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천소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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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두 달 만에 6,300선까지 밀린 배경으로 미국 반도체지수 약세, 장기화된 고금리·에너지 가격,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성 의문을 제시.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107조 등 실적은 과거 수치라 주가 방향과 무관하다고 봄. 외국인 매도와 자사주 매입 종료가 수급 부담이며, 국채금리 상승과 한은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증시 압박이 커질 수 있어 당분간 보수적 접근 필요하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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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요즘 우리 증시의 수익률이 형편없습니다. 비슷하게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큰 대만과 비교해도 낙폭이 아주 큽니다. 왜 이러는지 천소라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앞서 제가 코스피 수익률이 아주 안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어제도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했습니다. 두 달 만에 6,300대까지 내려왔는데요. 왜 이렇게 계속 빠진다고 보십니까? 일단은 어제의 낙폭 원인과 요즘 추세적으로 빠지는 원인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고점 대비로 봐도 사실 상당히 많이 빠진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가 금요일에 한글날 휴장이 있었는데, 목요일과 금요일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 넘게 빠졌습니다. 한국은 금요일에 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월요일에 그 영향이 일부 반영된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이건 일시적인 요인입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거시 경제 상황이 상반기와 비교해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간선거 이전에는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지금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장기금리 상승 같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에너지 가격도 쉽게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실적이 좋더라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AI 반도체 주들도 과거에 많이 올랐지만, 거시 환경이 바뀌면서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단기 변동은 그렇다 치더라도, 추세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연휴 직전에 어마어마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7조 원입니다. 보통 분기 매출이 100조 원만 나와도 엄청나게 큰 회사라고 평가하는데,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힘을 못 씁니다. 주가의 핵심인 실적이 받쳐 주는데도 주가는 못 간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주가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실적은 과거의 수치입니다. 이번 분기 연결 잠정 매출이 195조 원 정도, 영업이익이 107조 원 정도인데, 이는 이미 지나간 숫자입니다. 투자자들은 흐름을 보고 투자하고, 그것이 주가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이번 분기에 얼마나 벌었느냐보다는, 내년에도 이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주식에는 더 중요합니다. 그동안 주가를 끌어올렸던 AI 반도체와 기술주에 대한 과도한 낙관적 기대감이 금리 상승 기조와 맞물릴 수 있느냐를 보면, 앞으로의 전망에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지금 주식의 향방은 실적보다 앞으로의 기대와 영업이익의 지속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금까지는 잘 가고 있지만, 앞으로도 잘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굉장히 강합니다. 최근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경기 전망을 전공으로 하셨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반도체 산업이 추세적으로 계속 좋아질 수만은 없습니다. 슈퍼사이클이라고 해도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순간이 있을 텐데, 그 시점을 정확하게 맞추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현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지탱해 온 동력 중 하나가 공급 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적입니다. 그동안 실적과 반도체 흐름이 긍정적으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여기에 중국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미중 반도체 갈등 국면에서 중국이 계속 추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국내 경쟁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수요가 그대로라도 경쟁 업체가 늘어나 가격이 떨어지고 이익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또 현재의 지정학적 위험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질지도 의구심이 있습니다. 투자가 생산으로 이어지고, 추가적인 현금흐름이 계속 이어져야 사이클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리 중 하나만 깨져도 계속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사이클이 끝나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슈퍼사이클이 계속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였습니다. 두 번째는 수급 문제입니다. 외국인은 계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팔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버팀목 역할을 해 준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도 거의 끝났거나 끝나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수급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코스피 투자자별 동향을 보면, 기관은 10월 6일부터 계속 팔고 있고, 개인은 어느 정도 사는 흐름이 이어져 왔습니다. 외국인도 계속 매도세를 이어 갔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8월 말부터 10월 6일까지 약 1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은 지속적으로 매입해 온 기관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 매도세가 예상된 것이었고, 그 예상이 미리 시장에 반영되었다면 차익실현 목적으로 과하게 나온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면, 기관이 받쳐 주는 수요처가 없다는 뜻이므로 주식에 조금 더 압력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수급 문제를 살펴봤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반도체 사이클의 전망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우리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라면 대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증시 흐름을 보면 대만은 꽤 꿋꿋하게 잘 가고 있습니다. 왜 유독 우리 증시만 이러는 겁니까?
비교하는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3분기 흐름만 비교해 보면, 대만 지수와 비교해 코스피가 더 많이 빠졌습니다. 코스피는 상승률이 컸기 때문에 그만큼 많이 빠진 측면도 있고, 그동안 과속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또 국가별로 AI 반도체로 묶이기는 하지만, 주력 반도체 산업에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HBM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대만은 첨단 패키징과 설계 공정을 강화하면서 이를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차이도 있고, 과도하게 올랐던 부분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의 생산 가능성, 국제 정세에 따른 규제, 생산과 관련된 공조 움직임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정밀하게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러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반도체 주가가 잘 갈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과거 사이클과 다르다, 이번에는 장기 계약도 하고 있어서 오래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막상 주가가 달라지니 목소리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 반도체는 돈을 잘 벌다가 갑자기 큰 적자가 나는 사이클이 반복되어 왔는데, 앞으로는 달라질까요?
과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낙폭과 흐름을 보면, 최근에는 더 많이 오르고 더 많이 빠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반도체 주가 사이클이 있고, 실제 수요에 기반한 움직임도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큰일 났다는 비관론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1년 반쯤 전이었죠. 상승 국면에서는 떨어질 것을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상승과 반복이 항상 존재해서, 어느 시점에서 떨어지고 어디가 고점인지 정확히 찍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달라진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HBM 같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생산 여력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또 과거에는 범용 메모리 수요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중심이 되는 등 수요 주체도 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수급과 반도체 사이클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미국발 고금리 문제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데, 이것이 증시와 어떻게 연결됩니까?
주식은 대표적인 위험자산 중 하나입니다. 맞을 때도 틀릴 때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와 꽤 밀접한 관계를 보여 왔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환경에서는 자기 돈으로 투자하기도 하지만, 빌려서 투자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에 베팅하는 위험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국제 금리가 5%를 넘어선 지 꽤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국채 금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위험자산보다 이자를 제때 주는 채권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주식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보다는 자금이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고, 주식에는 오히려 좋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배경에는 재정 문제, 전쟁 문제, AI 투자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어서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로 오면,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증시가 받는 압박은 더 심해진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3%까지 올렸습니다. 어제 국정감사에서도 총재가 앞으로의 추가 인상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확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닙니다. 기존 경험을 보면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격과 소비에는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경제가 반도체 투자를 뒷받침할 만한 돈의 흐름이 이어지기보다는,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돈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 그리고 국내 증시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 당분간은 시장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천소라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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