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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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고채 금리 급등에 대응해 긴급 바이백을 예고했으나 규모·시기가 없는 빈칸 발표라 시장 기대를 누르는 구두개입 성격이다. 10년물 금리는 7월 2일 3.8%대에서 9월 15일 4.58%까지 오른 뒤 현재 4.4%대. 미국 금리 상승과 국고채 잔액 증가가 원인이며, 초과세수 63조 2천억원의 사용 순서는 법정 배분을 따른다. 과거 2021·2022년 바이백 사례에선 발표 후 금리가 하락했다. 금리가 3.00% 기준금리 대비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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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채를 다시 사들이겠다고 하자 시장은 금리를 잡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발표문을 끝까지 읽어보면 얼마를, 언제 사겠다는 말이 없습니다. 오늘은 이 빈칸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60조원이 넘는 초과세수가 왜 전부 채권시장으로 오기 어려운지 짚어보겠습니다.
오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4%대입니다. 국고채 10년물은 정부가 10년 동안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율입니다. 현장에서는 이 숫자를 나라 전체의 장기 금리 기준선으로 봅니다. 장기 대출과 보험, 연금 상품의 금리가 이 선의 바닥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입니다. 장기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1.4%포인트 넘게 높은 자리에 올라가 있다는 뜻입니다.
발표는 9월 30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나왔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간담회를 주재했고, 기획예산처 장관과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가 함께 앉았습니다. 부총리가 취임한 뒤 처음 연 자리입니다. 여기서 네 기관이 함께 적은 문장이 있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지나치게 오르면 긴급 바이백에 나서겠다는 내용입니다. 네 기관이 같은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메시지입니다.
바이백은 쉽게 말해 정부가 만기 전에 이미 발행한 국고채를 시장에서 되사서 갚는 것입니다. 정부는 채권을 사는 쪽에 서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사는 사람이 있으면 채권값이 덜 떨어지고 금리는 덜 오릅니다. 앞에 붙은 '긴급'은 속도를 가리킵니다. 보통 매입 공고 기간이 하루로 줄어든다는 뜻이지, 규모가 크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금리는 최근 한 달 동안 올랐습니다. 7월 2일에는 3.8%대였습니다. 그 뒤로 오르고 밀리기를 되풀이했지만 큰 방향은 위였습니다. 9월 들어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9월 15일에는 4.58%까지 올랐고, 28일에 다시 4.5%대를 봤습니다. 오늘은 4.4%대로 조금 내려왔습니다. 하루짜리 움직임이 아니라 여러 주에 걸친 상승입니다. 정부가 말을 꺼낸 시점이 바로 이 선의 윗부분입니다.
첫 번째 원인은 바깥입니다. 미국 연준은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4% 안팎이고, 경제 보도에 따르면 장중 5.29%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국제유가도 거들었습니다. 세계 금리의 기준인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 채권금리도 같은 쪽으로 끌려가기 쉽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안쪽입니다. 발표문은 글로벌 금리를 앞에 세웠지만, 국내 요인이라는 말도 함께 적었습니다. 이 대목은 국내 채권 물량 부담을 인정한 표현으로 읽힙니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3.00%로 올렸습니다. 이 역시 연속 인상이었습니다. 한 경제 매체 집계로는 6월 말부터 국고채 잔액이 32조 4천억원, 은행채가 24조원 늘었습니다. 채권 물량이 늘면 값은 내리고 금리는 오릅니다.
정부 카드는 이 숫자입니다. 재정경제부는 9월 30일 올해 세수를 다시 계산했습니다. 올해 국세수입 예상치는 478조 6천억원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입니다. 처음 잡았던 415조 4천억원보다 63조 2천억원이 많습니다. 이것이 초과세수입니다. 예산에서 잡은 것보다 더 걷힌 세금이라는 뜻이고, 반도체 호조가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공돈처럼 들리지만, 이 돈을 쓰는 순서는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결산 시점에 교부금 정산을 먼저 하고, 남은 돈을 정해진 비율로 공적자금 상환과 국채 상환에 나눕니다. 초과세수 전액이 곧바로 채권 매입에 쓰이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채권 시장은 이 돈이 얼마나 바이백으로 돌아올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발표 문장은 "금리가 과도하게 오를 경우"라는 조건으로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사겠다는 게 아니라, 일정 수준을 넘으면 들어가겠다는 약속입니다. 발표 어디에도 규모와 날짜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이를 말로 먼저 기대를 누르는, 구두개입에 가깝게 읽습니다. 근거도 있습니다. 부총리가 9월 29일 같은 문구를 이미 꺼냈고, 이날은 네 기관의 수장이 함께 되풀이했습니다.
바이백과 '순상환'도 구분해야 합니다. 바이백은 되사온 만큼 나중에 다시 발행하면 전체 발행 규모는 그대로입니다. 순상환은 세금으로 갚아서 발행 규모 자체를 줄입니다. 채권 시장이 무게를 두는 쪽은 후자입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국면이 있었습니다. 2021년 11월 정부는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꺼냈습니다. 그 전 한 달 동안 국고채 금리가 0.51%포인트 오른 뒤였습니다. 발표 당일 금리는 0.07%포인트 내려 2.038%가 됐습니다. 2022년 9월에도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이 나왔습니다. 올해 3월 말과 4월 초에는 5조원을 매입했습니다. 이번이 올해 두 번째 바이백 카드입니다.
반대 시각도 있습니다. 씨티는 9월 12일 보고서에서 남는 돈이 미래대응 기금 쪽에 먼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그러면 채권 매입 여력은 작아집니다. 한국경제 역시 초과세수 56조 2천억원을 국채 상환과 기금 사이에서 나눠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발표문이 주거와 일자리, 서민금융에 더 많은 분량을 쓴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바이백이 국고채를 받쳐도 은행채와 회사채 물량은 따로 남습니다.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는 은행이 돈을 빌려오는 비용을 거쳐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옮겨갑니다. 변동금리는 코픽스와 CD 금리를 따르는데, 오늘 CD 91일물은 3.22%입니다. 바이백은 장기 금리를 누르는 수단이고, 변동금리 대출은 단기 금리에 더 민감합니다. 이 차이를 알고 있어야 발표가 내 대출에 주는 영향을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10월 22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립니다. 미국 연준 회의는 10월 27일과 28일입니다. 실제 바이백 공고가 나오는지, 그 규모가 얼마인지도 봐야 합니다. 이 그림이 깨지는 조건은 하나입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계속 오르면, 정부가 사들이는 힘보다 바깥에서 밀려오는 힘이 더 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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