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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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7월 변동성 장세는 국민연금 매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중동전쟁 재격화에 따른 유가·금리 상승, 반도체 실적 우려가 겹친 결과였다고 설명. 8월 이후는 레버리지 규제, 국민연금 리밸런싱 종료, 전쟁 완화(타코), 재정 유동성 확대로 유동성 장세 재개를 전망. 환율은 1350~1450원대 안정 후 하반기 정점 뒤 완화 전망, 2027년은 세계 저성장 고착화와 한국 성장률 둔화,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 및 AI 거품론 변동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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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제 2026년 하반기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매년 경제 전망서와 머니 트렌드를 통해 경제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고, 우리가 어떤 위협과 기회를 마주하게 될지 의견을 드리고 있는데, 올해도 하반기 끝자락을 기준으로 흐름을 짚어 보려 합니다. 이름하여 '2027년 경제 전망'이라는 대주제로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에 앞서 말씀드리면, 2026년 하반기 끝자락까지가 어떻고 2027년까지의 경과가 어떨지 그 관점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경제는 흐름이라고 계속 말씀드리고 있죠. 흐름을 말씀드리려면 지금까지를 잘 정리해야 합니다. 오답 체크를 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를 정리하고, 2026년 나머지 하반기와 2027년의 흐름을 함께 추적해 보겠습니다. 먼저 질문 있으신 분 말씀해 주세요.
**질문: 6, 7월 변동성 장세와 8월 중순 이후 반등을 예측하셨는데, 적중했다고 보시나요? 왜 그렇게 보셨나요?**
네, 감사합니다. 작년 이맘때 제가 이 칠판 앞에서 2025년과 2026년을 '피벗 시대', 즉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나가는 시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책에도 명시해 두었고요. 그렇다면 2025년에서 2026년은 큰 틀에서 '유동성 장세'라고 본 것입니다.
당시 의견은 2025년 3, 4월이 주가 저점이었고, 25년과 26년은 우상향 장세로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2026년 6, 7월에는 한 번 꺾여 들어간다고 드렸죠. 그럼 왜 꺾였느냐가 핵심 질문인데, 이는 정리해 둘 가치가 큽니다. 5월 당시 저는 6월에 변동성 장세가 오고, 7월에는 더 큰 변동성 장세가 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변동성의 배경은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레버리지 ETF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고, 국민연금 매도세라는 사람도, 외국인 매도라는 사람도, 반도체 꺾임이라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가격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정해집니다. 여러분의 연봉도 학력, 경험, 자격, 노동의 가치 등이 함께 작용해 정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주식도 날씨와 같습니다. 장마가 오는지 모르고 방 안에만 있으면 날씨를 알 수 없듯, 주식을 보려면 여러 변수를 봐야 합니다. 특히 주식은 선행성을 가집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고 나쁘냐보다, 앞으로 실적이 나빠질 거라는 기대나 걱정이 가격을 움직입니다. 앞으로 반도체 가격이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반도체 구매 여력에 대한 걱정이 맞물리면 부정적 기대감이 주가를 누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6, 7월 변동성의 주요 원인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국민연금의 매도세**입니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매입하며 상승장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주식 비중을 원래 목표보다 크게 늘린 상태였죠. 그런데 6월 초부터 리밸런싱을 위한 매도세가 본격화되면서 하락 방향을 만들었습니다. 방향을 정한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둘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입니다. 이 상품은 방향을 정하지는 않지만 기울기를 결정합니다. 5월 말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가 하락세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상품이 우리 경제에 잘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M7 기업들이 시가총액의 약 35%, 중국 차이나 드래곤 7개 기업이 약 40% 수준인 반면, 우리는 두 개 기업이 50%를 넘습니다. 대만도 TSMC 비중이 크지만 대만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없습니다. 우리처럼 소수 대형주에 대한 두 배 레버리지 상품은 자금 쏠림을 만들어 상승도, 하락도 크게 만듭니다. 그래서 조정이 있었고, 문턱도 올렸습니다. 예탁금 기준과 교육 요건을 올리고, 거래 단위를 20주 단위로 바꾸고, 신규 상품 출시와 광고를 막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실제로 레버리지 의존도는 8월 들어 확실히 줄었습니다.
셋째, **지정학적 긴장과 금리 불안, 반도체 실적 기대감**입니다. 6, 7월 중동 전쟁이 재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급감했고, 국제 유가와 국채 금리,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습니다. 이것이 위험 자산을 회피하게 만들었죠. 여기에 7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잉여 현금이 줄어드는 모습이 드러나자, 반도체 수요에 대한 부정적 기대감이 더해졌습니다.
그렇다면 8월 이후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먼저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은 끝났습니다.** 주가가 크게 조정되면서 오히려 국내 주식 비중을 채우기 위한 매입 여력이 생긴 상황이죠. 레버리지 의존도도 낮아졌습니다. 전쟁에 대한 공포도 둔화되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유가와 금리가 계속 높으면 11월 중간선거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8월에 이른바 '타코(TACO)', 즉 전쟁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유가와 국채 금리가 다시 떨어졌고, 이것이 주가 반등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반도체 실적 발표도 8~10월에는 없어 부정적 기대감이 잠시 누그러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5월 말에 "쉬어 간다, 변동성 장세를 즐길 분만 즐기시고 떠나 계실 분은 떠나 계십시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에 휴게소를 들렀다가 다시 출발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죠. 그 조정이 끝나고 8월 중순부터 유동성 장세가 다시 온다고 본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준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데 왜 유동성 장세냐"라고 질문하십니다. 유동성 정책에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두 가지가 있습니다.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는 통화정책이고, 2026년 하반기에 말씀드리는 것은 재정정책 관점입니다. 미국이 OBBBA 법을 통과시키면서 2025년에 부채 한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 것과 같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것이죠. 정부 부채가 늘어나는 과정이 곧 유동성이 늘어나는 과정입니다. 이런 움직임이 8월 중순부터 이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드렸습니다.
