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지식인사이드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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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전 KBS 경제부 기자이자 지식경제연구소 운영자인 박종훈 소장과의 대담으로, 신간 『가짜돈 진짜부』의 핵심 논지를 소개한다. 박 소장은 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진 '첫 번째 배신'과 금리가 급등한 '두 번째 배신'을 설명한다. 1980년 기준금리 19.1%, 재형저축 연 41.6%라는 과거 사례와 현재 2%대 예금금리를 비교하며, 저축자가 손해를 보고 투자자가 혜택을 보는 구조가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화폐 가치는 원화만으로 보면 착시가 생긴다는 점도 강조된다. 강남 한 아파트의 사례에서 원화 기준으로는 2005년 7억 5천만 원에서 현재 31억 원으로 4배 올랐지만, 달러로 환산하면 약 2.7배 상승에 그친다. 금으로 환산하면 아파트 가격이 금 대비 약 1/3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박 소장은 자산을 달러와 금으로 환산해 평가해야 실제 가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준 정책에 대한 분석도 이어진다. 박 소장은 통화정책이 부자에게 먼저 유리하게 작용하는 켄틀런 효과와 금융위기 반복 구조를 설명한다. 재정정책 대신 금융정책이 선호되는 이유는 국채 발행이 정치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국채 매수 수요가 줄어들며 미국과 프랑스의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랑스의 국채 만기 도래와 재정 부담 사례가 제시된다. 투자 관점에서는 금을 달러 대비 장기 보유 자산으로, 나스닥과 S&P500을 성장 자산으로, 미국 단기채를 안정 자산으로 구분한다. 박 소장은 장기채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달러 자산 비중 확대와 해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일본의 사례를 들어 국내 자산 집중의 위험도 설명한다. 한편 부동산은 달러 환산 시 최근 몇 년간 하락했다고 평가하며, 원화 예금은 생활비 수준의 유동성 확보용으로만 권한다. 반도체 사이클, 미국 연준의 블러핑 성격 금리 인상 발언,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도 다뤄진다. 박 소장은 과거 통계를 근거로 연준이 경기 위기 전 평균 45일 만에 금리를 낮추는 패턴을 언급한다. 영상은 지난 40년간의 경제 상식이 앞으로 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다만 일부 수치와 전망은 발언자의 개인 해석에 가까우므로 투자 판단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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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석준입니다. 대가들의 지식을 전하는 지식인 초대석, 오늘은 지난 30년간 국내외 경제를 두루 살펴오신 전 KBS 경제부 기자이자 현재 지식경제연구소를 운영 중인 박종훈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1년 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모시려고 했는데 굉장히 바쁘셨다고요.
정말 바빴습니다. 사업을 네 개나 동시에 하다 보니 100기가 정말 어려웠죠. 그동안 AI도 굉장히 잘 쓰시지 않습니까?
그렇죠. 네 개 사업을 하는데 AI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다섯 개 AI를 모두 쓰고, 가장 비싼 걸 쓰면서 토큰도 따로 사서 추가했습니다. 그만큼 많이 쓰는데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맞아요. 지시는 결국 내가 해야 하니까요. AI가 할 수 있는 건 자료 검색이지 통찰이 아닙니다. 통찰까지 맡기면 남들이 내놓는 뻔한 답밖에 안 나오죠. 그래서 AI를 쓴다고 시간이 크게 줄지는 않더라고요. 결국 체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번에 새로 낸 책 제목이 『가짜돈 진짜부』이고, 부제가 '화폐 배신을 넘어 진짜 자산을 만드는 생존 전략'이죠. 제목부터 강렬한데요.
돈이 우리를 두 번 배신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첫 번째 배신은 돈의 가치가 날마다 떨어졌다는 겁니다. 연준이 인위적으로 돈값을 눌러왔죠. 1980년에는 연준 기준금리가 19.1%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재형저축에 가입하면 연 41.6%를 받았어요. 평균도 35%였습니다. 그때는 굳이 부동산 투자를 할 필요가 없었어요. 부동산이 가장 많이 오른 해도 15% 정도였으니까요. 은행에 저축만 해도 부자가 되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예금 금리가 2%대로 내려갔습니다. 성실하게 저축한 사람의 돈을 빼앗아 투자한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는 구조가 된 거죠. 이게 첫 번째 배신입니다.
두 번째 배신은 금리가 갑자기 올라가는 겁니다. 2020년 무렵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였는데 지금은 4~5%고, 평균 8%까지 올라간 곳도 있습니다. 저금리에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뒤늦게 고금리의 충격을 받은 거죠.
화폐 가치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화가 나는 게 집값입니다. 80년대 중반 서울 아파트가 몇천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평당 1억이죠. 그 동안 월급은 세 배 정도 올랐는데 집값과 생활비는 훨씬 더 올랐어요. 그게 바로 배신입니다. 그래서 속지 않으려면 훈련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강남의 한 아파트는 1978년에 분양했고 아직 재건축이 안 됐는데, 2005년에 7억 5천만 원이었고 지금은 31억 원입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네 배 올랐죠. 그런데 2005년 환율은 달러당 940원, 지금은 1,340원 정도입니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2.7배밖에 오르지 않은 셈이에요.
