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슈카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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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1달러 160엔을 넘어 45년 만의 최저치 수준으로 약세. 외국인은 일본 주식을 사상 최대(약 100조)로 순매수했으나 엔화는 약세, 다카이치 트레이드(니케이 매수+엔 매도)가 원인으로 지목.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양적완화와 재정확대로 엔 약세가 누적, 금리 인상 속도와 비둘기파 인사 기용 등으로 금리 격차 해소가 어려움. 저성장·고물가로 실질임금 하락, 자산 급등에 따른 투자 열풍 언급. 환율 방어를 위해 대규모 개입(약 728억 달러)했으나 효과 제한적이며 구두개입·침묵 전술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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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니케이 지수는 69,743, 7만 선을 뚫었다가 약간 밀려 6만 9천 선인데, 굉장히 가파르게 오른 겁니다. 그럼 이런 궁금증이 들죠? 우리 코스피도 많이 오른 뒤 외국인 매도에 시달리고 원화 약세가 온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일본도 외국인 매도에 시달리고 있을까? 니케이가 많이 오르고 외국인이 많이 팔아서 엔화 약세가 온 걸까요?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올해 2026년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는 현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일본 지수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은 10조 9천억 엔을 넘겼다고 합니다. 약 100조 원을 넘긴 거죠. 사상 최고치입니다. 상반기에만 100조 원을 샀다는 얘기고요.
반면 한국과 대만에서는 돈이 굉장히 많이 빠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110조 원이 빠졌고, 대만은 30조 원이 빠졌죠. 아시아 전체로 보면 엄청나게 빠진 겁니다. 유독 일본으로만 자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 거죠.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일본은 선진국 지수에 포함돼 있습니다. MSCI 선진국 지수라는 얘기를 많이 하죠. 선진국 지수 안에서 일본의 비중은 낮은 편인데, 미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본이 조금 오른 정도로는 비중에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신흥국 지수에 들어가 있어요.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는 자금과 신흥국 지수에 들어가는 자금은 성격과 비중이 다를 수 있습니다.
둘째, 산업 구조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고, 그중에서도 두 기업에 집중돼 있죠. 반면 일본은 소부장 기업들이 넓게 분포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얘기되는 건 '다카이치 트레이드'입니다. 일본 총리 이름이죠. 니케이 강세와 엔화 약세에 동시에 베팅하는, 즉 아시아를 팔고 일본을 사는 포지션이 늘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일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아시아 매도, 일본 매수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한 게 아닌가 싶어요. 110조 원과 30조 원이 빠졌는데 거의 100조 원이 일본으로 간 거니까요.
외국인 순매수가 역대 최대 수준인데, 상식적으로는 엔화가 강해야 하지 않을까요? 외국인이 순매도해야 그 나라 통화가 약해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실제로는 엔화가 약합니다. 1달러당 160엔을 넘겼고, 기록적인 약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죠.
엔화는 5, 6년 전만 해도 1달러에 100엔 수준이었습니다. 105~107엔 정도였던 게 코로나 직전이었죠. 지금 162엔이면 엔화 가치가 약 60% 떨어진 겁니다. 원화로 치면 달러당 1,000원이 1,700원이 된 거예요. 일본 입장에서는 엔화 약세를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죠. 162엔은 1990년 이후 약 36년 만에, 45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1990년은 일본 버블이 무너지기 전인데, 그때 이후 처음으로 160엔을 찍은 거예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정부는 150엔 선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150엔 넘어가려 하면 정부가 계속 개입해서 눌렀어요. 거의 3년 가까이 '150엔 고지 전투'를 벌였는데, 올해 그 선이 뚫렸습니다. 150엔이 뚫린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큰 타격이라, 이제 170엔까지 못 갈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기억하실 겁니다. 일본이 자국 통화를 평가절상하기로 한 거죠. 1달러에 242엔 하던 것이 154엔으로 한 방에 절상됐습니다. 그 뒤로 엔화 강세가 약 25년간 이어졌어요.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이 구간에서 살았습니다. 2012년에는 1달러에 80엔 수준까지 갔죠. 지금의 절반입니다. 당시 일본은 대외 자산도 많고 무역수지도 흑자였습니다.