또한 8월 이후 지정학적 긴장도 완화되는 흐름으로 봅니다. 9월 미중 정상회담, 11월 APEC 정상회담 등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긴장이 고조되면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긴장이 완화되면 위험자산을 선호합니다. 6, 7월의 부정적 요인은 사라지고 오히려 긍정적 요인이 생긴 셈이죠.
**정리하면**, 2026년 6~7월 변동성의 원인은 국민연금 리밸런싱,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지정학적 긴장과 금리 상승, 반도체 실적 기대감의 약화였습니다. 8월 이후에는 국민연금 매입 여력, 레버리지 의존도 축소, 지정학 긴장 완화, 재정정책발 유동성 장세, 반도체 실적 발표 공백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씀드린 2026년 주식 시장 회고와 향후 전망의 요약입니다.
**질문: 환율도 다소 안정될 거라고 하셨는데 근거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환율은 누구도 정확히 맞출 수 없습니다. 신도 맞출 수 없다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누가 맞추느냐보다, 왜 그렇게 전망하는지 근거를 들으셔야 합니다. 근거대로 움직이면 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제 전망은 이렇습니다. 2026년 끝자락까지 환율은 대략 1,550원 정도까지 오른 뒤 하향 안정화될 것이고, 1,350원에서 1,450원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원화 약세, 즉 강달러 뉴노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화 가치 하락은 곧 달러 강세라는 뜻이니까요.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통화량(M2) 증가율**입니다. 2026년 상반기까지는 한국의 M2 증가율이 미국보다 컸습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M2 증가율이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유동성 증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제 추정으로는 한국의 M2 증가율은 개정 후 기준 5% 수준을 유지하고, 미국은 15%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이 전제가 틀리면 환율 전망도 틀릴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둘째, **기준금리 격차**입니다. 미국은 1년 넘게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고, 한국은 마지막 인하 후 2026년 7월까지 동결하다가 7월에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한미 금리 격차가 1.25%포인트에서 좁혀진 것입니다. 금리는 곧 돈의 가치를 반영하므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신호입니다. 미국은 이미 3.75%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 인상 이유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반면 한국은 추가 인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것도 환율을 결정하는 요소입니다.
셋째, **지정학적 긴장과 안전자산 선호**입니다. 6, 7월에는 중동 전쟁 재격화로 긴장이 고조되며 달러 같은 안전자산이 선호되었습니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미중 정상회담, APEC 정상회담 등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고 달러 회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이는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수급 요인**이 있습니다. 한국은 상반기까지 역대급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환율이 오른 것은 기업들이 번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환전을 권고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수출기업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앞으로 원화가 강해질 것 같으면 환전을 하고, 달러가 강해질 것 같으면 환전을 미루겠죠. 정부가 하지 말라고 막아도, 원화가 강해질 것 같으면 환전하게 됩니다. 기업의 환전 결정이 수급을 바꾸고, 이것이 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근거를 말씀드렸다고 해서 제 전망이 맞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돈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들여다볼 때 이런 관전 포인트를 함께 보시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2026년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된다고 전제하면, 환율도 상대적으로 반전 흐름이 이어질 것입니다. 경제 주체들이 이를 그렇게 인식하면 환전 움직임도 이어지고, 그 결과 환율을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2026년 하반기 끝자락까지 그런 흐름으로 봅니다.
질문이 있었죠. 세계 경제는 어떤 흐름인지 먼저 짚겠습니다. 매년 이맘때 경제전망서 『머니 트렌드』를 발간하면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실물 경제를 먼저 전제로 놓고, 자본 시장은 따로 구분해서 이해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물 경제는 소득, 기업 매출, GDP, 수출액, 소비 지출의 증감을 말합니다. 반면 주식, 환율, 채권, 부동산 시장은 실물 경제와 같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물 경제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먼저 판단하고, 그에 연동해 자본 시장의 흐름을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여러분이 주로 물어보신 질문이 자본 시장에 관한 것이었는데, 원래는 실물 경제부터 가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2027년 경제 전망의 표지에 적은 키워드는 '돈의 역류'입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데 아랫물이 위로 거슬러 올라가는 현상을 역류라고 하죠. 거대한 파도는 기본적으로 위험 요인이지만, 그 안에는 위협과 기회가 함께 있습니다. 그래서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팬데믹, 중동 전쟁, AI 혁명 같은 거대한 파도마다 경제의 흐름은 굴절되었고, 돈도 위험도 함께 흘렀습니다.
