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희 · 한국인
요약 보기
결론: 중국 성장 둔화와 국내 경기 선행지수 하락으로 주식 시장은 단기 반등 후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박스권 하단이 낮아질 수 있으며 주식 비중 축소 및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 중국 경제: 3분기 성장률은 5%를 넘기기 어렵고, 중장기적으로 4~5% 정착이 예상된다. 건설투자 비중이 GDP의 44%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부동산 문제로 건설투자가 줄어 성장 둔화가 계속될 것이다. 헝다 등 부동산 기업 부실이 이어질 것이며 진통은 오래 갈 전망. 환율: 원/달러 1200원 이상은 지나치게 저평가된 수준으로 보며 시간이 갈수록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본다.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4.5%)와 외국인 매도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경기 국면: 한국 선행지수(순환변동)가 6월 고점 후 7·8월 연속 하락했고 OECD 선행지수도 하락세다. 내년 2분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이 예상되며 현재 주가는 추세 상승이 아닌 박스권이다. 금리: 국고채 3년 금리는 이미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잠재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며 금리보다 경기가 주가 결정의 핵심이다. 한국은행의 내년 금리 인상은 어렵다고 본다. 스태그플레이션: 엄밀한 의미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지표: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와 ISM 제조업 지수 등 미국 선행지표도 10월 들어 하락 중이며 중국·미국 모두 경기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 투자 전략: 주식 비중 축소를 권하며 고배당 종목 등 선별 투자를 고려. 전기차 등 그린뉴딜 관련 성장산업은 조정 시 비중 확대를 고려할 만하다고 언급. 리스크: 내년 대선 등 정치 이벤트가 변수.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은 예외적으로 재고 부족 상황이나 전체 제조업 재고는 증가 중.
다듬은 글
오늘 시장과 중국 성장률 관전 포인트
오늘 우리 지수가 장중에 3000선을 위협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점을 찍고 반등하긴 했지만, 아직은 경계감이 많습니다. 중국이 오늘 현지 시간 10시, 우리 시간으로 11시에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라 이 숫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희 교수님을 모시고 중국 성장률과 앞으로의 전망을 통해 우리 주식시장까지 함께 예상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하반기 특히 경계를 많이 하셨는데, 실제로 주식시장도 좋지 않았고 경기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습니다.
중국 성장률 전망: 5%를 넘길 수 있을까
5%는 넘길 것 같습니다. 다만 중국 경제성장률은 계속 둔화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4~5%대에 정착할 것이라고 대부분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중국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44%로 세계에서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건설 투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주택 가격 조정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건설 투자가 앞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성장률은 둔화되고, 앞으로도 더 둔화될 수 있습니다.
실물에서 금융으로 이동하는 자금
문제는 실물 성장이 둔화되면서 돈이 금융시장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중국은 실물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실물 성장이 많이 둔화되고 금융 부분, 특히 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팽창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경기는 둔화 우려가 있지만, 자금이 2차 금융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주식시장은 경기 우려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경기는 안 좋았지만 자본시장이 오른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헝다그룹 리스크와 부동산 기업의 위기
이번 주에도 중국 헝다그룹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이자 지급이 돌아올 때마다 제대로 갚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며 버텼지만, 돌아오는 이자 액수가 계속 커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습니다. 헝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부동산 기업들도 계속 터질 가능성이 큽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건설 투자 중심으로 성장해 왔고, 그 결과 과잉 투자 문제와 주택 가격 거품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조정의 시기는 상당히 길게 갈 것 같습니다.
