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요약 보기
한줄결론: 공매도 제도 자체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며, 개미의 진짜 적은 공매도 세력이 아니라 나쁜 회사의 대주주·경영진이라는 주장. 공매도 찬성 근거: 시장 정보 비대칭을 줄여주고, 긍정 뉴스·매수 리포트가 많은 상황에서 부실 기업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공매도의 어려움: 주식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성격이 있어 하락에 베팅하려면 철저한 분석과 확신이 필요하며, 실제 공매도 성과는 대체로 부진하다는 설명. 대주주 문제: 대우조선해양 분식 사례를 들어 부실 회사를 보호하려는 대주주 및 경영진이 소액주주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주장. 저평가 우량기업의 주가를 떨어뜨린 뒤 자회사 합병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 배당 회피, 터널링(자회사로 이익 빼돌리기) 등을 제시. 상속세 연결: 높은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대주주가 주가를 낮추고 자회사로 이익을 이전할 수 있다는 해석. 배당 문제: 한국은 배당수익률이 낮아 주주 배려가 부족한 시장이라는 지적. 결론적 메시지: 공매도 세력을 무조건 악으로 단정하지 말고, 회계 부정·지배구조 문제를 지닌 기업과 대주주에 더 주목하라는 권고. ※ 영상 내 개별 종목에 대한 명시적 가격 전망·목표가 발언은 확인되지 않음.
다듬은 글
공매도에 대해서는 제 주변의 경제학자, 파이낸스 학자들 대부분이 찬성입니다. 공매도는 허용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고, 제가 이번에 인터뷰 요청을 받아 간단하게 콘텐츠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요즘 주식 시장이 시끄럽다 보니 관심이 많으실 텐데, 오늘은 업계와 정치권에서 말이 많은 공매도 금지 이슈를 중심으로, 왜 지금 이 이슈가 논쟁이 되는지, 금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지는 않는지 간단히 짚어보려 합니다.
공매도를 허용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장의 정보가 비대칭적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을 보면 좋은 뉴스만 보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좋은 소식을 알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만 봐도 매수 보고서는 많은데 매도 보고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정말 심각하다 싶은 회사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되는데, 개인이 그 회사의 나쁜 정보를 얻을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공매도는 이런 정보 불균형을 바로잡는 장치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는 공매도를 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상승하려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처럼 수십 년 동안 부진했던 나라도 있지만, 대체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있고 경제가 플러스 성장하는 경향이 있어서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합니다. 그래서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벌 수 있는 공매도는 아주 치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어느 정도 확신이 없으면 함부로 쳤다가 큰일 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스탑 사건이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주식 시장에는 나쁜 회사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대우조선해양입니다. 대규모 분식회계를 했고, 당시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권에 있던 기업이었지만 조직적으로 실적을 부풀렸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경쟁사들, 예를 들어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같은 회사들이 업황 악화를 겪는 와중에 자기들만 위험관리를 잘하는 것처럼 포장하다가 결국 터졌습니다. 이런 회사들을 공매도 세력이 찾아내서 공매도를 하고, 문제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매도는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최근 중국 기업 관련 사건에서도 공매도 세력이 직접 공장 현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어 문제를 드러낸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조사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이 이익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공매도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공매도의 실제 성과는 대체로 부진합니다. 다만 너무 크게 성공하면 단숨에 유명해지고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전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공매도는 시장에서 두 가지 순기능이 있습니다. 첫째, 정보를 유통시킨다. 둘째, 특히 회계 분식을 하고 있는 나쁜 기업들을 발각시킬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공매도 때문에 개미가 괴롭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는 개미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대주주라고 보고 싶습니다. 나쁜 회사의 대주주들이 개미를 괴롭히는 가장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어떤 회사의 내재가치가 아주 뛰어나고, 자산가치도 풍부하고, 실적도 좋은데 회사 주가를 계속 떨어뜨리는 이유가 뭘까요? 자기 집안이 지분을 많이 가진 비상장 회사나, 상장되어 있더라도 자기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좋은 회사를 합병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내재가치가 뛰어나지만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사는 식으로 합병이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이런 사례를 수없이 알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주주에게 배당을 안 하는 회사, 배당을 쥐꼬리만큼만 주는 회사, 아예 처음부터 사업을 사기로 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결국 개미에게 진짜 적은, 그런 나쁜 짓을 하는 대주주나 기업 경영자처럼 우리 개인투자자와 이해관계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싸움의 방향이 공매도 세력을 향하고 있습니다. 공매도 세력은 얼마나 자주 성공하지도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게임스탑 사건에서 보듯 실패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물론 공매도 세력을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알지만, 저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실적이 잘 안 되고 분명히 문제가 있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회사의 나쁜 면은 가려두고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빠졌다고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매도가 모두 나쁘고 개인투자자는 모두 옳다는 식의 패러다임은 그렇게 이롭지 않습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것은 주가 하락인데, 그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나쁜 회사, 나쁜 경영자, 그리고 우리와 이해관계가 다른 대주주들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공매도라는 제도 자체는 회사의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입니다. 그러니 주가가 떨어지면 무조건 공매도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이 하락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미의 진짜 적을 나쁜 마음으로 찾기보다는, 이해관계가 다른 대주주일 수 있다는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이 대주주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보나마나 상속세입니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OECD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상속세를 피하려고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우량 회사의 이익을 빼먹고, 자기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의 주가는 올리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것을 '터널링'이라고 부릅니다. 회사 밑에 터널을 파서 이익을 빼 먹는다는 뜻입니다. 상속세율 문제도 다음에 한번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주셨다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우리 시장의 적이 누구인지 단정짓는 자세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은 세계에서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주주와 투자자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는 나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진짜 적은 어디에 있는지, 기업의 실적 악화나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보자는 취지로 받아들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저의 채널 구독자 여러분께 좋은 정보가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