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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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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지기 싫다면, 지금 제대로 알아야 할 돈의 원리ㅣ지식인초대석 EP.54 (박종훈 기자 2부)

지식인사이드 · 2025-08-16 · 유튜브 시청 4,231,427 · 게시판 조회 3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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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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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로 생산연령인구가 줄면 성장률이 떨어지며 한국은 2025년부터 본격 타격. 세계화 종식으로 인플레와 원화 약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 금 투자(KRX 금시장) 권장,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게 유지될 것이라 주장. 미국 셰일업체는 유가 70달러 미만에서 압박받는다고 봄. 원화 약세와 자영업 대출 위험, 국민연금 자금 유입의 단기적 시장 유리함을 언급.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인플레이션이 오면 은퇴할 때 2억 원을 가지고 은퇴했는데, 물가가 네 배 올랐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은퇴자금의 실질 가치는 5천만 원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인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도 안 되고 혁신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인플레이션 시대에 덕을 보는 사람도 있을까요?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고 투자를 해 주는 쪽이 굉장히 유리한 사업이죠.

02. 안녕하세요. 한석준입니다. 우리 삶에 진짜 필요한 지식을 전하는 시간, 지식인 초대석입니다. 오늘은 거시 경제를 쉽게 풀어 주시는 박종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03. 네, 안녕하세요. 박종훈입니다.

04.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률이 1%대로 떨어졌습니다. 이 전망이 맞을지 틀릴지도 중요하지만, 기자님이 보시기에 우리나라 경제는 어떨 것 같습니까?

05. 좀 우울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앞으로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청년 인구가 줄었던 모든 나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거든요. 이 현상이 처음 나타난 곳은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이 1990년대 장기 불황에 들어가자 서방의 경제학자들은 일본을 놀렸습니다. 일본 정부가 정책을 워낙 잘못해서 그렇다고 해석한 학자들도 있었고, 일본인들의 특성이 그렇다, 돈을 너무 아껴서 망하는 거라고 해석한 학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학자들은 2010년대가 되자 다들 부끄러워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일본과 같은 현상이 유럽으로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06. 그래서 '저패니피케이션(Japanification)', 일본화 현상이라는 용어가 201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이 민족적 특성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 청년 인구가 줄어들면서 무너졌다는 인식이 생긴 겁니다. 그때부터 아주 중요한 지표로 떠오른 것이 '생산 연령 인구', 즉 15세에서 64세 인구입니다. 이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그 나라 성장률은 0%대로 낮아진다는 겁니다.

07. 일본은 1995년부터 생산 연령 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유럽은 2010년부터 줄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은 크게 흔들렸죠. 2008년 이전만 해도 유럽이 통합되면서 미국보다 슈퍼파워가 될 거라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유로화가 처음 생겼을 때 유로/달러가 1.3, 1.4까지 올랐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2008년부터 2024년까지 16년 동안 유럽은 약 8% 성장한 반면, 미국은 약 88% 성장했습니다. 차이가 엄청나죠.

08. 많은 사람들이 원인을 살펴봤더니, 유럽은 1992년부터 합계출산율이 2.1에서 갑자기 1.4로 떨어졌습니다. 1992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2012년쯤 성인이 됐죠. 미국은 2007년까지 합계출산율이 2.1을 유지했습니다. 선진국 중에 이런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프랑스는 아랍계 이민자 때문에 출산율이 조금 높은 편인데, 그걸 다 합쳐도 1.8입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27년쯤 지나야 성인이 되죠. 그래서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훨씬 탄탄했던 겁니다.

09. 그럼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문제가 되느냐? 올해부터입니다. 적게 태어난 세대가 실제 청년이 되어 가는 시기가 2025년부터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올해부터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이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작년만 해도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1.9%로 봤는데, 3월에 1.4%로, 6월에는 0.8%로 낮췄습니다. IMF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올해부터 인구 타격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1%를 넘는 성장을 하면 '올해 정말 잘했다'고 평가받는 시대로 바뀐 겁니다.

10. 청년 인구가 적으면 구인난이 문제여야 하는데, 왜 취업난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11. 우리나라의 취업난은 두 가지 여파 때문입니다. 첫째, 바이든 대통령 시절 미국이 우리나라 공장들을 끌고 갔습니다. 끌고 간 공장들이 어떤 공장인가 하면, 반도체, 배터리 같은 1인당 평균 연봉이 8천만 원에서 1억 원 되는 양질의 일자리입니다. 그런데 그런 공장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지어졌습니다. 원래는 청년 인구가 줄어들면 일자리가 많아야 하는데, 두 번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소비가 함께 줄어드는 것이죠.

