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대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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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 진단: 2024년 연말 이후 장비주→소재주 순환이 예상되며 DRAM 가격 정상화와 레거시 반도체 부양이 소재주 상승의 근거라고 주장. AI 반도체 장착률(데이터센터 약 20%) 개선 여지와 HBM·서버 수요 확대 기대. 다만 미국 실적 발표 후 주가 하락 등 기대치 관리 필요성 언급. 삼성전자·SK하이닉스 흑자전환과 DRAM 가격 연초 대비 30% 상승을 근거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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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장비주는 '장비주 제 당'이라고 불렸는데, 지난해부터 장비주들이 올랐어요. AI 반도체가 연동되긴 했지만, 그때는 장비주만 갔습니다. 이렇게 한 번 순환을 했거든요. 다시 돌아서 이제는 소재주가 가야 합니다. 소재주가 간다는 건 DRAM 가격이 정상화되고 기존 레거시 반도체 산업이 살아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죠.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거라는 대세 전망은 시장에 엄청나게 많이 나왔습니다. 데이터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흑자 전환을 했고, 숫자로도 이미 개선되고 있어요. DRAM 가격도 연초 대비 30% 올랐습니다. 당연히 2분기 실적도 1분기보다 좋아지겠죠.
핵심은 미국 시장의 실적 발표 흐름입니다. JP모건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AMD, ASML 등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예상치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주가는 8~9%씩 빠졌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계속 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예상 이상이 나올 거라는 눈높이가 높아져 있었던 겁니다. 시장은 예상치를 높게 잡았는데 회사들은 그 예상치만큼 발표한 거죠. 실적에 실망 매물이 나온 겁니다.
한국 시장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지난해 전체 경기와 반도체, 그리고 전체 종목의 실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눈높이가 굉장히 낮아져 있었어요. 그래서 기업 실적이 그저 그렇게 나와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반도체는 기대치가 많이 높아졌죠. 지난 연말 분위기는 좋아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였고, 1분기 실적에는 좋은 내용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되겠어?" 하는 분위기가 생긴 겁니다. 주식시장은 늘 기대감으로 움직이고, 미래 가치를 현재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 실적을 보면, 200억 달러를 예상했는데 209억 달러 수준이 나왔습니다. 예상을 넘어서는 서프라이즈였고, 그래서 주가도 9.7% 올랐어요.
AI 반도체는 데이터센터에 장착되는 칩입니다. 현재 데이터센터에 장착된 AI 반도체 비중은 20%가 조금 안 됩니다. 엔비디아 H100을 사용해서 칩 하나를 세팅하는 데 대략 5천만 원 정도가 들어요. 그런데 H200이 나온다고 하니 가격이 크게 뛸 겁니다.
데이터센터가 AI 반도체를 장착하는 이유는 AI 산업이 빠른 연산 능력과 많은 데이터 용량을 감당해야 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급한 대로 비싸도 장착을 한 상태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을 포함해 모든 회사가 비싸도 AI 수요가 늘어나니 20%까지 장착한 거죠. 2025년에는 30%, 2030년에는 100%가 장착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칩 하나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에는 적게는 몇 개, 많게는 수천 개가 들어갑니다. 조 단위의 교체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에요. 지금 쓰는 장비도 AI 전용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없고, 20% 장착 상태에서도 현재 AI 산업의 수요는 충분히 커버가 됩니다.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올해, 내년에 40%, 50%, 60%로 올리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에 급하게 장착을 했으니, 이제는 한숨 돌리는 국면입니다. 앞으로는 같은 성능이라면 가격이 싼 제품이 선택받을 겁니다. AMD 제품이나 삼성의 출시 제품들이 나오고 있어요. 지난해까지는 엔비디아의 독점이었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다 샀던 겁니다.
SK하이닉스 주가에서 AI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10%를 넘었고, 올해는 14~15% 정도로 올라왔을 겁니다. SK하이닉스를 AI 반도체 기업으로 보고 비중을 40~70%로 판단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DRAM 등 범용 반도체에 치중된 비중이 80% 이상입니다. AI 반도체는 그중 15~20% 정도입니다. 다만 AI 관련 부분의 영업이익률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는 있어요. 그렇다고 AI 반도체 실적이 대부분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모두 AI 반도체의 급한 수요 한계치는 넘어섰고 이제부터는 점진적인 성장 흐름이 나타날 겁니다. 전기차와는 다르죠. 전기차는 성장 후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만, AI 반도체는 계속 성장할 겁니다. 전기차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을 없애고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게 각국의 방침이었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물러서는 분위기입니다. 내연기관을 조금 더 써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전기차 확산 속도가 늦어지고 있어요. 반면 AI 산업은 계속 커지고 있어서 데이터센터의 AI 반도체도 함께 늘어나야 합니다. 다만 산업이 성장할 때 초기에는 급성장하고 이후에는 완만하게 성장하므로, 전기차처럼 급격한 가격 조정은 없을 겁니다. 대신 AI 반도체 관련 대부분의 종목들은 완만한 횡보 과정을 거치며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종목에 투자한다면,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 시장의 20%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장비주나 AI 반도체 관련주 중 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겁니다. 반도체가 오를 때는 섹터별 특성이 있습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먼저 오르고, 완성품을 만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중에 오릅니다.