세계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되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평년 성장률 3.7%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2~2025년 3.3~3.6% 사이를 오가다가, 2026년에는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더 낮아졌습니다. IMF 전망치도 4월 3.1%에서 7월 3.0%로 낮아졌습니다. 중동 전쟁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줄였고, 반도체를 제외하면 신규 투자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IMF, OECD, 세계은행 모두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 경제는 조금 다릅니다. 2025년 성장률은 1% 안팎으로 금융위기 때에 가까운 극단적 저성장이었습니다. 그래서 2026년은 기저효과로 급반등해 3% 가까이 될 것이고, 2027년에는 2% 안팎으로 다소 주춤할 것으로 봅니다. 한국과 세계 경제가 업박자를 보이는 이유는 증가율이라는 지표 때문입니다. 2025년이 흉년이었기에 2026년의 증가율이 급등하는 것이고, 2027년에는 같은 증가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시는데, 정의상 아닙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은 2026년 6~8월경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도 6월 3.2%가 정점이었고 7월에는 2.8%로 낮아졌으며, 점차 2%로 수렴할 것으로 봅니다. 경기 침체도 아닙니다. 총량적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경기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다만 체감은 다릅니다. 저는 이를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반도체 업계 17만 명은 성과급으로 호황을 체감하지만, 나머지 2,900만 명의 취업자는 내수 침체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체감합니다. 물가 역시 물가 상승률과는 다릅니다. 물가 상승률이 떨어져도 물건 가격 자체는 이미 올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은 고물가입니다.
이 구분이 정책에서 중요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하면 거시 정책인 통화·재정 정책으로 대응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니 물가 체감 계층에는 에너지·식료품 바우처 같은 대책을, 경기 체감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실질적인 경기 진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중동 전쟁은 세계 경제에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에 사고가 나서 5시간 걸릴 길이 6시간 넘게 걸리게 된 것과 같습니다. 전망이 틀린 것이 아니라 수정된 것입니다. OECD도 2026년 성장률 전망을 3.4%에서 2.8%로 하향했다가 회복하는 흐름으로 보았습니다.
영향은 권역별로 다릅니다.
- 걸프 국가들(중동 전쟁 지역): 석유 생산·저장·정제 시설이 파괴되어 가장 직접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 에너지 수입 선진국(한국, 일본 등): 유가 상승과 원자재 조달 차질로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헬륨 공급 차질은 반도체에도 영향을 줍니다. - 에너지 수출 신흥국: 유가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오르고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하는 상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신사업 투자 심리도 위축되었습니다. 종합하면 중동 전쟁은 세계 경제에 약 -2 정도의 하방 압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하방 압력을 강하게 끌어올린 상방 압력이 있습니다. 바로 AI입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데 그 흐름을 거스르는 힘이 있듯, 중동 전쟁의 하방 압력에 맞서 AI 반도체의 상방 압력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국은 HBM 종주국이며 메모리 반도체 생산 비중이 가장 큽니다. AI 하드웨어 수출 상위 4개국에 드는 한국은, 중동 전쟁의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AI 수출 호황으로 오히려 더 큰 상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즉, 전쟁이라는 먹구름이 세계 경제 전체에 드리웠지만, AI 수출 기회를 가진 나라는 그 먹구름을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정리하면, 2027년은 전쟁의 하방 압력과 AI의 상방 압력이 충돌하며 돈이 역류하는 해입니다. 세계 경제는 저성장 고착화 속에서 2027년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 흐름을 기준으로 자본 시장의 움직임을 읽어 나가시면 됩니다.
우리가 이 공간 안에 와 있으니까 지금 밖에는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비가 오는지 체감하지 못합니다. 엄청나게 추운 날씨임에도 여기에는 난로를 따뜻하게 피워서 따뜻한 것이죠. 이해가 되시죠? AI가 바로 그런 역할이에요. 전체 경제와는 다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엔진에 해당한다고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두 번째 자료를 보여 드릴게요. 실제 세계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있는데, 그 무역은 어떻습니까? 증가하고 있습니다. 25년, 26년에 걸쳐 늘었는데, 그 무역에서 무엇이 지배적으로 기여하고 있을까요? AI입니다. AI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연히 반도체가 필요하고, 반도체 장비와 소재가 필요하죠. 그런 것들의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26년에는 더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수출을 이끌었고, AI 수출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었다고 표현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를 보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체 수출 품목에서 반도체 단일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몇 퍼센트쯤 될까요? 10%, 15%? 저도 15~20% 정도일 거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그랬어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단일 품목의 비중은 2011년 9%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24%까지 올라갑니다. 어마어마하죠. 26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38.7%입니다. 그러니 반도체 수출 호조가 우리나라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만들었다는 것도 전혀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AI와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동전쟁의 강한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 압력이 있었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에 반도체가 있다는 것이, 스포츠에서 태권도가 있고, 스피드 스케이팅이 있고, 양궁이 있어서 다행인 것처럼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경제의 성장세를 만드는 것은 맞고, 그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때문에 온 국민이 경제가 호황이라고 체감할 수는 없게 됩니다.
