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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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는 SEC 승인이 사실상 불가피하며 승인 여부보다 제도권 편입 의미가 크다. 과거 SEC 소송 패소로 승인 명분이 약해져 이번에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 가격은 승인 기대와 거절에 따라 ±10% 등 출렁이며, 100억 원 목표 같은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달러 대체 가능성이 일부 있으나 기축통화가 되기는 어렵다. 지정학적 위기(우크라이나 사례 등)에서 개인 자산으로서 유용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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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 때문에 매년 한두 번씩 이런 시즌이 와요. 요수 님은 승인이 될 거라고 봐요. 원래 승인은 돼요. 승인은 이제 언젠가는 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지금이냐는 늘 퀘스천이었던 거죠. 그런데 지금 좀 몰렸어요. 지난해에 SEC가 법원으로부터 두 번이나 패소를 당했어요. 하나는 리플 관련 소송에서 부분 패소를 했고, 하나는 그레이스케일이 제기한 소송에서 완패를 했어요. 그 그레이스케일 소송이 결정적인데, 거기서 법원은 SEC가 계속 거절하는 이유가 너무 자의적이고 변덕스럽다고 얘기를 했죠.
그래서 SEC가 이번에도 승인을 거절하려면 매우 창의적이거나 새로운 이유를 찾아야 돼요. 기존에는 소비자 보호가 안 된다는 거였는데, SEC가 승인을 내주지 않으니까 소비자 보호가 안 된다는 이 업계의 주장을 법원이 손을 들어 준 셈이라고 볼 수 있죠. SEC 입장에서는 승인을 신청한 업체가 누구나 아는 블랙록이에요. 이번에 승인하지 않으면 다음번에는 더 명분이 없겠죠. 그래서 지금 블랙록이 신청했을 때 승인해 주고 넘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건 2014년 비트코인을 발견하고 세 달 정도 공부한 뒤입니다. 저는 주식 투자를 거의 안 했어요. 큰 회사 주식은 덜하지만 작은 회사 주식은 끊임없이 작음이 있잖아요. 사실 공정한 경쟁을 하기가 어렵죠. 회사 관계자와 그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보다 먼저 정보를 알고 먼저 사거나 팔 수 있어요. 물론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지만,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듯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안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비트코인은 중요한 정보가 일단 다 공개되어 있어요. 모르는 것도 나만 모르는 게 아니라 다 모르는 거고요.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전제에서, 이 비트코인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투자해서 실패하면 탓할 사람이 저밖에 없거든요. 공부가 잘못됐거나 덜 한 거니까요. 그래서 과감하게 투자했어요.
그런데 SEC 때문에 매년 한두 번씩 이런 시즌이 와요.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높아졌다가 SEC가 승인을 거절하고, 또 높아졌다가 거절하고… 이러면서 가격이 큰 폭은 아니지만 플러스 마이너스 10% 정도 움직여요. 비트코인 관점에서는 큰 폭이 아니지만, 다른 자산에서 보면 굉장히 큰 폭이죠.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작이 가능해요. SEC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과 가까운 사람들은 먼저 알죠. 이번에도 초읽기에 들어갔으니 우리보다 먼저 알고 있을 거예요. 승인 여부를 먼저 알면 우리보다 먼저 돈을 벌 수 있으니, 그 부분에서 짜증이 난다고 제가 썼던 적이 있어요.
비트코인 가격이 어디까지 갈지는 사실 가늠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비트코인 100억 간다"고 얘기하는 건 조심해야 된다고 봐요. 그렇게 장밋빛 미래만 보고 함부로 들어왔다가는 바닥이 없을 것 같은 공포감을 자아내는 폭락을 겪게 되거든요. 어제도 8시쯤부터 몇 분 만에 10%가 폭락했는데, 이유가 지금도 명확히 안 나오고 있어요. 비트코인은 그럴 수 있는 자산이에요. 초보자들이 장밋빛만 보고 들어왔다가는 대부분 실패하죠.
100억이 갈지 50억이 갈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다만 비트코인은 다른 자산과 달리 얼마든지 갈 수 있어요. 얼마까지 갈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리고 전통 금융이 SEC 승인을 하는 것도 가격을 잡으려는 목적이 하나 있다고 봐요. 월가, 즉 미국 동부의 금융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적극 수용하면 100억까지는 못 갈 거예요.
달러를 대체한다는 말과 기축통화가 된다는 말은 구별해야 해요. 기축통화는 현재의 국제 무역과 금융에서 여러 통화 간의 브리지 역할을 하는 통화를 말해요. 지금은 달러가 하고 있죠. 비트코인은 부분적으로 여러 나라 통화 사이에서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어요. 특히 메타버스처럼 사이버 공간 안에서는 충분히 그럴 것으로 전망되고요. 하지만 지금 달러가 하는 것처럼 광범위한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달러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건 단지 달러가 좋은 돈이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력과 지정학적 결과물이에요. 비트코인은 어느 나라 돈도 아니라서 중립성을 갖고 있어 부분적으로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을 쓴다고 해서 홍해 항로가 안전해지거나 호르무즈 해협의 해적을 퇴치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이 부분은 구별해야 하고, 비트코인은 달러를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는 달러가 지금 특별히 우월하지 않아요. 달러는 규제가 엄격해서 CBDC 출시가 어렵거나 아주 늦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사이버 공간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지불 준비 수단이 별로 없죠. 비트코인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어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은 달러를 대체한다는 말을 쉽게 하는데, 그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죠. 지금의 달러 체제 자체가 1차, 2차 세계대전이라는 무질서하고 재앙적인 혼돈의 결과물이에요. 지금의 질서가 아무리 낡고 기능을 다했다고 해도, 이게 바뀌려면 그만큼의 혼돈이 필요하죠. 그래서 함부로 달러를 대체한다고 말하면 안 돼요. 비트코인이 진짜 높아질 수 있지만, 그때 내가 살아 있을 거라는 보장은 어렵죠.