우리는 늘 원화로 보니까 착각을 합니다. 원화 가치가 30% 넘게 떨어졌으니까요. 세계 거래의 40% 이상이 달러로 이뤄지는 걸 생각하면, 자산을 달러로 환산해서 봐야 합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는 최근 5년간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가면 금으로 환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005년 금 1kg 가격이 약 1,5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약 1억 7천만 원입니다. 강남 아파트는 2005년에 금 50kg이면 한 채를 샀는데, 지금은 17kg이면 살 수 있어요. 가격이 금 대비로 1/3 토막이 난 겁니다.
인류가 화폐로 금을 쓴 기간은 약 3천 년인데, 달러는 165년, 우리 원화는 60여 년밖에 안 됐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자산 가치를 볼 때는 금으로 환산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어요. 지난 20년간 금값이 여덟 배 올랐다고 알고 계시겠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달러가 금 대비 토막이 난 것이고, 원화로 보면 금값이 11배 올랐습니다. 금 대비 원화는 10분의 1토막이 난 셈이죠. 결국 금값을 따라간 자산, 못 따라간 자산, 능가한 자산을 나눠서 평가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구분하면 가짜돈과 진짜 부가 보이겠네요. 책에 그 방법이 담겨 있군요.
네. 그래서 이번 책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가짜돈에 속지 않는 방식입니다. 돈을 보는 방식과 자산을 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이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겁니다.
구독자 분들께 이 책을 다섯 분께 드린다고요?
네, 다섯 분께 드리려고 준비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숫자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숫자에 속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습니다. 연준이 돈값을 인위적으로 낮춰왔는데, 전 세계 중앙은행이 따라 했죠. 연준은 경기 침체가 오면 기준금리를 크게 낮추고 돈을 풉니다. 그런데 금리를 충분히 다시 올리지 못한 채 침체가 반복되면서 2008년에는 제로금리까지 갔죠. 그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정책에는 크게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있습니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돈을 직접 뿌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전 국민에게 똑같이 50만 원을 주면, 100억 가진 사람에게는 자산이 거의 늘지 않고 100만 원 가진 사람에게는 50%가 늘죠. 그래서 재정정책은 보통 빈부격차를 줄입니다. 코로나 때 미국과 유럽이 이런 방식을 썼죠.
그런데 코로나 이전에는 대부분 통화정책을 썼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돈을 새로 찍어 풀었어요. 돈을 찍어서 나눠주는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은행입니다. 은행은 부자에게 3%에 빌려주고 서민에게는 7~8%에 빌려줍니다. 결국 가난한 사람이 역차별을 받는 구조죠. 미국은 경기 침체 때 서민 대출 금리가 15%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됐나요?
2000년 닷컴 버블 때 나스닥은 5,100까지 올랐다가 1,100까지 떨어졌습니다. 나스닥은 55년간 평균 11% 상승해 왔기 때문에, 폭락기에 사서 장기 보유하면 이익이 나는 시장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1,100일 때 살 사람이 없었다는 겁니다.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다 샀고, 남은 사람은 대출을 받아야 살 수 있었죠. 경제학자 민스키가 말한 '민스키 모먼트'입니다. 투자 여력이 있는 모든 사람이 주식을 사면 그때부터 주가가 떨어집니다.
그 뒤 연준은 또 돈을 풀었고, 3%에 대출받은 부자들이 주식과 집을 샀습니다. 부시 정부는 서민도 집을 살 수 있게 하겠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만들었어요. 처음엔 좋은 뜻이었지만, 결국 가난한 사람까지 집을 사고 주식을 사다가 2007년 집값이 폭락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중앙은행이 푼 돈은 부자에게 먼저 싸게 들어갑니다. 영국 경제학자 켄틀런이 이미 얘기한 '켄틀런 효과'입니다. 그럼에도 연준은 위기마다 돈을 풀었고, 그때마다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죠. 2020년부터는 서민들도 대대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그러자 금리가 올라가는 두 번째 배신이 일어난 겁니다.
재정정책이 효과가 큰데도 금융정책을 더 많이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재정정책은 정부가 빚을 내서 돈을 뿌려야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국채 발행은 금기시돼 왔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빚이 너무 많아 나라 재정이 무너질 뻔했기 때문이죠. 반면 중앙은행이 돈을 찍는 금융정책은 정부 장부에 빚으로 찍히지 않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입니다. 나중에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오는 세금이죠. 정치인 입장에서는 쓰기 편하니까 중앙은행 총재를 측근으로 앉혀 금리를 내리게 하고, 돈을 찍게 하는 일이 40년 동안 반복돼 왔습니다.
이런 흐름이 지금 와서 문제가 된 이유는 뭔가요?
경제는 점진적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임계점을 넘는 순간 한꺼번에 뒤집힙니다. 물이 90도, 95도에서는 끓지 않다가 100도가 되는 순간 끓는 것과 같아요. 1980년 폴 볼커 연준 의장은 돈의 배신이 없던 가장 훌륭한 의장이었습니다. 그 뒤 연준 의장들은 인기에 영합했죠. 그린스펀은 나중에 돈을 너무 많이 풀었다고 자백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40여 년을 쌓아온 결과 2024년에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그 뒤로는 돈을 찍을 때마다 금리가 오르거나, 돈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임계점을 돌파한 지 이미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더 역설적인 건 전문가일수록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지난 40년간의 데이터로 연구하니 과거 패턴에 갇혀 있는 거죠. 오히려 시장의 동물적 감각을 가진 참여자가 더 잘 맞히기도 합니다.