이후 2015년 무렵부터 엔화 약세가 본격화됐고, 2020년 이후 더 강해졌습니다. 그 시작점은 2012년 아베노믹스입니다. 세 개의 화살이라고 불렸죠. 무제한 양적완화, 대폭적인 재정 확대, 적극적인 성장 정책이었습니다. 특히 무제한 양적완화 규모는 2020년에 미국을 넘어섰습니다. 2017~2020년에 미국은 긴축을 했는데 일본은 계속 돈을 풀었죠.
양적완화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일본은행이 그 채권을 사 줍니다. 정부는 그 돈을 쓰고, 또 국채를 발행하면 일본은행이 또 사 줍니다. 이걸 무한 반복하는 거죠. 원래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금리가 크게 오르는데,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사 주니 일본 금리는 0%로 갔습니다. 놀랍게도 일본은행은 일본 주식도 ETF로 매입했습니다. 지금도 일본 주식 시장의 7% 이상을 일본은행이 들고 있어요. 사실상 일본의 국민연금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죠. 국민연금은 국민이 낸 돈으로 사지만, 일본은행은 돈을 찍어서 산 겁니다.
2020년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렸습니다. 미국은 5%를 넘겼고, 우리나라도 올렸죠. 그런데 일본은 긴축을 하지 않았습니다. 양적완화를 줄이지도 않았고, 기준금리도 0%였습니다. 그러니 미일 금리 차가 엄청나게 벌어졌고, 엔화가 본격적으로 날아가기 시작했죠.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게 2025년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노믹스 계승을 표방하고, 별명이 '여자 아베'예요. 더 강력한 재정 확대를 추진했고, 3,400조 원 규모의 민관 투자 전략 같은 확장적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고,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불안 요인도 있었죠. 그래서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강행했습니다. 아직 양적완화를 본격적으로 줄이지는 못했지만 금리는 올린 거예요.
그런데 정부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반갑지 않습니다. 7월 발표된 정부 보고서에는 "일본은행은 일본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중앙은행에게 정부 정책에 맞추라는 얘기니 독립성 논란이 생기는 거죠.
또한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은행 정책위원에 비둘기파 인사들을 임명하고 있습니다. 첫 임명자인 아사다 토이치로는 6월 금리 인상에 유일하게 반대한 인물입니다. 최근 임명된 아야노 사토 역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다며 고물가로 고통받는 가계를 더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내년에는 정책위원 두 명의 임기가 끝나는데, 정부가 또 두 명을 임명할 수 있어요. 여기서 비둘기파가 더 늘면 금리 인상 속도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구심 때문에 일본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중앙은행이 다시 국채를 사 주면 금리를 누를 수 있지만, 그러면 환율이 200엔까지도 갈 수 있어서 그건 쉽게 선언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되고 금리는 계속 오르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150엔 선이 깨진 뒤 4~5월에 역대급 시장 개입을 했습니다. 72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0조 원 가까이 되는 규모입니다. 사상 최대 규모였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사면서 환율 헤지를 위해 엔화 숏 포지션을 쌓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사고 싶고 엔화 약세에는 베팅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 엔화 매도 포지션이 계속 늘어났고, 결국 160엔이 뚫리면서 162엔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일본 당국은 전술을 바꿨다고 합니다. 구두로 단호한 조치를 취할 시점이 가까워졌다, 필요하면 언제든 대응하겠다, 엔화가 더 오르면 미국 재무장관과 온라인 협의를 하겠다는 식의 시장 압박이 나오고 있죠. 또 '침묵 전술'도 쓴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시장 개입 전에 미리 알려주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전 예고 없이 개입하겠다는 겁니다. 언제 개입할지 모르니 엔화 약세에 함부로 돈을 걸지 말라는 뜻이죠.
외환보유고가 1조 달러가 넘어 규모는 크지만, 시장 개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죠. 근본적으로 시장 추세를 바꾸려면 재정 문제와 양적완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국가 부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거나 정부 지출을 줄이는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정권이 고강도 긴축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엔화 약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만약 일본이 환율 방어를 멈추고 엔화가 계속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최악의 경우 일본 주식에 대한 매도 심리가 촉발되고, 니케이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물가입니다. 엔화가 100엔에서 160엔으로 5, 6년 만에 떨어졌는데, 170엔, 180엔까지 간다면 수입 물가가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집니다.