12. 생산 연령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얼리 어댑터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저도 신제품이 나오면 뭐든 사보는 편이었는데, 청년 인구가 줄면 소비 시장이 크게 위축됩니다. 그러면 일자리도 줄어듭니다. 이 두 가지 원인이 한국에서 동시에 작동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가 사라진 겁니다.

13.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네요. 근본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14. 맞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계속 높아지면 과열이 되고, 과열되면 인플레이션이 옵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생산 연령 인구 증가, 생산성 향상, 자본의 추가 투입입니다. 잠깐의 과열을 만드는 정책은 쉽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인구 구조와 결국 생산성 향상입니다.

15. 결국 출산율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네요?

16. 경제가 다시 뛰려면 그것밖에 없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진실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합니다. 로봇이나 자동화로 다 바뀌지 않느냐, 식당이나 커피숍에 키오스크가 생겨서 아무 문제 없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키오스크와 로봇은 소비를 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가 안 되고, 그러면 혁신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인구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17. 선진국들은 모두 합계출산율이 줄고 있잖아요. 반등에 성공한 나라가 있습니까?

18. 없습니다. 미국도 2007년 2.1에서 한때 1.6까지 떨어졌습니다. 출산율이 줄어든 나라 중에 반등에 성공한 나라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집값이 오르고 양육비가 오르면 출산율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엄청난 돈을 풀면서 집값이 거의 세 배 올랐습니다. 그러자 결혼도, 출산도 어려워졌고, 최근 미국 합계출산율도 1.6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집값이 오르는 것은 장기적으로 위험하고, 떨어지면 단기적으로 위험합니다. 그래서 집값이 처음부터 올라가지 않아야 하는데, 일단 올라버리면 정책 선택이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저도 이건 정답이 없다고 봅니다.

19. 인류 역사상 가장 값싸고 풍요로웠던 시대가 끝나간다는 말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에 더 취약하다는 말도 있는데, 왜 그런가요?

20. 인류가 종이돈을 발명한 뒤로 인플레이션은 늘 따라다녔습니다. 가장 먼저 종이돈을 만든 나라가 어디일까요? 스위스일까요? 아닙니다. 스웨덴입니다. 그런데 그때 스웨덴은 복지 국가도, 잘사는 나라도 아니었습니다. 너무 가난해서 다른 나라들이 금화나 은화를 쓸 때 스웨덴은 구리 화폐를 썼습니다. 10스웨덴 달러짜리 구리 화폐는 가로 60cm, 세로 30cm에 무게가 19.7kg이나 됐습니다. 30스웨덴 달러를 갖고 다니려면 60kg을 들고 다녀야 했죠.

21. 그래서 은행이 금고에 돈을 맡아 주고 보관증을 써 줬는데, 이것이 서양 최초의 지폐입니다. 그런데 이 지폐가 생기자 사람들은 구리 보유량보다 많이 찍어내기 시작했습니다. 10배, 20배씩 찍어냈고, 물가가 올랐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종이돈은 늘 인플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0년 동안은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정복했다, 다시는 없을 것이다"라며 오만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중앙은행 시스템이 잘 만들어지고 경제학이 발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세계화 때문이었습니다. 저렴한 노동력과 저렴한 원자재가 결합하면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았던 겁니다.

22. 그런데 이제 세계화가 끝났습니다. 미국이 자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니, 예를 들어 베트남의 인건비가 미국보다 17분의 1이라 해도 베트남에서 반도체 후공정을 하면 관세 100%가 붙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인건비가 17배 비싸지는 셈입니다. 세계화가 끝나면 인플레이션이 기본값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저는 특히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탈세계화 시대에 원화 가치까지 떨어지면, 고령화와 함께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일본보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더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3. 은퇴할 때 2억 원을 가지고 나왔는데 물가가 네 배 오르면, 은퇴자금의 실질 가치는 5천만 원이 되는 거잖아요. 어르신들의 삶이 더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개인이 막을 방법이 없어 보여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월급은 안 오르는데 인플레이션으로 돈 가치가 떨어지면 결국 계속 손해 보는 것 아닙니까?

24. 그래서 반드시 인플레이션 헤지를 해야 합니다. 첫째, 원화 가치가 달러보다 더 빨리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합니다. 또 미국 달러는 인플레이션만큼 금리를 높여 주는 성격이 있습니다. 미국 달러가 대접받는 상황이 앞으로 5~10년은 계속될 겁니다.

25. 둘째, 금을 재테크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금을 어떻게 사느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인류는 2,700년 동안 금을 돈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금을 투자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금은행에서 사면 부가세 10%가 붙고, 금은행도 5% 정도 마진을 붙이니, 총 15% 정도 비쌉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방법 중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사는 방법을 가장 권합니다. 특히 정부가 이 시장을 육성하려고 면세 혜택을 줬습니다. 양도세 같은 세금도 따로 없고 부가세도 없습니다. 다만 실물로 찾을 때는 10% 부가세를 내야 하는데, 실물로 찾지 않으면 굉장히 유리합니다. 약간의 세금과 거래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금을 사는 방법 중 좋은 방법입니다.