2024년 말에는 모든 자산이 다 올랐는데, 올해 5월 이후 주식, 부동산, 금까지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왜 그런가요?
2024년부터 우리가 간과한 게 있습니다. 바로 금리가 오르고 있었다는 겁니다. 연준은 2024년 9월 5.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지금 4.0%까지 1.5%포인트 낮췄습니다. 그런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같은 기간 3.7%에서 5.0%로 올랐어요. 기준금리를 낮췄는데 시장은 오히려 금리를 올린 겁니다. 시장이 연준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거죠.
사람들은 44년 동안의 경험으로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자산이 오른다'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했는데, 채권시장은 이미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5.5%를 한 번 돌파하자 그때서야 모든 자산 가격이 함께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도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4.0%를 넘은 보름 뒤 코스피가 6월에 9,100에서 5,500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원래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국채 금리도 오르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국채 금리가 너무 높아서 연준이 금리를 올려주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그게 바로 달라진 점입니다.
원래 연준은 힘이 없던 곳이었고 영향력도 크지 않았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연준의 위상을 그렇게 높여 놓은 겁니다. 이후 연준은 더 이상 대통령 말을 듣지 않게 됐고, 그래서 대통령에게 겁박당한 적도 많았습니다. 볼커는 은퇴 후 자서전에서 레이건 대통령에게 불려가 겁박당했지만 버텼다고 썼습니다. 그 전까지는 대통령이 낮추라면 낮추고 높이라면 높이는 식이어서 연준이 굉장히 약한 기관이었습니다. 볼커가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으면서 연준의 위상을 크게 높였고, 그 뒤 연준은 세계 경제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사실 기준금리는 은행 간 하루짜리 콜금리입니다. 일반인이 직접 보기도 어려운,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없어 보이는 금리죠. 그런데 연준이 이 금리를 낮추기만 해도 시장은 "연준의 의지가 저렇게 확실한데 금리가 올라간다에 베팅하는 건 웃기지 않냐"며 움직였습니다. 즉 사실상 전체 시장금리를 끌어내리는 힘이 있었던 겁니다. 그때는 시장에 자금이 풍부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습니다.
지금 연준이 시장을 통제할 수 없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2차 대전 이후의 인구 구조에 있습니다. 1945년 전쟁이 끝나자 청년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한꺼번에 결혼했고, 아이를 한꺼번에 낳았습니다. 이것이 베이비붐 세대로, 1946년부터 1964년생까지를 말합니다.
이들이 30~50대로 경제활동을 열심히 하던 시기에는 돈을 벌어 은행에 저축했고, 은행에 돈이 많아지니 돈값(금리)은 계속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가장 어린 1964년생이 올해 만 62세로 은퇴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은행에 맡겨 둔 돈을 인출해서 생활해야 하니 돈의 공급량이 줄고, 돈값은 올라갑니다.
지난 40년간은 연준이 기준금리만 낮춰도 시장에 돈이 워낙 많아 금리가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거의 은퇴하면서 미국 국채, 프랑스 국채, 일본 국채 등을 사 줄 사람이 줄었습니다. 그 결과 2020년에 0.5%였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지금은 5% 수준입니다.
프랑스도 같은 흐름입니다. 프랑스는 베이비붐 세대가 1946년생부터 시작돼 한국보다 먼저 이 흐름을 겪었습니다. 6년 전에는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가 마이너스 0.3%였습니다. 국채를 발행하면 오히려 돈을 버는 구조였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국채를 더 많이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4.8%~5.2%까지 치솟았습니다.
프랑스 국채의 평균 만기는 6년입니다. 2019년 무렵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했던 국채가 이제 만기가 돌아와 다시 발행해야 하는데, 금리가 4.8%로 뛰었으니 재정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 2026년부터 만기가 집중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입니다. 전 재무장관은 이대로 가면 프랑스가 국가 부도 상태가 되어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국민들은 결국 파리 시내를 불태우는 시위로 반응했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45년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 마크롱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근본 원인은 인구 구조로 국채를 사 줄 사람이 줄어든 데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프랑스 국민은 시위로 끝날지 몰라도 우리는 자산을 잃게 됩니다.
이번 변화는 2~3년짜리 일시적 고금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금리가 중금리 시대로 바뀐 것입니다. 돈의 규칙과 법칙이 완전히 바뀌는데, 여전히 "40년 동안 금리가 내려갔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면 큰 손해를 봅니다. 고금리로 가기는 어렵고, 중금리(4~5%)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정부가 잘못하면 고금리로 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중금리 시대의 시작이고, 이것이 새로운 질서, 즉 뉴 룰입니다.
금값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11% 올랐습니다. 이는 달러 가치가 매년 11%씩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나스닥은 연평균 13%로 금보다 더 높았고, S&P500은 약 10%입니다. 20년을 기준으로 본 이유는 2008년 무렵 글로벌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가 시작되면서 룰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금값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양적완화로 없던 돈을 새로 엄청나게 찍어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금을 이긴 유일한 자산이 나스닥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3년간 금값이 집중적으로 올라 달러 기준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올해 1월까지 나스닥을 이겼던 금은 최근 대폭락을 겪었습니다. 금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장기 평균 상승률이 S&P500 수준이 정상인데, 최근 3년간 과열되며 과대평가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금과 나스닥은 연평균 상승률이 비슷하거나 나스닥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효율적이라 돈의 흐름이 정확히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자산들은 8~12년마다 30% 넘게 떨어졌습니다. 2000년 닷컴버블 때 나스닥은 78% 떨어졌고, 2008년에는 56%, 2020년에는 36% 떨어졌습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의 12년 호황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상승장이었습니다.