전체 경제는 호조인 게 맞지만, 지금 보여 드리는 자료처럼 그것은 반도체 수출의 호조입니다. 전체 수출이 호조인 것처럼 보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수출은 강한 흐름이라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제 주체마다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성장률이 3%를 향해 올라간다고 하느냐, 나는 도저히 실감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제가 앞선 강의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 그러나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에는 해당된다"고 말씀드린 것이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특히 AI가 거시 경제를 어떻게 끌어올렸는지 설명드렸지만, 여러분이 체감하시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AI를 만드나요? 반도체를 만드나요? 반도체 회사의 직원이신가요? 전체 취업자 2,950만 명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은 17만 명뿐입니다. 그러니 전체가 반도체가 이끄는 성장 호조를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인 99.9%는 중소기업 임금 근로자입니다. 그 중소기업 직원과 소상공인 직원들은 안타깝지만 그 어마어마한 호황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AI, 반도체, 그리고 반도체에 들어가는 부품과 소재의 밸류체인 안에 있는 종사자들은 호황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편의점 사장님은 전반적인 회복세를 느끼지 못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인근에 있어 그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 사장님은 역대급 매출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반도체 밸류체인 안에 있다고 가정하면 호황을 느끼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반도체와 AI가 만드는 경기 판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질문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AI 거품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2027년에 실제로 AI 거품이 붕괴할지가 궁금하다는 질문이죠.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답을 드리려면 반도체 밸류체인을 이해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이용하시나요? AI 서비스를 이용하시죠. 그런데 AI 서비스를 전달하려면 AI 모델이 필요합니다. 파라미터 수가 몇 개인지로 모델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모델이 필요한 것입니다. AI 모델을 이용해서 누가 AI 서비스를 더 잘 전달하느냐가 경쟁입니다. 예를 들면 AI 의료 서비스가 있고, AI 교육 서비스도 있습니다. 제 테니스 동호회의 한 지인은 토플, 토익, IELTS 같은 영어 시험을 볼 때 스스로 평가하고 오답을 체크하고 정리해 주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1위 스타트업의 사람입니다. 저는 그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이처럼 AI 서비스는 다양하고, 여러분은 그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것입니다. 모델을 구경해 보신 적은 없으실 겁니다.
그런데 모델만 있으면 서비스가 다 전달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인프라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AI 인프라, 즉 데이터 센터입니다. 두 번째는 전력 인프라이고, 세 번째는 통신 인프라입니다. 이 중 AI 인프라가 이른바 데이터 센터이고, 그중에서도 AI 데이터 센터가 지금 폭증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AI 서비스를 전달하는 기업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같은 기업들이 AI 시장을 장악하려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델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기존에 구축된 전력 인프라나 통신 인프라에 비용을 내고 사용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이들을 빅테크 기업, 플랫폼 기업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에는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부릅니다. 하이퍼스케일러급 AI 데이터 센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센터를 누가 갖고 있느냐? 바로 이 빅테크 기업들, 쉽게 말해 M7 기업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무엇을 사 주는 것일까요? 데이터 센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반도체입니다. 여기까지 이해가 되셨죠? 결과적으로 이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를 사 주는 구조입니다. 메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데이터 센터에 쓸 반도체를 더 달라고 하고, 구글도 반도체를 더 필요로 합니다. 만날 때마다 "HBM 더 달라, 메모리 더 달라"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케이펙스 투자, 즉 자본 지출입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면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미국에는 데이터 센터가 4,600개 정도 있고,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12,000개 정도인데, 그중 약 3분의 1이 미국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어마어마하게 짓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5년, 2026년, 2027년에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를 더 많이 짓고 있습니다. 차원이 다른 인프라와 차원이 다른 모델을 구축해서, 다른 어떤 기업도 제공하지 못하는 차원이 다른 AI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반도체를 사 주는 것입니다. 저의 의견을 기본적으로 말씀드리면, 반도체 수요는 계속 갈 것입니다.
그리고 반도체 기업과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하나를 지을 때도 인허가를 먼저 받습니다. 주택 건설 인허가 건수라는 데이터가 있고, 인허가를 받은 뒤 착공, 준공, 실제 시공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분양, 입주가 이어집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아무리 빨라도 2년입니다. 데이터 센터도 건설하려면 설계하고, 자본 지출 계획을 세우고, R&D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공급은 언제 이루어질까요? 공급 계약은 적어도 1.5년 전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니까 지금 수출하고 있는 반도체는 적어도 1.5년 전에 계약된 것입니다.
제가 자주 드는 비유가 있습니다. 항공기 공장에 가 보면 회전익 헬리콥터를 만드는 라인과 고정익 항공기를 만드는 라인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고정익 항공기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 약 20만 개를 수급받는 데 3.5년이 걸립니다. 물론 이전 항공기를 만들기 위한 부품 일부를 이미 수급받고 있다가 다음 항공기 부품도 미리 수급해 두는 식으로 기간이 단축되는 효과는 있지만, 어쨌든 항공기 한 대를 완성하는 데 3.5년이 걸립니다. 반도체는 그 항공기의 부품입니다. AI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그 부품을 수급받는 것이죠.
장기 계약 건수만 가지고 계산해 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괜찮을 것입니다. 일단 긍정적일 것이고, 역대급 실적을 계속 갱신해 나갈 것이라고 가정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AI 거품론이 제기될까요? 여기서 긍정과 부정을 섞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는 AI 서비스만 말씀드렸는데, 여기에 또 하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TV와 냉장고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에어컨이라는 섹터가 새로 생겼습니다. 에어컨이 필수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대 이전에는 선택재였는데 필수재가 되면서,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가 생겨 삼성전자 실적이 급등했습니다. 마찬가지로 2020년에는 휴대폰 사업이 생겼고, 그로 인해 또 한 번 매출 카테고리가 생겼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지금 또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피지컬 AI입니다. AI 서비스가 아니라 AI 프로덕트입니다. 로봇, 자동차, 가전제품, PC, 휴대폰 같은 하드웨어 자체가 AI 서비스를 구현합니다.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해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휴대폰 자체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 되는 것이죠. 냉장고 자체가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동차 자체가 AI 자동차가 됩니다. 이것이 모두 피지컬 AI이고, 이를 AI 프로덕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서비스만 제공하던 단계에서 AI 프로덕트로 바뀌면 다른 제품의 반도체 수요를 한 단계, 또 한 단계 끌어올릴 여지가 있습니다.