자동차 업종은 반대입니다. 완성차가 먼저 가고 부품 업체들이 따라갑니다. 전기전자 업종은 약간 궤적이 다릅니다. 삼성전기나 LG전자 같은 바람을 만드는 기업의 주가가 쫙 올라가면, 이후 PCB 업체나 소부장 업종이 따라가는 구조입니다. 시차가 크지 않고, 대신 강하게 밀어줘야 합니다. 예전에 LG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하던 때처럼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고, 삼성전기가 쭉 올라가던 2021년 같은 흐름이 나오면 OLED 장비주와 소재주도 같이 갑니다. 최근 삼성전기 주가 흐름이 굉장히 좋고, 1년 동안 박스권에 있던 삼성전자도 돌파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주목해볼 만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 순서가 확인됩니다. 2021년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으로 소재 국산화 흐름이 나오면서 한솔케미칼 같은 소재주들이 끝없이 올랐습니다. 이때 부품과 장비주는 가지 못했습니다. 2022년에는 반대로 부품주가 올랐어요. 레이크머티리얼즈 같은 종목들이 대여섯 배씩 올랐습니다. 이때도 다른 소재·장비주는 크게 못 갔습니다. 그 시기 장비주는 "기술력 없이 비싼 장비를 가져와서 검사만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아 반도체 주라도 볼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장비주가 올랐고, AI 반도체와 연동되긴 했지만 장비주만 갔습니다. 이렇게 한 바퀴를 돈 셈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이클은 돈다는 얘기를 드렸던 겁니다. 쉬었던 소재주가 다시 주목받을 차례입니다. 솔브레인은 고점 돌파 직전이고, 동진쎄미켐, 한솔케미칼도 있습니다. DRAM 가격이 정상화되고 레거시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면 소재주가 먼저 가야 합니다. 반도체에 투자한다면 소재주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순서는 한솔케미칼,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같은 소재주가 먼저 움직이고, 그다음 부품과 장비가 따라가는 형태입니다. 솔브레인은 이미 고점 돌파를 시도하며 먼저 움직이고 있어요. 이런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독립적인 변수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도체 기업이 감산할 수 있다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장을 핸들링한다는 얘기죠. 중국이 철강을 감산하고 증산하면서 철강 가격이 변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1차 감산, 후반기 2차 감산을 했습니다. 재고 비중을 판단해서 감산과 증산의 타이밍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DRAM 가격을 보면, 2021년 말 4.5달러였던 가격이 1달러 초반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옆으로 횡보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1.5달러, 1.7달러로 올라와 지금은 2달러 초반입니다. 그 사이 역마진이 발생하다가 지난 연말부터 흑자로 전환됐고, 올해는 이익 개선 국면입니다. 4.5달러는 굉장히 높은 특이점의 가격이었습니다. 2달러 이상이면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완전히 개선되는 수준입니다. 지금은 2달러 초반이라 손익분기점을 넘겨 수익으로 돌아섰지만, 아직 증산을 할 만한 시점은 아닙니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도 아니고요.
반도체는 주기 산업입니다. 대략 3년마다 수요가 증가하는 사이클이 있어요. 2018년에는 반도체 산업이 부흥했고 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공공기관 PC 교체 수요가 있었고, SK하이닉스가 탄력적으로 움직였습니다. 3년이 지난 2021년에는 중국 데이터센터의 반도체 교체 수요가 있었고, 이때 DRAM 가격이 4.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2022~2024년을 거쳐 올해는 다시 사이클 면에서 반도체 수요가 돌아오는 시기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가 나쁠 때도 계속 설비 투자를 했던 이유는,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좋아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휴대폰을 3년마다 바꾸듯이, 반도체도 일정 기간 쓰면 교체를 해야 합니다. 전체 경기가 나쁘지 않다면 올해는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수도 있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AI 수요가 점증하는 수준이지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측면에서의 반도체 수요 증가도 나타날 수 있어요. 신흥국 경기가 좋아지면 미뤄뒀던 설비 교체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PC 교체처럼 PC 수명(5~6년)이 도래하면 교체 수요가 생깁니다. 데이터센터의 추가 사용이나 중국 휴대폰 교체 시기도 될 수 있죠. 이렇게 DRAM과 NAND 관련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고 보는 것이 큰 방향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데, 이 보조금에는 독소 조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연초에 올해 목표 이익을 100억 원으로 발표했는데, 실제로 150억 원을 벌었다면 초과 이익 50억 원에 대해서는 그동안 받은 보조금의 70%를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입니다. 그래서 보조금을 많이 받는다는 뉴스가 나와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 부분이 난제이고,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이 독소 조항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조항이 계속 유지될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자국 일자리 확보를 위해 반도체와 배터리에 보조금을 주고 있는데,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공장을 세워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후에는 독소 조항을 완화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일자리 목표가 이미 달성됐다면 독소 조항은 해소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그 조항이 풀리기까지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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