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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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은 관치·규제 때문에 막혀 있고, 온체인 플랫폼(하이퍼리퀴드, 폴리마켓 등)이 국경 없이 금융을 게임화해 한국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 주장. 한국 기업의 해외 법인화와 탈국경 생태계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취지. 특정 종목의 구체적 가격 방향 예측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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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그동안 국가라는 국경선 안의 안락한 어장에서, 이 물고기들도 전부 한국인이니까 여기서만 헤엄을 친다는 전제하에 자기들끼리만 합의하면 어떤 건전한 규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게 통하지 않습니다.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망한 거죠. 망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망하니까 나가야 합니다.
두바이, 홍콩, 맨섬 같은 곳에서 한국 기업이 한국의 규제 당국을 피해 플랫폼을 만들고, 전 세계를 상대로 금융 상품을 만듭니다. 그중 상당 부분은 한국과 관련된 금융 상품이고, 실제로 그것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한국인입니다. 한국이라는 틀 안에서는 워낙 고통을 당하니까, 말도 안 통하니까, 그것이 유일한 살길입니다. 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게 유리한 살길이에요. 그걸 해야 합니다.
한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든다, 안 만든다 하고 있을 때 이미 외국 거래소에서 외국인들에 의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거래량이 꽤 나오지 않습니다. 환율에 대한 헤지가 되기 때문에, 한국인들만이 아니라 글로벌에서 환을 가지고 베팅을 하는 거죠. 한국인들도 물론 VPN 같은 걸로 참여하지만요.
이건 아주 단순한 사례인데, 한국은 관치금융이잖아요. 관치금융이라는 것은 법치에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미국 같은 곳에서는 금융 회사가 상품을 만들었는데 법을 어기면 소송을 당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식으로 일이 되지 않아요. 뭔가 하려고 하면 전화를 합니다. 사무관이나 서기관 같은 분들이 전화를 해서 좋게 말하죠. 그러면 드랍을 하는 겁니다. 그런 게 아주 만연한 곳이 한국 금융 생태계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금융 엘리트, 관료 엘리트의 상상력을 벗어나는 상품은 만들 수가 없습니다. 법에서 하라는 것만 해야 되는데, 그마저도 관치가 들어갑니다. 공무원 개개인이 정치적·정무적 판단을 내리고, 본인이 책임지기 싫은 대리 문제까지 섞여서, 안 된다 안 된다 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한국 금융입니다. 그래서 한국 금융은 먹이사슬에서 굉장히 하위에 있는데, 온체인망이 열리면서 이게 더 심해질 거라고 봅니다.
한국인들이 그나마 가두리 양식장 안에 있기 때문에 한국 규제가 이런 식으로 해도 운영이 된 것인데, 이제 한국인들이 다 빠져나갑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투자은행이 우리나라 유수의 증권사에 팔려고 했던 SK하이닉스 연속 하한가 해지 상품이 있습니다. 구모가 큰 상품인데, 이것을 트렌치라고 부르는 단위로 잘게 나누어 팔면 한국의 SK하이닉스 투자자들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SK하이닉스 상승에 걸었다면, 그중 10분의 1 돈으로 이 상품을 사는 겁니다. 하이닉스가 크게 오르면 손실이겠지만, 만약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으면 여러분의 손실을 다 보상받는 거죠.
이런 걸 국가가 막을 수 있냐? 못 막습니다. VPN으로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막을 수 없어요. 실제로 하이퍼리퀴드나 폴리마켓에 한국인이 꽤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미 한국인들도 가둘 수 없는 시장이 생겼고, 한국 금융 기업만 갇혀 있는 꼴이 됩니다. 한국 금융 엘리트들이 만든 가두리 양식장에는 금융 엘리트 본인들, 상상력이 부족한 지식인들, 그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도저히 못 나가는 금융 기업들만 갇혀 있는 거예요. 물고기들은 다 빠져나갑니다. 결국 세수도 줄어들고, 한국의 주식이나 원화 환율 시장도 여기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온체인에서 결정되는 거죠. 이건 미래형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입니다.
이미 완전히 베팅과 다를 바 없는 상품들이 온체인에 올라와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은 하나도 없는 외국인들이 그와 관련된 상품을 이미 온체인에 올리고 있어요. 보험 사정을 한다는 명목으로 독점 시장이 되기 때문에 오픈 마켓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런데 절반 가격 이하로 헤지한 사례도 있습니다.
기존 금융 규제 때문에 문턱이 너무 높아서, 보험으로 커버되지 못하는 영역이 너무 많습니다. 보험을 만들려면 위험에 대한 통계나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없으면 상품을 못 만듭니다. 그런데 이런 커버되지 않는 영역까지 칼시나 폴리마켓에서 커버가 되고, 실제로 NBA 9단 같은 금융 회사들이 자신들의 포지션의 반대 토큰을 여기서 거래합니다. 도박이라고 인식됐던 플랫폼이 이미 중요한 금융 도구가 되고 있는 거죠.
