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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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금값 고점(이론스 5,594달러)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금 시장을 떠나며 종로 금거래 시장이 식었다. 국제 금값은 고점 대비 약 26% 하락했고, 금리 상승·달러 강세·AI 주식으로의 자금 쏠림이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13년 만에 실물금 매입을 재개했다. 진행자는 금값 방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단기는 금리·달러 압박, 장기는 중앙은행 매입 지지라는 양쪽 견해를 소개했다. 개인에게는 분할매수와 적정 비중 유지, 검증된 경로 구매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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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올해 금을 사셨습니까? 올해 1월 순금 한 돈을 살 때 가격이 112만 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8달 제 금값은 고점보다 10% 넘게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개인들은 금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은행은 지금 금을 사겠다고 나섰습니다. 13년 만의 일입니다. 같은 금을 두고 왜 이렇게 정반대로 움직이는 걸까요?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걸까요? 오늘 이야기의 답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보시면서 댓글로 먼저 남겨 주십시오.
서울 종로3가역 8번, 11번 출구로 나와 종로 쪽으로 걸으면 귀금속거리가 나옵니다. 이 거리의 역사는 생각보다 깁니다. 조선 시대 육의전과 시전 거리를 중심으로 금거래가 이어져 온 곳입니다.
올해 1월 말, 이 거리는 사람으로 붐볐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위였는데도 말입니다. 가게 유리창마다 홍보물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금 삽니다, 금 팝니다." 장롱 속 금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금반지, 핸드폰 고리, 순금 카드까지 들고 와서 묻습니다. "이것도 금입니까? 얼마나 나옵니까?" 가게 안에서는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사람은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았습니다. 한 50대 손님은 생각한 가격이 안 나왔다며 여기저기 다녀보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강원도에서 친구와 차를 몰고 올라온 40대 남성도 있었습니다. 금이라고 믿었던 목걸이가 18K 금도금으로 확인됐습니다. 목걸이와 귀걸이 한 세트에 380만 원, 그는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금은방 주인은 이참에 비상금을 마련하라며 팔기를 권했습니다. 20년째 이 거리에서 금은방을 한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팔러 오는 사람이 반, 사러 오는 사람이 반."
그런데 불과 일주일 뒤, 같은 거리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상가 하나에 가게가 여덟 곳인데, 점심이 지난 시간에 손님은 단 한 명이었습니다. 한 점주는 늦은 점심을 먹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화로 시세 묻는 사람만 끊임없이 온다." 가게 안에는 휴대폰만 보는 직원도 있었고, 엎드려 있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종묘 맞은편의 한 60대 사장님은 손님이 절반 정도 줄었다고 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거리가 식어 버린 겁니다.
서울에서 300km 떨어진 대구 중구 귀금속거리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금값이 조금 내렸다고는 하지만, 한 돈에 100만 원 하던 시기를 거치면서 손님이 끊겼습니다. 돌반지, 커플링, 결혼 예물, 그 가게들을 먹여 살리던 전통적인 수요가 사실상 멈췄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도대체 그 일주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먼저 숫자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금값은 보통 온스 단위로 말합니다. 1온스는 약 31g입니다. 올해 1월 국제 금값은 온스당 5,594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역사상 가장 비싼 금이었습니다. 그리고 10월 5일 기준 국제 금값은 온스당 약 4,250달러입니다. 고점과 비교하면 약 26% 내려온 셈입니다.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입니다. 1월 29일 한국거래소 금 시세는 1g에 269,800원이었습니다. 금은방 기준으로 한 돈을 살 때 112만 원, 팔 때 93만 5,000원이었습니다. 여기서 계산 하나 해 보겠습니다. 6월 말 기준 한 돈 팔 때 가격은 72만 7,000원이었습니다. 1월 29일에 열 돈을 산 사람은 1,120만 원을 냈습니다. 6월에 그 금을 팔았다면 727만 원을 받습니다. 다섯 달 만에 393만 원이 사라진 겁니다. 웬만한 직장인 두 달 치 월급입니다.
그런데 숫자를 반대로 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1년 전에 금을 산 사람은 지금도 이익입니다. 국제 금값은 1년 전보다 아직 5~8% 정도 높습니다. 그러니까 금이 망한 게 아닙니다. 다친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꼭대기 근처에서 서둘러 많이 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왜 하필 꼭대기에서 샀을까요?
