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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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오너·정치권·관료 카르텔로 소액주주 영향력이 제한되어 PBR 1.1~1.2배(약 3,000~3,100P) 부근에서 부담이 크다고 봄. ROE는 한 자릿수로 하락 중이며 기업 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이나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이 부족함. 코스피 4,000~5,000 도달은 선진국형 ROE 경영 전환 없이는 어렵다고 봄. 미국은 고용 둔화와 근원 물가 상승이 겹쳐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있어 상반기만큼의 탄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봄. 국내에서 펀더멘털 투자 가치가 있는 분야는 조선·방산·전력기기(그리드)이며, 전력화와 LNG 추진선·암모니아 추진선 수요, 지정학적 분쟁 증가가 근거로 제시됨. 결론으로 이 세 업종은 조정 시 매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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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안 바뀐다는 게 슬프죠. 저도 30년 넘게 이 시장을 보고 있는데, 갈수록 강하게 느끼는 게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강력한 카르텔이 있고, 그걸 무너뜨리는 것을 아주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카르텔은 정부와 관료, 정치와 관료, 그리고 0.1~1% 수준의 오너 일가입니다. 예전에는 명시적인 카르텔이었다면 지금은 암묵적인 카르텔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업 오너십은 보호해 주고, 대신 기업 경영이 나빠지면 오너가 책임을 집니다. 그래서 사재 출연 같은 것도 합니다.
평소에는 이 카르텔이 드러나지 않고 마치 민주주의 사회, 1인 1표 사회처럼 돌아가다가, 경영권 분쟁이나 사재 출연 같은 두 가지 이벤트가 터질 때만 정체를 드러낸다고 봅니다. 이 카르텔 입장에서 상법 개정 정도는 문구에 불과하니 문제 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세금과 연결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번에 그게 명확해졌습니다. 특히 대주주 요건을 기존 50억에서 10억으로 낮춘 것을 보면서 "아, 사람들이 급소를 찔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한국 자본주의는 오너, 정치권, 관료의 삼각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이는 시스템이고, 개인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말로는 좋다고 하지만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저 같은 순진한 사람은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믿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또 속았다"는 실망 매물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3,000 정도에서 리밸런싱을 했습니다. 퇴직연금에 있던 한국 주식도 전부 다른 것으로 바꿨습니다.
왜 한국 시장을 믿지 않느냐고 물으면, 결국 밸류에이션의 핵심은 펀더멘탈인 수익성입니다. 한국은 수익성이 계속 내려가는 나라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10%대였던 ROE가 지금은 한 자릿수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렵습니다. PBR 0.8배는 너무 과하게 싸다고 보기 어렵고, 저는 사고 싶지만 1.1~1.2배를 넘어 역사적 평균 PBR을 넘어서면 부담스럽다고 느낍니다. 그 분기점이 대략 3,000~3,100포인트 정도로 보입니다.
수급 악화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대주주가 전횡을 휘두를 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느냐입니다. 갑작스러운 물적분할이나 인적분할, 자회사 상장, 아들딸 회사에 수주 몰아주기, 퇴직금 8배 지급 같은 일을 막으려면 누군가 나서야 합니다. 1,000만 원을 가진 개인이 100명 모여 봐야 10억입니다. 반면 10억이나 50억을 가진 사람 한두 명이 있으면 지분율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런 슈퍼 개미들이 앞장서야 주주제안도 가능하고 감사도 선임할 수 있습니다. 남양유업이나 키스코홀딩스 사례를 보면 행동주의 펀드들이 감사를 선임하고, 그 감사가 소송에서 결국 이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연말에 세금 회피를 위해 주식을 팔면 주총에서 의결권이 사라집니다. 결국 오너 일가에는 유리하고 소액주주의 단결은 해치는 법이 되는 셈입니다.
코스피 5,000도 가능했을 텐데 ROE가 7~8%, PBR이 1배 수준에 머무는 이유는 기업이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닙니다. 기업 이익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고, 올해 영업이익은 250조 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입니다. 그런데 ROE가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자본으로 쌓아 두기 때문입니다. 비효율적으로 방치된 자산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하고, 주주에게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으로 돌려주는 방향으로 정책적 자극이 가해져야 합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나 자사주 의무 소각이 그런 취지인데, 실제로는 잘 되지 않고 소액주주의 힘만 빠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ROE가 높아지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상승 여력은 있겠지만, 평균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한 지금 4,000, 5,000을 가려면 선진국형 ROE 경영, 즉 자본 효율을 따지는 경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 변화가 쉽지 않아 보여서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브릭스 국가들, 특히 인도와 브라질이 이번 관세 정책에서 크게 맞았습니다. 트럼프에게 가장 큰 적은 러시아, 중국, 브라질, 인도로 이어지는 브릭스 진영, 즉 반(反)달러 진영이고, 이를 박살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입니다. 다만 인도를 강하게 압박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가 계속 걸림돌이 됩니다. 중국을 견제하려면 인도를 키워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의 정책 방향은 너무 불확실하고 막무가내인 면이 있습니다.
미국 물가 지표를 보면 6월 PCE 디플레이터 등 근원 물가가 이미 오르고 있습니다. 고용이 부진해 성장률은 둔화했는데 인플레이션은 낮아지지 않고, 유가가 낮은데도 인플레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하반기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시사합니다. 따라서 하반기에 상반기만큼의 탄력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펀더멘털을 근거로 투자할 만한 분야는 세 개밖에 없다고 봅니다. 조선, 방산, 전력기기입니다. 이 세 업종은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전환, 즉 전력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체에너지보다는 '전력화'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름 날씨가 이상하고 기상이변이 계속되는 환경에서 친환경적이고 연기를 덜 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연적입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을 전력으로 돌리고, 기름을 만들더라도 최대한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갑니다. 이 과정에서 전력기자재, 특히 그리드 관련 분야가 유망합니다.
또한 석탄과 석유에서 LNG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가 불가피하고, LNG 추진선이나 암모니아 추진선 수요가 커지면서 조선 업종에도 호재입니다. 여기에 태국과 캄보디아 분쟁, 인도와 파키스탄 충돌,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 같은 사례에서 보듯 지역 패권을 노리는 세력들이 미국의 공백을 파고드는 국지전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안보를 책임지던 미국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온 세계에서 방위산업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 세 산업은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세계 최강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격 대비 경쟁력이 좋은 업종입니다. 그래서 이 세 업종에 대해서는 저는 조정 시 매수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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