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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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율 급등 시기마다 경제 충격과 물가 상승이 있었고, 한국은행은 물가가 안정될 때 금리를 인하해 왔다. 금리 인상기에는 부동산이 부진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성장주가 약세, 금리 하락기에는 성장주가 강세가 된다. 미래 예측은 틀릴 수 있으므로 대응 계획이 중요하다. 한국은 인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R&D 투자와 생산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으며, 58년 개띠 은퇴로 노동시장 여건이 바뀔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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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점심 무렵 여의도를 잠깐 산책했는데, 옛 추억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3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녔던 곳이라 새 건물도 생기고 가게도 많이 바뀌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참고로 여의도에서 7년쯤 살았거든요.
더운 날씨에 방학이 끝나가는데도 열심히 공부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강의의 서두에서 말씀드리는 '트리플 약세' 이야기만 잘 들으셔도, 우리나라 시장에서 어떻게 투자하고 살아남을지에 대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환율이 급등할 때마다 경제 충격을 받습니다. 그 충격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지만,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줍니다. 1,300원대 이상까지 환율이 올라간 시기를 보면, 외환위기 이후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중국 외환시장 충격,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때로 대략 다섯 번 정도입니다. 그때마다 물가도 함께 올랐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외환시장이 흔들려 환율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이 가만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의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를 봅니다. 물가가 꺾일 때마다 정책금리도 내려갔습니다. 지금은 사실 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인데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한국이 먼저 내리면 시장에서 어떻게 비칠지도 고민해야 하고, 미국 쪽 발언을 보고 판단해도 되니 천천히 움직이는 중입니다. 다만 물가가 안정적으로 내려가는 시기에는 어김없이 금리를 인하해 왔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책금리가 공격적으로 오르던 시기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아무도 자기 돈만으로 집을 사지 않고, 대부분 대출을 끼고 삽니다. 2년 전만 해도 대출금리가 2%대였는데 지금은 4%입니다. 작년에 집값이 폭락했던 이유, 올해 반등하고는 있지만 지난 고점 근처까지 못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리하면, 환율이 급등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그 변동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금리입니다. 그리고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부동산은 어렵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나스닥 같은 성장주는 어떻게 될까요. 성장주는 미래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지금의 실적은 미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이지만 흑자를 낸 해가 몇 년 되지 않습니다.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순간에도 시장 장악을 위해 계속 투자하면서 적자를 감수했습니다. AWS나 물류 부문에서 아마존을 따라잡을 회사가 없을 정도인데도, 배당은 한 적이 없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증자하고 채권을 발행하면서 시장에서 자금을 계속 조달해 제국을 키워 온 것입니다.
반면 가치주의 대표는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그 대부분을 국채로 들고 있다가 불황이 오면 좋은 회사를 인수합니다. 주가가 빠질 때마다 애플 주식을 사 모으기도 했습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성장주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타격을 받고, 현금이 많은 가치주는 높은 이자 수익을 얻으면서 경쟁자를 인수하는 기회를 잡습니다. 그래서 금리 상승기에는 성장주가 M&A의 먹잇감이 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개인투자자들의 지지 속에 증자와 전환사채 발행도 잘 되니 성장주가 다시 살아납니다.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환율이 오를 때는 투자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도 오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환율이 안정되고 변동성이 줄어들며 금리가 떨어지고 물가가 안정되는 시기에는 부동산도 좋아지고, 성장주의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나스닥 중심의 성장주 강세가 나타났던 이유도 시장금리가 오랫동안 낮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래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저도 작년에 금리가 3%까지 내려간다고 전망 자료를 썼는데, 7월부터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그만큼 예측은 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투자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예측도 중요하지만 틀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만에 하나 다른 경제 조건이 벌어졌을 때 대응 수단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자산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외환시장을 무시하고는 오래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가 외환시장 흔들림과 해외 바람에 취약한 이유는 **숨만 쉬어도 GDP가 늘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잠재 GDP, 즉 경제의 잠재 성장력을 보면, 2000년 이전 한국은 연 7%씩 성장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장세였죠.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성장 속도는 절반 가까이 떨어져 연 3~4% 수준으로 둔화됐습니다. 그래도 선진국 중에서는 높은 편이고, 중국이나 인도처럼 인구 증가에 기댄 성장과 비교하면 안 됩니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제 인구가 줄어드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의 미래는 밝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으로 5년 안에 58년 개띠 등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합니다. 58년생이 약 1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다른 세대도 90만 명 안팎입니다. 이 세대가 시장에서 빠져나가면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옵니다. 일본이 이미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자동차 회사 노조의 파업도 정년 연장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시장이 바뀌는 상황에 어떻게 준비할지 미리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떨어진 것도 우리 사회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느낍니다. 모두에게 맞는 일자리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생산성 측면에서도 한국은 강합니다. 지난 16~17년간 한국의 노동·자본 대비 생산성은 주요국보다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유 중 하나는 R&D 투자입니다. 한국은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이스라엘 다음입니다. 법인에 연구소를 만들면 세제 혜택이 커서 기업들이 연구 인력을 채용하도록 정부가 계속 인센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네이처 인덱스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세계 7위에 올랐습니다. 네이처 인덱스는 세계 최상위 저널에 실린 논문 수와 영향력을 집계한 지표입니다. R&D 투자가 소용없다는 주장도 많지만, 저는 그런 주장이 오히려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한국 경제에는 두 가지 호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1.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약 800만 명이 은퇴하면서 노동 공급이 줄고, 그만큼 남은 인재들의 취업과 소득 여건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국가 재정 문제는 있겠지만, 여러분이 취업을 잘하고 돈을 많이 벌어 세금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2. **대규모 R&D 투자**: 세계적인 혁신 국가로 나아가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한국의 문화 경쟁력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BTS와 블랙핑크처럼 세계적인 그룹이 나오는 것이 국제행사를 여는 것보다 국가 브랜드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저도 유럽을 여행하며 책을 쓰는데, 어딜 가도 한국 가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입니다. 환율과 금리를 보면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미래에 대한 대응 계획을 세워 두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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