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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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RB 보고서를 인용해 AI가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증폭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 CTA 등 추세추종 자동매매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음. 하워드 막스의 AI 거품 견해를 소개하며 AI 투자 수익성 의문 제기. 오라클 주가 30% 하락, CDS 급등, 브로드컴 실적 부진을 AI 거품 붕괴 신호로 해석. 이것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코스피가 가대평가됐으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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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주가가 9월 10일 고점 이후 거의 30%나 하락했습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AI 거품이 붕괴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오라클, 브로드컴, 엔비디아로 이어지는 이런 AI 거품 붕괴 조짐이 결국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영익입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럽 금융감독 기구인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가 발표한 AI 위험성 보고서를 분석해 드리려고 합니다. 최근 AI 열풍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미국의 오라클과 브로드컴 주가가 급락했는데, 왜 급락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고, AI 버블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보겠습니다. AI 관련주에 투자하셨던 구독자분들, 투자를 준비 중이신 분들의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AI 리스크가 왜 점점 심화되는지, 그것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SRB는 전체 금융 시스템의 체계적 리스크를 감시하고 경고하는 건전성 기구입니다. 여기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참여하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도 참여하고 있어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에 AI와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다룬 상당히 긴 보고서를 냈는데, 결론은 AI가 금융 시스템의 증폭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AI를 통해 같은 투자를 하다 보니 한 방향으로 쏠림이 커지고, 자산 가격의 변동폭이 커질 거라는 얘기입니다. 오를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많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보고서는 왜 중앙은행이 AI를 주목하는지부터 시작합니다. 최근 AI를 사용하는 투자자와 사용자가 엄청나게 늘었고,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의사결정을 AI가 자동화해 주는 영역도 크게 넓어졌습니다.
보고서는 AI가 새로운 위기의 원인이냐는 의문도 던졌습니다. 답은 새로운 원인은 아니지만 기존 시스템 리스크의 증폭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첫째로 AI 자동 매매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사고팔기 때문에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전략이 동조화되면 자산 가격은 올라갈 때 더 많이 올라가고, 떨어질 때는 더 급하게 빠질 수 있습니다.
둘째로, AI에 강한 오류가 발생하면 금융 거래가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은행 컴퓨터 시스템이 고장 나면 내 돈을 어떻게 찾을지 걱정하곤 하죠. AI가 장애를 일으키면 그런 문제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일정한 규칙과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 그리고 사람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리스크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AI 금융에서는 통제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 수 있고, 신뢰 붕괴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보고서는 CTA(Commodity Trading Advisor)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CTA는 가격 추세에 기반한 자동 매매 전략으로, 추세에 따라 계속 매매하며 인간의 판단은 최소화됩니다. 주식, 채권, 환율, 금리, 원자재 등 모든 분야에 포함되어 있고, 모든 가격 추세에 따라 사고팔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AI와 결합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지는데, CTA가 이 가격 변동을 더 크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자금 규모는 추정에 따라 다르지만 3,000억에서 4,000억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세장에서는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많이 나지만, 조정이나 하락기에는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크지 않을 때는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서 오히려 손실이 커지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조 매매 때문에 오를 때는 상승폭이 커지고, 떨어질 때는 변동폭이 굉장히 커서 급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이런 요인으로 자산 가격의 변동폭이 매우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ESRB가 거시적 측면에서 지적했다면, 미시적으로 AI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최근 AI 거품에 대해 견해를 밝혔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도 왔었는데, 그는 시간이 갈수록 자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한다고 봅니다. 다만 어떤 때는 지나친 낙관주의로 자산 가격이 고평가되고, 어떤 때는 비관주의로 지나치게 저평가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AI가 이런 고평가 영역에 있다는 것이고, AI 때문에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가격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워드 막스가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쓴 최근 견해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그는 AI 기술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술 중 하나인 실질적 혁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번 버블은 평균회귀형 버블이 아니라 변곡점 버블이라고 말합니다. 평균회귀형 버블은 예를 들어 옛날의 튤립 버블처럼 인류 사회와 경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거품이 꺼지는 경우입니다. 반면 변곡점 버블은 경제와 인류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생기는 버블인데, 그는 AI를 이쪽으로 봅니다.
