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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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과 외국인 채권·주식 매수 지속으로 내년 초까지 국내 증시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 상법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PBR) 해소 시 코스피 3,200~4,300까지 상승 여지를 제시. 다만 짝수해 하반기 약세 계절성과 미국 중간선거·실업률 상승 리스크로 2026년 하반기 조정을 경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은 주주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분할 효과로 시총 20~30% 증가 가능성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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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체슬리 투자자문의 박세익입니다. 아직까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시장을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요인이 고금리와 고환율이었습니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환율이 1,475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벌써 1,37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 환율이 떨어질 때 과거에는 시장이 항상 강세장이었습니다. 코로나 때를 생각해 보시면, 2020년 3월 23일 언저리에 우리 시장이 바닥을 쳤을 때 환율은 1,299~1,300원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수가 3,000을 돌파하던 2020년 연말과 2021년 초에는 환율이 1,08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달러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데, 투자자들이 이제는 위험자산에 투자해도 된다고 판단해 달러를 팔고 위험자산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달러 인덱스가 98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80대까지도 갈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초반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더 강세로 간다는 뜻이므로, 달러를 가지고 국내 주식을 더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우리나라 증시가 올라가려면 외국인 매수 없이는 어렵습니다. 지수가 오르면 국내 기관과 개인은 주식을 팔고, 떨어지면 다시 사는 매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증시를 밀어 올리려면 외국인이 돌아와야 합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 채권을 사든 주식을 사든 가장 중요한 것이 환율입니다.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는 내년 초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국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분들은 경기가 하드랜딩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합니다. 내수 경기가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약간 슬럼프에 빠진 것과 큰 구조적 약세장이 오는 것은 다릅니다. 하드랜딩이 온다면 외국인들은 IMF 때도 그랬듯이 무조건 우리나라 채권부터 팔고 나갑니다. 그런데 최근 기사를 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라고 나옵니다. 지금으로서는 우리나라에 아주 큰 경기 불황이 오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경기가 소프트랜딩할수록 국내 금리는 계속 떨어집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과거의 유동성 장세가 펼쳐집니다. 1980~90년대 유동성 장세에서 움직였던 트로이카 주식이 바로 은행, 증권, 건설입니다. 최근 이 섹터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강남 등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부동산이 안 좋은데도 건설주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동성 랠리까지 겹쳐서 시장이 오르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상승이 가능한지는 상법 개정에 달려 있습니다. 지난번에 한덕수 총리 권한대행이 거부했던 상법 개정이 새 정권에서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지금 PBR은 0.9배입니다. 이 PBR이 1배가 되면 지수가 2,850 정도, 1.1배가 되면 3,200 정도가 됩니다. 일본이 현재 1.4배까지 올라와 있는데, 우리 증시도 1.4배까지 간다면 지수는 4,300까지 갈 수 있습니다. 상법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없어진다면 이런 그림이 가능합니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하면 우리 증시는 내년 초까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3,000은 올 연말이나 예년 수준에서 가능해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하이닉스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삼성전자가 D램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이면서 초격차를 보였을 때는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많이 샀다는 것입니다. 작년 상반기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파운드리도 2등, D램도 2등, 핸드폰도 2등으로 2등주로 바뀌어 있습니다. 펀드 매니저들이 말하는 산업 내 '탑픽'이 이제는 삼성전자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반도체 업황 전체를 보면, DDR4나 DDR5 같은 레거시 제품마저 최근 스팟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올라올 여건이 마련된 셈입니다. 삼성전자 없이 3,100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증시를 강하게 이끄는 모습은 아니더라도 6만 원을 넘어가는 모멘텀은 생겼다고 봅니다.