하락 속도와 시점은 자산마다 다릅니다. 어떤 때는 금이 먼저 조정받고, 어떤 때는 나스닥이 먼저 떨어집니다. 그래서 나스닥 13%가 금 11%보다 낫다고 나스닥에만 몰빵하면 위험합니다. 자산 비율을 적절히 배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두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깨지지 않는 '안티프래자일'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장기 국채가 잠깐 강세를 보인 것은 AI 트레이딩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AI가 빠르게 움직이며 작은 상승에도 몰려갑니다. 하지만 개인이 이를 따라 장기 국채를 사는 것은 늦은 판단이고 맞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가 돈에 반응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빛의 속도로 사고파는 방식: 드러켄밀러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투자입니다. 하지만 13F 공시는 이미 팔고 난 뒤 몇 달 후에 나오기 때문에 따라 하면 망합니다. 개인이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2. 포트폴리오 방식: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방법입니다. 8~10년 단위로 조정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3. 거시경제를 보며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조정하는 방식: 워런 버핏의 방식에 가깝습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드러켄밀러는 남의 돈을 맡아 주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맡기기도 어렵습니다.
미국 시장은 8~10년 주기로 움직입니다.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소비자와 직접 접점이 있는 기업이 성장하며 충성도가 높아 시장이 점점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장기 투자가 가능합니다.
반면 한국은 3년짜리 주기를 가집니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은 대부분 중간재 산업입니다. 중간재는 '채찍 효과'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미국이 채찍의 손잡이라면 한국은 채찍의 끝입니다. 미국에서 주문을 조금만 줄여도 한국에서는 훨씬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한국 주식은 주가가 폭등할 때 미국보다 훨씬 빨리 오르지만, 변동성이 크므로 2년 이내로 보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 노년층(50~70대): 미국 중심 투자가 맞습니다. - 3040세대: 한국 시장을 활용한 순환 투자도 가능합니다. 발빠르게 움직이며 한국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는 원래 3년마다 순환하는 산업입니다. 그런데 매번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나오며 많은 사람이 고점에 물리는 일이 반복됩니다. 존 템플턴은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역사상 가장 많은 손실을 불러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AI 반도체 호황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30년간 반도체 사이클을 지켜본 결과, 이번 메모리 호황의 핵심은 공급 부족입니다. 2022~2024년 악성 재고 때문에 증설이 중단됐고, 그 결과 공급이 줄었습니다. 메모리 수요 자체는 매년 10% 늘어나고 있고, 불황 때도 늘었습니다.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체 메모리 수요는 작년 대비 10% 정도 늘었을 뿐입니다.
반도체 주가는 실물 가격이 정점을 찍기 6개월 전에 먼저 꺾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주가가 6월 과열로 9,000선까지 급등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선반영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천천히 올랐다면 올해 말 정도에 꼭지를 찍고 내년 1분기부터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갑자기 급등하면서 투심이 악화됐습니다. 2027년 말 이후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어, 중기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는 사이클이 완전히 꺾였을 때 들어가 정점 6개월 전에 미리 파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만큼 타이밍을 잡기 매우 어려운 시장입니다.
폭락장에서는 항상 폭등이 함께 나타납니다. 나스닥 역대 상승률 1~5위는 모두 대폭락장의 반등 과정에서 나왔고, 그 뒤 다시 폭락했습니다. 패닉에 빠진 투매가 끝나면 저점 매수 세력이 들어오며 반등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한 단타로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폭락장 반등을 노리기보다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제가 2019년 책에서 강조했던 것은 "전체 자산의 50%를 달러로 바꾸고, 10%는 금을 사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환율은 1달러 1,060원, 금값은 1g에 46,000원이었습니다. 지금은 금값이 17만 원대입니다. 금값이 떨어졌다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저는 2019년에 산 금을 지금까지 한 번도 팔지 않았고 팔 생각도 없습니다.
금의 매도 시점은 30년 주기로 봅니다. 코스피는 3년, 나스닥은 8~10년, 금은 30년에서 길게는 대를 이어 60년으로 봅니다. 금은 화폐 시스템이 흔들릴 때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0년간 달러가 패권을 쥐면서 달러가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지만, 미국의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달러조차 믿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짜 돈에 속지 않고 진짜 부를 쌓는 것입니다. AI 트레이딩이나 지난 40년의 환상, 돈 가치 하락의 착각에 속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이라는 자산은 원래 주기가 100년, 200년 단위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대를 이어 물려줘도 될 만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것을 5대 1로 볼 때 의미를 둔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는 최근 20년 연평균 상승률이 5%밖에 되지 않습니다. 복리로 불려 나가는 자산으로는 굉장히 아쉬운 수치입니다. 다만 3년 단위로 끊어서 투자하면 꽤 좋습니다. 폭락했다가 폭등하기를 반복하니 지그재그로 움직이고, 그래서 단기로는 좋지만 오래 보유하면 힘이 약한 자산이 됩니다.