지금 일본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물가는 높고 성장률은 낮은 상태죠. 국내 인플레이션은 2% 중반을 찍고 있는데,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0.5%입니다.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단정하긴 이르고, 몇 년간 지속돼야 하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저성장에 고물가라면 임금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실질 임금이 떨어지는 거죠. 일본은 지금 4년 연속 실질 임금이 하락하고 있어서, 일본인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을 겁니다.
재미있는 건 임금은 떨어지는데 자산 가격은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데 주식이나 부동산은 오르니,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투자 열풍이 생기는 거죠. 지난번에 나왔던 '니사 거지'라는 표현이 있었죠. 젊은이들이 주식에 너무 많이 투자하느라 다른 소비를 할 여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는 임금이 많이 오르고 있어서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일본은 저성장 저임금 속에서 투자가 더 불가피한 상황인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 증시가 AI 관련주 호조로 활기를 띠는데도 엔화가 약하다는 겁니다. 니케이가 호황이면 엔화 수요가 늘어 엔화가 강해져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죠. 외국인들이 엔화 약세 흐름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면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일본 주식을 사면서 엔화를 파는 거죠. 이런 자금이 100조 원 가까이 들어오면서 주가는 오르고 엔화는 계속 약한 모습이 된 겁니다.
엔화 약세가 다른 나라에게는 좋은 면도 있습니다. 미국인 입장에서는 일본 여행비가 6년 전에 비해 약 60% 저렴해졌습니다. 일본 여행이 굉장히 매력적이죠. 한국인도 해외여행 가면 일본이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나라가 됐습니다. 우리 원화도 약해졌지만 일본이 더 약하니까요. 반대로 일본인들은 해외여행이 어려워졌습니다. 미국 여행은 비싸졌으니 우리나라처럼 가까운 곳으로 많이 오고 있죠.
하지만 일본 국민 입장에서는 자산 가치가 떨어집니다. 엔화 자산을 가진 사람은 글로벌 기준으로 자산이 줄어드는 거니까요. 달러 기준으로 계속 내려가고 있어서 일본 국민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겁니다. 엔화 약세를 되돌릴 수 있을까요? 162엔에서 멈추겠지만, 과거처럼 110엔이나 100엔으로 내릴 수 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에 남은 수단이 거의 없다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있을까요? 저성장 상황에서 그게 가능할까요? 우리나라처럼 반도체 호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양적완화를 다시 되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엔화 약세가 오래갈 거라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죠.
또 아베노믹스 계승을 내세워 높은 지지를 얻은 다카이치 총리가 고강도 긴축을 택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환율 안정을 위해 긴축을 강하게 밀어붙이면 잃어버린 20년의 트라우마가 다시 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늘려놓은 자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GDP를 키우는 겁니다. GDP 대비 자산 보유 규모를 낮추려면 분모인 GDP가 커지면 됩니다. 높은 성장을 하면 문제를 커버할 수 있죠. 어떤 성장일지는 모르지만, 혁신이나 대형 기업의 성공으로 GDP가 크게 늘어나면 자산 비율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이걸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일론 머스크입니다. AI가 엄청난 효율과 성장성을 가져와 GDP를 크게 높여 줄 거라는 거죠. 피지컬 AI가 등장하면 성장률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그러면 모든 빚도 해결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미국도 정부 부채가 엄청난 상황인데, 그걸 해결하는 방법도 결국 엄청난 성장과 효율이라는 거죠. GDP가 10%, 20%씩 성장하면 1경 원의 부채도 별게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AI가 그걸 해줄 수 있다고 믿는 분위기가 요즘 추세이긴 합니다. 하지만 당장 2, 3년 안에 그런 성장이 나타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때까지 일본에서 엔화 약세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계속 의문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AI가 모든 문제를 화끈한 성장률로 해결해 주면 좋겠지만, 그때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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