이 플랫폼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인이나 금융 관료들은 이걸 상상을 못 합니다. 제 분석으로는, 게임을 해 보며 성장한 분들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며 성장한 분들이라서, 정답이 있는 문제를 맞히는 데 특화되어 있어요. 지금 우리가 전인미답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데, 정답이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규제는 기본적으로 온체인에 탈국경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조각투자를 하더라도 그건 편의성이라는 개념만 있을 뿐, 한국에 갇히지 않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그러니 규제 자체가 맞지 않습니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불가능해요. 그걸 생각하지 못하는 거죠. 이건 극복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더리움 없는 미래는 없다』라는 책에서 탈중앙 금융의 현주소를 열심히 설파했는데, 책이 잘 팔립니다. 우리 증권사 실무자들도 이 책을 보고 확신을 가지고 저를 만나러 왔습니다. 임원들에게 보고하시고요. 제가 자꾸 책을 써야 하는 이유는, 책을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닙니다. 책 팔아서 부자 되기는 어려워요. 다만 그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의 손에 전달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한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책을 몇천 부 찍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교양서로도 도움이 되죠.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업계에서 안목을 가진 분들은 망했다는 걸 압니다. 하이퍼리퀴드라는 플랫폼이 몇 명으로 돌아가는지 알면 깜짝 놀랍니다. 10여 명이 돌리는데, 그 규모는 수천 명을 고용한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보다 큽니다. 앞으로 더 커질 거고요. 그러니까 이 업계 자체가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단계가 스마트 컨트랙트로 되고, 무도덕 영역입니다. 게이트키핑을 법으로도 못 하고 도덕으로도 못 하는 시대가 오는 거예요. 그냥 뭐든 올립니다.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 상식이 있어서 이게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품을 마음대로 만드는데, 무책임이냐, 면책이냐? 나는 상품만 만들었지 판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이다, 내 상품은 이렇게 할 수 있느냐는 논쟁이죠. 지금 미국 상원에서 블록체인 레귤레이션 서트대티 액트, 즉 BRCA를 두고 계속 논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규제를 하려고 해도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니까 기존의 문법으로는 맞지 않아요. 이걸 책에서 뭐라고 쓸까 고민하다가 좋은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을 전기의 금융화라고 말하는 것처럼, 저는 지금 금융의 게임화를 말하고 싶어요. 금융이 게임처럼 되어 버린 겁니다. 그래서 전 세계 누구나, 베트남 사람도 나이지리아 사람도 스마트폰을 열어서 우리나라 SK하이닉스가 너무 올랐다, 나는 폭락에 베팅할 거야, 만 원을 걸고, 떨어지면 1천만 원을 법니다. 이런 게임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문제냐면, 한국의 우리끼리 깨끗하게 다듬어진 시장 수준의 정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결정해 버린다는 겁니다. 한국 시장도 절대 자유롭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한 투자은행이 온체인 플랫폼에서 SK하이닉스 폭락 상품을 사서, 그걸 누구에게 팔겠어요? 한국 증권사에 팔려고 왔잖아요. 이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한국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인, 관료, 금융 회사, 보험 회사를 운영하는 분들이 금융의 게임화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지금까지는 국경선 안의 안락한 어장에서 물고기들도 전부 한국인이니 여기서만 헤엄친다는 전제로, 자기들끼리 합의하면 건전한 규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게 이제는 통하지 않아요.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망합니다. 망하니까 나가야 합니다. 두바이, 홍콩, 맨섬 같은 곳에 한국 기업이 규제 당국을 피해 플랫폼을 만들고, 전 세계를 상대로 금융 상품을 만듭니다. 그중 상당 부분은 한국과 관련된 상품이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한국인입니다. 한국 안에서는 고통만 당하고 말도 안 통하니, 그게 유일한 살길입니다. 그걸 안 하는 게 애국이 아니라, 그걸 하는 게 애국입니다.
그래서 의기투합했습니다. 나가서 합시다. 그럼 파트너가 있냐? 대한민국에 오태민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론도 있지만 실무 경험자입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고, 3년 동안 무너지지 않는 생태계를 갖고 있으며, 생태계에 공공재가 있고 에너지가 있습니다. 실험적으로 회복력이 좋은 모든 걸 갖추고 있는데, 한국인이라는 것만 문제입니다. 같이 나가면 안 되겠냐? 같이 나가자, 이렇게 된 겁니다.
웃긴 건, 이게 온체인 세상에서는 실제로 갈 필요조차 없다는 겁니다. 코미디죠. 한국 규제 때문에 한국 금융 기업이 바깥으로 나가 법인을 만들고 플랫폼을 만들어서, 결국 한국 금융 상품을 한국인 대상으로 판매합니다. 한국인들은 한국 어장에 있지 않고 VPN으로 접속해서 KYC 없이 상품을 하는 거니까, 한국 국세청과 금융 감독 당국만 엿을 먹는 겁니다. 따라오려면 한참 걸리고, 10년은 걸립니다. 세수를 확보하려고 해도, 이 사람들이 또 다 한국에 있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실제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말만 나가는 거고, 안 나갑니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인, 법조인, 관료가 공부만 하고 상상력이 부족하고 게임 세계를 모르는 엘리트로 가득하다 보니, 우리가 같이 고생해야 하는 겁니다. 그냥 여기 있으면서 직원이 일하고, 온라인상에서는 다 한국 바깥에서 하는 거죠.
이게 뭐랑 비슷하냐면, 일본 만화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걸어다니는 집 같습니다. 메타세계에서 집이 막 걸어다니는 거죠. 제가 자주 드는 예인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 꼴이 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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