그럼 50%를 달러로 바꿔 현금으로 두기만 해서는 안 되겠지요. 무언가를 사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가가 대폭락하는 기회가 8년에서 10년마다 온다고 보고, 그때가 오면 반 엑셀을 할 생각입니다. 반 엑셀이 나오면 미국의 나스닥이나 S&P500 지수에 전체 자산의 70~80%를 담그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전체 자산의 50%를 달러로 바꾸고, 그 안에서 다시 70~80%를 나스닥이나 S&P500으로 바꾸는 시점은 세일을 할 때입니다.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 싸게 던지는 때지요.
그다음 너도 나도 주식 투자를 하는 시점이 옵니다. 그때 7대 3으로 가져간 자산을 3대 7로 바꿔 놓았다가, 나중에 다시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안전 자산은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미국 장기채였습니다. 40년 동안 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장기채를 들고 있으면 이자가 따박따박 들어오고, 금리가 내려가니 채권 가격도 오릅니다. 그래서 많은 증권 전문가들이 장기채를 안전 자산이라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틀렸습니다. 그 전제가 40년 동안의 추세에서 나온 것이었고, 그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내려갈 수는 있다고 봅니다. 경기 침체가 오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고 금리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2020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0.5%에서 2.5%로 오르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돈을 빌려 투자를 늘리며 경제가 회복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2.5% 이하로 내려가기 어렵다고 봅니다. 각국 정부가 이미 돈을 왕창 빌려 뿌려 본 경험이 있어서, 다음 경기 침체 때도 똑같이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정부가 돈을 빌리면서 금리가 오르는 구축 효과, 즉 크라우딩 아웃이 나타납니다. 금리가 2.5% 근처까지 내려가더라도 그때부터 정부가 돈을 빌려 국민에게 뿌리면 금리는 바로 올라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장기채 투자가 별로 좋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완벽하게 안전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단기채뿐입니다. 저는 미국 단기채와 주식의 비율을 3대 7로 할지 7대 3으로 할지는 각자의 자산 환경과 투자 성향에 따라 달리 가져가면 된다고 봅니다. 다만 100% 나스닥 시대는 지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단기채가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것도 지난 40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단기채는 과거에 전문가가 아니면 손대지 말라는 얘기를 듣던 자산이었습니다. 해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최근 망신을 당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가 만든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사계절 어디서나 버티는 전천후 전략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장기채를 많이 담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은 금리가 계속 내려왔기 때문에 잘 먹혔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장기채를 포트폴리오에서 아예 뺐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미국 정부와 프랑스 정부를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결국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고, 금리가 아주 낮은 시기도 짧을 것입니다.
경기 침체가 와서 금리가 잠깐 낮아지는 찰나를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단기채와 주식이 낫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고금리 시대, 새로운 40년의 패러다임에서 내 돈으로 무엇을 사고 무엇을 피해야 할까요? 바람이 불어도 배를 붙잡아 주는 닻과, 바람이 불 때 돛을 펼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돛을 나눠 보겠습니다. 지금 살 수 있는 자산은 금, 부동산, 예금, 채권, 달러, 주식이 있습니다. 무엇을 닻으로 두고 무엇을 돛으로 삼을지 골라 보시지요.
이건 카드 게임 같아서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펼쳐 놓고 위에서 내려다보니 오히려 긴장이 됩니다. 우리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요.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 하지만, 그보다 더 간절한 건 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지키면서 벌어야 하는데, 잘못하면 지키지도 못하니 그게 가장 무섭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탄 포트폴리오, 즉 총알이 날아와도 다치지 않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 수익률만 높이면 된다고 생각해서 나스닥에 100% 넣는 것이 정답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8년에서 10년마다 지수가 반 토막 나는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켜 줄 닻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순풍이 불면 그 바람을 타고 수익률이 가장 높은 자산으로 옮겨 타야 합니다.
닻 역할을 하는 자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단기채입니다. 장기채는 안 되고 반드시 단기채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달러를 베이스로 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원화에 속고 있는데, 원화는 전 세계 국제 거래에서 0.5%도 채 쓰이지 않는 아주 특별한 통화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 바구니 하나가 전 세계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바구니라면 당연히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달러를 닻으로 삼는 것은 별다른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진짜 안전한 자산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KBS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2019년부터 달러를 사라고 줄기차게 외쳐 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이것이 나라에 해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일본을 보십시오. 일본은 이제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니어서, 가끔은 무역 적자도 봅니다. 그럼 일본은 무엇으로 먹고살까요? 금융입니다. 해외에 투자해 둔 돈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먹고삽니다. 만약 물건 파는 것에만 의존했다면 일본 경제는 벌써 무너졌을 것입니다. 일본은 청년 인구가 줄어 공장을 지어도 사람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토요타가 달러를 아무리 벌어 와도 엔화로 다시 바꾸는 것만으로는 공장을 늘리기 어렵습니다. 일본 대졸자 취업률은 98%에 이를 정도인데, 공장을 더 지어도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물건을 팔아 먹고살 것인지, 아니면 일본처럼 자본 수익으로 먹고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한동안은 환율을 생각해서 해외 투자를 많이 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금융 기관뿐 아니라 일반인도 해외 투자를 해서 그 수익이 오히려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운용자산의 60%를 해외에 투자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올해 규칙을 바꿔 55% 안팎으로 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원래 60%를 해외에 투자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이 망하라고 해외에 투자한 것이 아닙니다. 국내 증시에만 투자하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이나 똑같습니다. 해외 투자를 일정 비율로 가져가야 대한민국에서 계속 자본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례가 노르웨이에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국부펀드가 국내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부펀드가 국내에 투자하면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여기에 돈을 넣어라, 저기에 넣어라, 주가를 부양하라는 식으로 정치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방화벽을 만든 것입니다. 또 노르웨이는 석유로 번 돈을 국내에 투자하면, 나중에 석유가 떨어졌을 때 나라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우리도 HBM으로 돈을 엄청 벌었지만, 그 돈을 모두 국내 주식에만 넣으면 언젠가 HBM이 팔리지 않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노르웨이와 같은 위험에 빠집니다.
