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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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설비투자가 단기적으로 수요→물가를 자극하고 장기적으로 공급 혁신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워시·케빈 워시 연준 관점을 소개. 2004~06년·2015년 금리 인상 사례를 비교하며, 시장이 금리 인상 속도·지속기간에 민감하다고 설명. 장기금리는 정치적 독립성 우려로 기간프리미엄이 올라 4.5~5% 근처에서 움직였고, 금리가 높게 오래 머물면 약한 고리가 흔들린다고 경고.
다듬은 글
다음 달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은데, 그 얘기는 논외로 하고요. 케빈 워시 씨가 뭐라고 얘기하는지 잠깐 슬라이드 한번 보겠습니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글로벌 저축 과잉에서 투자 급증으로 바뀌었고, 장기 침체는 옛말이 됐다는 것입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삼쩜삼 캠퍼스 구독자 여러분. 윤지호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오건영 단장님을 모셨습니다. 최근 주가가 다시 반등의 힘을 보이고 있지만, 다들 불안해하는 건 결국 금리와 환율, 즉 매크로입니다. 연휴 전에 단장님을 모시고 제가 궁금한 것도 풀어보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바라봐야 할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단장님.
**AI가 고성장과 저물가를 가져온다는 주장**
오늘 책을 보면서 최근 화두가 되는 챕터가 있더라고요. AI가 결국 고성장을 이끌면서 저물가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주장이 많은데요. 직관적으로 그런 세상이 옵니까?
끝으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중간에 한 번씩 들썩일 수 있지만 결국은 그쪽으로 간다는 얘기죠.
시카고 연준 총재 굴스비의 얘기를 많이 참고하는데, 그분이 한 말 중에 뼈를 때리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닷컴 버블 때를 떠올려 보면 그때도 생산성 혁명이 일어났죠. 당시 연준 의장이던 그린스펀 얘기입니다. 그린스펀이 그 자리에 오르게 된 계기가 있는데, 94년 미국 월드컵 특수로 물가가 많이 올랐고, 채권 시장에서 금리 인상 충격이 있었죠. 95년에는 금리를 낮췄는데 96년부터 경기가 살아나면서 물가가 다시 올라올 조짐이 보였습니다. 그때 연준 위원들이 모여 금리를 올려야 하지 않겠냐고 했는데, 그린스펀 혼자 "아니다, 이번엔 생산성 개선이 나타나서 물가가 오를 이유가 없으니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고 반대했습니다. 나머지 위원들이 벙졌다고 하죠.
결과적으로 보면 그린스펀이 맞았습니다. 굴스비가 말한 핵심은 그때와 지금의 차이입니다. 그때는 인터넷이 생산성 혁명을 이끌 거라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96, 97, 98년에 주가가 천천히 올랐죠. 지금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설비 투자가 단기간에 빠르게 집중됩니다. 그때는 천천히 모여들었지만 이번에는 한꺼번에 몰리는 거죠. 올해 상반기에 보셨던 그림이 바로 그런 모습 아니었을까요.
그러니까 98, 99년의 속도가 96, 97년보다 훨씬 빨랐다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동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성장이 흔들렸고, 그 쏠림의 강도는 지금보다도 셌습니다. 인터넷 혁명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물가를 안 올린다는 말은 96, 97, 98년에는 맞았습니다. 하지만 99년 하반기부터 물가가 올랐고, 연준도 기준금리를 올렸죠. 2000년 3월에 버블이 붕괴한 것도 금리 인상과 맞물려서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99년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오히려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생산성 혁명이 얼마나 달콤한 사탕인지 그때 알아본 거죠. 그게 인터넷 버블의 마지막 국면을 만들었고, 나스닥은 2,800에서 5,100 부근까지 올랐습니다.