2026년은 피지컬 AI 시대입니다. 2025년까지는 구상만 했고, 2026년에는 계획과 플래닝을 하는 단계이며, 2027년에는 피지컬 AI가 실제로 상용화되고 제품이 만들어져 매출과 수출을 일으키는 국면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반도체 수요가 또 한 번 늘어납니다.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몇 개 들어갈까요? 내연기관 자동차에 2,000~3,000개 정도 들어간다고 하고, 전기차에는 700개 정도, 자율주행 전기차에는 그보다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기존 냉장고와 AI 냉장고, 기존 PC와 AI PC, 기존 휴대폰과 미래형 AI 휴대폰을 비교하면, 당연히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해집니다. 데이터 센터 말고도 또 다른 반도체 수요가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올라갔다가 떨어질 줄 알았는데,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가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품은 언제 붕괴될까요? 지금까지 저는 자본 시장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실물 경제, 즉 기업들의 매출, 거래, 계약, 실적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습니다. 실물 경제적으로는 거품이 꺼지느냐 안 꺼지느냐를 말씀드린 것인데, 저는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러면 자본 시장에서는 꺼질 수 있을까요? 꺼질 수 있습니다. 자본 시장에서는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AI와 반도체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적의 흐름을 넘어서 과열되기도 합니다. 너무 과열됐다 싶으면 조정이 옵니다. 이 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렸듯이, 6월과 7월에 조정이 있었던 이유가 바로 과열 때문입니다. 과열된 구간에서 조정이 일어난 것입니다.
쉽게 그려 보면, 실적의 흐름은 처음에는 이렇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 보니 이렇게 움직일 것 같습니다. 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 사이클은 여기서 끊기지 않습니다. 계속 슈퍼 사이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물 경제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이런 기대 때문에 강한 상승을 보입니다. 너무 과열됐다며 조정되고, 조정되다 보면 너무 저평가됐다며 다시 주식 시장으로 몰립니다. 주가는 오르내리면서 결국 실적을 따라갑니다. 균형점은 실적에 있습니다. 주가가 진짜일까요, 실적이 진짜일까요? 실적이 진짜입니다. 주가는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면서 과열되었다가 떨어졌다가를 오가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흐름입니다.
그래서 크게 과열되기 직전의 상태가 2026년 6월 초였고, 쭉 떨어지는 구간은 2026년 6월, 7월, 8월 초로 규정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AI 거품론이 부상하는 것은 부정적 기대가 집중되면서 조정되는 구간입니다. AI 거품론의 근거는 없습니다. AI 거품이 실제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거품 같다는 생각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그러면 이제 AI 거품론을 불러오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실물 경제적으로는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자본 시장에서는 AI 거품 같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한 번씩 조정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 거품 같다는 생각이 자극되는지를 봐야겠죠.
이제부터는 AI 거품과 AI 거품론 사이를 오가며 살펴보겠습니다. AI 거품이 실제로 붕괴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앞서 계속 말씀드렸듯이 거품은 없다고 전제합니다. 중요한 것은 AI 거품론이 부상하는 것입니다. 거품론이 부상할 때마다 "나는 AI 주식, 반도체 주식을 갖고 있을 필요가 있나?"라는 의심이 생기고, 주식 시장에서 내던지게 됩니다. 그 거품론이 부상하는 시점을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시장을 볼 때 우리는 반도체를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혹은 AI 밸류체인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를 하나의 작물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 작물 안에 병충해가 있을 수 있을까요? 있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 좋지 않아서 작물이 잘 자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반도체 그 자체 안에 부정적인 일이 있을 수도 있고 긍정적인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 날씨처럼 작물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도 있습니다. 일조량이 좋은지 나쁜지, 수온과 온도는 어떤지 같은 것들이 작물의 성장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주로 거시 경제와 지정학적 요인입니다. 그 부분은 앞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반도체 그 자체 안에 병충해가 있을까 없을까를 보겠습니다. 병충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렸지만, 걱정되는 일들은 있습니다. 그 걱정들 때문에 거품론이 무성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품론은 언제 부상할까요? 몇 가지로 나눠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반도체 가격입니다. 2026년에는 반도체 수요가 넘쳐났습니다. 많은 하이퍼스케일러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CEO를 만나면 늘 "HBM 더 달라"고 합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제약이 걸려 있으니, 결과적으로 가격이 어떻게 될까요? 반도체 가격이 폭등합니다. D램, 낸드플래시, HBM 가격이 모두 폭등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실적, 즉 매출액은 가격 곱하기 수량입니다. 그런데 가격은 급등했고 수량은 줄었습니다. 수출량도 줄었고 매출량도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수박을 파는 상황으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작년에는 수박 100덩이를 팔았고 한 덩이에 만 원이었습니다. 그러니 25년 매출액은 100만 원이었습니다. 26년에는 한 덩이 가격이 3만 원으로 올랐는데, 수박을 절반밖에 못 팔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매출액은 150만 원입니다. 25년과 26년의 매출액이 달라졌습니다. 이것은 매출액입니다. 매출액에서 비용을 뺀 것이 이윤이고, 이것이 영업이익에 가깝습니다.