그 답을 하려면 금 열풍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사실 금 열풍은 올해 갑자기 생긴 게 아닙니다. 작년 2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때 이미 은행에서는 골드바가 동나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중은행은 수요가 폭증하자 골드바 판매를 멈췄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국내 금값이 국제 금값보다 훨씬 비싸진 겁니다. 당시 국내 금 시세는 국제 시세로 계산한 가격보다 10% 넘게 높았고, 한때는 20% 가까이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이걸 사람들은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렀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똑같은 금인데 한국 사람들이 너무 몰렸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만 더 비싸게 팔린 겁니다.
작년 4월 5대 은행의 한 달 골드뱅킹 판매액은 348억 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였습니다. 골드뱅킹 잔액도 처음으로 1조 1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100달러를 넘었습니다. 뉴스마다 금 마케팅이었습니다. 골드뱅킹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었습니다. 1년 전 1조 2천억 원이던 것이 두 배 가까이 된 겁니다.
은행 직원들에게는 이런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자산의 90% 이상을 금으로 바꾸고 싶다." 은행 관계자는 이를 두고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경고했습니다. 종로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습니다. 30년째 금문방을 하는 한 사장님은 이 열기가 전례 없던 일이라고 했습니다. 대학생들까지 금을 사러 왔다고 합니다. 금만이 아니었습니다. 은도 함께 올랐습니다. 종로에서는 실버바가 없어서 못 판다는 가게도 많았습니다. 1월 26일 순금 한 돈 가격은 103만 4,000원. 돌반지 하나가 웬만한 가전제품 가격이 된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1월 29일, 국내 금값이 정점을 찍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국제 금값이 하루 만에 9.5% 폭락합니다. 온스당 5,594달러에서 4,880달러 근처로, 하루에 700달러 넘게 빠진 겁니다. 국내 금은방에서도 한 돈 팔 때 가격이 하루 만에 52,000원 내려갔습니다.
흔히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부릅니다. 주식처럼 크게 출렁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 금이 하루 만에 10% 가까이 빠졌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너무 많이 올라서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였다면 금값은 몇 달 쉬었다가 다시 올랐어야 합니다. 금값은 다시 오르지 못했습니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금에는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자가 없다는 겁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가 붙습니다. 채권을 사도 이자가 나옵니다. 그런데 금은 아무리 오래 들고 있어도 이자가 한 푼도 없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금 대신 예금과 채권으로 갑니다. 금리가 오르면 금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손해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연초만 해도 시장에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올해 금리를 더 내릴 거라는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미국 금리가 생각보다 오래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진 겁니다. 6월 미국 금리 회의 이후에는 이야기가 더 나갔습니다. 오히려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2년 이후 처음 보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금에서는 가장 불리한 환경입니다.
국제 금값은 달러로 매겨집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금이 더 비싸집니다. 그러면 금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금리 전망이 바뀌면서 달러는 다시 강해졌습니다. 여기에 기름값이 겹쳤습니다. 중동 갈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올랐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기름값이 금리를 붙잡았고, 금리가 금값을 누르는 구조가 된 겁니다.
그래서 금값은 9월 한 달 동안만 6% 넘게 빠졌습니다. 지난주에는 3.4%가 빠졌는데, 6월 이후 가장 큰 일주일 하락이었습니다. 금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같은 주 은값은 6% 넘게 빠졌습니다.
그런데 금리와 달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돈이 그냥 사라진 게 아니라 어딘가로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6월 24일 국제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7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보통 고점에서 20% 넘게 빠지면 시장에서는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말합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값 하락의 배경으로 여러 가지를 꼽았습니다. 긴축 기조, 달러 강세, 투기 수요 감소, 그리고 대형 인공지능 기업으로 돈이 쏠리는 현상.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것도 함께 꼽았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세계의 돈이 금 대신 인공지능 주식으로 몰려간 겁니다. 이 연구원은 금만 빠지는 게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비트코인, 구리까지 함께 빠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잠깐의 급락이 아니라 추세적인 하락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국내 대표 금 ETF 한 곳에서는 한 달 사이 수백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사고파는 금 상품입니다. 1월에 금으로 몰렸던 돈이 반년 만에 빠져나가고 있었던 겁니다. 금리, 달러, 인공지능, 이 세 가지가 동시에 금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장 놓치고 있는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그건 시장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었습니다. 1월에 금 열풍을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사람들이 금을 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금리 분석이었을까요? 달러 전망이었을까요? 아마 대부분은 아니었을 겁니다. 남들 다 버는데 나만 못 번다, 그 조바심이었습니다.