굴스비가 말하고자 한 게 바로 이겁니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먼저 알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 설비 투자가 먼저 늘어날 수 있고, 그것이 먼저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얘기는 이미 4, 5월에 했고, 제 책에도 일정 부분 인용했습니다. 케빈 워시 씨도 이 얘기에 상당 부분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AI는 공급의 혁신인가, 수요의 변화인가**
AI가 공급의 혁신을 만드느냐, 수요의 변화를 만드느냐고 물으면, 장기적으로는 공급이고 단기적으로는 수요라는 얘기입니다. 지금 AI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가 많이 몰리고 있고, 캐터필러 같은 기업도 AI와 연결돼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도 다 연결되어 있고요.
그래서 지금 병목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거죠. 앞에서는 설비 투자가 몰리면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지만, 뒤로 가면 인프라가 무르익어 공급 측면의 혁신이 생기고 결국 잘될 것이라는 것이 연준의 입장입니다. 저도 그 부분에는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워시 연준 의장의 스타일**
워시라는 사람이 연준 운영을 어떻게 할지 궁금합니다. 프리드먼, 얄런, 버냉키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케빈 워시 씨는 흔히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자기 색깔을 굉장히 드러낸다는 느낌인데, 어떻게 보세요?
제가 그분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으니 제 느낌으로 말씀드리면, 6월 첫 FOMC 때 코멘트를 듣고는 "오"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엄청 많이 쓰면서 물가를 진짜 잡을 것처럼 말했거든요. 그런데 7월 기자회견을 보고는 "역시" 싶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취임 후 45일 동안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시장 금리가 알아서 올라가 긴축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나설 필요가 없다는 식이었죠. 물가를 평가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잘 못 했습니다.
말로는 우렁차게 얘기하는데,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겁쟁이 사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워시 씨의 그 모습을 보고 나서 7월 이후 금융시장이 바뀌었습니다.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작년에도 트럼프가 파월 의장을 공사 현장에서 비난하고, 리사 쿡을 고소하겠다고 했을 때 연준 독립성 얘기가 나오면서 장기금리의 기간 프리미엄이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기점을 전후해 기간 프리미엄이 올랐고, 장기금리가 4.5에서 4.7% 사이에 머물다가 계단식으로 점프했습니다. 이걸 보면서 워시 씨도 많이 쫄았을 겁니다.
**등 떠밀려 바뀌는 통화정책**
중앙은행이 등 떠밀려서 정책을 바꾸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경우입니다. 경기는 안 좋은데 자본 유출이 우려돼서 기준금리를 못 낮추면, 장기금리가 먼저 내려가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은행 대출이 줄어 경기가 더 나빠집니다. 그때 결국 등 떠밀려 금리를 내리게 되죠. 2015, 2016년 미국이 금리 인상을 예고했는데 한국은행이 두 차례 인하한 것이 그 예입니다.
둘째는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경우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계속 커지는데, 독립성 이슈 등으로 중앙은행은 경기가 나빠질까 봐 못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시장 금리가 먼저 올라가고, 이것이 실물경제를 억누릅니다. 대표적으로 모기지 시장이 흔들리죠.
작년 트럼프 행정부가 원했던 것도 연방주택금융청장이 준비한 패니메이, 프레디맥 상장이었습니다. 상장하면 차익이 엄청나고, 그걸로 부채를 상환할 수도 있죠. 하지만 상장하려면 주택 경기가 좋아야 하는데 지금은 모기지 금리가 높아 주택 경기가 나쁩니다. 주택 관련 건설주 주가가 별로 좋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겠죠. 결국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려면 여러 수단이 있지만, 바이백이나 TGA 계좌 자금 활용 같은 임시방편 말고는 해법이 하나뿐입니다. 장기금리가 올라가고 있다는 건 결국 단기 정책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뜻이죠.
그래서 이번 연준의 행보는 전형적으로 등 떠밀려 기준금리를 인상한 케이스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워시 씨가 나왔을 때는 자기 의지와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나는 아서 번즈가 될 수 없다"는 느낌을 많이 줬고, 인플레를 잡겠다는 메시지도 있어서 자기 색깔을 드러낸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상당히 맞춘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 직전에 일주일 전까지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선거 전에 금리를 올린 전례가 없으니 하지 않는 게 낫지 않겠냐는 식으로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인상 전날에는 "인상하면 인상해야지"라는 식으로 말이 바뀌었죠.