26. 또 금광 회사나 원자재 회사 주식을 사는 것도 인플레이션 헤지가 됩니다. 다만 비중을 50%씩 가져가는 식은 안 되고, 적절하게 맞춰서 계산해야 합니다. 그 비중을 잘 잡으면 충분히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금이라는 원자재 관련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얘기네요.

27.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른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아주 중요한 차이입니다. 미국은 1945년에 전쟁이 끝났고, 유럽도 그랬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1946년부터 1964년생까지입니다. 가장 어린 베이비붐 세대가 1964년생이니 지금 61세죠. 이것이 금융시장에 왜 큰 영향을 미칠까요? 60세까지는 대체로 현역이라 월급을 받으며 저축을 합니다. 그런데 61세가 되면 대부분 은퇴하고, 쌓아 놓은 돈을 쓰면서 지출하게 됩니다. 저축이 점점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선진국은 지금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28.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전쟁이 늦게 끝났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가 1954년생부터 1974년생까지입니다. 가장 어린 베이비붐 세대가 1974년생이면 아직 50대 초반입니다. 한창 현역이라 저축을 하죠. 그래서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상태가 5년 정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까지 미국보다 낮은 금리가 유지될 겁니다. 3년에서 7년으로 폭이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정년인 60세까지 일하는 사람이 10%도 안 되고, 실제로는 5% 정도라고 하니 은퇴 시점이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29. 지금 미국의 1년물 국채 금리는 4%인데, 우리나라 1년물 국채 금리는 2.1%입니다. 미국이 두 배 가까이 높으니 자꾸 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나라도 있나요?

30. 굉장히 많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한때 금리가 105%였습니다.

31. 그래도 저축하는 사람이 없겠네요. 인플레이션율이 140%였으니까요.

32. 그렇습니다. 월급이 들어온 날 다 써버립니다. 내일이면 돈 가치가 줄어들 테니까요.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100% 소비합니다. 그 상황에서는 빚을 내서라도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됩니다. 그런 나라에는 돈을 빌려주려는 곳도 별로 없습니다.

33. 인플레이션 시대에 덕을 보는 사람들도 있을까요?

34. 돈을 빌린 사람은 보통 도움이 된다고 하죠.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도 이득을 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업종 중 하나가 보험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왔을 때 예를 들어 1억 원짜리 생명보험이 나중에 지급될 때는 실질 가치가 반토막이 날 수도 있으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또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아서, 여러 측면에서 보험사는 인플레이션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습니다.

35.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9.1%까지 올랐던 적이 있다고 하는데, 미국은 왜 그렇게 높았나요?

36. 미국은 경제가 아주 활발했기 때문에 과열까지 갔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고령화 때문에 위축돼 있어서 쉽게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활발한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패키지는 전부 인플레이션을 향해 있습니다. 세금을 깎아 주면 소득이 늘고,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씁니다. 관세 정책도 인플레이션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37.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믿는 구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유가를 낮추는 것입니다.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유가가 70달러 이상이면 원유를 계속 증산해서 유가를 낮춰 주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70달러 미만의 유가에서는 사우디 재정이 적자입니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 단가는 1배럴당 9달러 정도밖에 안 됩니다. 반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단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는 배럴당 48달러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셰일오일 생산 단가가 70달러를 넘었습니다.

38. 그러면 빈 살만 왕세자는 유가를 65달러로 계속 맞춰 놓으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망할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사우디는 엄청난 복지 국가입니다. 사우디 시민권자가 유학을 가겠다고 하면 유학 비용도 나라에서 대줍니다. 재정 지출이 워낙 많아서 사우디는 배럴당 95달러가 되어야 재정 수지가 균형을 이룹니다. 70달러 미만이면 매년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 빈 살만 왕세자가 왜 70달러 미만으로 낮췄는지 짐작이 가시죠? 셰일오일 업자들이 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정책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언제 재발할지 시점만 모를 뿐, 재발할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39. 인플레이션 하면 공포로 다가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망한 나라들이 있잖아요. 20세기 초반의 바이마르 공화국도 있고, 요즘은 베네수엘라도 있죠. 어쩌다 그렇게 되는 건가요?

40. 인플레이션은 결국 돈을 너무 많이 찍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유가는 그동안 정말 안 올랐습니다. 1980년대 초반 유가는 배럴당 37달러를 찍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 녹화하는 시점에서 유가는 배럴당 66달러입니다. 세계화 덕분에 미국 자본으로 원유를 캐낼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유전이 계속 개발되면서 유가가 안정돼 왔습니다. 유가만 싸진 것이 아니라 철강 등 모든 원자재 가격이 낮았습니다. 식량도 수많은 개척지가 나오면서 단가가 계속 싸졌습니다. 그런데 이상기후가 생겼죠.