이 개념으로 생각해 보면, 가격이 오를 때 매출액이 증가하는 것은 이해하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오를 때 영업이익은 어떻게 될까요? 더 크게 증가합니다. 수박 100덩이를 팔기 위해 들어가는 변동비와 100덩이를 운송하는 물류비, 그리고 50덩이를 생산하기 위한 변동비와 50덩이를 운송하는 물류비를 생각해 보면 비용은 줄어듭니다. 그러니 가격이 오르고 매출량이 줄어들 때 영업이익은 매출액보다 더 폭등합니다. 이것이 2026년 1, 2분기 실적이었습니다.
만약 지금 보시는 자료처럼 가격이 정점을 찍고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시나리오입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반도체 영업이익의 증가율이 꺾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여전히 늘겠지만, 증가율은 꺾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가격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실제로 가격이 꺾이는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은 모두 돈을 잘 법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닙니다. TSMC도, 마이크론도, 엔비디아도 돈을 잘 법니다. 그런데 모두가 잘 벌 때일수록 누가 시장을 빼앗기고 누가 시장을 독차지하는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시장 점유율 그래프를 많이 보여 드렸는데, 예를 들어 D램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장기적으로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마이크론과 중국의 CXMT가 D램 생산을 많이 늘리고 있습니다. 다들 돈을 잘 벌지만, 누가 시장을 더 장악해 나가는지가 중요합니다. 2분기, 3분기 점유율이 나오거나 점유율에 대한 기대가 바뀌면 이것이 시장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D램뿐만 아니라 보시는 것처럼 HBM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늘지 않고, 마이크론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늘어납니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도 HBM을 납품하고 양산까지 하겠다고 합니다. 중국의 CXMT도 도전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은 부정적 기대를 만듭니다. 향후 점유율에 대한 새로운 분기별 지표가 나올 때마다 흔들릴 수 있고, 앞으로 점유율이 꺾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 기대가 작용합니다.
파운드리도 같은 맥락입니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시장이 아니니 삼성전자만의 논리이긴 하지만, TSMC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고, SMIC, UMC, 글로벌파운드리스 같은 나머지 파운드리 기업들의 점유율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니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쪼그라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2분기, 3분기의 점유율 지표가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주가를 떨어뜨립니다. 점유율 지표가 떨어지거나, 다른 글로벌 기업에 시장을 빼앗길 것 같다는 생각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은 AI 거품이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돈은 잘 벌지만 점차 내 몫의 시장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빵 덩어리가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눠 먹는 상황을 떠올려 보세요. 빵 덩어리는 커집니다. 그러니 누구 하나 돈을 못 버는 기업은 없습니다. 빵 덩어리가 커지는 것은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그러나 점유율이 35%였는데 30%로 쪼그라들 수는 있습니다. 이것은 밸류에이션을 조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세 번째는 AI 밸류체인 자체가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실제로 AI 밸류체인이 중국으로 이동한다는 객관적 자료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조정을 받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미국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 중국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 전 세계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케이펙스 투자를 덜 하면서 효율적인 AI 모델에 기초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25년 중반과 26년 중반을 비교해 보면,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같은 미국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25년에는 압도적이었지만, 26년에는 상당 부분 쪼그라들었습니다. 반면 중국의 딥시크, 텐센트, 샤오미 등의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AI 밸류체인이 중국으로 이동한다면, 우리 반도체 수요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으로 반도체 수요가 많이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중국은 미국처럼 케이펙스 투자를 압도적으로 단행하지 않습니다. 데이터 센터 개수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AI 밸류체인이 중국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리 반도체 수요가 끊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중국 AI 기업, 중국 반도체 기업, 중국 피지컬 AI 기업들이 잘 나간다는 신호가 나올 때마다 밸류체인이 중국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이것이 AI 거품론을 다시 부상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반도체 시장 안에 뭔가 병충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런 요인들입니다.
네 번째는 AI 기업들이 과연 수익을 낼 것이냐는 수익성 문제입니다. 이는 세 번째, 즉 점유율을 점차 빼앗긴다는 이야기와도 연결됩니다. AI 기업들의 수익성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반도체를 사 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들이 돈을 벌지 못한다면 어떻게 반도체를 사 주겠느냐는 의심이 생깁니다. AI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지표가 하나 있는데, 지금 보고 계신 실리콘데이터의 LLM 토큰 익스포트 인덱스입니다. 이 지표는 26년 3월 바닥을 찍었을 때 주가도 바닥을 찍었고, 3월을 기점으로 26년 6월 초까지 우상향했습니다. 그러니까 6월 초까지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26년 6월, 7월 동안 LLM 토큰 익스포트 지수가 떨어지고, 주가도 조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흐름이 거의 맞물려 돌아갑니다. 상당 부분 참조할 만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AI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수익성이 과연 있을까, 돈을 못 버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때마다, 과연 반도체를 사 줄까 하는 의심이 생깁니다. 반도체 주식을 내다 팔게 만드는 영향 요인이 되는 것이고, 그때마다 반도체 실적에 대한 공포감과 우려감을 갖게 됩니다.