잠깐 기억을 돌아보면, 작년 4월 관세를 때린 뒤 국채금리가 미친 듯이 뛰었고, 4월 9일 이후 관세 유예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타코(TACO)'라고 부르죠. 금리가 계속 뛰면 정책을 물리는 타코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 금리와 관련된 부분이 생기면 다른 것을 희생하는 타코도 나올 수 있고, 워시 씨도 그런 데서 운신의 폭을 확보했던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기의 두 가지 질문**
채권 시장을 보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처음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올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인상 기조가 굉장히 단단해 보입니다. 둘째, 장기금리가 8월 이후 유가와 상당히 연동되어 움직였는데, 과거처럼 한 단계 레벨을 다시 올라서는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솔직히 저도 확신은 없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케이스로는 2022년, 2015년 12월, 2004년 6월, 그리고 제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1999년 7월 인상이 있습니다.
2015년에는 제로금리에서 9년 만에 처음으로 0.25%p 인상했습니다. 인상 직후 2주 정도 어수선했고, 2016년 1월 4일 중국 경제 붕괴 우려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가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를 맞고, 위안화가 흔들리며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습니다. 그게 '차이나 쇼크'였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옐런 의장은 인상 속도를 늦췄습니다. 당시에는 0.25%p만 올려도 난리가 나서, 1%p를 올리면 그냥 죽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반면 2004년 6월 인상기에는 1%에서 시작해 FOMC마다 17회 연속으로 올려 5.25%까지 갔습니다.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 동안 17차례 인상 국면에서도 주식시장은 꾸준히 올랐고, 코스피도 크게 폭등했습니다. 중국 특수로 조선주가 날아가던 시절이었죠. 그때는 금리가 올라도 주가가 오르는 게 신기했는데, 이건 성장이 금리를 압도하는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케빈 워시 씨가 재미있는 얘기를 했습니다. 잭슨홀 이후 G2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9월 초에 있었는데, 여기서 "19 대 1" 구도로 중국을 포위하는 그림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이 유럽 국가들까지 불러 중국의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를 문제 삼고, 공동 관세를 부과하고, 위안화 절상과 관세율을 연동시키자는 얘기였죠. 이번 주 미중 정상회담과 다음 달 무역협상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시대**
워시 씨의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2016년에 많이 나왔던 'secular stagnation(구조적 장기 침체)'이라는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돈을 풀었고, 2012, 2013년에는 재정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통화정책 한 팔만 남았습니다. 2013년 버냉키 쇼크처럼 양적완화 축소 얘기만 나와도 시장이 흔들렸죠. 실물경제의 자생력이 없으니 돈을 풀면 오르고, 거두면 내려가는 구조였습니다.
금융위기의 거대한 충격으로 경제 주체들은 투자를 함부로 하면 죽는다는 걸 알게 됐고, 설비투자가 실종됐습니다. 일자리는 만성적으로 부족했고, 돈은 넘치는데 수요가 없으니 금리는 바닥에 붙었습니다. 그래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가 세트로 굳어졌습니다. 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경기가 주저앉으니 더 낮춰야 했고, 결국 일본은행이 2016년 1월 29일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유럽중앙은행도 뒤따랐습니다.
당시 옐런 의장은 '하이프레셔 이코노미(고압 경제)'라는 말을 했습니다. 만성적 수요 실종 상태에서는 투자가 일어나지 않으니, 강력한 수요를 먼저 만들어 기대를 바꿔야 설비투자가 들어온다는 얘기였습니다. 그 얘기가 실제로 정책이 된 것이 2020년 코로나였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풀었고, 그것이 저금리 시대의 종료와 고압 경제를 만들었습니다. 2022년 11월 이후 그렇게 풀린 돈이 담길 공간이 AI라는 이름으로 생긴 것입니다.
