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효 · 한국인
요약 보기
JP모건이 미국 주식 단기 강세 전망을 철회하고 전술적 중립으로 전환. 원인은 장기금리(30년물 6%후반~7%, 10년물 4.7% 근처 고정) 불안정과 정치·AI capex 변수. 9월 FOMC 기대 약화, 시장은 박스권 속 종목 순환 가능성. 9월 계절성은 통계 함정이라 무시하되 지금은 현금 보유·AI capex 관련주 집중 회피 권고. ETF 상품이 복제형으로 쏠림을 키운다는 비판과 규제 필요성 주장.
다듬은 글
지금 바로 공개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제한적 박스와 종목 순환입니다. 뉴욕 증시를 향해 계속 쏟아지던 장밋빛 전망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JP모건이 미국 주식에 대한 단기 강세 전망을 철회하고 신중한 중립으로 돌아섰는데요. 그 기저에는 다시 고개 든 금리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전략을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이사님, JP모건이 말씀하신 것처럼 전술적 중립으로 돌아섰는데요. 펀더멘털은 견고하면서도 뷰를 바꾼 결정적인 트리거는 무엇입니까?
일단 금리가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러 조치에도 채권 금리 안정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더 큽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 발언이나 유가 하락으로 급등하던 금리가 안정세를 찾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베선트 재무장관이 4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재무부 차원의 개입 의지를 보였는데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물스물 올라가던 금리는 4.7% 부근에서 거의 고정값처럼 머무르고 있고, 30년물 금리도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이른바 특급 기업들도 30년물 채권을 발행하려면 6% 후반에서 7%를 줘야 합니다.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정크 등급 수준의 금리를 내면 조달이 가능했던 것을 생각하면 꺼림칙한 상황입니다.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도 우리도 기업 실적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고금리 상황에서는 대안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금, 비트코인, 채권으로 이익을 고정하는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자산 배분을 하는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있는 주식에만 집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여기에 AI capex의 변화 가능성, 정치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조금 지켜보자는 시각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케빈 워시의 발언 자체보다 채권 금리가 안정되지 않는 현재 상황을 짚은 것이고, 시장 펀더멘털이 무너졌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9월 FOMC에 대한 기대가 이미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금리를 올릴 거라면 빨리 올리는 게 낫습니다. 9월에 올리지 않으면 "그럼 11월이냐"는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릴 거면 확실히 올리고, 안 올릴 거면 확실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지금 구간에서 핵심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금리 선물 시장도 지표 하나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측 불확실성이 커진 데에는 케빈 워시 의장의 책임도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누르고 있는데도 금리가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워시 의장이 자신의 입장을 끝까지 지킬지 지켜보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채권 시장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금리가 계속 흔들린다면, 위험 자산 투자에는 주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전개된다고 봐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9월은 뉴욕 증시에서 수익률이 가장 좋지 않은 달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통계의 함정입니다.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10월이 나쁜 달일 수도 있고 9월이 나쁜 달일 수도 있습니다. 가을에 좋았던 해도 많습니다.
지금 9월이라서 공격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상승을 짓누르고 있고, 그 부담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시장을 이끌고 있는 AI 대장주들도 금리 상승에 흔들릴 수 있으니, JP모건의 의견처럼 전술적 중립이 맞다고 판단합니다. 일정 부분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그 현금을 지키는 것이 좋고, 8월에 계속 언급했던 AI capex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도 지금은 피해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번 주 금요일 미국 고용 보고서부터 다음 주 CPI 발표까지 시장 방향을 결정할 이벤트가 남아 있습니다. 8월을 떠올리면, 저점과 고점이 계속 높아지지는 않았지만 하락은 멈추고 박스권으로 전환했습니다. 그 안에서 건설주, 화장품주, 2차전지 등 예상치 못한 업종이 급등했습니다. 반도체가 급등한 것이 아니라 주변 종목들의 순환이 나타난 것입니다.
9월도 같은 업종이 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가 주도하는 상승 흐름보다는 주변 종목의 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 키워드입니다. 복붙 ETF의 홍수, 그리고 차별화 전략입니다. 학교에서는 베끼면 0점을 받는데, 금융시장에서는 앞다퉈 베끼기 바쁜 모습입니다. 이른바 복붙 ETF 논란인데요. 국내 상장 ETF가 1,163개를 돌파하면서 양적으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습니다.
ETF 상장 종목이 100개를 훌쩍 넘었는데, 내부를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똑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운용 철학이 달라야 하는데 말이죠. 채권혼합형 시장이 불안해지니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한쪽으로 돈이 몰린다 싶으면 위에서 "베껴라"는 식으로 상품 개발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자산운용의 역사가 길어서 운용사마다 철학과 패턴, 선택이 있습니다. 같은 반도체를 추종하는 ETF라도 담긴 종목과 비중이 다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허니버터칩이 유행하면 유사 상품이 쏟아지는 식품 시장과 비슷합니다. 너 혼자 잘되면 안 되니 다 같이 잘되거나 다 같이 망하자는 분위기가 ETF 시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00개가 있어도 결국 전략은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수급 쏠림이 반복됩니다. 반도체가 주도주가 되면 추종 상품이 몰리고, 두 배짜리 레버리지 상품까지 생기면서 쏠림이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펀더멘털은 그대로인데 수급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액티브 ETF도 다르지 않습니다. 운용자에 따라 바뀌어야 하는데 액티브마저 비슷합니다. 최근 나온 코스닥 액티브 상품들은 반도체 소부장, 제약·바이오처럼 색깔이 조금 있지만, 나머지는 수준이 처참합니다. 히트 상품을 그대로 따라 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우리 시장의 후진성을 운용사들이 그대로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운용 보수 등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시장 구조가 투자자의 선택권을 좁히고 시장 자체를 기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가치 투자든 뭐든 시장에서 잘되는 것을 쫓아가는 것이 최고의 선택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운용사의 철학이 있어야 내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습니다. 선택지가 너무 좁은 것이 문제입니다.
운용사도 차별화할 필요가 있고, 금융당국도 전수 조사를 해서 상품이 너무 똑같다면 합치거나 정리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또 먼저 상품을 만든 운용사가 불리해지지 않도록, 최소한 같은 상품을 그대로 복제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차별화된 상품이 늘고 시장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입니다.
오늘 9월 첫날을 맞아 시장의 큰 그림과 전략을 함께 짚어봤습니다. 여러분의 투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종효 알파경제 이사,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