문제는 AI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투자 성과는 나중에야 나온다는 점입니다. 당장 투자는 많이 해야 하는데 수익은 서서히 나오는 것이죠. 닷컴 버블 때는 기업들이 주식 시장을 통해 많은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주로 부채, 채권, 사모 금융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투자에 비해 이익이 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고, AI 거품은 언제든 붕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의 결론은, 기술은 남지만 투자 자본은 대규모로 파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 기술은 인류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투자한 기업들이 그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면 기업이 어려워질 수 있고 많은 투자 자금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 원칙도 제시했는데, AI에 올인해서도 안 되지만 올 아웃, 즉 아예 빠져나와서도 안 된다는 중용을 강조합니다. 말은 쉽지만 지키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미시적으로 보면 오라클 주가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오라클을 AI 거품의 카나리아로 보기도 합니다. 오라클 주가는 9월 10일 고점 이후 거의 30%나 하락했습니다. 보통 20% 이상 떨어지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하는데, 30%나 빠진 것입니다.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만큼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고, 하워드 막스가 지적한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오라클은 투자등급(IG) 채권을 발행했는데, 지금은 정크본드처럼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은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라클의 CDS(부도위험 프리미엄)는 151bp 정도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 전에는 40~50bp 수준이었는데 150bp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그래서 오라클이 AI 거품의 카나리아 신호가 아니냐는 진단도 시장에 있습니다.
브로드컴도 실적을 발표했는데 괜찮았습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브로드컴은 AI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장비를 주로 공급하는 회사인데, 투자한 규모에 비해 이익을 그만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빠졌습니다. 오라클이나 브로드컴 같은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 결국 엔비디아의 수요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까지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은 눈이 있어서 굉장히 빨리 움직입니다. 오라클의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은 돈이 이미 오라클과 AI를 경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AI 투자가 정말 생산성을 높이고 이익을 낼 수 있는 투자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이것이 마지막으로 엔비디아 주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AI 부정론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오라클, 브로드컴, 엔비디아 주가가 모두 최근 떨어지거나 조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본격적인 AI 거품 붕괴 신호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오라클 하나만 보더라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런 흐름이 결국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와 시장의 일반적인 시각은, AI 거품이 아직 붕괴할 단계가 아니고 엔비디아의 GPU 수요가 계속 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요도 계속 늘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오라클과 브로드컴, 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거품 붕괴 조짐이 결국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주가지수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를 해 주시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계속 드려왔습니다.
제가 중장기적으로는 명목 GDP를 기준으로 코스피를 평가하고, 단기적으로는 일평균 수출 금액이나 M2 통화량 같은 지표로 코스피를 평가합니다. 이 모든 지표에 비해 코스피가 적게는 20%, 많게는 30% 정도 고평가됐다고 봅니다. 그래서 코스피가 조정을 보인다는 것은 결국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점은 그동안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는 AI 거품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미국에서는 AI 거품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어제 미국 재무장관도 지금은 전혀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취지로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돈은 정말 똑똑합니다. 오라클 채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돈의 흐름을 보면 시장이 AI 거품 문제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우려는 미국의 오라클, 브로드컴 같은 주가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조정을 보이는 만큼 코스피도 조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외국인들이 지난 11월에 우리 주식을 많이 팔았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도 한국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AI 거품 논쟁이 계속되는 만큼, 오라클 같은 카나리아 기업을 잘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합니다. 앞서 12월 10일까지의 수출입 동향을 분석하면서, 우리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 금액에 비해 고평가됐으니 리스크 관리를 해 주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AI 관련 거품 논쟁과 몇몇 미국 AI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당분간 시장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번 돈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자산 가격이 장기적으로는 상승하지만, 자산 가격은 늘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된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AI 때문에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워드 막스의 AI 거품론, 그리고 미국 시장의 흐름을 보더라도, 특히 AI 관련주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를 해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보고서를 계속 살펴보고, 금융시장에 의미 있는 보고서라면 계속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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