비트코인은 중요한 현상이 맞아요. 그런데 비트코인을 이해하려면 블록체인만 좀 안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국제 질서도 알아야 하고, 그 질서가 만들어진 역사도 이해해야 하고, 무엇보다 통화 시스템 자체를 깊이 이해해야 해요. 통화 시스템은 지금 많이 혼탁해졌어요. 달러는 다른 나라의 부축을 받으면서 여태 왔는데, 그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죠. 미국에서도 고립주의가 강화되고 있고, 그게 트럼프 현상으로 나타났어요. 고립주의가 강화되면 지금 중동과 동유럽에서 보는 혼란이 동아시아, 남중국해 같은 곳에서도 벌어질 거라고 예상돼요.
미국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지만 바로 고립주의로 돌아섰어요. 그때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서지 않았다면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요. 물론 2차 세계대전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속국으로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전개는 전혀 달랐겠죠. 하지만 전 인류적으로 보면 2차 세계대전은 피할 수 있었을 수도 있어요. 미국은 급격히 고립주의로 돌아섰다가,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해 다시 전쟁을 수행하게 됐죠. 지금 미국은 그 1차 대전 이후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이건 몇몇 정치가의 움직임이 아니라 미국 국민 상당수가 원하는 흐름이에요. 그래서 비트코인을 떠나서도,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가 과거와 다르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그런데 비트코인을 끼고 공부하면 약간의 희망이 있어요.
개인에게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지정학적 자산이라고 하면 석유, 금, 희소 광물, 우리나라의 반도체 같은 것들을 떠올리죠. 결정적일 때는 무기 체계도 지정학적 자산이 되고요. 비트코인은 독특한 지정학적 자산이에요. 전쟁이나 지정학적 위기는 혼란으로 이어지는데, 그런 혼란 속에서 국가가 아니라 개인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돼요.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 때도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고요. 가격으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2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가족을 폴란드로 보낼 때 마땅히 들고 갈 수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었어요. 그때 외국에 있는 친척들로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받았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얼마나 강력한 지정학적 자산인지 일부 증명된 셈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만약 혼란이 온다면, 은행에서 돈을 찾거나 금괴를 들고 바다를 건너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그때 머릿속에 암호 키, 즉 12단어만 넣어 두면 비트코인을 기억할 수 있어요. 그것도 어렵다면 구글 드라이브나 자기 이메일에 잠시 비밀키를 옮겨 두고 맨몸으로 출국하거나 가족을 내보내면, 외국에 가서 비밀키만 복원하면 어디서든 쓸 수 있죠. 생각해 보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산은 거의 없어요.
비트코인을 제대로 공부하는 건 꽤 어려워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첫 번째 작품으로 알려져 있어서, 기술에 밝은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공부하고 비트코인을 이해했다고 착각하곤 해요. 그건 진짜 착각입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으로 쓰인 책은 맞지만,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라는 책의 알파벳일 뿐이에요. 알파벳을 안다고 책을 읽는 건 아니잖아요. 알파벳은 당연히 알아야 하지만, 단어들의 맥락을 알아야 그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비트코인이 책이라면, 그 책은 인문학적인 단어들로 쓰여 있어요. 사람들이 무리 지어 어떻게 행동하는지, 화폐 현상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화폐 현상이라는 게 뭔지, 비트코인은 튤립과 어떻게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지. 이런 것들은 블록체인을 안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제대로 공부하려면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10년 동안 비트코인 관련 책을 지금 여섯 번째 내고 있는데, 계속 인문학적으로 경각심을 주려고 해요. 제 책이 몇 권 안 되니 쭉 읽어 보시고, 본인에게 부족한 인문학적 내용을 거기서 따라가 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미시경제학, 게임이론, 거시경제학, 화폐철학, 자금세탁, 국제지정학 같은 것들이 필요해요.
대중은 공부 없이 살을 빼고 싶고, 운동 없이 건강하고 싶고, 시간 투입 없이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해요. 투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공부 없이 투자해서 돈을 벌고 싶어 하죠. 그렇게 버는 사람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사람들이 돈을 지키는 경우는 1%도 못 본 것 같아요. 0.1%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결국 비트코인을 사는 건 어렵지 않아요. 누구나 지금 막 살 수 있고, 제가 10년 동안 얘기해서 사는 사람은 많았어요. 그런데 지킨 사람은 거의 없어요. 오늘도 얘기를 들었는데, PD님도 못 지키셨다고 하더라고요. 30만 원대에 사셨는데 못 지키셨다고요. 그럴 수 있어요. 제 주변에서도 너무 많이 봤거든요.
비트코인은 저에게 축복이었어요. 비트코인을 발견할 무렵 제 경력은 단절되고 있었어요. 제 나이 또래라면 그럴 수 있는 나이죠. 그때 비트코인에 푹 빠져서 10년 동안 혼자 즐겁게 공부했어요. 새로운 것을 깨닫는 건 즐거운 과정이에요. 하지만 가족과 주변에서는 좀 한심하게 봤죠. 특히 우리 가족은 힘들었어요. 아빠나 남편이 이상한 것에 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한편으로 비트코인은 저에게 고난이었어요. 저는 비트코인을 깨달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저의 착각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주변에는 그 깨달음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어요. 아무리 읍소하고 호소하고 협박해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수많은 거절과 냉소, 무시와 박해를 받았죠. 코인 공부는 해야 합니다. 남이 공부시켜 주기 전에 스스로 공부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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