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영머니 이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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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피는 크게 흔들렸지만 5,600선을 지켰다. 연기금이 약 9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받쳤는데, 이는 최근 누적 규모에 비해 이례적인 수준이다.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점을 고려해 자산 배분 비중을 맞추는 리밸런싱 물량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투자는 현물 매수와 지수 선물 매도를 함께 하며 차익거래 성격의 매매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약 2조 원을 팔았으나 이를 받아 준 국내 큰손이 있어 시장이 완전히 비지는 않았다.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도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고, 선물에서는 외국인 매수와 국내 기관 매도가 맞섰다. 원문은 이번 하락을 새로운 하락장보다 단기 포지션 조정으로 보지만, 바닥 확인은 아직 이르다고 신중하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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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피가 또 크게 빠질 수 있는 날이었는데, 5,600선을 지켜 준 것은 연기금이라는 큰손의 매수였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연금이 바닥을 알아보고 들어왔다고 단순하게 해석하기 쉽지만,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이 10월 마지막 거래일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연기금처럼 규모가 큰 자금은 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오르거나 떨어지면 원래 계획된 자산 배분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를 다시 맞추는 작업(리밸런싱)을 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오늘처럼 시장이 크게 빠지면 비중이 틀어지고, 그것을 다시 맞추기 위한 돈이 들어온 것입니다.
실제로 오늘 연기금은 9천억 원 가까이 순매수했습니다. 10월 22일부터 어제까지 연기금 순매수를 모두 합쳐도 600억 원이 채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규모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리밸런싱 물량과 대형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겹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코스피가 종가 5,599에서 5,731까지 다시 올라왔다는 점을 근거로 바닥 확인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외국인이 오늘 2조 원 가까이 팔았는데 그 물량을 받아 준 국내 큰손이 실제로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는 시장이 텅 비어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위험한 시장은 팔려는 사람은 있는데 받아 줄 사람이 없는 시장인데, 지난 몇 주 동안 불안했던 시장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고 오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금융투자 쪽도 4천억 원 가까이 순매수했는데, 동시에 지수 선물을 6,500억 원가량 팔았습니다. 현물은 사고 선물은 파는 방식으로 주식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차익거래가 많이 들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오늘 프로그램 순매수가 4천억 원이 채 안 됐는데, 그중 약 3천억 원이 차익거래였습니다. 비중으로 치면 약 80%입니다. 정리하면, 연기금은 시장의 바닥을 받쳐 주었고 금융투자는 가격 차이를 노리고 들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코스피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는 오히려 플러스였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를 장바닥에서 사고파는 큰 자금을 이해하면 됩니다. 외국인이 한국 대형주를 통째로 던지는 날에는 순매도가 1조, 2조 원씩 나오고, 많을 때는 4조, 5조 원까지도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은 지수가 크게 빠졌음에도 외국인 매도 규모가 그에 비해 크지 않았습니다. 최근 많이 오른 핵심 종목 위주로 차익 실현이 나온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매도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린다는 점은 시장 유동성이 그만큼 말랐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잽 정도를 맞았는데 스트레이트를 맞은 것처럼 밀리는 상황입니다. 오늘 외국인 매도를 보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삼성전기 네 종목만 합쳐도 약 1조 원으로, 외국인 전체 매도의 절반이 넘습니다.
간밤에는 구글뿐 아니라 아마존도 부진했습니다. AI 투자는 많이 하지만 현금 흐름이 좋지 않고 이익이 크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냉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AI 투자 논란에 가장 민감하고 변동성이 가장 큰 한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가 현금화 대상이 되며 위험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온 것입니다. 시장 심리가 좋을 때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번갈아 오르내리면서 지수가 올라가지만, 투심이 나쁠 때는 양쪽에서 동시에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피가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오늘 큰손들의 움직임은 최근 자주 보던 장면과 비슷합니다. 현물은 2조 원 가까이 팔았지만 지수 선물은 1조 원 넘게 샀습니다. 당일 악재에 따라 큰손들이 주식 비중을 줄였을 뿐, 한국 시장의 반등 가능성은 남겨 두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이 다시 튀어 오를 때 빠르게 따라갈 수 있도록 지수 선물 포지션을 유지한 셈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포지션 리셋입니다. 단타를 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주말 내내 불안해하며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OI)을 보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드러납니다. 어제는 가격이 떨어지면서 미결제약정도 줄었는데, 이는 기존 참여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며 빠져나갔다는 뜻입니다. 반면 오늘은 선물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미결제약정이 3천 계약 넘게 늘었습니다. 사람들이 판에서 나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기 자금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내려간 것입니다. 오늘 하락은 어제보다 무거웠던 것이 맞습니다.
다만 주체별로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외국인은 지수 선물을 1조 원 넘게 샀고, 기관은 1조 원을 팔았습니다. 거의 거울처럼 맞선 구도입니다. 외국인이 하락 쪽에 몰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국인은 반대편에 있고 국내 기관, 특히 증권사와 금융투자, 투신 쪽에서 하락 포지션을 강하게 잡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장의 핵심은 외국인이 현물 위험을 줄이면서 지수 상승에 배팅했고, 국내 기관은 선물로 하방 위험을 더 세게 막은 날이었다는 점입니다.
옵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입니다. 외국인이 풋옵션을 사서 보험을 늘린 것은 맞지만, 실제로 공포에 질렸던 9월 28일과 비교하면 규모가 다릅니다. 주가는 크게 빠졌어도 파생시장의 공포는 주가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주말 동안 이벤트를 함께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보기보다는 이번 주에 너무 빠르게 회복됐던 AI와 반도체 포지션을 조금 빠르게 털어낸 것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이렇게 다시 빠지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이 부분은 멤버십 영상에서도 자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면 두렵고 걱정스러울 수 있습니다. 주가 자체를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실적의 흐름과 방향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지금 AI 실적이 끊긴 것은 아닙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실적이 늦게 나타나는 이연 정도입니다. 따라서 5,600 근처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그곳에서 바닥을 다시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급락은 AI capex에 대한 공포로 포지션을 한 번 크게 정리한 날이었습니다. 어제 과음했으니 오늘 토해 낸 셈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깔끔하게 마무리됐으면 좋았겠지만, 주말에도 여러 걱정을 하며 소중한 시간을 주식을 보는 데 너무 많이 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번 한 주도 쉽지 않은 시장이었습니다.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다 조금 더 밝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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