우리 증시가 건강해진 부분도 있습니다. 2017~2018년에는 하이닉스의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거의 50%였고, 삼성전자의 2018년 영업이익이 58조 8,000억 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의 60%가 반도체에서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가 지지부진함에도 조선, 방산, 원전 등 실적 모멘텀이 생긴 업종이 더 많아졌습니다. 여기에 트로이카 섹터도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산업별로 고르게 넓어졌기 때문에 증시가 건강하게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많이 오른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 시장이든 한국 시장이든 계절적으로 약한 시기가 있습니다. 우리 증시는 크게 보면 짝수 해에 안 좋고 홀수 해에 좋았습니다. 올해까지는 돈을 벌고, 내년에는 방어를 해야 합니다. 월별로 보면 홀수 해에도 약한 달이 있는데, 2월, 8월, 9월이 그렇습니다. 지금은 6월인데, 작년에도 7월 말부터 주가가 빠졌고, 재작년 2023년에도 8월부터 주가가 빠졌습니다. 2023년에는 미국 시장이 굉장히 강했는데도 8월, 9월, 10월 나스닥이 3개월 연속 음봉을 냈습니다. 더울 때는 증시가 뜨겁지 않고 오히려 휴가를 가거나 더위를 먹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외우기 쉽습니다. 보통 7월까지는 시장이 강한데, 이를 서머랠리라고 합니다. 실제로 8월과 9월은 장이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조선, 방산, 원전 같은 섹터를 못 사셨다면 조금 기다렸다가 눌림목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희 전략을 말씀드리면, 이번 7~9월 조정에 대비하고, 10월 말부터 내년 4월까지 이번 상승의 마지막 오름세가 있다고 봅니다. 그 상승까지 타고, 내년 5월부터 10월은 짝수 해의 5월, 10월처럼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채권 매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5월부터 10월 사이에 주가가 빠질 수 있는 이유는 고용 지표에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졸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구인 비율(JOLTS 구인건수/실업자)이 1.03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직후에는 1.2까지 올라갔었는데, 1.2는 최근 2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숫자입니다. 구직자 100명에 구인 일자리가 120개였다는 뜻으로, 그만큼 호황이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숫자가 이미 1.03까지 떨어졌습니다. 2019년 미국 경기가 썩 좋지 않았고 기업 EPS 증가율도 거의 없었을 때에도 구인 비율은 1.05~1.1 수준이었습니다.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이 비율이 계속 떨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도 인력 감축을 발표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소프트웨어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실업률을 끌어올리면 실업률이 4.5%, 5%까지 올라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내년 하반기 시장 조정은 그동안 기다려 온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현실화되는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실감할 수 있는 시기가 내년 하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짝수 해 하반기 장이 안 좋은 이유는 스포츠 빅이벤트 때문만이 아닙니다. 저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미국 대선과 중간선거가 모두 짝수 해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통령과 상·하원이 모두 공화당인데, 내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게 되면 트럼프의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미국 대통령 2년 차 하반기에는 주식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에 투자하시는 분들도 말씀드린 기간 동안에는 피해 계시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축구에 비유하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은 연고나 학벌과 관계없이 실력 있는 선수를 뽑아 기용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일수록 소액주주에 대한 차별이나 지배주주를 위한 이사회 의사결정 같은 관행이 있었습니다. 모든 상장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법 개정으로 주주 가치에 대한 충실 의무가 생기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외국계든 국내계든 행동주의 펀드가 나서게 됩니다. 요즘은 국내 행동주의 펀드도 많아졌습니다.
외국 펀드가 들어와 기업을 키운 사례도 있습니다. 클래시스 같은 경우 행동주의 펀드는 아니었지만 외국 펀드가 들어와 기업을 성장시켰습니다. 거기에 종사하던 근로자들도 돈을 많이 벌었고, 클래시스를 담은 국민연금 등 국내 펀드들의 수익률도 좋아졌습니다.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미국에는 '경영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주주들이 회사를 가장 잘 발전시키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진을 뽑는 것입니다. 히딩크 감독을 뽑듯이 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경영권을 가지면 회사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습니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 가치에 대한 충실 의무가 생기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일본 시가총액 1위는 도요타이고, 우리나라 1위는 삼성전자입니다. 얼마 전까지 TSMC의 시가총액은 이 두 회사를 합친 것보다 더 컸습니다. 대만은 일본 대기업의 하청 체제에 머물던 나라였는데, TSMC가 이렇게 커졌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삼성바이오를 보면 '바이오의 TSMC'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CDMO 사업을 하고 있고, 그 밑에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과 비슷한 모델로, 특허가 끝난 바이오의약품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와 그보다 개량된 바이오베터를 만듭니다. 이번에 인적분할을 하게 되는데, 물적분할과 달리 주주가 분할된 두 회사를 모두 갖게 됩니다. 이 부분은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은 좋은 결정이라고 봅니다.
분할된 두 회사 중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갈지는 투자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둘 다 들고 가도 될 만큼 비즈니스가 매력적이고 잘하고 있습니다. 분할을 아파트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60평짜리 아파트를 40평과 20평으로 쪼개서 재건축하면 분양가 합계가 더 높아지는 것처럼, 분할 효과만으로도 시가총액이 최소 20~30%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위탁 생산을 맡기면서 신약 기술이 자회사로 넘어갈 우려가 있었는데, 분할로 그 우려가 해소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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