41. 그리고 세계화가 끝나서 이제는 마음 놓고 다른 나라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원자재를 무기화하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전과 달리 인건비도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오릅니다. 그래서 걸핏하면 물가가 오르는 세상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옛날만큼 풍요롭고 물가가 계속 싸지는 시대는 끝났고, 안타깝게도 우리 다음 세대는 그런 풍요를 누리기 정말 어려울 겁니다.

42. 세계화가 끝났다는 게 실감 나는 게 바로 관세 정책입니다. 예전에는 세계화를 해야 한다며 관세를 철폐하라고 난리를 치더니, 이제는 오히려 관세를 올리겠다고 하니, 그게 세계화가 끝났다는 가장 큰 증거 아닌가 싶습니다.

43. 2025년에 대한민국이 마주한 문제는 무엇입니까?

44. 우리나라 내부에서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게 계속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가계 대출이 GDP 대비로 너무 높습니다. 전 세계에서 거의 최상위권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높았던 나라들은 지금 부동산이 붕괴되고 난리가 났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스웨덴인데, 스웨덴은 지금 경제가 거의 파국 직전까지 갔습니다. 우리나라가 스웨덴 다음 정도 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대외 경제 정책도 큰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워낙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가 대내외적으로 하반기에도 계속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문제로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45. 큰 이벤트는 없고 자잘한 이벤트들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할까요?

46. 좋은 점을 말하자면, 저는 우리나라가 대출이 많긴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47. 그건 완전히 장점이네요.

48.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못에는 고래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연못이 한국 금융시장이라면, 고래 한 마리는 국민연금입니다. 미래 세대에 좋은지 나쁜지는 나중에 따져 봐야 하지만,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9%에서 점진적으로 13%까지 올라가면 강제 저축이 계속 몰립니다. 그래서 몇 년 동안은 자금이 부족하기보다 오히려 남아도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찬란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으면 3년, 길어도 7년 정도입니다. 이때 자금이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벤처 투자로 흘러가서 청년들에게 돈이 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남은 7년쯤 동안 이 돈이 제대로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부동산 시멘트에 박혀버리면 대한민국 미래가 없습니다. 이 마지막 희망을 살린다면 자금시장에서 약간 유리한 점이 있으니, 그걸 활용하면 대한민국의 희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49. 인플레이션이 오면 부동산 같은 실물에 투자해야 한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50. 사실 그 생각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조금 멀리 있는 위협입니다. 자산 가격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돈줄을 죄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없으면 중앙은행은 계속 돈을 풀 수 있고, 돈을 푼 만큼 부동산 가격이 오릅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중앙은행은 더 이상 돈을 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을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건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처럼, 당장 더 무서운 주먹은 금리입니다. 터키나 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는 인플레이션이 오면 금리를 올려 돈줄을 조여서 잡으려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부동산의 천적과 같습니다.

51.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마일드하게 일어나면 부동산에 가장 좋습니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일어나면 반드시 긴축을 해야 하므로 오히려 실물 자산에 압박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이냐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달라지는 거군요.

52. 보통 2% 정도를 마일드하다고 보고, 3%를 넘으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물가 지수에서 부동산 가격을 빼버렸기 때문에 항상 2%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계속 돈을 풀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는데 통계에 잡히지 않아 돈을 계속 뿌려 왔고, 그 결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53. 몇 년 전만 해도 원화가 1달러에 1,000원 정도였는데, 이제 1달러에 1,300원이 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죠. 심지어 1,400원대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원화를 많이 찍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54. 건강한 생태계는 종의 다양성이 확보된 생태계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포트폴리오나 커리어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많은 분들이 한 길만 파는 방식이 옛날에는 먹혔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잊고 있습니다. 그래서 능력의 포트폴리오도 다양성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계속 교류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55. 재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비트코인에 몰빵하거나, 더 심각하게는 알트코인에 몰빵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걱정이 됩니다. 포트폴리오를 하나만 만들어 놓고 그것만 고집하지 말고, 여러 자산으로 균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한 자산의 주가가 30% 떨어져도 다른 자산이 그 손실을 커버해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게 균형을 잡아 두면 일시적으로 떨어진 자산이 나를 가난으로 몰아넣지 않습니다. 하지만 균형 없이 한 가지에만 집중하면 아주 작은 위기에도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지 못할 수 있습니다.

56. 이제는 위기가 오면 복합 위기가 와서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위기들이 자주 오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생태계의 건강을 위한 종의 다양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57. 오늘 박종훈 기자님과 함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여러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지식인 초대석,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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