값이 오를 때 사람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면 값이 더 오르고, 더 오르니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렇게 가장 비쌀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삽니다. 작년의 김치 프리미엄이 바로 그 증거였습니다. 같은 금을 한국 사람들만 더 비싸게 사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입니다. 2월 말 기준 한 돈을 살 때는 86만 9,000원, 팔 때는 72만 7,000원. 차이는 14만 원, 약 16%입니다. 금방에서 실물을 사는 순간을 생각해 보십시오. 금값이 그대로여도 16%를 잃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골드바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물금은 살 때 부가가치세 10%가 붙습니다. 그러니 실물금은 원래 단기 투자에 맞지 않는 자산입니다.
그런데 1월에는 많은 사람들이 금을 몇 달 뒤 팔 주식처럼 샀습니다. 종로 금은방 사장님의 말이 이 구조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금 거래는 오를 때 잘 된다. 값이 떨어지면 사는 사람은 더 떨어질까 봐 못 사고, 가진 사람은 손해가 아까워 못 판다." 그렇게 거리가 조용해집니다. 그리고 피해는 금은방에도 돌아갔습니다.
손주 돌잔치에 금반지 한 돈을 끼워주던 풍경, 결혼할 때 예물로 금 세트를 맞추던 풍경. 이제는 현금 봉투와 간소한 예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은방이 돈을 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님이 끊기는 겁니다.
이 이야기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있습니다. 개인들이 금을 떠나던 바로 그때 반대로 움직인 곳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입니다. 8월 3일 한국은행이 국내 금 생산 업체와 손을 잡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도 함께였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된 금을 원화로 사서 국내에 보관하겠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금은 전부 영국 중앙은행 금고에 맡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달 공개시장에서 약 1톤을 사들일 계획입니다. 약 2,000억 원 규모입니다. 13년 만의 실물금 매입입니다. 2분기에는 이미 금 ETF를 일부 사들였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13년 동안이나 금을 사지 않았을까요? 여기에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2013년 한국은행은 금 20톤을 샀습니다. 그런데 사자마자 금값이 폭락했습니다. 손실이 나자 국회 감사 등에서 크게 지적을 받았다고 보도됐습니다. 그 뒤로 한국은행의 금은 104.4톤에서 멈췄습니다. 세계 39위입니다.
그 13년 동안 세계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습니다. 그 뒤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쓸어 담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해마다 1,000톤이 넘게 사들였습니다. 지난해에도 863톤을 사들였습니다. 중국은 2020년 394톤이던 금을 올해 532톤까지 늘렸습니다. 폴란드, 중국, 그리고 아프리카 나라들까지 금 사재기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금 움직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중동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 또 하나는 금값이 내려오면서 사는 부담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개인은 비쌀 때 몰려가서 샀고, 값이 내리자 떠났습니다. 한국은행은 비쌀 때 쉬었고, 값이 내리자 돌아왔습니다. 물론 한국은행도 2013년에는 꼭대기에서 샀다가 크게 데었습니다. 금 앞에서는 나라의 중앙은행도 실수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개인이 모두 떠난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8월 1일부터 14일까지 5대 은행 골드뱅킹 판매액은 약 1,500억 원이었습니다. 하루 평균으로 보면 7월보다 20% 정도 많습니다. 은행들은 골드바를 온라인으로도 팔기 시작했습니다. 한 돈짜리 작은 골드바까지 내놨습니다. 종로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금값이 떨어진 날에도 콩알금은 비슷하게 팔렸다고 합니다. 콩알처럼 작은 금 알갱이를 조금씩 사 모으는 사람들입니다.
1월에 한 번에 몰려 산 사람과 조금씩 꾸준히 모으는 사람. 같은 금이지만 결과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금값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금값의 바닥과 꼭대기는 아무도 맞히지 못합니다. 작년 10월 한 대형 투자 연구소가 올해 12월 금값을 온스당 4,900달러로 내다봤습니다. 10월 초 금값은 4,250달러 안팎입니다. 전문가의 전망도 이렇게 빗나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양쪽 의견을 다 들려 드리겠습니다.