**AI 설비투자와 2000년대 중국 사이클의 비교**
AI 투자는 거대한 유형자산에 대한 설비투자입니다. 무형자산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닷컴 버블과는 또 다른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비견되는 건 2004~2007년 중국 사이클입니다. 당시 중국은 해안 도시를 점선면으로 개발했고, 그 과정에서 철강 등 원자재가 엄청나게 들어갔습니다. 조선주와 해운주가 함께 올랐고, 원자재 가격도 폭등했죠. 이후 서부대개발까지 이어지며 성장이 더 커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때는 금리가 올라도 성장이 압도했기 때문에 누구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중국도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올렸지만 성장이 어마어마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죠. 그 시기에 주식 시장을 처음 봤던 사람들은 금리와 주가가 같이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AI를 여기에 대입해 보면, 제 생각엔 그때 사이클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설비투자가 실종되며 저성장·저물가·저금리에 있던 시대가 끝나고, 지금 다시 경쟁적으로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다이먼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작년 약 3,000억 달러, 올해 약 7,000억 달러, 내년에는 1조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2조 달러로 보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이런 설비투자가 돌아왔으니, 저성장·저물가·저금리에서 벗어나 성장 사이클이 온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 차트를 보면서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옛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돈이 넘쳐났는데요.
왜냐하면 돈은 넘치는데 투자할 데가 없었잖아요. 설비 투자가 안 돼서요. 그래서 그때는 '세이빙즈 글러트', 즉 글로벌 저축과잉이라고 해서 구조적 장기 침체라고 했어요. 돈을 안 쓰니까 금리가 없었죠. 그럼 영원히 적금이죠. 그런데 지금은 그건 옛말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제는 '세큘러 그로스'라는 말을 워시가 했더라고요. 그 말을 했다는 게 의미가 있어요. 저 같은 사람이 하는 말과 달리, 케빈 워시 씨가 그 얘기를 했다는 게 중요하죠.
구조라는 단어를 썼다는 건 성장이 구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뜻이에요. 세큘러 스태그네이션이 무엇인지 알던 사람에게는 그 단어가 크게 다가옵니다. 케빈 워시 씨는 원래 AI 혁신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비용을 낮추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을 거라고 얘기했었죠. 그건 궁극적인 얘기고, 단기적으로는 AI 혁명이 큰 역할을 할 거라고 했어요. 7월에는 이 부분을 꽤 모호하게 말했는데, 이후 정리가 됐어요. TF(태스크포스)는 상관없고, 먼 그림을 그려 나가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물가 목표도 결국 코어PCE를 본다고 명확히 해 줬고, 물가 목표를 바꿀 생각도 없다고 했죠.
AI에 대한 관점도 정확히 얘기했어요. 단기로는 수요를 자극하지만, 장기로는 공급을 자극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장기적으로 공급 측 생산성 혁명으로 공급량이 쏟아지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뜻이죠. 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그림은 장기 그림이에요. 단기로는 AI 데이터센터를 짓느라 돈이 들어가고 설비 투자가 늘어나니,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금리를 올리겠다는 결론이 나와요. 2004~2005년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도 2004년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계속 올릴 거라는 얘기죠.
차트를 보면, 평온해 보이던 미국 경제에 장기 침체의 유령이 등장했다는 말이 나오던 시기가 있어요. 이건 구조적 장기 침체에 대한 얘기고, 미국 10년물 금리를 보면 2010년부터 코로나 때까지 굉장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어요. 채권 시장에서는 "밀리면 사라"는 말이 많았죠. 지금은 금리가 많이 올라왔는데, 이건 설비 투자 사이클로 돌아온 거예요. 그렇게 보면 지금 수준이 오히려 정상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질문은 이거예요. 지금이 비정상이냐, 아니면 투자가 없던 그 시절이 비정상이었냐. 중국이 잘 살게 된 것을 두고 지금이 예외적인 케이스라는 얘기도 있는데, 구조적 장기 침체가 오히려 이례적인 케이스였다고 볼 수 있어요. 케빈 워시 씨의 선언은 세큘러 그로스에 대한 선언이고, 구조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저금리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상의 선언이에요. 결국 연준이 판단하는 중립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건, 금리가 올라도 자산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느냐는 거예요. 특히 주식 투자자들은 금리 이상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있으면 금리가 부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금리 인상이 시작된 시기를 보면, 2022년, 2016년, 2004년 세 번 모두 금리 인상 초기에 힘들었어요.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도 겹쳐서 유가가 움직이면서 상황이 더 나빴죠. 지금도 약간 비슷한 면이 있긴 하지만, 2022년과 똑같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때는 성장이 지금만큼 강하지 않았고, 설비 투자가 구조적으로 나타난다는 얘기는 전혀 없었거든요.
