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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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사이클과 연준 대응을 근거로 하드랜딩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며, 유가·금리 하락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로 시장이 위로 튈 수 있다고 주장. 금리 민감 바이오, 내수주(네이버), 2차전지 반등, 엔터는 내년 상반기 반등 가능성을 언급. 반도체는 최근 급락 후 실적이 살아있어 21년 사례처럼 회복 가능하다고 봄. 킹달러 종료 시 수출주 주도주 교체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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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부채가 많은 나라입니다. 미국 정부도 빚이 많지만, 미국 사람들도 고금리 상황에서는 소비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금리가 확 떨어지고 있잖아요. 수많은 이자 비용이 줄면서 가처분소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드랜딩이 없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시장은 위로 튑니다. 그때 무엇을 들고 있어야 할까요. 그게 핵심이죠.
지금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게 금리 인하 시기가 늦었다, 실기(失機)했다는 거죠. 2021년을 돌아보면, 그때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보고 금리를 낮게 두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급하게 올렸습니다. 25bp씩 베이비 스텝으로 올렸더라면 2022년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지금 걱정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금리 인하 시기를 너무 늦게 잡아서 실기하는 것. 실기가 뭐냐면, 하드랜딩이 온다는 뜻입니다.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에 집중하다가 고용이 박살 나는 경우를 걱정하는 거죠.
우리나라도 IMF 전에 싸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1996년 무렵부터 "조기 퇴직", "조태명태" 같은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 멕시코가 무너지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태국 바트가 무너졌던 해가 1996년이었습니다. 글로벌 정세에 이상한 조짐이 나타났고, 그다음 해인 1997년에 우리나라가 IMF 상황을 맞았죠. 전조 증상 없이 하드랜딩이 오지는 않습니다.
닷컴 버블 때도 말도 안 되는 기업들이 상장했고, 상장 2년이 안 돼 청산되는 기업들이 나왔습니다. 하드랜딩에는 항상 대마가 죽는 일이 따릅니다. 당시 경영·경제 분야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가던 장기신용은행이 망했고, 미국에서는 엔론과 회계감사를 맡았던 아서앤더슨이 망했죠.
2008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갑자기 터진 것처럼 보이지만, 2007년 2월 HSBC가 100억 달러 손실을 공시했습니다. 2007년 7~8월에는 골드만삭스도 충당금을 쌓기 시작했죠. 미국 집값은 2006년 하반기부터 빠지기 시작했고, 서브프라임 부실이 쌓였습니다. 2007년 12월에는 베어스턴스 CEO에게 사임 압박이 있었고, 2008년 1월 베어스턴스가 무너졌어요. 그리고 9개월 뒤 리먼브라더스가 망하면서 실업률이 1년 뒤 10%를 넘었습니다. 이렇게 사전 조짐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AI가 거품이라는 말이 많은데, 2년 안에 망할 AI 대마가 있을까요. 최근 주가가 오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나 델 같은 기업이 2년 안에 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닷컴 때처럼 말도 안 되는 기업이 줄줄이 상장하는 일도 없어요. 나스닥 성장주의 PER은 닷컴 당시 196배였는데, 지금은 36~38배 수준이고 최근 조정도 받았습니다. 절제된 상승이에요.
그런데 빅테크가 계속 사람을 자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이 모두 인력을 줄이고 있죠. 이것이 경기 침체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자동차 공장에 로봇이 들어와 사람을 대신하듯, AI 때문에 한 명이 하던 일을 지금은 한 명이 더 많이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러면 사라진 노동자의 몫은 누구에게 갈까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떠올리면 됩니다. 노동비용이 줄어든 만큼 그 몫은 자본가, 즉 주주에게 갑니다. 미국 S&P500의 EPS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올라가는 이유입니다.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아도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또 유가가 빠지고 금리도 빠지고 있습니다. 주유소 기름값이 2,000원대에서 1,500원대로 내려왔어요. 15만 원 넣던 걸 12만 원만 넣으면 되니, 일주일에 3만 원씩 아끼는 셈이죠. 이런 식으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살아나고, 하드랜딩 우려는 줄어듭니다.
