게임을 계속 거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낸드플래시를 가지고 큰 싸움이 벌어질 게 뻔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싸움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할 수 있어요. 이전에도 삼성전자는 계속 싸웠고, 그때마다 승리하면서 주가가 계속 올라온 회사입니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이 코로나로 주춤할 때 삼성전자는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굉장히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엄청난 도박을 걸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1월부터 5월까지 돌다리를 두드리듯 현장을 직접 살펴보며 결정한 것입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그 이상을 봐야 하는 싸움이지만, 10년을 바라본다면 이 싸움에서 삼성전자가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들고, 충분히 상승의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전리품을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2007년 대만발 치킨 게임이 시작되고 나서 12년 뒤 삼성전자 주가가 5배까지 오른 걸 보면 충분히 많은 전리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의 전투력을 두려워해 경쟁사들이 치킨 게임에 참가하지 않고 알아서 물러서면, 이 사이클은 굉장히 빨리 끝날 수도 있어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화끈하게 한판 붙어서 상대가 완전히 몰락하고, 다음 치킨 게임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봅니다. 그래서 2년 후에 큰 판이 벌어지는 것을 솔직히 내심 기다리고 있긴 합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2년 뒤 치킨 게임이 끝나고 세 가지 주기 이론에서 모두 호황을 알리는 2023년에서 2025년이 도래하면, 주가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 타이밍은 지금 투자할 수도 있고, 확률이 낮은 시기에 미리 들어갈 수도 있으며, 한창 전쟁 중인 상황을 보면서 투자할 수도 있고, 전쟁이 끝난 뒤 완벽히 확신을 가지고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누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느냐가 나뉘고, 나중에 팔았을 때 수익률도 달라지겠죠. 그러므로 누구의 추천이 아니라 본인이 정보를 조사해 확신을 가지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타이밍에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좋은 기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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