먼저 걱정하는 쪽입니다. 미국 금리가 계속 높게 유지되면 금은 부진할 수 있습니다. 돈이 인공지능 쪽으로 계속 쏠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금속 트레이더는 금 거래가 소외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횡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엔 기대하는 쪽입니다. 같은 트레이더는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온스당 3,900달러 부근에서 받쳐 줄 거라고 했습니다. 한 해외 경제 분석 기관은 1년 뒤 금값을 약 4,700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매입도 시작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단기로는 금리와 달러가 금을 누릅니다. 길게 보면 중앙은행들이 금을 받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요?
첫째, 사는 곳에 따라 비용과 세금이 다릅니다. 실물금은 부가가치세 10%가 붙습니다. 대신 팔 때 차익에 대한 세금은 없습니다. 골드뱅킹은 이익에 15.4% 세금이 붙습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 계좌는 거래 중에는 부가세가 없고, 차익도 비과세입니다. 하지만 실물로 찾을 때는 부가세 10%가 붙습니다. 자신이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 세금과 수수료가 얼마인지 먼저 확인하십시오.
둘째, 한 번에 사지 않는 겁니다. 나눠서 사면 1월처럼 꼭대기에 전부 물리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콩알금을 모으는 사람들이 바로 이 방식입니다.
셋째, 비중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금은 전체 자산의 일부, 보험처럼 가져가라고 말합니다. 노후자금 전부를 한 바구니에 담는 건 위험합니다.
넷째, 검증된 곳에서 사는 겁니다. 순금이 아닌 물건을 섞은 가짜 금 거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은행 같은 검증된 경로로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길거리 광고나 지인 소개로 싸게 준다는 금은 일단 의심하셔야 합니다.
다섯째, 팔 때도 발품입니다. 1월 종로에서는 같은 날에도 가게마다 쳐 주는 값이 달랐습니다. 여러 곳을 돌아본 보도가 있었는데, 가장 비싸게 쳐 준 곳과 가장 싸게 쳐 준 곳의 차이가 꽤 컸습니다.
그리고 이미 높은 가격에 사신 분이라면 급하게 손해를 확정 짓지 마십시오. 그 전에 그 돈을 언제 써야 하는지부터 따져 보시길 바랍니다. 급히 쓸 돈이 아니라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곧 써야 할 돈이라면 애초에 금이 있으면 안 되는 돈이었습니다.
1998년 겨울을 기억하십니까? 외환위기로 나라 곳간이 비었을 때 사람들은 장롱 속 금을 꺼냈습니다. 돌반지, 결혼반지, 아버지의 효도 금 열 돈까지, 은행 앞에 길게 줄을 섰습니다. 아이 돌반지를 들고 나온 부모도 있었습니다. 신혼부부는 결혼반지를 빼서 내놓았습니다. 약 350만 명이 내놓은 금은 약 227톤이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금은 투자가 아니었습니다. 위기 때 마지막 비상금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8년, 금은 휴대폰 앱에서 0.01g 단위로 사고파는 상품이 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금을 주식처럼 쫓아 사기 시작했습니다.
금의 역사를 보면 늘 같은 장면이 반복됩니다. 1980년 1월 금값은 온스당 850달러를 찍었습니다. 그 가격을 다시 넘긴 건 2008년입니다. 28년이 걸렸습니다. 2011년 금값은 1,900달러를 넘었습니다. 그 가격을 다시 찾은 건 2020년입니다. 9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2026년, 금은 또 한 번 꼭대기에서 사람들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닙니다. 1980년에 산 금도, 2011년에 산 금도 결국 제값을 되찾았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금도 금을 모으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금은 빨리 부자로 만들어 주는 자산이 아닙니다. 오래 버티게 해 주는 자산입니다.
결국 무너진 건 금이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안 사면 늦는다는 우리의 조바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건 금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파트도, 주식도, 코인도. 우리는 늘 가장 뜨거울 때 가장 많이 몰려갑니다. 그리고 가장 차가울 때 가장 많이 떠납니다. 뜨거울 때 사고 차가울 때 파는 일을 우리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 왔습니다.
1998년 우리는 금을 내놓아 나라를 지켰습니다. 그때 금을 대하던 마음, 급하지 않고 길게 보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마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올해 금을 사셨습니까? 아니면 장롱 속 돌반지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계십니까?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경제두잔, 경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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