이것은 저 혼자만의 주장이 아닙니다. 노르웨이는 이미 이런 원칙을 만들어 두었고, 국민연금도 원래는 해외 투자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이 해외 투자를 하는 것이 결국 대한민국이 무역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기가 왔을 때 나라를 지켜 주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개인 투자일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자본 투자입니다.
그래서 닻으로 설정하신 것이 달러 자산과 미국 단기채인데, 여기에 금이 함께 들어갑니다. 금의 아쉬운 점은 다른 자산과 달리 눈에 보이는 가격 변동폭이 크다는 것입니다. 달러와 미국 단기채를 가지고 있으면 환율 정도만 영향을 받는데, 환율은 많이 움직여 봐야 20% 이내입니다. 그런데 환율을 보고 투자하는 환테크는 전문가의 영역이라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환율을 보며 달러를 사는 것은 장기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환율을 보고 사지 않고 정기적으로 환전을 하거나, 제가 만든 원칙을 씁니다. 달러로 환전할 때는 항상 지난 3년 평균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환전합니다. 이 원칙은 2019년부터 만든 것인데, 환전 타이밍을 여러 차례 연구해 보니 3년 평균보다 아래에서 사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계산해 보니 지난 3년 평균은 1,400원입니다. 오랜만에 3년 평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400원 아래로 내려가면, 1년이든 위험 선호에 따라 3개월이든, 아니면 2년의 장기로든 순차적으로 달러로 바꿔 나가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달러 환전 방법입니다.
금은 훨씬 어려운 자산입니다. 작년 금값은 달러 기준으로 66%, 원화 기준으로는 그보다 더 올랐습니다. 재작년에도 24% 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큰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금을 왜 담아야 할까요? 금은 기본적으로 달러 가치가 흔들릴 때 더 안정적인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금값을 달러로 보는 습관이 있어서, 금값이 폭락했다고 느끼고 원화로 보면 더 큰 문제로 느낍니다. 환율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금을 3,000년 동안 돈으로 써 온 자산이라고 봅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금은 투자라기보다 통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를 지켜 줄 자산을 확보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자산의 50%, 100%를 사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금융 자산의 10% 정도를 담아 두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혹시라도 통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든든한 닻이 되어 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말씀하신 금, 달러, 채권이 닻 역할을 하는 세 가지는 포트폴리오에서 각각 10%씩 넣으면 될까요? 저는 미국 국채는 가격이 높은 꼭지 근처라고 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30%까지 늘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말 저점이어서 모두가 증시에 회의를 느끼게 되면, 미국 단기채를 거의 0에 가깝게 줄이고 나스닥이나 S&P500으로 옮겨 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 투자하는 분들이라면 주가가 많이 올라 있고 사람들이 과열됐을 때와, 모두가 환멸을 느껴 주식시장을 떠날 때를 정반대로 활용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투자한다고 난리일 때 나스닥에 왕창 넣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성공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닻은 폭락 속에서도 자산을 지켜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그럼 이제 돛을 설명해 주시지요. 설마 이 세 가지가 전부 닻입니까?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지금 저는 돛으로 미국 주식만 봅니다. 나머지 두 개는 보지도 마십시오.
지금 말씀하신 자산들 중에 예금은 가운데에 있는 애매한 자산입니다. 닻도 아니고 돛도 아닙니다. 원화 예금을 한다는 것은 화폐가 타락하는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어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치가 점점 떨어집니다. 일본을 한번 봅시다. 일본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디플레이션이 왔을 때 20년 동안 물가가 10% 떨어졌습니다. 일본의 은퇴자들은 보통 4억 원 정도를 가지고 은퇴했는데, 물가가 떨어졌으니 그 자산의 실질 가치가 4억 4천만 원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물가가 내려갈 수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여러 구조적 이유가 있지만 그건 따로 길게 얘기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왔을 때 예금은 어떻게 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앞으로 연 3% 인플레이션은 거의 확실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24년이 지나면 물가는 두 배가 됩니다. 4억 원을 가지고 은퇴한 사람은 24년 뒤에 실질 가치가 2억 원밖에 안 됩니다. 생활이 되지 않습니다. 은행 예금으로 2%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면 자산은 계속 녹아내립니다. 그래서 예금은 이제 굉장히 어정쩡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원화 예금은 6개월이나 1년 정도의 생활비 수준으로만 가지고 있는 것이 맞고, 이것을 닻이나 돛으로 쓰기는 정말 어렵다고 봅니다.