다섯 번째는 가장 중요한 케이펙스 투자, 즉 자본 지출에 대한 의심입니다. 이런 의문이 들 때마다 많은 분들이 "과연 반도체를 사 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료를 보시면,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쪼그라들어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잉여현금, 즉 남는 현금으로 하이퍼스케일러에 전적으로 투자해 왔고, 그것이 반도체 매출로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잉여현금흐름이 바닥나 마이너스로 전환되었으니, 어떻게 반도체를 사 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자본 지출의 개념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계속 케이펙스 투자, 즉 자본 지출을 해 왔습니다. 그 결과 반도체 수요가 일어났고, 매출이 일어났고, 실적이 뒷받침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FCF가 계속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과연 자본 지출을 계속할 것인가, 다른 말로 과연 반도체를 계속 사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이것이 주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AI 거품론에 무게를 더 두게 만듭니다.
그래서 AI 거품이냐 아니냐를 놓고 시장은 싸울 것입니다. AI 거품론이 맞다는 여론이 강해지는 구간이 있고, 거품이 아니라는 여론이 강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고 상승하는 것은 이런 구간에 따라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AI 거품론에 무게를 두게 만드는지 살펴봤는데, 특히 잉여현금흐름이 쪼그라드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26년에는 461억 달러로 쪼그라들었고, 27년에는 더 쪼그라들 것으로 봅니다. 이 쪼그라드는 과정이 바로 AI 거품이 맞다는 여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AI 거품이 붕괴된다, 아니다. 붕괴되진 않을 거예요. 계속 AI 실적이 일어날 거예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부상하고 AI 밸류체인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압박이 들어오고,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반도체 밸류체인을 만들어 가고 있죠. 그때마다 미국은 어떻게 될까요? AI 패권 경쟁이에요. AI 패권 경쟁에서 중국한테 지면 돼요, 안 돼요? 안 되죠. 그러니까 이걸 그대로 두지 않을 거예요. 그럼 미국은 미국 입장에서 어떻게 합니까? 계속 자본 지출을 하는 거죠. 계속 capex 투자를 해야 되죠. 그렇게 만들 거예요. 어떻게? 회사채 발행을 통해서요.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잉여 현금흐름은 쪼그라들지만 회사채를 계속 발행해서 자금을 만들고 자본 지출을 할 거라는 거죠.
자본 지출은 계속 이어질 거예요. 다만 그것과 무관하게 잉여 현금흐름이 쪼그라드는 과정에서 AI 거품론에 더 무게를 둘 것이고, 그때마다 주가의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이 다섯 가지가 시장이 AI 거품론에 무게를 두게 만들 것이고, 이 거품론에 무게가 실릴 때마다 주가 조정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것처럼 반도체의 실물 경제적 실적 상황과 자본 시장의 흐름을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실물 경제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자본 시장에서는 올랐다, 떨어졌다, 과열됐다, 저평가됐다 하면서 왔다 갔다 하는 원리를 이 다섯 가지 관점에서 들여다보시면 더 명확해질 것이고, 그게 머니무브입니다. 돈의 이동이에요. 이게 돈을 여의해야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죠. 이번 전망서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변수라고 여러분께 설명드리겠습니다.
질문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금리는 경제의 중력이라고 강조해 오셨는데, 그럼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금리의 향방이 참 중요합니다. 제가 잠깐 정리하면, 2020년에서 2021년 기간은 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하는 완화의 시대였어요. 금리 인하의 시대, 낮은 금리의 시대. 그 완화의 시대는 시장에서는 곧 유동성 장세였습니다.
2022년에서 2024년 중반까지는 긴축의 시대라고 했어요. 긴축의 시대는 다른 말로 역유동성 장세입니다. 특히 2022년 중반부터는 2020~21년에 대세 상승하던 주가가 대세 하락으로 돌아서는 구간이 되었는데, 금리를 대대적으로 인상하면서 나타난 배경이었죠. 왜 그런지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집중적으로 다룰 2025년에서 2026년은 어떤 시대인가? 저는 이때를 피벗 시대라고 했어요. 강도 높게 올렸던 금리 레벨에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나가는 시대죠. 물론 완화의 시대는 아니에요. 제로금리를 택했던 것도 아니고요. 미국 기준으로 말하면 높은 금리를 유지했던 시기이고, 미국 경제에서 가장 적절한 금리인 중립금리 약 3%를 향해 가는 거예요. 방향성은 인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2025~26년은 피벗 시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이 시대는 다시 유동성 장세라고 말씀드렸던 겁니다.
다만 2026년 중반에 중동 전쟁이 터졌습니다. 제가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한 시간쯤 쉬고 다시 출발하는 것과 같아요. 원래 5시간 걸릴 줄 알았는데 6시간이 걸린 거죠. 무엇이 터졌을까요? 중동 전쟁이 터진 겁니다.
