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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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잦아진 원인을 설명. 투자 경험 부족 개인의 패닉, 레버리지 ETF 확산에 따른 단타 증가,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월 약 40조 원)를 요인으로 꼽음. 대만 가권지수와 비교해 레버리지 영향이 크다고 주장. 레버리지 ETF 매수 자제, 자산배분(국내·해외주식·현금·금·미국채)과 장기 분산투자를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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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가 시장 반등 때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고 인정하셔야 합니다. 트레이더나 전문 도박사의 세계인 거고, 우리는 그렇게 못 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다른 일상생활이 더 중요한데 이게 무슨 짓이냐 싶을 만큼 노출의 강도가 너무 커지면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됩니다. 너무 고통스럽고, 자칫하면 트라우마를 갖게 돼서 영영 투자를 안 하겠다고 결심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 1993년 겨울부터 경제분석가 생활을 했는데, 요즘 같은 장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7, 8천인데 왜 이렇게 난리를 치는지, 정말 놀라운 시장입니다. 오늘은 서킷브레이커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상반기 국내 증시가 뜨거웠다는 걸 보여주는 게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였던 것 같습니다. 먼저 이 두 제도가 무엇인지 보겠습니다.
사이드카는 주가가 5% 정도 오르거나 내릴 때 프로그램 매매를 중단시키는 제도입니다. 프로그램 매매란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를 활용해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현물 가격이 만 원인데 누군가 선물을 사서 선물 가격을 1만 5천 원까지 급등시켰다고 가정해 봅시다. 선물 가격이 훨씬 비싸니까 사람들이 선물을 매도하고 현물 코스피200 같은 종목을 매수하는 거래를 하게 됩니다. 선물과 옵션 만기일에는 정산이 되니까 둘의 가치는 같이 가야 하는데, 가격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프로그램 매매로 현물을 사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선물은 매도해서 가격을 끌어내려 일정 수준에서 맞추게 됩니다. 이런 것을 프로그램 매매라고 합니다.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중단시키며 시장을 냉각시키고, "너무 뜨겁다, 너무 차갑다"라고 경고하는 것이 사이드카입니다.
서킷브레이커는 레벨이 다릅니다. 프로그램 매매만 중단하는 게 아니라 주식 거래 자체를 20분간 중단합니다. 보통 8% 이상의 주가 폭락이 나타나 시장의 대변동성이 부각될 때 발동합니다. 2000년 4월 IT 버블 붕괴, 2001년 9월 18일 미국 증시 하락(유가 급등과 911 테러), 2020년 3월 19일 코로나 팬데믹 때의 미국 증시 하락, 2024년 8월 일본 금리 인상에 따른 엔캐리 청산 공포 때 등이 대표적입니다.
올해는 벌써 8% 이상 폭락이 일곱 번이나 있었습니다. 3월에 한일 전쟁 우려로 두 번, 6월에는 종합주가지수가 9,300까지 오르는 중에 6월 8일, 6월 23일, 6월 26일 세 번, 그리고 7월에만 두 번이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폭락이 최근에 일곱 번 정도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를 만든 이유는 잠시 냉정을 찾고 이게 정말 나쁜 일인지 생각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발동한다는 것은 시장이 지금 머리가 너무 뜨겁다는 뜻입니다. 세상이 최고의 날이 올 것처럼 환호하다가 다음 날 세상이 망할 것처럼 절망하는, 조증에 걸린 시장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데이터입니다.
과거와 비교해도 지금의 서킷브레이커 횟수가 압도적입니다. 2024년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2024년 8월의 하락이 그렇게까지 빠질 일인가 싶었지만 그때부터 시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서킷브레이커를 일상적으로 보는 세상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왜 일어났을까요?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의 참여입니다. 30여 년간 이 업계에 있으면서 보니, 아무리 어마어마한 강세장이라도 1년에 20% 정도의 조정은 일상적으로 있고, 1년에 한두 번은 꼭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런 조정을 겪어 보지 못한 분들은 내가 최고점에 산 게 아닌가 하는 공포를 느낍니다. 유리 없는 주식 투자 인구의 증가는 수급 기반을 개선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분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패닉을 잘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둘째, 레버리지 ETF의 확산입니다. 단일 종목의 두 배 상승과 하락에 노출되다 보니 단기 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한국의 모멘텀 투자자가 99%는 되는 것 같고, 99.5%, 어쩌면 그 이상일 정도로 단타를 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셋째,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입니다. 과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쌀 때 사 주고 비쌀 때 팔면서 시장 조정자 역할을 해 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는 매월 40조 원씩 팔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 매도가 나오니 국내의 강력한 매수가 있는 날은 오르고, 그 매수 강도가 약해지거나 끝났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순간 수급이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아무도 사 줄 사람이 없는 흐름이 나오면서 힘없이 밀리는 요인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도 반도체 랠리를 많이 보였는데, 대만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변동성은 훨씬 덜합니다. 대만의 가권지수도 전체 시장에서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경제에서 수출 비중도 굉장히 높습니다. 차이는 결국 외국인 매매에 있습니다. 대만은 외국인 지분율이 우리보다 낮고, 외환 시장과 금융 시장 거래에 제약이 커서 완전 개방된 우리나라보다 외국인의 영향력이 덜합니다. TSMC 주가처럼 같은 업종인데도 대만은 안정적인데 우리만 흔들리는 건, 앞서 말한 레버리지의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제에 큰 문제가 생겨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두 배 레버리지나 다섯 배 레버리지까지 하는 분들이 잦은 변동성을 버티지 못하고 손절하거나 청산당하는 것이 우리 시장의 변동성을 훨씬 높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제발 레버리지를 하지 마세요.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게 셉니다. 주식은 인플레이션과 기업 이익 성장 덕분에 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믿고 투자하는 것인데, 레버리지는 복리 효과 때문에 장기 투자를 못 하게 만드는 상품입니다. 홍춘욱의 경제강의노트 구독자분들은 제발 레버리지 ETF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같은 시장 변동성이 있을 때 개인 투자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레버리지는 시장이 반등할 때 내 길이 아니라고 인정하셔야 합니다. 일상생활이 더 중요한데, 노출 강도가 너무 커지면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됩니다. 그러니 레버리지 ETF는 반등할 때 처분하시고, 자산을 나눠서 배분하시기 바랍니다. 국내 주식에도 투자하되 해외도 하고, 현금도 가지고, 금도 가지고, 미국 국채도 가지는 식으로 분산 투자를 하시는 겁니다. 가능하면 투자 육분법처럼 미국 리츠까지 포함하면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큰 영향을 덜 받고, 조정을 받을 때 오히려 투자를 늘릴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마음 편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레버리지 ETF에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이 된 것 같습니다. 사람을 너무 조급하게 만드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식 시장은 수익률이 좋은 시장이지만 굉장히 위험한 시장입니다. 그런 시장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라는 이상한 상품을 풀어놔서 급격한 변동성에 노출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구독자분들은 제발 레버리지 상품을 하지 마시고, 자산 배분을 통해 주가가 폭락하면 리밸런싱하는 담대한 마음으로 장기 투자하셔서 큰 성과를 누리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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