부동산은 어떨까요? 앞으로도 제 판단은 비슷합니다. 지금까지 부동산은 원화 기준으로 계속 올랐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22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서울 강남 부동산 가격이 약 20% 올랐다는 것입니다. 22년에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른 것입니다. 부동산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닻과 돛의 역할을 동시에 한 가장 놀라운 자산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에 투자한 분들이 가장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상승률이 가장 높아서가 아닙니다. 상승률은 사실 코스피보다도 낮았습니다. 제가 비교할 때 연평균 상승률을 보면, 부동산은 1년에 3% 정도, 코스피는 5%, 나스닥은 13%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은 거의 없는데, 다들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투자 행태에서 찾습니다. 사고파는 타이밍을 잘 잡기가 어렵고, 부동산은 레버리지를 더 많이 쓴다는 점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을 평균적으로 며칠이나 보유할까요? 평균 다섯 달 정도입니다. 남성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평균을 낮추는 것이 남성입니다. 남성은 평균 3.5일 정도밖에 보유하지 않습니다. 초단기 투자인 것입니다. 그나마 여성이 좀 더 오래 보유해서 평균이 올라간 것입니다. 이렇게 사고팔면 누가 돈을 벌까요? 증권사만 돈을 법니다. 상반기에 증권사 실적이 어마어마하다고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못 버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가 폭락하면 팔고, 다시 오르면 따라서 사는 행동입니다. 이것을 뇌동매매라고 하는데 정말 위험합니다.
반면 부동산은 한 번 사면 진득하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동산 시세표를 매일 보지 않습니다. 둘째는 말씀하신 대로 레버리지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구제해 줬습니다. 반면 주가가 떨어진다고 정부가 주식을 사 주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그랬습니다. 이번 정부는 아주 특별한 경우입니다. 국민연금이 직접 나섰습니다. 저도 처음 봤습니다. 부동산은 어땠을까요? 대출이 확 풀렸습니다. 특히 2013년에 집값이 떨어지자 정부가 빈집을 다 사 주었습니다. LH가 사 주면서 LH의 빚이 엄청나게 늘었지만, 공기업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둔촌주공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도 정부와 한국은행이 모두 뛰어들어 아파트 가격을 떠받쳤습니다. 그 해에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아십니까? 20%입니다. 많이 떨어졌지요. 그때는 부동산 가격이 조종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뒤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집중적으로 부양책을 쓰니 집값이 엄청 올랐습니다.
그래서 20% 떨어졌던 것까지 감안하면, 2022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우리나라 집값은 20% 올랐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원화 환율은 30% 떨어졌습니다. 원화 기준으로 강남 집값이 20%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있지만, 원화 가치가 30% 떨어졌으니 달러로 환산하면 10% 떨어진 셈입니다. 정확한 퍼센트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대략적으로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런 착시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바뀌면서 금리를 올렸더니 환율은 1,34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대신 강남 집값은 최근 10주 연속 떨어졌습니다. 특히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기사를 보면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돈을 엄청 풀면 그 나라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그 나라 돈으로 표시한 자산 가격은 오릅니다. 하지만 긴축을 하면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돈의 가치는 회복됩니다.
잠깐만요. 원화가 강세가 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진정됐다는 말씀이신데, 그럼 착시를 빼고 달러로 환산하면 부동산 가격은 떨어졌나요, 안 떨어졌나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달러로 환산해 보면 전부 떨어졌습니다. 지금 환율이 1,340원이 되었지만, 4년 전에는 환율이 약 1,100원이었습니다. 1,340원이라도 원화 가치는 20% 넘게 떨어졌습니다. 지방 도시가 최근 갑자기 오르고 수도권도 오른다고 하지만, 그전에 안 오르다가 갑자기 오른 것입니다. 지금의 환율로 집값을 달러로 평가하면, 지난 4년 동안 오른 집은 거의 없고 대부분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부동산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고도 성장기 때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정부가 엄청난 부양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번에도 집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나서서 또 올려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출만 풀어도 오르니까요. 정부에 따라서는 또 부양책을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고도 성장기를 완전히 끝냈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부양책을 쓰면 원화 가치가 녹아내릴 것입니다. 과거에는 부양책을 써도 성장이 있었기 때문에 소득이 올라 부동산이 오르면서 원화 가치가 녹아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금리를 확 떨어뜨리면 다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1,600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돈을 푸는 순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돈을 죄면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만, 다시 돈을 풀면 원화 기준으로는 강남 집값이 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더 빠른 속도로 반응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집값을 볼 때 달러로 봐야 합니다. 부동산 가격은 원화로 평가하는 것보다 달러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는 어디일까요? 튀르키예입니다. 지난 13년 동안 20배가 올랐습니다. 여기에도 비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튀르키예 경제는 좋은가요, 망가졌나요?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많이 망가졌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를 계속 갈아치웠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가 보장되어 있지만, 튀르키예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돈을 찍어 내는 총재까지 계속 바꿨습니다. 그 결과 M2 광의통화 기준으로 돈을 30배나 찍었습니다. 엄청나지요. 바이마르 공화국의 하이퍼인플레이션과 비슷합니다. 하면 안 되는 일이지요.