요즘 많이 받는 질문이 "금리가 몇 %면 흔들리느냐"인데,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다만 5%가 되면 흔들릴 거라고 봅니다. 2023년 10월에 금리가 5%를 찍은 적이 있는데 하루였어요. 그래서 금리 수준도 중요하지만 올라가는 속도가 더 중요해요. 바닷가에 가면 파도가 어디까지 올지 모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바라보듯이, 시장도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거라는 기대치를 넘는 순간 타격을 받아요. 그리고 올라오는 속도, 그리고 올라온 상태가 얼마나 이어지는지, 이 세 가지를 많이 봅니다.
2004년 사례를 보면, 이때 금리 인상을 17번 연속으로 했어요. 주식 시장은 S&P가 완만하게 올랐고, 중국과 코스피는 엄청 올랐죠. 성장이 강했기 때문이에요. 이때는 주식 시장이 한 번에 무너진 게 아니라 마디마디 잠깐씩 흔들렸어요. 그때 '소프트 패치'라는 말이 돌았는데, 침체는 아니지만 침체처럼 보이는 구간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2%를 넘은 게 2005년 3월, 3%를 넘은 게 2005년 10월, 5%를 넘은 게 2006년 5월이었어요. 그때마다 잠깐씩 빠졌고, 2006년 5월에는 버냉키 쇼크로 세게 빠졌던 기억이 있어요. 연준은 5.25%까지 올린 뒤 2006년 6월에 동결했고, 2007년 9월에 50bp 인하하기 전까지 1년 3개월 동안 금리를 유지했어요. 2006년 6월에 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은 꾸준히 회복했고, 2007년은 강세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높은 금리가 오래 지속되면서 약한 고리가 하나씩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2007년 2월에 서브프라임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고,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주인공이었어요. 그리고 2007년 8월에 베어스턴스 산하 헤지펀드가 환매를 동결했죠. 이후는 금융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금융위기가 온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건 아니에요. 다만 2004년부터 6년간의 사이클을 보면,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 금리 인상 폭이 조금씩 계속 올라갔어요. 3%에서 끝날 것 같다가 4%, 5%로 올라갔죠. 당시 중국의 유형자산 중심 성장이 오래 지속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고, 장기 침체 속에서 금리가 못 올라갈 거라 생각했던 시장이 계속 생각을 바꿔야 했어요.
이번에도 케빈 워시 씨가 말한 대로 간다면, 올해 초에는 금리를 세 번 내릴 거라는 전망이었지만, 이후에는 한두 번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지금 시장은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봅니다. 주식 시장이 지금처럼 잘 버틴다면 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98년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미국 10년물이 6%를 넘었어요. 당시 논리는 "금리 이상의 성장이 나오니 괜찮다"는 것이었는데, IT 버블 때 모습이 그랬죠. 지금도 금리가 올라도 성장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면 주가가 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성장이 나오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합니다. 성장은 항상 고물가와 고금리가 끝을 잡아줬어요. 그래서 금리는 우상향하지 않고 순환하는 거예요.
결국 금리가 높은 상태가 시간이 갈수록 시장이 느끼는 부담은 점점 커질 것이고,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약한 고리에 대한 고민입니다. 잠시 쉬었다가 2부에서는 약한 고리 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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