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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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처럼 주식시장에도 계절성과 매듭(추세 전환)이 있어 고점·저점을 단정하기 어렵고, 상투·바닥 판단은 후회를 낳기 쉽다. 시장 전체가 빠질 때는 좋은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탑티어)에 한해 물타기로 평단을 낮추는 것이 유효하다. 다만 구조적 약세와 이벤트성 약세를 구분하는 퀀트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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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4절기를 보면서 주식 시장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곤 합니다. 우리가 가장 추울 때는 동지, 즉 밤이 가장 긴 때일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12월 20일 무렵의 동지가 제일 춥지 않습니다. 오히려 1월, 2월에 오는 소한과 대한 무렵이 더 춥습니다. 대한은 원래 큰 추위라는 뜻이고, 대한에 소한 집에 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죠. 상식적으로는 낮이 가장 짧은 동지가 제일 추워야 할 것 같은데, 여기에도 관성의 법칙이 있습니다. 밤의 길이가 줄어들기 시작해도 그동안 누적된 한기가 더해지면서 실질적으로는 동지가 가장 춥지 않고 한두 달 뒤에 가장 추워지는 거죠.
제가 주식을 할 때도 이 24절기를 떠올리며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지금이 상투다" 싶어서 팔아 보면 꼭 한두 달 더 올라가고, "여기가 바닥이다" 해서 매수하면 한두 달이 아니라 여섯 달 더 떨어지기도 합니다. 자연의 섭리에도 뉴턴이 말한 관성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24절기를 보면서 또 느끼는 것은 주식 시장에도 반드시 계절의 변화가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학의 원리로 보면 좋은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좋아지면 반드시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죠. 예를 들어 5천 가구 대단지 아파트가 새로 생겼는데 치킨집이 하나도 없다면, 처음에는 장사가 잘 되겠지만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곧 경쟁자가 들어오고 마진은 줄어듭니다. 고전 경제학자가 말했듯 마진이 있는 곳에는 경쟁자가 들어와 결국 마진은 제로에 수렴하게 됩니다.
좋은 것도 영원히 좋지 않고 나쁜 것도 영원히 나쁘지 않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그 사이에 절기가 있듯이 주식 시장에도 반드시 그런 매듭이 있습니다. 이 큰 계절과 절기를 알면 하루하루 날씨가 바뀌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계절의 개념 없이 비가 오면 "왜 이러지, 홍수 나나?" 하고 당황하게 되지만, 봄비가 곡식을 키우는 좋은 비인지, 가을 태풍이나 홍수인지 알면 대응이 달라지죠.
퀀트 분석을 해 보면 이런 것도 보입니다. 큰 홍수는 장마철인 5, 6월이 아니라 오히려 8, 9월에 한 번씩 나곤 합니다. 이런 이벤트성 하락이 단발성 태풍인지, 구조적 약세장인지 파악하다 보면 퀀트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식을 배우는 과정에서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땀 흘려 번 돈이니 언젠가 전재산이 복구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주식에 물리면 결국 회복됩니다. 다만 좋은 주식을 나쁜 가격에 샀을 뿐입니다.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분들은 나쁜 가격인지 좋은 가격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많이 권하는 방법이 매달 조금씩 꾸준히 사는 것입니다. 주가가 빠지면 빠진 만큼 더 싸게 살 수 있으니까요.
다만 무조건 아무 주식이나 사서는 안 됩니다. 먼저 좋은 주식, 즉 그 분야의 탑티어, 1등 그룹에 있는 주식을 사야 합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그런 예입니다. 설사 비싼 가격에 샀더라도 좋은 기업이라면 기다리면 다 복구됩니다. 결국 내가 기다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올초 주식을 시작해 하락장에서 큰 반성과 배움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이제 여기에 정착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힘든 기간이지만 일부를 과감하게 물타기해서 곧 평단을 돌파할 것 같다는 분도 계시죠. 제가 말씀드린 좋은 주식과 좋은 가격이 중요합니다. 시장 전체, 예를 들어 코스피가 40% 빠질 때 내가 투자한 종목도 함께 많이 빠졌다면, 그때는 물타기를 하셔야 합니다. 위대한 기업의 주식을 착한 가격에 더 사서 평단을 낮출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결국 평단이 얼마나 낮은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그래서 물타기가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짝수 해에는 안 좋고 홀수 해에는 좋은 식의 계절성, 즉 시즈널리티에 따른 하락은 물타기 대상이 아닙니다. 봄에 심어야 할 곡식과 가을에 심어야 할 곡식이 다르듯 원래 그런 시즌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탑티어 기업을 유지하면서 수급 때문에 큰 폭으로 빠졌을 때 물타기를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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