고금리 시기에는 킹달러가 됐고, 미국에서 장사 잘하는 기업이 주도주였습니다. 전력설비, 미국에서 잘 팔리는 현대차·기아, 미국 시장에서 돈 번 화장품·미용기기 기업들이 대표적이에요. 금리가 인하되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고금리와 고환율에 힘들었던 기업들이 반등할 수 있습니다. 산업의 성장성을 따지기보다 안도 랠리를 기대할 만한 구간입니다.
코로나 때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실업률이 14.8%까지 급등했지만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금리를 낮추면서 유동성 랠리가 왔고, 금융장세에서는 바이오, 인터넷, 게임 같은 업종이 올랐죠. 네이버, 카카오가 그랬습니다. 지금은 고금리 상황에서 수출 기업이 다시 주목받을 때입니다. 네이버는 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 원대에서 4,000억 원대로 올라섰고, 매 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하드랜딩으로 위기가 오면서 환율이 오르면 안 됩니다. 경기침체가 오는데 환율이 떨어지는 건 말이 안 되죠. 위기가 오면 환율은 올라가는 게 정상입니다. 작년 3월 미국 지방은행 사태 때 환율이 처음에는 올랐다가 곧 떨어졌고, 하이일드 스프레드도 같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연준이 들어가 은행을 살리고 예금을 보호하면서 수습했다는 신호였어요. 환율이 안정되는 모습이 나온다면 내수 우량주와 네이버 같은 종목에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2차전지는 최근 3년간 고성장을 누렸고,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돈을 빌려 설비에 투자했습니다. 양극재 업체들의 유동부채가 크게 늘었어요. 신용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가 금리 상승에 이자 부담과 주가 하락을 함께 겪은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이런 부채가 많은 기업들이 안도 랠리에서 먼저 반등하고, 2차전지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바이오는 금리에 가장 민감한 업종입니다. 임상 1·2·3상마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고금리에서는 펀딩이 어렵습니다.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바이오가 늘 먼저 움직였어요. 2008년 리먼 사태 후 저금리 기조에서 미국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올랐습니다.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을 앞두고 2015년 7월에 지수가 무너졌고, 그 뒤로는 지지부진했어요. 대선이 끝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장이 온다면 바이오 섹터가 주도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특히 부진했습니다. 올해는 인도, 대만, 미국 대선, 우리나라 총선까지 슈퍼 선거의 해였고, 올림픽도 있었습니다. 선거와 큰 스포츠 이벤트에 관객과 관심이 쏠리면서 엔터 실적이 영향을 받았어요. 다만 올해는 기저 효과 때문에 베이스가 낮아졌고, 벌써 1년 넘게 조정을 받았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반등이 셀 수 있습니다. 시장이 한번 흔들리고 나면 주도주가 바뀌는 경향이 있으니, 지금 많이 힘든 엔터 투자자도 내년을 기대해 볼 만합니다.
반도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미국에 수출을 잘하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경기가 좋지 않았어요. 코로나 때 DB에서 일곱 종목이 강하게 올랐던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경기가 나쁠 때 성장과 수익을 내는 기업이 몇 개 없으면 그 기업에 돈이 몰리고 멀티플이 높아집니다. 최근에도 AI 모멘텀으로 반도체와 엔비디아가 강하게 올랐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살 만한 기업이 늘어납니다. 건설과 조선도 움직이기 시작했죠. 반도체가 독점적으로 픽아웃된 것이 아니라 다른 주식도 살 만해졌다는 뜻입니다. 최근 멀티플이 낮아진 것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대선, 금리 이슈가 겹친 탓입니다. 하이닉스가 25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40% 빠진 건 빨라도 너무 빠른 조정이에요. 반도체 사이클은 이미 턴어라운드했는데 이렇게 빠지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2021년을 떠올려 봅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2021년 1월에 고점을 찍고 한동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익이 계속 잘 나오면서 2021년 하반기에 주가가 다시 올라왔고, 삼성전자는 8만 원을 회복하고, 마이크론은 신고가로 한 해를 마쳤습니다. 하이닉스도 초반 가격을 거의 회복했어요. 내년 상반기에도 이익이 유지된다면 비슷한 흐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많이 샀다면, 주가가 반등할 때 그 물량이 빛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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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박세익 전무님과 함께 금융투자와 미국·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으셨을 겁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다음에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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