환율과 한국 증시: 1200원은 저평가 구간
이런 우려 속에서 환율이 1200원까지 올라 저도 사실 공포스러웠습니다. 1200원이라는 숫자를 오랜만에 봤는데, 다행히 1100원대 중반 수준까지 다시 떨어졌습니다. 저는 올해 환율이 하락, 즉 원화 강세로 갈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GDP 대비 4.5% 정도로 양호하고, 올해 주요 신흥국 통화 지수는 1~3% 올랐습니다. 그런데 원화는 1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 올해 들어 중국 위안화는 1% 정도 올랐지만 우리 원화는 10% 가량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더 오를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환율은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외국인 주식 매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앞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OECD 선행지수를 보면 우리 선행지수가 7월에 고점을 찍고 떨어졌고, 전체 선행지수보다 약 4개월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한국 수출 환경이 나빠질 것을 이미 반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200원까지 간 것은 지나치게 저평가된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어떤 국면인가: 하락인가, 반등인가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일 텐데, 교수님은 멀리 보면 하락 국면이고, 내년 초까지는 지루한 박스권 흐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금리와 경기입니다. 금리는 올해 많이 올랐습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작년 말 0.9%에서 1.8%까지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많이 떨어졌고, 채권시장 종사자 중에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와야 하는 사람도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버텨 온 것은 경기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월에 고점을 찍고 7, 8월 두 달 연속 떨어졌습니다. 코스피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제가 과거 흐름을 살펴보니, 지수는 떨어지다 잠깐 반등하고, 내년 초까지 약간 반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2분기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선행지수가 떨어지고 경제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주가가 지금 추세적 상승이 아니라 박스권에서 움직이다가,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박스권 하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또 하나 정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환율을 말씀드리며 1800원이라고 했는데, 1800원이 아니라 1100원대 중반이 맞습니다. 또 금리가 역사적으로 많이 떨어졌지만, 경기가 좋아서 채권 수익률이 오른 것이 아니라 경계감을 채권시장이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금리보다는 경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금리가 여기서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잠재성장률이 올해부터 2% 이하로 떨어지고 있어서 금리를 끌어올릴 근거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저축이 투자보다 많아 돈이 남아도는 상황입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848조 원에 달합니다. 대기업이 많이 가지고 있고 중소기업은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돈이 남아돌고 있습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 은행들도 대출이 막히고 있고, 여유 자금은 유가증권 투자로 향하고 있습니다. 결국 금리는 이미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는 금리보다 경기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과장인가
남아도는 돈 때문에 자산 가격이 많이 올랐고, 요즘은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경기는 안 좋은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이야기가 많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주식시장에는 악재입니다. 교수님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경제학 교과서상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이고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말하는데, 지금은 경제가 마이너스로 가는 단계는 아니니 엄밀히 말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조짐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고, 중간재 단계에서도 병목 현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소득이 일정할 때 소비 여력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물가가 먼저 오르고, 시차를 두고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입니다. 경기는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니 물가 상승이 금리 인상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슈가 내년에도 시장을 계속 짓누를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도 다음 달 금리를 한 번쯤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금리 인상이 힘들 것으로 봅니다. 경기 둔화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선행지수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10월에 발표되는 미국 지표들도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졌고,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지수도 10월 들어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이것이 주가 상승을 제한할 가장 큰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재고 증가와 반도체 등 일부 산업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 중 가장 떨어진 것은 재고율입니다. 재고 지수는 올라가고, 수출은 여전히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달 수출은 역대 두 번째로 좋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고가 쌓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해서 못 파는 게 아니라 일부 산업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같은 일부 산업은 잘 팔리지만, 전체적으로 제조업을 보면 재고가 많이 쌓이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져 기업들이 생산을 늘렸는데 물건이 덜 팔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지금 기업 재고가 증가하는 국면입니다. 하나의 산업이 강하게 시장을 끌어주면 전체도 좋아질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중국 3분기 GDP 발표와 시장 반응
중국 GDP가 나왔는데, 시장 예상치는 4.9%였습니다. 5%를 넘지 못하면서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일단 코스피는 3000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외신에서는 5.2%를 예상했다고 하니 예상치를 하회한 셈입니다. 세부 내역을 보면 투자 쪽에서 많이 위축됐을 것이고, 소비도 조금 더 위축됐을 것 같습니다. 소비에는 주택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중국의 최근 일부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어, 집값 하락이 소비와 설비투자, 특히 건설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중국이 이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급성장하던 중국이 이 정도로 내려온 것이니, 추세로 보면 완만한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당장 충격이 클 것 같습니다. 중국 GDP 하락 원인이 건설 지표 부진이고 집값 하락이 이끌었다는 것이 교수님의 분석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져 소비가 준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집값이 많이 올랐고, 내년에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 전략: 비중 조절과 성장 산업
단기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금리와 통화정책입니다. 그런데 6~12개월 후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기입니다.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선행지수가 떨어지고 있어 내년에는 경기순환도 많이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 내년에는 대선도 있어 여러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주식 비중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배당 수익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 되는 측면도 있으니, 시기에 관계없이 배당 투자는 꾸준히 고려하셔야 합니다. 전체 주가 흐름이 좋지 않더라도 일부 성장 산업은 살펴볼 만합니다. 저는 전 세계적으로 그린 뉴딜 흐름 속에서 전기차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산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조정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성장 산업은 조정이 올 때마다 비중을 늘려 가시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오늘 시기적으로 적절한 시간에 교수님께서 고견을 나눠주셔서 아주 유익했습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희 교수님,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