이 중동 전쟁 때문에 물가의 경로가 바뀌었어요. 왜일까요? 국제 유가 때문입니다. 전쟁이 시작되자 국제 유가의 흐름이 바뀌었고, 뒤틀렸어요. 그 국제 유가의 흐름이 세계 각국의 물가 상승률과 물가 흐름을 뒤틀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세계 주요국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금리를 올렸죠. 한국도 인상했고, 유로존도 인상했고,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같은 국가들도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이것이 자본 시장의 경로도 뒤틀어 놓았습니다. 주식, 환율, 국채금리, 시장금리 등 여러 변화를 가져왔죠. 흐름을 뒤틀고 역류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료를 보시면, 중동 전쟁이 터졌을 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 수는 원래 하루 110~120척 정도였다가 전쟁 발발 후 0으로 줄었습니다. 이후 휴전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30~40척 수준으로 통과량이 늘었는데, 다시 전쟁이 재발한다며 다시 0으로 줄었어요.
중동 전쟁이 발발하자 국제 유가는 급등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2022년 초에 정점을 찍고 하향하던 흐름이었고, 이것이 물가 상승률을 둔화시켰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니 금리를 인하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나와 피벗 시대가 만들어진 것이죠. 그런데 2026년에 갑자기 중동 전쟁이 국제 유가의 흐름을 뒤틀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세계 주요국들의 물가 상승률 흐름도 뒤틀었어요. 2023~2025년에 물가 상승률이 안정화되어 3% 이내에서 관리되던 경로에서, 갑자기 3% 위로 치솟았습니다. 한국 물가 상승률도 마찬가지고, 미국 물가 상승률도 마찬가지예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보면, 2022년에 급등했다가 2023~2024년 안정화되는 흐름이었는데, 2026년에 다시 급등했습니다. 수입물가 상승률이 급등한 것이죠.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22년에 급등했다가 2% 목표를 향해 안정화되는 흐름을 찾아가던 중 다시 3.2%로 올라갔습니다. 결국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가 오르자,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한 것입니다.
다만 실질 기준금리 관점에서 보면, 미국 같은 나라는 이미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충분히 인하하지 않았던 상태였어요. 반면 우리나라는 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해 왔기 때문에 낮은 금리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자료를 보시면 미국은 기준금리 3.75%를 운용하고 있었고, 한국은 2.5%, 유로존은 2.15% 수준이었습니다. 각국이 처한 물가 상황은 달랐습니다. 한국, 유로존, 일본은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서 금리를 올릴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3%대 물가 상승률을 만났을 때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미국은 금리를 올릴 필요가 크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그럼 이후는 어떨까요? 26년 하반기와 27년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은행의 전망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026년 2.7%, 2027년 2.3%로 전망하고 있어요. 물가 상승률이 2027년을 향하면서 다시 2% 목표 수준을 찾아 안정화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2026년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2027년에는 추가 인상 필요성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상당 부분 안정화되거나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한국은행은 2026년에는 잠깐 휴게소에 들르듯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제스처를 취하다가, 2027년에는 동결하거나, 물가 상승률이 과도하게 떨어져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면 안 된다는 판단 아래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습니다. 원래 금리를 인하해 왔던 피벗 시대의 흐름에 맞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목표 물가는 2%이고, 중립금리는 약 2.2~2.5%로 보고 있습니다. 그 금리를 향해 다시 내려갈 여지도 있고, 동결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 시나리오는 모든 것이 물가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제 의견을 드리자면, 2026년에는 잠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맞고요. 결국 물가가 잡히면 추가 금리 인상은 하지 않고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생각보다 물가 상승률이 2% 아래로 많이 떨어진다면, 금리를 뒤늦게 인하하는 조치로 잠깐 올라갔다 내려가는 흐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흐름으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미국을 예로 들면, 현재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26년에 잠깐 올랐다가 2027~2028년에는 안정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코어 PCE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예요. 2%를 찾아 안정화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3.75%라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나름의 제약적 금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금리를 계속 동결하다가 적정 물가 상승률인 2%에 가깝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모든 금리 결정은 물가에 달려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심각한 경제 위기나 심각한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용이라는 경기 지표, 즉 나머지 토끼도 잡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럼 무슨 토끼만 잡으면 될까요? 물가라는 토끼만 잡으면 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못 잡은 상태에서는 물가 토끼를 잡다가 경기 토끼를 놓치는 것 아니냐, 물가 토끼를 잡으려고 금리를 과도하게 올렸다가 고용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것 아니냐, 심각한 경기 침체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토끼도 고려하면서 물가 토끼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나 고용 침체를 너무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건 이미 잡은 상태예요.
그러니 물가라는 토끼만 보면서, 물가가 다시 안정화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폭등하는지에 따라 높은 금리 기준을 유지하거나 인하해 나갈 수 있습니다. 여전히 2026년, 2027년까지는 피벗 시대에 놓여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에는 중동 전쟁의 여파로 잠깐 휴게소에 들렀다 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통화정책이 굴절된 것이라는 기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세 시간에 걸쳐 2026년 남은 하반기와 2027년 경제가 거시 경제적으로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 큰 그림을 그려 드리기 위해 말씀드렸습니다. 세 시간 동안 이렇게 강의를 하니 저도 좀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2026년 한 해를 보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상장 기념식 연설의 일부입니다. "한 창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역대 최고 공개를 하게 된다니 믿기 어렵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그 미래가 어제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믿는 것, 그런 믿음이 이 자리를 만든 것이다." 머스크가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여러분께도, 2026년 하반기와 2027년 경제를 전망하고 대비하는 과정에서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감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여러분 앞에 밀려오는 파도에는 위험 요인도 있겠지만, 분명 기회 요인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기회와 위협을 잘 구분해 내실 수 있는 강의가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강의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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