튀르키예에서는 중앙은행 총재 중에 목에 칼이 들어와도 돈을 찍지 않겠다고 버틴 사람이 두 명 있었습니다. 멋진 분들이었지만 결국 다 바뀌었습니다. 돈을 30배 찍으니 당장 집값이 20배 올랐습니다. 그런데 튀르키예 리라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24토막이 났습니다. 그러니 리라 기준으로는 집값이 20배 올랐지만, 달러로 환산하면 10% 넘게 떨어진 것입니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리라로 월급을 받으니, 집을 사거나 달러를 사야 했습니다. 그전에는 집을 사던 사람들이 이제는 달러로 옮겨 갔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바로 환전하는 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집값이 떨어질까요, 떨어지지 않을까요? 원화로 보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정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원화로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고도 성장이 완전히 끝난 상태이고,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앞으로 달러 환산 집값은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어느 쪽으로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원화 가치가 흔들리는 교묘한 상황 속에서 부동산이 애매한 자산으로 바뀐 것입니다. 돈이 타락하는 만큼 집값이 오를 수 있으니, 원화 예금보다는 부동산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돈을 푼다면 금이나 달러보다는 부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정부가 돈을 풀지 않으면 원화 기준으로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어지럽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돈을 푸는지 꼭 봐야 합니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돈을 푸느냐 안 푸느냐에 따라 모든 자산 가치가 원화 기준으로 출렁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얘기입니다. 미국의 금리입니다. 우리나라가 왜 미국 금리에 영향을 받는지 답답하지만, 영향을 받으니 알아야 합니다. 오늘 미국 금리가 동결되었습니다. 지금 촬영하는 시점 기준입니다. 미국 금리 동결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앞으로 미국 금리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사실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정말 어려운 시기입니다. 미국 경기도 우리나라와 똑같이 양극화되었습니다. AI 관련 분야는 호황이지만 나머지는 지금 엉망입니다. 한국도 HBM이 워낙 좋아서 올해 성장률이 4%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너무나 놀라운 통계가 하나 나왔습니다. 8월에 우리나라의 생산, 투자, 소비가 전부 줄었습니다. 이것을 트리플 약세라고 합니다. 성장률이 4%라면서 실제 경기는 매우 나쁩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를 올리기 정말 어려운 상태인데, 왜 케빈 워시는 자꾸 금리를 올리겠다는 식으로 말하고, 연준도 자꾸 블러핑을 하는 걸까요?
만약 블러핑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계속 오를 것입니다. 그래서 연준이 시장에 겁을 주는 것이죠. "우리 금리 올릴 거야, 물가 잡는다니까. 금리 상승에 베팅하면 너희가 엄청 손해 볼 거야." 이렇게 블러핑을 하는데, 이 블러핑에는 끝이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올해 연말까지 블러핑을 할 것이고, 노력을 계속해서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오늘 발표한 내용을 보면 블러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월에 금리 인상 여지가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말하고, 오늘은 동결이지만 "나중에 올릴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12월에 올린다고 해도 그것이 거의 마지막이거나, 내년에 한 번 더 올린다면 그 이후에는 AI를 제외한 미국의 나머지 경기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이 블러핑의 원리는 10년물 국채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입니다. 말로만 해서는 시장이 믿지 않으니 실제로 기준금리를 몇 번 올려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점점 올리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 2분기부터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얘기가 싹 사라지고, "미국 경기가 그리 좋지 않다"는 쪽으로 점점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오히려 금리를 낮춰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를 낮추는 것도 어려워질까요? 미국은 금리를 올리다가 낮추는 순간 경기가 꺾이는 시점에 이르게 됩니다. 연준 위원들은 FOMC 회의에서 경기가 부러지기 전에는 절대 금리를 낮추지 못합니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2000년 닷컴버블 붕괴나 2007년 금융위기 직전에 연준은 갑자기 50bp, 즉 0.5%포인트를 한꺼번에 내렸습니다. 이른바 '빅컷'이죠. 연준은 항상 마지막까지 코너에 몰려서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을 때 금리를 낮추고, 그때 왕창 낮춥니다.
그렇다면 연준이 경제를 잘 본 곳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연준은 항상 판단을 잘못해서, 마지막까지 금리를 올린다고 말하다가 경제가 실제로 나빠지면 그제야 빅컷을 단행했습니다. 빅컷 직후에는 주가가 한 달 정도 잠깐 반등하지만, 그 뒤에 폭락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따라서 금리 인하는 절대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아직 버틸 만하다"는 뜻입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블러핑하거나 실제로 올리는 기간에는 미국 경제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가 금리를 낮추기까지의 기간을 항상 측정해 봤다는 것입니다. 통계를 직접 내 보니, 경제 위기가 올 때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다고 블러핑하다가 평균 45일 뒤에 금리를 낮추는 패턴이 무려 일곱 번이나 나타났습니다.
연준은 미래를 내다보는 기관이 아닙니다. 항상 상황에 대응하는 기관이죠. 많은 사람들이 연준을 금융 천재들이 앉아서 미래를 내다보며 금리를 결정하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번 뒷북을 치는 곳입니다. 그러니 연준의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연준은 항상 오판을 해 온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 박종훈 소장님은 아주 거시적인 관점에서 부의 흐름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가짜 돈, 진짜 부』라는 책에 더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을 테니, 차분히 앉아서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난 40년간 우리가 배워 온 경제 상식이 앞으로의 40년 동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해야 할지 더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오늘도 영상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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